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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6화

노승아가 차에서 내리려 할 때 그녀에게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노승아 씨, 택배 왔는데 좀 많아요. 내려와서 받아가세요.”

노승아는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택배기사를 볼 수 있었다.

작은 끌차에 택배를 빼곡히 채운 채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었다.

노승아는 이때다 싶어 여이현에게 부탁을 해왔다.

“오빠, 나 좀 도와줄 수 있어요? 집에 조명이 고장 나서 전구 좀 샀거든요.”

여이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차에서 따라 내려서는 노승아의 집으로 향했다.

5분 뒤, 노승아의 집에 들어온 여이현은 배진호에게 눈짓했다.

그리고 그 의미를 알아차린 배진호는 팔을 걷고 나서서 전구를 갈기 시작했다.

온지유에게 전화를 하려고 여이현이 금방 뒤를 돌았을 때 노승아가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블루베리 주스를 여이현의 셔츠 위로 쏟아버렸다.

언짢아진 여이현의 미간을 찌푸리자 노승아는 바로 자책하며 사과를 해왔다.

“미안해요, 오빠. 이 블루베리 주스는 내 친구 회사에서 직접 만든 거라 나한테 보내준 건데 맛있는 것 같아서 오빠도 주려고 했는데... 나는 진짜 왜 이렇게 제대로 하는 일이 없을까요?”

“괜찮아.”

여이현은 천천히 말하고는 블루베리 주스에 흠뻑 젖은 옷보다 바닥에 놀린 유리 조각에 먼저 시선을 돌렸다.

그때 노승아가 허리를 굽혀 유리 조각을 쓸어 담으며 말했다.

“근데 오빠 옷... 우리 집에 일회용 가운 있으니까 일단 가서 씻어요, 오빠 집 가려면 아직 한참 있어야 하잖아요. 배 비서님한테 깨끗한 옷 가져다 달라고 부탁하면 되잖아요, 나는 이거 먼저 치울게요.”

그런데 바닥을 치우던 노승아가 갑자기 손가락을 잡으며 신음을 내뱉었다.

그 칠칠찮은 모습에 여이현은 낮게 잠긴 목소리로 한소리 했다.

“그냥 입주 가정부를 구하는 게 어때? 집에 밴드 있어?”

“혼자 지내는 거 좋아해요, 밴드는 아마 있을 텐데, 내가 찾아볼게요.”

“어딨는데, 내가 가져올게.”

짤막하게 말하던 여이현은 피가 멈추지 않는 노승아의 손가락을 보고 한숨을 쉬며 말했다.

“너 지금 못 찾잖아, 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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