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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2화

여이현은 음식을 온지유 앞에 들이밀며 말했다.

“내가 먹여줘야 해?”

차분하게 내뱉는 그 말에 온지유는 그가 정말 먹여줄 거라 생각 못 하고 냉정하게 거절했다.

“먹고 싶지 않은 것도 당신이 주면 나는 억지로 먹어야 해요? 나는 그 정도 자유도 없는 사람이에요?”

그 말에 여이현은 말없이 숟가락으로 밥을 떠서 온지유 입가에 가져다 댔다.

매일 같이 마주하던 차가운 눈이 아니라 온기가 있는 눈으로 저를 바라보는 상대에 온지유는 이 상황이 어리둥절해 났다.

“밥은 먹어야지.”

여이현은 평소와 달리 차분하게, 또 다정하게 말했다.

그런 상황이 누구보다 불편했던 온지유는 숟가락을 빼앗듯이 받아들며 말했다.

“내가 알아서 먹을게요.”

여이현이 또 먹여주겠다고 나설까 봐 온지유는 허겁지겁 음식을 입안으로 밀어 넣었다.

그 모습을 본 여이현은 웬일로 물까지 건네주었다.

“천천히 먹어, 목 막히겠다.”

목이 막힌다기보다 여이현의 행동에 놀란 게 더 문제였던 온지유가 무슨 말이라도 하려 하자 여이현이 그녀보다 먼저 입을 열었다.

“배 비서한테 티켓 끊어놓으라고 했어.”

“F 국 가는 티켓이요?”

“응.”

믿기지 않는다는 듯 묻는 온지유에 여이현이 긍정의 대답을 해왔다.

“부모님께 말씀드려놔, 너랑 내가 같이 사라지면 실종됐다고 걱정하실 수도 있잖아.”

“네.”

온지유는 입술을 말아 물며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여이현은 병을 줬으니 약이라도 주려 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이번 여행이 둘의 처음이자 마지막 여행이 될 것이다. 온지유는 더 이상 여이현을 따라갈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때 여이현이 입을 열며 조심스레 말했다.

“아까 CCTV 볼 때 네가 말이 없어서 인정하는 건 줄 알았어. 앞으로 무슨 일 있으면 나한테 바로바로 얘기해줘.”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여이현은 제 눈으로 본 것만 믿는 사람이었기에 아까 상황에서도 자신이 본 걸 토대로 판단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 나한테 해명하는 거예요?”

온지유는 오늘따라 이상한 행동을 하는 여이현을 올려다보며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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