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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7화

온지유는 고개를 끄덕였다.

“일리가 있네.”

백지희가 말했다.

“일단 여이현이 약속을 지키는지 안 지키는지 지켜봐. 만약 약속을 안 지킨다면 내가 알려주는 대로 하면 되니까. 어차피 이혼하면 서로 남인데 다른 건 신경 쓸 필요가 없잖아.”

“응, 알았어.”

그녀는 일단 약속 날짜를 기다려 보기로 했다.

...

여이현은 여진으로 돌아왔다.

“온지유, 커피 한잔 내려줘.”

수많은 서류를 처리한 여이현은 피곤함을 느끼며 미간을 꾹꾹 누르다가 저도 모르게 습관처럼 말했다.

말을 내뱉은 순간 그는 문제를 깨닫게 되었다.

온지유는 여진에 있지 않았다. 그녀는 백지희의 집에 머물고 있었다.

공허한 사무실에 온지유가 없으니 더욱 허전한 기분이 들었다. 뜻밖에도 그는 자신이 그녀의 빈자리를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아채고 있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고소한 커피 향이 울려 퍼졌다.

심지어 계수나무 꽃차 향도 은은하게 났다.

“대표님, 대표님께서 즐겨 마시는 커피를 가져왔습니다.”

공손한 어투가 귓가에 들려왔다. 고개를 돌리니 이채현이 커피잔을 쟁반에 받쳐 들고 그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이채현은 온지유보다 키가 조금 더 컸다.

하지만 온지유보다는 피부가 하얗지 못했다. 이목구비도 온지유보다 예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옷 입는 스타일도 온지유와 달라도 너무 달랐다.

이채현은 오늘 정장을 입지 않았다. 롱 원피스의 어깨엔 동화 속에 나올 법한 퍼프가 있는 디자인이었다. 게다가 오프숄더라 그녀의 쇄골이 그대로 드러났다.

옷에 신경을 쓴 것이 분명했다.

여이현은 그녀의 옷을 훑어보더니 얼굴이 싸늘하게 굳어버렸다.

“내가 커피 타오라고 시켰나요?”

그의 입에서는 사람마저 얼려버릴 정도의 싸늘한 말이 흘러나왔다.

이채현은 그럼에도 좋은 태도를 보이며 말했다.

“대표님께서 꽤나 오랫동안 서류만 보고 계셨으니 피곤할 것 같아 타왔습니다. 온 비서님이 저한테 이런 상황이 오면 반드시 커피를 내려 가져다드리라고 하셨거든요.”

이채현은 온지유를 언급했다.

역시나 온지유의 이름을 들은 여이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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