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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6화

오랫동안 비어있었지만, 청소하러 오는 사람이 종종 있었다.

온경준과 정미리도 그들의 결혼이 없었던 일이라고 알고 있지만, 온지유보고 여이현한테 감사하다고 얘기하라고 했다.

여이현은 거실에 앉아 있었다.

온지유가 물 한 잔을 주면서 말했다.

“엄마 아빠가 고맙다고 전해달래요.”

“별말씀을요.”

온지유는 여이현 옆에 앉아 한풀이했다.

“아니, 제가 분명 한참 동안 설명해 드렸는데 듣지도 않고, 당신 몇 마디에 바로 수락하다니. 제가 너무 약한가요? 왜 저를 믿지 않고 당신 말은 믿는 걸까요?”

온지유는 이해할 수 없었다.

분명 혼자 해결할 수 있었는데 결국 여이현이 해결해 줬다.

여이현은 물을 마시면서 온지유의 말을 들었다. 얼굴에는 아무런 기색의 변화도 없었다. 사실 여이현에 있어서 하나도 이상하지 않다.

“사람의 인성은 태어날 때부터 추악하다는 걸 기억해 둬. 특히 그 친척들을 멀리하고. 그들은 당신 약점만 뽑아 보는 사람들이야. 그러니까 너무 챙기려고 하지 마. 사람은 다 양면성이 있어. 너를 싫어하는 사람일수록, 너보다 못 살고 너를 헤치려고 안달을 써. 너무 깊이 생각하지 마.”

여이현은 온지유를 보고 웃으며 말했다.

“당신뿐만 아니라 나도 마찬가지야. 다만 네가 지금 너희 집안에서 찍혀서 다행이지, 우리 집안 사람들을 만나면 웬만한 맹수들보다 더 무섭게 나와.”

온지유는 생각에 잠겼다.

“그래요?”

“응.”

온지유는 여이현의 가족들이랑 엮여보지 않아서, 맹수보다 무섭다는 게 어떤지 알 수 없었다.

장례식은 3일 동안 진행될 예정이다.

친척과 이웃들, 그리고 친구들도 다 올 것이다.

점심시간이 되자 온지유는 여이현이 적응을 못 할까 봐 여쭤봤다.

“점심 식사는 다들 같이하는데 가실 거예요?”

“왜 안 가?”

여이현은 고개를 들고 말했다.

“당신이 적응을 못 할까 봐 그래서요. 안 오셔도 괜찮아요.”

“갈 거야.”

여이현이 가고 싶은데, 온지유도 더 이상 막지 않았다.

하지만 부모님은 부르러 가지 않기로 했다. 이따가 밥만 좀 가져다드리려고 했다.

온지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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