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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7화 착한 우리 대표님

지금 당장이라도 오한진의 입을 찢어버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오한진의 말도 나름대로 일리가 있었다.

이 자식을 정말 계속 믿는 게 맞는 걸까...

망설이던 박수혁이 차가운 눈동자로 오한진을 훑어보았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하면 좋을 것 같아요?”

“일단 한석이부터 다시 불러들이시죠.”

하, 이 자식이 이제 나랑 딜까지 하려고 해?

박수혁의 언짢은 표정을 눈채친 걸까? 오한진이 대답했다.

“솔직히 은정 대표님... 대표님보다 한석이한테 훨씬 더 친절하게 말씀하시잖아요...”

또 한번의 팩폭에 박수혁이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냥 두 분 사이에서 말만 전하게 해도 괜찮지 않을까요...”

한참 뒤에야 박수혁이 코웃음과 함께 말했다.

“그래. 대신 벌로 올해 보너스는 없는 거야. 얼른 다시 돌아오라고 해.”

“역시. 대표님이 가장 착하십니다!”

박수혁의 비수 같은 눈빛에 오한진은 오금이 저리는 기분이었다.

등은 식은 땀으로 흠뻑 젖어있고 다리에는 힘이 풀려 서 있는 것도 힘들었다.

아마 1초만 늦었더라면 바로 밑천이 드러났을지도?

한석아, 이번에는 형이 너 살린 거다!

소파에서 일어서서 2층으로 올라가던 박수혁이 멈칫했다.

“이 비서처럼 잘리고 싶지 않으면 똑바로 하는 게 좋을 겁니다.”

이한석의 능력과 충성도는 분명 대단했지만 이 바닥에서 대체할 수 없는 인재란 존재하지 않는 법.

태한그룹에 그런 사람은 항상 넘쳐났으니까.

하지만 오랫 동안 함께 일했으니 그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것만은 사실. 갑자기 사람이 바뀌면 불편해질 테니 계속 남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었다.

잠시 후, 오한진이 떨리는 손으로 이한석에게 전화를 걸고 이한석은 사무실 개인 용품을 담은 수납상자를 책상 위에 내려놓고 한숨을 푹 내쉬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쉰 박수혁이 방금 전 조사한 사실을 박수혁에게 전송하며 한 마디 덧붙였다.

“다시 한번 기회 주셔서 감사합니다. 기대 져버리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한편, 무표정한 얼굴로 문자를 바라보던 박수혁은 바로 첨부한 파일을 클릭했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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