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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0화 못생긴 게

아니야. 저 정도로 젠틀한 분이시면 대충 넘어가 주실 거야...

윤시라가 어떻게든 핑계거리를 찾아내려던 그때 소은정이 바로 전동하의 휴대폰 비밀번호를 풀고 카톡을 열어보았다.

역시나 윤시라의 연락처는 저장도 되어 있지 않은 상태였다.

소은정이 고개를 돌리자 전동하가 미소를 지었다.

“은정 씨가 거드니까 그날 추가는 했지만 바로 지웠어요. 뭐 개인적으로 연락할 일도 없고요.”

순간 윤시라의 얼굴이 창백하게 질렸다.

사실 전동하가 그녀를 삭제했다는 건 진작 알고 있었다... 그리고 계속 친구 추가 요청을 보내도 받아주지 않는 그의 모습에 더 짜증이 났었는데 오늘 이렇게 직접 만나게 될 줄이야...!

얄팍한 거짓말이 전부 들통나고 윤시라는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은 기분이었다.

휴대폰을 전동하에게 돌려준 소은정이 차갑게 웃었다.

“윤시라 씨. 망상도 병이에요. 원한다면 제가 잘 아는 정신과 의사 소개해 드릴게요.”

윤시라가 뭐라고 또 반박하려던 그때, 소은정은 더 이상 그녀와 대화할 가치도 없다는 듯 단호하게 돌아섰다.

그러자 윤시라는 바로 타깃을 전동하에게로 돌렸다.

잔뜩 억울한 표정으로 눈을 깜박이던 윤시라가 묘한 눈빛을 보냈다.

“소은정 대표님 왜 저렇게 화가 나신 거죠? 제가 또 뭘 잘못한 건가요? 사실... 저번에 있었던 일 제대로 사과드리려고 한 건데...”

하지만 전동하는 바로 그녀의 말을 잘라버렸다.

“연기는 그만하죠. 부끄럽지도 않습니까?”

그가 도착하기 전 윤시라가 어떤 말로 소은정을 도발했을지는 안 봐도 비디오였지만 오늘 같은 날 얼굴을 붉히지 않는 건 상대에 대한 예의이기도 했지만 자신의 체면을 지키는 일이기도 했다.

하지만 전동하는 자신의 여자친구가 억울한 일을 당하는 걸 보고서도 가만히 넘어갈 정도로 성인군자가 아니었다.

그의 젠틀함은 친한 사람들에게만 보여주는 것뿐. 여러 번이나 선을 넘어오는 윤시라에게는 친절함을 베풀 의미가 없었으니까.

말을 마친 전동하는 수치심으로 빨갛게 물든 윤시라만을 남겨둔 채 소은정의 그림자를 찾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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