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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2화 중독

파티에서 같은 컬러 드레스를 입는 건 서로가 난처해질 수 있는 애매한 상황이다.

게다가 신한그룹 딸 신지연은 오늘 파티의 주인공, 자칫하면 소은정이 시선을 빼앗기 위해 일부러 그런 것이라는 소문이 돌 수도 있었다.

하지만 우연히 신지연과 소은정이 먼저 마주쳤고 윤시라의 얄팍한 수단을 바로 눈치챈 신지연이 화를 내고 있는 상황이었다.

윤시라, 정말 멍청하다니까. 저런 머리로 어떻게 신한그룹 한국지사 지사장 후보였는지 이해가 안 될 지경이었다.

소은정이 고개를 젓던 그때 방문이 벌컥 열리고 억울한 듯한 표정으로 훌쩍이는 윤시라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전 정말 좋은 마음에서...”

윤시라 역시 묘한 미소를 짓고 있는 소은정을 발견했다.

하, 다 들은 거야?

하지만 말을 채 잇기도 전에 신지연이 던진 화병이 윤시라의 등을 명중했다. 그리고 곧 신지연이 달려들더니 윤시라의 머리채를 콱 낚아챘다.

어우, 저쪽도 한 성격 하네.

“하, 지금 아빠한테 고자질하러 가는 거야? 처음 만날 때부터 마음에 안 들었어. 감히 우리 아빠를 꼬셔? 내가 너 죽여버릴 거야! 멍투성이인 얼굴로도 우리 아빠 마음에 들 수 있을까?”

신지연은 욕설을 내뱉으며 윤시라의 배를 걷어찼다.

머리채를 잡힌 윤시라가 발버둥을 쳤지만 민첩성도 힘 세기도 신지연에게 확연히 밀리는 상황이라 아무 의미없는 반항일 뿐이었다.

윤시라의 처참한 울음소리가 울려 퍼지고 일방적인 구타는 한동안 이어졌다. 잠시 후 그제야 분이 풀리는지 신지연은 윤시라의 머리채를 놓아주고 손을 툭툭 털었다.

그리고 다음 순간 고개를 든 신지연 역시 소은정의 존재를 발견했지만 전혀 당황하지 않은 표정으로 소은정을 스쳐지났다.

나름 대형사고를 치고도 아무렇지 않은 듯한 모습에 소은정도 혀를 내둘렀다.

방안이 다시 조용해지고 소은정은 바닥에 쓰러진 채 신음을 내뱉는 윤시라에게 다가갔다.

“솔직히 일부러 보려고 그런 건 아닌데... 궁금한 게 하나 있어요.”

“뭔데요?”

“상간녀 노릇도 중독되나 봐요?”

그녀가 아는 바에 따르면 신한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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