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그룹 근처 고급 자동차 안.마이크의 양옆에 앉은 아주머니와 보디가드가 간식을 기다리는 유치원 학생처럼 정자세로 앉아있다.그리고 조수석에는 전동하가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아주머니도, 보디가드도 평소라면 마이크에게 이런저런 조언을 적극적으로 해줬을 테지만 전동하가 앞에 있으니 조심스레 숨만 내쉴 뿐이었다.이때 마이크가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아빠, 내리라고요. 예쁜 누나랑 단둘이 데이트하기로 했거든요! 제3자는 빠지라고요!”마이크는 자신의 의견을 더 강력히 피력하려는 듯 어깨에 손까지 올린 채 씩씩거렸다.반면 아이패드로 메일을 확인하던 전동하가 고개를 들었다.“아빠도 좀 끼자. 은정 씨랑 일적으로 할 말도 있고. 어차피 식사만 하는 자리잖아.”“안 된다니까요!”마이크가 입을 삐죽 내밀고 소리쳤다.예쁜 누나랑 단둘이 데이트할 기회가 흔한 줄 알아! 그게 아빠라도 안 돼! 절대로!마이크가 고집을 꺾지 않자 전동하가 묘한 미소를 지었다.“아빠가 안 가면 박수혁 대표가 갑자기 끼어들 수도 있는데?”아빠의 말에 마이크가 미간을 찌푸렸다.“그것도 안 돼요!”아빠보다 능글맞은 아저씨가 100배는 더 싫었으니까.전동하는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말을 이어갔다.“너 혼자서 박수혁 대표를 상대할 수 있겠어? 그리고 팔은 안으로 굽는다잖아. 우리는 한 가족이니까 아빠랑 예쁜 누나 사이가 좋아져야 마이크랑도 더 친해지지 않을까?”아빠의 말에 한참을 생각하던 마이크가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하긴, 아저씨보다는 아빠랑 먹는 게 나을지도. 하지만...“그런데 아빠. 예쁜 누나랑 내가 친하게 지내는 건 아빠랑 전혀 상관없는데요?”마이크의 반박에 전동하의 미소가 어색하게 굳었다.마이크의 양옆에 앉은 아주머니와 보디가드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도련님이 똘똘해서 다행이야. 저녁 내내 대표님이랑 같이 있는 건 싫다고!“아빠는 열심히 일이나 해요. 그래요 나랑 미래의 와이프, 그러니까 예쁜 누나는 아빠 유산으로 살아야 한단 말이에요.”이런! 아들 자식
마이크가 끊임없이 텔레파시를 보냈지만 아쉽게도 소은정의 머릿속에는 닿지 않은 모양이다.“괜찮죠, 당연히.”결국 전동하까지 자리에 끼게 되자 실망한 듯 시무룩한 표정을 짓던 마이크의 두 눈이 반짝 빛났다.“호랑아!”방금 전 불쾌함은 까맣게 잊어버린 듯 마이크는 소호랑을 와락 껴안았다.잠시 후, 레스토랑 앞에 차가 도착하고 마이크는 신비로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누나, 아빠 먼저 들어가요. 난 조금 있다가 들어갈 거니까.”또 무슨 귀여운 짓을 꾸미나 싶어 피식 미소를 짓던 전동하와 소은정이 먼저 레스토랑으로 들어갔다.레스토랑 전체를 빌린 듯 내부에는 두 사람 말고 다른 손님은 보이지 않았고 그들을 위한 테이블에는 분위기 있는 촛불이 불을 밝히고 있었다.전동하는 젠틀하게 소은정을 위해 의자를 빼주었고 자리에 앉은 소은정은 레스토랑 주위를 둘러보았다.잠시 후, 커다란 상자에 커다란 국화 꽃다발을 든 마이크가 레스토랑으로 들어왔다.커다란 국화 꽃다발을 본 소은정과 전동하의 표정이 묘하게 변했다.괜히 따라왔다 싶어 주위를 둘러보던 전동하는 왠지 불안한 예감에 휩싸였다.촛불, 선물, 그리고 꽃다발...설마 프러포즈라도 하려는 건가?아들의 입에서 또 무슨 폭탄 같은 말이 튀어나올까 전동하가 전전긍긍하던 그때, 마이크가 짧은 다리로 뛰어오더니 하얀 꽃다발을 소은정에게 건네며 말했다.“예쁜 누나, 이 국화꽃처럼 영원히 예쁘길 바랄게요!” 두둥!순간 분위기가 어색해지고 전동하는 아무것도 못 본 척 고개를 돌렸다.윽, 저게 내 아들일 리가 없어!당황스러운 마음에 어색한 미소만 짓던 소은정은 잠깐 멈칫하다 결국 꽃다발을 받아들었다.아직 아이니까... 모를 수도 있지.“고마워, 마이크.”하지만 말과 달리 촛불 저편으로 꽃다발을 치워버렸다.하지만 두 어른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마이크는 잔뜩 흥분한 얼굴로 말을 이어갔다.“그리고 이건 선물이에요! 예쁜 누나만을 위한 특별한 사진이죠!”상자를 연 소은정의 눈동자가 커다래졌다.저번에 프랑스
하, 이 꼬마 자식, 몇 번 놀아줬더니 날 가짜 호랑이라고 말해?소호랑이 불쾌하다는 표정으로 꼬리를 탕탕 내리쳤다.소호랑의 반박에 마이크는 미간을 찌푸리더니 테이블에 놓인 쿠키를 소호랑에게 건넸다.“진짜라고? 그럼 이거 먹어봐!”소호랑은 마이크의 손길을 피하러 애썼지만 결국 다시 마이크에게 잡히고 입까지 반쯤 벌려지고 말았다.내가 힘이 조금만 더 셌어도...“안 먹어! 그래, 나 가짜 호랑이다. 됐냐!”밀림의 왕인 내가 어쩌다 저런 꼬마한테...자존심이 바닥까지 떨어지는 기분이었다. 겨우 마이크의 품에서 벗어난 소호랑은 부르르 몸에 묻은 먼지를 털어내고 원망 섞인 눈빛으로 소은정을 바라보았다.엄마, 얼른 저 꼬마 자식을 혼내란 말이야!하지만 소은정은 그런 소호랑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식사에 집중할 뿐이엇다.괜찮다고 말하긴 했지만 전동하와 함께 식사를 하려니 왠지 기분이 이상했다.특히 마이크와 그녀에게 음식을 집어주며 묘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는 전동하의 눈빛에 마음은 더 불편해졌지만 애써 무시할 수밖에 없엇다.그렇게 묘한 분위기에서 식사를 마치고 소은정은 전동하의 차에 앉아 집으로 향했다.소은정 아파트 앞, 어느새 잠이 든 마이크의 볼을 살짝 어루만진 뒤 소은정은 소호랑과 함께 차에서 내렸다.마이크가 준비한 선물 상자를 들고 차에서 내린 전동하가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죄송합니다. 마이크가 흰 국화가 무슨 뜻인지 몰라서요.”“아니에요. 모르고 한 일인데요 뭐.”“다음에... 장미를 준비한다면 더 기쁘게 받아주실 건가요?”장미? 그건 연인들 사이에나 주는 꽃이잖아.전동하의 말에 담긴 뜻을 눈치챈 소은정이 담담한 얼굴로 대답했다.“전 선인장이 더 좋아서요.”온몸에 가시를 두른 채, 함부로 다가갈 수 없는 선인장...소은정의 대답에 전동하가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네, 알겠습니다. 제가 취향 맞추는 거 하나는 잘하거든요.”한편, 박수혁의 저택박수혁이 집문을 들어서자 허스키가 헐레벌떡 그를 향해 달려들었다.목발을
한편, 집에 도착하자마자 오한진의 전화를 받은 소은정은 부랴부랴 다시 집을 나섰다. 박수혁이 절뚝거리는 모습을 볼 때마다 죄책감이 밀려드는 그녀였다. 그런데 그 다리 때문에 다른 사고가 생긴 거라면... 그래서 평생 장애라도 남는다면 평생 갚지 못할 마음의 빚을 지게 되는 거나 마찬가지였다.최성문이 운전대를 잡고 20분 남짓 되는 거리를 소은정은 10분만에 달려왔다.소은정이 저택으로 들어서자 오한진이 눈물이 그렁그렁해서는 달려나왔다.“은정 대표님, 큰일났습니다. 아까 계단에서 넘어지시더니 지금은 열이 펄펄 끓고 계세요. 어떡하죠?”오한진의 말에 소은정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듯했다.“병원에 연락은 했어요?”소은정의 질문에 살짝 당황하던 오한진이 바로 대답했다.“연... 연락은 했는데 박 교수님이 오는 길에 교통사고를 당하셔서... 좀 좀 지체될 것 같답니다.”오한진의 설명에 소은정은 바로 박수혁의 방으로 향했다. 창백한 안색에 이마에 땀방울까지 맺힌 걸 보니 정말 아픈 게 분명해 보였다.박수혁의 곁을 지키는 허스키는 이 상황을 아는지 모르는지 목발을 물어뜯으며 놀고 있었다.그냥 넘어진 거라면서... 왜...소은정이 미간을 찌푸렸다.“은정 대표님, 어떡해요! 은정 대표님, 저희 대표님이 은정 대표님 얼마나 좋아하시는지 아시죠. 제발 곁에 있어주세요.”오한진이 발을 동동 구르며 말했다.소은정이 손을 뻗어 박수혁의 이마를 짚으려던 그때, 박수혁의 큰 손이 갸녀린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눈을 뜬 박수혁의 깊은 눈동자는 평소와 달리 막연하게 흔들리고 있었다.“은정아, 아직은 내가 걱정되는 거지? 맞지?”잔뜩 쉰 박수혁의 목소리에는 기대감이 묻어있었다.아픈 사람이 힘은 왜 이렇게 센지. 아무리 벗어나려 해도 손목을 떨쳐낼 수 없자 소은정은 체념한 듯 대답했다.“다리, 나 때문에 다친 거잖아.”그제야 박수혁의 창백한 안색에 혈기가 돌기 시작했다.“그래. 그래도 좋으니까 내 옆에 있어줘.”다시 눈을 감은 박수혁은 몰래 주먹을 꽉 쥐었다
박수혁의 눈가에 한순간 희열이 가득했다. 그러곤 한숨을 내쉬었다. “됐어, 어떻게 너보고 처리하라하겠어?”오한진은 2보전진을 위한 1보 후퇴라고 말했다. 박수혁은 오한진의 조언을 정말 잘 써먹고 있었다.소은정은 눈쌀을 찌푸리곤 얼음을 그의 이마에 놓았다.“쉬운 일이야. 의사가 오면 괜찮을테니까 좀 참아.”박수혁의 얼굴이 짐짓 굳어졌다.“이러면 끝이야?”소은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난 네 몸에 손대지 않았어.”방금 박수혁이 다른 사람이 자기한테 손대는거 싫다고 말했다. 그는 천천히 눈을 감고 할말을 잃었다.마침 소은정의 핸드폰이 울렸다. 박수혁은 핸드폰에 보여진 이름을 슬쩍 훓어봤다. 전화 건 사람은 전동하였다.박수혁은 놀란 가슴을 부여잡았다.“밤도 늦었는데 왜 전화했대?”이 말을 하는 박수혁은 질투 대폭발이였다. 질투나고, 화나고, 심지어 죽이고 싶은 마음까지 들었다.소은정은 대수롭지 않다는듯 입술을 오므렸다. “공적인 일이야.”그녀는 설명하고 싶지 않았고 설명할 필요성도 느끼지 못했다. 말을 마치고 일어서 밖에 나가 전화를 받았다.박수혁은 그녀가 멀어져가는걸 보고만 있었다. 눈에서는 스파크가 튀고 있었는데도 말이다. 그는 질투에 눈이 멀 지경이었다. 숨 죽이고 문앞에 귀를 댄후 그들의 통화를 엿듣고있다.마이크가 건 전화였다.“이쁜 누나, 못본지 몇시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보고싶어요. 누나도 저 보고싶었어요?”“당연하지, 나도 너 보고싶어......”소은정은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통화를 이어나갔다. 덕분에 박수혁의 얼굴은 더 차갑게 변했했다.......소은정은 전화를 끊고 문을 열고 들어섰는데 우두커니 서있는 박수혁을 발견했다. 실크로 된 셔츠는 구겨져있고 검은색셔츠는 그의 피부를 더 하얗게 돋보이게 하였다. 비정상적인 창백한 피부였다.엄청난 슬픔과 차가운 분위기가 박수혁의 주위를 감싸고있다. 두가지 감정이 교차되면서 그의 눈가는 분노와 아픔이 서려있었다.소은정은 놀라 미간을 찌푸렸다. “너.....
박수혁은 무서웠다. 영원히 소은정을 잃을까 두려웠다!박수혁은 자신에게 화를 내면 안된다고 말하고 소은정이 전동하를 선택해도 상관없다고 한다. 소은정을 자신의 곁에 가둘 만가지 방법이 있기때문이다.소은정은 어이없다는듯 그를 밀어낸다. 꾀병을 부리는 박수혁보다 더 힘이 세다. 냉소를 짓고는 말을 이어나갔다. “계속 아프고 있어. 의사 곧 올거니까.”말을 마친뒤 뒤돌아 자리를 떴다. 계단을 내려갈때 마침 오한진과 의사를 마주쳤다. 다들 급해보이지 않고 걱정되지도 않아보였다.최성문은 엄숙한 얼굴로 뒤에서 재촉하고 있다. 소은정이 계단을 내려오는걸 보고 오한진은 다급히 마중나갔다.“아가씨, 혹시 필요한게 있으세요? 있으시면 제가 가져다 드릴게요. 굳이 내려오실 필요없는데.”소은정은 온기가 없는 차가운 시선으로 오한진을 흘깃 쳐다봤다. 그녀는 대답대신 최성문을 바라봤다.“가자.”“네.”오한진은 얼이 나갔다. 박수혁이 급하게 계단을 내려와 뒤쫓아나가는것을 보고는 단번에 알아차렸다.대표님 정말 깊이도 감추셨네요!오한진 본인도 대표님 다리가 언제 회복되었는지 몰랐다.하지만 박수혁은 아직 자신의 이상한 점을 알아차리지 못했다.소은정네가 한발 먼저 박수혁 집을 나갔다. 그는 실망한듯 제자리에서 오한진과 의사를 평온하게 봐라봤다.“소은정 화났어.”오한진은 생각했다. 소은정이 화가 나지 않을리가 있나! 의사는 어쩔줄 몰라하고 있었다. “대표님, 아무래도 저......”박수혁은 의사를 쳐다보며 말했다. “필요없어요.”의사는 박수혁말대로 돌아갔다.오한진은 차가운 분위기를 느끼며 그자리에 남겨져 함부로 움직이지 않았다. 어쩔수없는 일이다. 두사람 모두 너무 기가 쎄다.“대표님, 올라가서 쉬실래요?”오한진은 소은정을 거짓말로 데려왔지만 박수혁이 망쳤으니 오한진을 탓할수 없다. 소은정이 화 났다고 자기를 죽여 소은정 기분 좋게 하려는건 아니겠지.하지만 오한진이 아는 박수혁은 그러고도 남을 사람이었다.윗층의 허스키가 자신의 우리에 지팡이를 놓으
한유라는 소찬식이 농담이라는걸 알고 화내지 않았다. 신나게 소은정에게 다가가 말한다. “저는 소은정에게 기회를 만들어주는것 뿐이에요. 세상엔 다른 사람도 많다는걸 알아야 쉽게 남에게 속아넘어가지 않죠!”소찬식은 한유라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소은정은 어이가 없다는듯 한유라를 바라본다.“파트너와 저녁약속 있어서 너희들끼리 모여!”소은정은 이런 모임에 그다지 참여하고 싶지 않았다. 모이기만 하면 먹고 놀기만 하는데 이미 익숙해졌다. 그럴바에야 비즈니스 파트너와 일얘기를 하는게 더 나았다.한유라는 소은정의 곁에 앉아 낮게 말한다. “이번엔 다를걸. 널 위해 스페셜한 이벤트도 준비했어. 국내외 유명한 남자모델들도 초대했어. 다들 네가 좋아하는 스타일이니까 꼭 와야돼!”소은정은 기가 찬다는듯 한유라를 바라본다. 국내외 유명한 남자모델?한유라는 일에는 무관심해도 이런 이벤트엔 엄청 열을 올린다. 정말 뭐라 해야 할지.곁에 앉은 소찬식은 물위만 물끄럼이 바라보고있다. 마치 물안의 물고기만 전념해서 보는것 같다.“은정아, 일적으로 밥먹는게 무슨 재미가 있다고, 네 오빠보고 가라그러고 넌 유라랑 놀다 와. 급할거 전혀 없어!”소은정은 말을 잇지 못했다...... 그녀는 소찬식이 한유라의 말을 엿듣고 있다고 의심하고있다.한유라는 흥분해서 소은정을 잡고 밖으로 나간다. “걱정하지 마세요, 아버님. 일찍 들어올게요.”소찬식은 뒤에서 손을 흔들며 말한다. “괜찮아”옆에 있는 집사와 사용인들은 침묵을 유지했다.“사운드”클럽.룸.소은정과 한유라는 차례차례 들어갔다. 김하늘과 성강희는 소파의 두 끝에 앉아 핸드폰만 보면서 서로 아는체 하지 않았다.앞에는 남자모델이 많이 서있었는데 그중에는 핫한 모델들도 있었다. 국내외 유명모델들이 앉아서 서로 담소를 나누고 있다.소은정은 뜨거운 시선들을 느끼며 여기에 참석한걸 후회했다. 하지만 한유라는 소은정에게 도망갈 기회조차 주지않고 그대로 밀고 들어왔다.소은정은 몸에 딱 붙는 블랙 롱드레스를 입었다.
한유라는 소은정의 어깨를 툭툭 쳤다.“너가 싫으면 채태현을 괴롭혀. 박수혁 맘 편치 않게. 만약 너가 좋으면 채태현 좋아하면 되잖아. 그럼 박수혁 열받아 죽을걸. 아무리 봐도 네가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야!”소은정은 픽 웃었다.“너희들 정말 내 베프네!”“당연하지!”김하늘과 성강희는 이구동성으로 대답했다. 성강희는 콧방귀를 뀌며 말한다.“네 일이나 신경써!”소은정은 눈을 반짝이며 다가간다.“준희야, 혹시 아이디어 있어?”비즈니스 얘기라던가.성강희는 나른하게 웃고는 핸드폰을 봐라본다.“나한테 400키로의 감자가 있는데 아직 팔지 못했거든. 같이 팔아줄래?”소은정은 입을 다물었다.김하늘은 비꼬는 말투로 물어본다.“성준희가 좀 전에 나보고 외국패션쇼에서 자기를 도와 농산물 팔아달라고 했는데, 네가 보기엔 나한테 어울려?”성강희는 불만이 있는듯 김하늘을 봐라보며 말한다.“어울리지 않을건 또 뭐야. 패션계에 있는 사람들은 먹지도 않고 싸지도 않는다니......”소은정은 한숨을 내쉬고 홀로 앉아있었다. 자기 친구들에게 이미 진절머리가 난 모양이다.박수혁을 닮은 사람이 자기 곁에 앉아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무시할수 없었다. 비록 박수혁 본인은 아니지만 소은정을 긴장하게 하는건 마찬가지였다. 심지어 숨 쉬는것마저도 긴장하기 시작했다. 아마도 후유증인듯 싶다.소은정은 잠깐 앉았다가 밖에 나가 바람 쐬려고 하는데 카메라를 든 기자들이 문앞을 막고 서있었다.룸안의 사람들이 소은정의 낯빛이 살짝 변한걸 발견했다. 취기가 완전히 가신 김하늘은 소은정을 가로막고 서있었다.“뭐하는 사람들이에요?”“김대표님, 저희는 기자입니다. 방금 전해들은 소식인데 국내외 유명 모델들이 한국에서 일을 시작하려 한다고 해서요. 여기서 미팅하시는데 진척상황이 있나요?”“그래요, 한국에서 일을 하려는 모델들은 누구누구 있어요?”“이 사람들 모두 계약하시나요?”“소은정대표님도 안에 계시나요? 이번 일에 소대표님도 참여하시나요?”“소은정씨 나와서 말씀해주세요.”“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