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들은 아무런 수확없이 돌아갈 생각이 없다.소은정은 한숨을 크게 쉬고 문을 열었다. 얼굴에는 공손하면서도 예의있는 미소를 띄고 있다.“여러분, 해당 사안은 아직 초보적인 단계예요. 오디션 프로를 계획하고 있는데 초청된 게스트들이 바로 국내외 유명한 모델들이에요. 아직 비밀단계에서 세부사항은 말할수 없는점 양해부탁드립니다.”김하늘은 한시름 놓았다. 소은정이 업계에서 몇년간 다져진 내공으로 이런 상황도 차분히 처리할수 있게되었다.기자들은 소은정이 입을 열자 벌떼처럼 몰려들었다.“소은정씨 룸안의 모델중 제일 눈길이 가는 분은 어느분인가요?”소은정은 담담하게 미소지었다.“모두요.”다들 소은정의 미움을 살수없다는점을 잘 알고있어 더이상 물어본다면 일자리를 잃을수도 있다.“그럼 신규 프로그램 기대할게요!”기자들이 물러나자 김하늘과 소은정은 그제야 한시름 놓았다.소은정의 낯빛이 어두워졌다. 그녀는 김하늘과 눈을 마주친후 김하늘은 고개를 끄덕였다.어떻게 처리해야할지 알고 있었다.......모임이 끝난후.성강희와 한유라는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한고비 넘겨 한시름 놓았다.그들은 소은정과 김하늘과 달리 자기만의 배경과 커리어가 없어 자신감이 부족했다.다들 헤어지자 한유라는 소은정의 팔을 감쌌다.“다음번엔 장소 바꿔. 이런 기자들 너무 싫어!”소은정은 입꼬리를 움직이며 말했다.“아직도 덜 혼났지!”한유라는 이런 사소한 에피소드를 전혀 마음에 담아두지 않았다.김하늘은 사람을 불러서 한유라와 성강희를 집까지 데려다주게 하고 모델 매니저한테 일일이 전화돌려서 말 돌지 않게 주의를 줬다.그녀는 그날 제일 뜨고 싶어하는 사람을 꼭 찾을것이다.차가운 바람이 불자 마지막으로 밖에 나온 소은정은 옷을 여미며 차에 타려고 한다. 타기전 누군가 자기를 부르는 소리를 들었다.“소은정씨......”고개를 돌려 얼굴을 확인한 소은정은 놀란것도 잠시 바로 차분해졌다.“채태현?”이 얼굴을 보면 도저히 아무렇지 않을 자신이 없었다. 사실 박수혁을 보고있는거나
누가 문제야?얼마나 평범하고 분발한 하루였던가!소은정이 눈을 뜨기도 전에 한유라의 재촉전화를 받았다.생각할 필요도 없지, 이 시간에 소은정에서 전화하는 건 절친 한유라밖에 없거든!받았더니 목이 잠겼고 나른하다.“여보세요?”한유라가 서둘러 입을 열며: “소은정, 큰일났어, 너 또 검색순위에 올랐어!”소은정이 눈을 뜨고 순간 눈이 번쩍 뜨이면서,“어젯밤에 전부 갔는 줄 알았는데 채태현은 왜 안 갔어? 너랑 인사도 하던데?그 사진을 모두 박수혁 인줄 알고 너희 재결합했다고 생각했는데, 박수혁 친구가 사진을 한 장 보내서 박수혁 아니라고 부인하니까 채태현인게 밝혀진 거지.”소은정은 가슴이 내려앉았다.그녀는 잘 알고 있다. 채태현이 대중들에게 어떤 의미인지 말이다.소은정 과거의 감정을 고스란히 겪어내고 이젠 사람들의 주목을 받아, 또 다시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사람이 되었다는 뜻이지!그리고 채태현의 얼굴은 모두의 목표가 될 게 분명하다. 짝퉁? 다크호스?그 다음은 격한 가십 거리가 되겠지, 소은정은 충분히 상상이 갔다.“이 일은 채태현이 사람을 시켜서 한 게 아닌가 의심스러워, 어떡하지 소은정, 미리 알았으면 같이 귀국 하는게 아니었는데!”한유라가 자책하는 말을 하는데 후회와 뉘우치는 기색이 느껴진다.“됐어, 넌 좋은 뜻으로 그런 걸 난 아니까, 내가 지금 도준호한테 연락해서 일을 무마시킬 방법을 생각해보라고 할 테니까 넌 쓸데없는 생각하지 마, 그래도 노파심에서 한마디 하는데 어젯밤 다른 사람은 반드시 진정시켜야 해, 제일 좋은 방법은 진짜 오디션 프로그램을 하는 거고.”요절이면 어때, 아무 상관없어.적어도 살았다는 흔적은 남겨야지.“그래, 나 그만 끊는다.”한유라는 소은정의 말을 이해하고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소은정은 인터넷을 한번 훑어보고 분위기가 대략 지금 어느 단계까지 왔는지 이해했다.‘박수혁이랑 정말 닮았어, 소은정이 짝퉁을 찾은 거네, 진짜 불쌍해!’‘그런데 전에 박수혁이 합치자고 애원한 거 너무 비굴했어
소은정을 배신하다전화를 끊고 소은정은 예전과 다름없이 사무실에 출근했다.박수혁의 집.오한진이 검색순위를 보고 놀라서 다시 잠을 이룰 수가 없다.더욱이 박수혁 친구가 반박한 걸 보고 진짜 완전 끝장났구나 생각했다.이게 무슨 친구야 원수지!소은정님을 지킬 얼마나 좋은 기회냐고, 평소엔 바랄 수도 없는 기회인데!하지만 소은정님을 차에 태워 보낸 사람을 자세히 보지 않았으면 완전 진짜 박수혁인 줄 알았을 거야……오한진은 더이상 시간을 끌지 않고 전전긍긍하며 위층으로 올라가 문을 두드렸다.박수혁은 보통 술기운을 빌어 릴렉스 하는 편인데, 문을 열자 어둡고 살벌한 눈으로 오한진을 노려보며: “말해!”오한진이 휴대폰을 꺼내, “박대표님, 대표님이 직접 보세요?”1분, 2분, 5분이 지나고 박수혁의 얼굴이 갈수록 엉망이 되어 갔다!진짜인 본인도 아직 자리를 제대로 못 잡았는데 짝퉁이 먼저 냉큼 부뚜막에 올라가?인터넷을 달군 건 전부 채태현을 동정하는 목소리야!동정 같은 소리 하고 앉아있네, 이건 연극하는 거라고!속이 쓰리기도 하고 화도 났다.다음 순간 휴대폰을 바닥에 내동댕이쳐서 박살냈다.오한진은 가슴이 미어지듯 휴대폰의 잔해를 쳐다봤다. 이게 얼마짜린데!하지만 언감생심 그런 말은 꺼내지도 못하고, “박대표님, 우리 뭔가 조치를 취해야 하지 않을까요?”박수혁은 눈이 시뻘게져서, “가서 검색순위 전부 내려버려, 한 줄도 보고 싶지 않으니까.”오한진은 ‘네’ 한마디하고 얼른 내려가 이한석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런 일은 역시 전문가에게 맡기는 게 낫다.박수혁은 방으로 돌아와 자기 휴대폰을 집어 들자 마침 강서진한테 전화가 왔다.“수혁이 형, 할 말이 있는데, 화내지 마 형!”“인터넷에 오지랖을 떤 놈 누구야?” 박수혁이 물었다.“알고 있었어?” 강서진은 속으로 ‘제길’하는 생각이 들었다.강서진은 박수혁의 소은정에 대한 감정이 어떤지 너무 잘 알고 있다.그 친구가 ‘좋은 뜻’으로 박수혁 대신 결백을 밝혀줬다지만 이렇게 되면 소은정을
둘만의 데이트같은 날 발생한 일로, 두 사건을 하나로 연결 지어 생각하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그리고 다들 오랜 궁리 끝에 그 장학준이란 녀석이 사진을 올려 박수혁의 결백을 증명한 사람이란 걸 알아챘다.하지만 모두의 추측도 소용없이 태한 그룹이 중소기업을 합병해버렸고 각종 프로세스와 절차를 밟는 중으로 조금의 빈틈도 없었다.단지 업계에선 적지 않은 사람들이 박수혁의 방식이 지나치게 모질고 매정하다고 느꼈다.박수혁의 일하는 스타일에 대해서도 원망의 말이 많다.고작 사진 한 장 올렸을 뿐인데 열 받았다고 사람을 벼랑 끝으로 몰아 붙여?하지만 어쩔 수 있나, 누가 박수혁의 분노에 저항할 수가 있겠어?이번에 두드려 맞았으니, 정신 차렸겠지!일이 어렵사리 그래도 수습되어 가고 채태현이란 이름도 대중의 시야에서 사라져가는데, 비록 사람들에게 남긴 첫인상은 그다지 좋지 않았지만, 멋대로 구는 독재자 대표 얼굴에 맞선 것에는 많은 사람들이 열광했다.도준호도 자신의 가치를 십분 발휘해 남김없이 하얗게 불태웠다. 출연이 줄을 이었고 비는 시간엔 실시간 방송……거성그룹.프로그램 정기 회의는 상당히 중요해서 네 명이 모두 참석해야 한다.소은정이 도착했을 때,임춘식, 박수혁과 전동하가 모두 회의 석상에 모여 있었다.소은정이 오는 것을 보고 모두의 눈빛이 차분한 것이, 마치 요 근래 소은정이 인기검색어의 주인공이란 사실을 전혀 모른다는 듯한 모습이었다.일부러든 아니든 박수혁과 전동하는 서로 양쪽에 떨어져 않고 옆으로 각각 한 자리씩 있다.임춘식이 의미심장하게 박수혁을 쳐다봤다.전동하는 온화하게 소은정대신 회의 자료를 가져와, “소은정씨, 축하 드려야 겠습니다. 박대표 다리가 벌써 다 나았다는 군요.”그 한마디에 박수혁이 용기를 끌어 모아 얘기하려던 마음이 완전히 수그러들며, 차가운 눈빛으로 전동하를 쳐다봤다.일부러 저러는 건가?“그래요 맞아……”“……”소은정은 소리 없이 입꼬리를 올리고, 냉담함이 가득한 비꼬는 눈빛으로,“그건 박대표를
임춘식은 더는 웃음이 나오지 않았다.그는 이 분위기 속의 은은한 초연이 어디에서 왔는지 완전히 이해했다.박수혁은 음산하고 차가운 눈빛으로 전동하의 시선을 마주했고 오만하고 깊은 것이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다.“자기 능력을 모르는 사람이 있네요.”“박수혁 대표님도 없는데 제가 있어야 하나요?”이건 본격적인 교전인 셈이었다.전동하는 웃고는 몸을 돌려 떠났다.박수혁은 비웃었고 그 웃음은 더욱 건방지고 독해졌지만 웃음 속에 한 가닥의 무력감이 배어 있었다.공기는 정말 추웠다.거성 그룹 건물 아래.소은정은 휴대폰을 들고 커다란 창문 앞에 서서 전화했고 느긋한 표정에 한 손으로는 외투를 말아 올리고 있었다. 그녀는 담담한 미소를 머금은 채 창밖을 바라봤고 마치 득의양양한 모습이었다.전동하가 걸어오는 것을 본 소은정은 전화를 끊었다.“전동하 대표님, 볼 일 더 있으세요?”전동하는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미소를 머금고 그녀를 쳐다봤다.“지금 가장 중요한 일은 소은정 씨께 식사 대접을 하는 것이죠.”두 번째다.거절하기 곤란하다.소은정은 멈칫하다 옅은 미소를 지었다.“그래요. 하지만 대접은 제가 해야 맞겠죠.”그녀가 방금 거절한 이유는 박수혁과 한 테이블에 앉아 있고 싶지 않아서였고, 지금은 그가 없으니 당연히 걱정할 게 없었다.두 사람은 같은 차에 올라탔고, 박수혁은 위에서 그 두 사람의 모습을 똑똑히 봤다.그의 몸을 감싼 한기는 점점 짙어졌다.박수혁은 마음속의 불쾌함을 전부 얼굴에 드러냈고, 가슴은 더욱 답답했다!임춘식은 기침 소리를 냈다.“서운해할 거 없어요. 같이 가는 건 아무것도 아니에요.”그는 그저 이렇게 무미건조하게 그를 설득할 수밖에 없었다.이럴 줄 알았더라면 애당초 왜 그랬을까?개인 식당은 외부에 개방하지 않기 때문에 가는 사람들은 모두 단골손님이었다.장소는 교외에 위치한 별장이었고 환경과 풍미 또한 좋았다.소은정도 한유라 그들과 몇 번 와 본 곳이었고 예약을 해야 하는 곳이었다.아마 장사가 너무 잘 돼서 그런
사람을 속이는 거짓말 앞에서 소은정은 몇 마디 말로 정신 못 차리게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전동하는 거리낌 없이 그녀의 눈빛을 맞이했다.“1년이 안 돼요. 하지만 당신을 안 후부터 매일 매일 혼자 당신을 좋아했어요. 은정 씨, 자기소개를 할게요. 전 전동하이고 3년 전에 배우자를 잃고 아들이 하나 있어요.”그는 눈을 떨어뜨리며 웃었고 눈빛 속에는 자조가 조금 섞여 있었다.“조건이 나쁜 것 같지만 전 돈이 많아요. 구체적인 액수는 저도 잘 모르고요. 만약 알고 싶으시다면 사람을 시켜 통계해볼게요. 하지만 시간이 좀 걸릴 거예요. 어떤 사업들은 저도 잘 기억이 나지 않으니까요. 그리고......”그는 멈칫했고 낯빛은 진지해졌다. 부드러운 눈빛에는 빛이 났다.“마이크는 이미 세상을 떠난 동생의 아들이에요. 종교적 신념과 전통 때문에 나는 그의 어머니와 결혼해야만 상대 집안에서 그녀가 마이크를 낳는 걸 허락받을 수 있었어요.”소은정은 온몸이 굳었고 순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방금 그의 자조에 그녀는 좀 당황스러웠다.하지만 이 비밀은 그녀의 마음을 특별히 무겁게 만들었다.이 비밀, 아마 아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가 이렇게 태연하게 말한다고?그녀는 마이크가 가슴 아팠고 유난히 기분이 복잡했다.전동하가 말했다.“제가 이 이야기를 하는 건 이게 저의 제일 큰 비밀이기 때문이에요. 부담 갖지 말아요. 마이크가 좀 철이 들고 나서 나중에 그들에게 알려주려고 했어요.”소은정은 입술을 오므렸고, 그녀가 전동하의 아픈 곳을 건드린 것 같았다.“죄송합니다. 저는 당신의 비밀을 탐구할 마음이 없습니다.”그녀는 알았지만 기뻐할 수가 없었다.전동하는 자신의 모든 것을 드러냈고, 성의가 충분했다.하지만 그녀는 어떤가?그녀는 감정을 시작하려는 열정이 전혀 없는 것 같다......전동하는 상냥하고 겸손하게 웃으며 말했다.“네. 저에 대해 더 많이 알았으면 해서요. 저를 외모만 보고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소은
전동하의 미소는 살짝 굳었고 눈빛이 어두워졌다. 하지만 짧은 시간안에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 “박대표님이 말리라고 시킨 건가요?” 강서진은 바로 부인했다. “당연히 아니에요. 저희는 그저 당부드릴 뿐이에요. 여자가 널렸는데, 이혼하고 성격도 괴팍한 여자를 고를 이유가 없잖아요?” 강서진은 말이 끝나자 마자 뒤에서 서늘한 공기가 느껴졌다. 그를 설득하기도 전에 소은정의 차가운 말투가 뒤에서 들려왔다. “강서진씨, 남 욕 할 때는 좀 숨어서 하는 법은 모르나봐요?” 강서진은 놀라서 몸을 떨고 있었고 눈에는 두려움이 가득 차 온 몸에 털들이 다 쭈뼛 설 것만 같았다. 그는 딱딱하게 고개를 돌렸다. “소… 소은정씨.” 순간 머리가 하얘졌다. 그가 방금 뭐라고 한 거지? 이혼을 했다고? 성격이 괴팍하다고? 아니, 그건 다 사실이 아닐 테다. 소은정은 차가운 표정으로 아무렇지 않게 걸어가 입꼬리를 올렸다. “두 분이 저에 대해서 엄청 잘 아시나 봐요. 다른 사람한테까지 말하시고. 매체에다가 말하는 게 더 낫지 않으셨겠어요?” 강서진은 그대로 굳었다. 아니, 그는 간이 열개라도 절대 그럴 수 없었다. 이태성은 자신의 잘못을 알고 옆에 서서 입을 열지 않았고 강서진처럼 격한 반응을 보이지도 않았다. 그는 소은정에게 약점을 잡히지 않아도 하마터면 이 똑똑한 여자와 결혼할 뻔했던 게 아쉬운 점이었다. 강서진은 달랐다. 그의 나체 사진은 아직 소은정 손에 있었고, 이게 세상에 알려지면 그는 사람들을 볼 낯짝이 없었다. 그는 온몸을 벌벌 떨며 일어나 비열하게 웃었다. “장난이죠. 제가 어떻게 이런 소문을 바깥에 퍼트릴 수 있겠어요? 저는 그저 전 대표님에게 인사드리러 왔을 뿐이에요.” 소은정은 차갑게 그를 보며 그를 지나치고 맞은 편 자리에 앉았다. “강서진씨, 제가 만약 실시간 검색어에 올라 가게 되면 그쪽이 꼭 1위가 될 거예요.” 강
강서진은 자신의 잘못을 알아서 더 이상 화가 난 그에게 기름을 부을 수 없었고, 그 불이 붙는다면 제일 먼저 타 죽는 건 자신이었다. 장학준의 실패가 눈에 아른거렸고, 그는 정말 죽게될까 봐 두려웠다. 박수혁은 친구보다 여자를 더 중요하는 사람이니 말이다. 그는 온몸을 떨면서 박수혁이 분노한 채 나가는 걸 보았고, 감히 쫓아 나갈수도 없었다. 그는 정말 억울했다. 이태성은 기침을 하며 그의 어깨를 두들겼다. “운 좋게 넘어가길 빌어야지.” 하늘에게 비는 수밖에 없었다. 소은정과 전동하는 떠난 뒤, 가까이 있는 조용한 식당에서 밥만 먹고 돌아갈 준비를 했다. 기사는 이미 떠나서 그들은 걸으며 얘기를 나눴다. 선남선녀가 걸어 가는 모습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고 다들 부러워하는 눈빛이었다. 아현 대학교를 지나가면서, 청춘의 분위기는 많은 사람들을 물 들였다. 가까이 있던 남녀무리는 길거리 인터뷰 영상을 촬영하고 있었고, 많은 학생들은 인터뷰를 하고싶어 했다. 소은정과 전동하가 무의식적으로 그들의 카메라에 나타나자 인터뷰하던 사람들은 그들을 예리한 눈빛으로 포착했다. 이 얼굴은 절대 놓치면 안된다. “저기요, 친구들.” 인터뷰를 하던 두 여학생은 그들의 앞으로 다가왔고, 이때까지만 해도 ‘친구’ 라는 말이 자신들을 부르는 건지 몰랐다. 소은정은 신나서 부드럽게 웃으며 그들을 보았다. “무슨 일이시죠?” “그 저희가 지나가는 행인들을 상대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데, 혹시 1분만 시간 내셔서 인터뷰에 참여해주실 수 있을까요?” 그 여학생은 반짝이는 눈으로 전동하를 보았고, 설레는 마음을 숨길 수 없었다. 그저 전동하의 무뚝뚝한 표정을 보고 자신들이 너무 무례한 게 아닌가 싶게 만들었다. 소은정을 보자 그녀들은 더 기뻐했다. 자신들과 나이도 비슷해 보이지만 옷도 잘 입고 성격도 좋아 보였으며 중요한 건 얼굴이 너무 예뻤다. 이 여자의 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