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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0화 꾀병

한편, 집에 도착하자마자 오한진의 전화를 받은 소은정은 부랴부랴 다시 집을 나섰다.

박수혁이 절뚝거리는 모습을 볼 때마다 죄책감이 밀려드는 그녀였다. 그런데 그 다리 때문에 다른 사고가 생긴 거라면... 그래서 평생 장애라도 남는다면 평생 갚지 못할 마음의 빚을 지게 되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최성문이 운전대를 잡고 20분 남짓 되는 거리를 소은정은 10분만에 달려왔다.

소은정이 저택으로 들어서자 오한진이 눈물이 그렁그렁해서는 달려나왔다.

“은정 대표님, 큰일났습니다. 아까 계단에서 넘어지시더니 지금은 열이 펄펄 끓고 계세요. 어떡하죠?”

오한진의 말에 소은정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듯했다.

“병원에 연락은 했어요?”

소은정의 질문에 살짝 당황하던 오한진이 바로 대답했다.

“연... 연락은 했는데 박 교수님이 오는 길에 교통사고를 당하셔서... 좀 좀 지체될 것 같답니다.”

오한진의 설명에 소은정은 바로 박수혁의 방으로 향했다. 창백한 안색에 이마에 땀방울까지 맺힌 걸 보니 정말 아픈 게 분명해 보였다.

박수혁의 곁을 지키는 허스키는 이 상황을 아는지 모르는지 목발을 물어뜯으며 놀고 있었다.

그냥 넘어진 거라면서... 왜...

소은정이 미간을 찌푸렸다.

“은정 대표님, 어떡해요! 은정 대표님, 저희 대표님이 은정 대표님 얼마나 좋아하시는지 아시죠. 제발 곁에 있어주세요.”

오한진이 발을 동동 구르며 말했다.

소은정이 손을 뻗어 박수혁의 이마를 짚으려던 그때, 박수혁의 큰 손이 갸녀린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눈을 뜬 박수혁의 깊은 눈동자는 평소와 달리 막연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은정아, 아직은 내가 걱정되는 거지? 맞지?”

잔뜩 쉰 박수혁의 목소리에는 기대감이 묻어있었다.

아픈 사람이 힘은 왜 이렇게 센지. 아무리 벗어나려 해도 손목을 떨쳐낼 수 없자 소은정은 체념한 듯 대답했다.

“다리, 나 때문에 다친 거잖아.”

그제야 박수혁의 창백한 안색에 혈기가 돌기 시작했다.

“그래. 그래도 좋으니까 내 옆에 있어줘.”

다시 눈을 감은 박수혁은 몰래 주먹을 꽉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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