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만의 데이트같은 날 발생한 일로, 두 사건을 하나로 연결 지어 생각하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그리고 다들 오랜 궁리 끝에 그 장학준이란 녀석이 사진을 올려 박수혁의 결백을 증명한 사람이란 걸 알아챘다.하지만 모두의 추측도 소용없이 태한 그룹이 중소기업을 합병해버렸고 각종 프로세스와 절차를 밟는 중으로 조금의 빈틈도 없었다.단지 업계에선 적지 않은 사람들이 박수혁의 방식이 지나치게 모질고 매정하다고 느꼈다.박수혁의 일하는 스타일에 대해서도 원망의 말이 많다.고작 사진 한 장 올렸을 뿐인데 열 받았다고 사람을 벼랑 끝으로 몰아 붙여?하지만 어쩔 수 있나, 누가 박수혁의 분노에 저항할 수가 있겠어?이번에 두드려 맞았으니, 정신 차렸겠지!일이 어렵사리 그래도 수습되어 가고 채태현이란 이름도 대중의 시야에서 사라져가는데, 비록 사람들에게 남긴 첫인상은 그다지 좋지 않았지만, 멋대로 구는 독재자 대표 얼굴에 맞선 것에는 많은 사람들이 열광했다.도준호도 자신의 가치를 십분 발휘해 남김없이 하얗게 불태웠다. 출연이 줄을 이었고 비는 시간엔 실시간 방송……거성그룹.프로그램 정기 회의는 상당히 중요해서 네 명이 모두 참석해야 한다.소은정이 도착했을 때,임춘식, 박수혁과 전동하가 모두 회의 석상에 모여 있었다.소은정이 오는 것을 보고 모두의 눈빛이 차분한 것이, 마치 요 근래 소은정이 인기검색어의 주인공이란 사실을 전혀 모른다는 듯한 모습이었다.일부러든 아니든 박수혁과 전동하는 서로 양쪽에 떨어져 않고 옆으로 각각 한 자리씩 있다.임춘식이 의미심장하게 박수혁을 쳐다봤다.전동하는 온화하게 소은정대신 회의 자료를 가져와, “소은정씨, 축하 드려야 겠습니다. 박대표 다리가 벌써 다 나았다는 군요.”그 한마디에 박수혁이 용기를 끌어 모아 얘기하려던 마음이 완전히 수그러들며, 차가운 눈빛으로 전동하를 쳐다봤다.일부러 저러는 건가?“그래요 맞아……”“……”소은정은 소리 없이 입꼬리를 올리고, 냉담함이 가득한 비꼬는 눈빛으로,“그건 박대표를
임춘식은 더는 웃음이 나오지 않았다.그는 이 분위기 속의 은은한 초연이 어디에서 왔는지 완전히 이해했다.박수혁은 음산하고 차가운 눈빛으로 전동하의 시선을 마주했고 오만하고 깊은 것이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다.“자기 능력을 모르는 사람이 있네요.”“박수혁 대표님도 없는데 제가 있어야 하나요?”이건 본격적인 교전인 셈이었다.전동하는 웃고는 몸을 돌려 떠났다.박수혁은 비웃었고 그 웃음은 더욱 건방지고 독해졌지만 웃음 속에 한 가닥의 무력감이 배어 있었다.공기는 정말 추웠다.거성 그룹 건물 아래.소은정은 휴대폰을 들고 커다란 창문 앞에 서서 전화했고 느긋한 표정에 한 손으로는 외투를 말아 올리고 있었다. 그녀는 담담한 미소를 머금은 채 창밖을 바라봤고 마치 득의양양한 모습이었다.전동하가 걸어오는 것을 본 소은정은 전화를 끊었다.“전동하 대표님, 볼 일 더 있으세요?”전동하는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미소를 머금고 그녀를 쳐다봤다.“지금 가장 중요한 일은 소은정 씨께 식사 대접을 하는 것이죠.”두 번째다.거절하기 곤란하다.소은정은 멈칫하다 옅은 미소를 지었다.“그래요. 하지만 대접은 제가 해야 맞겠죠.”그녀가 방금 거절한 이유는 박수혁과 한 테이블에 앉아 있고 싶지 않아서였고, 지금은 그가 없으니 당연히 걱정할 게 없었다.두 사람은 같은 차에 올라탔고, 박수혁은 위에서 그 두 사람의 모습을 똑똑히 봤다.그의 몸을 감싼 한기는 점점 짙어졌다.박수혁은 마음속의 불쾌함을 전부 얼굴에 드러냈고, 가슴은 더욱 답답했다!임춘식은 기침 소리를 냈다.“서운해할 거 없어요. 같이 가는 건 아무것도 아니에요.”그는 그저 이렇게 무미건조하게 그를 설득할 수밖에 없었다.이럴 줄 알았더라면 애당초 왜 그랬을까?개인 식당은 외부에 개방하지 않기 때문에 가는 사람들은 모두 단골손님이었다.장소는 교외에 위치한 별장이었고 환경과 풍미 또한 좋았다.소은정도 한유라 그들과 몇 번 와 본 곳이었고 예약을 해야 하는 곳이었다.아마 장사가 너무 잘 돼서 그런
사람을 속이는 거짓말 앞에서 소은정은 몇 마디 말로 정신 못 차리게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전동하는 거리낌 없이 그녀의 눈빛을 맞이했다.“1년이 안 돼요. 하지만 당신을 안 후부터 매일 매일 혼자 당신을 좋아했어요. 은정 씨, 자기소개를 할게요. 전 전동하이고 3년 전에 배우자를 잃고 아들이 하나 있어요.”그는 눈을 떨어뜨리며 웃었고 눈빛 속에는 자조가 조금 섞여 있었다.“조건이 나쁜 것 같지만 전 돈이 많아요. 구체적인 액수는 저도 잘 모르고요. 만약 알고 싶으시다면 사람을 시켜 통계해볼게요. 하지만 시간이 좀 걸릴 거예요. 어떤 사업들은 저도 잘 기억이 나지 않으니까요. 그리고......”그는 멈칫했고 낯빛은 진지해졌다. 부드러운 눈빛에는 빛이 났다.“마이크는 이미 세상을 떠난 동생의 아들이에요. 종교적 신념과 전통 때문에 나는 그의 어머니와 결혼해야만 상대 집안에서 그녀가 마이크를 낳는 걸 허락받을 수 있었어요.”소은정은 온몸이 굳었고 순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방금 그의 자조에 그녀는 좀 당황스러웠다.하지만 이 비밀은 그녀의 마음을 특별히 무겁게 만들었다.이 비밀, 아마 아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가 이렇게 태연하게 말한다고?그녀는 마이크가 가슴 아팠고 유난히 기분이 복잡했다.전동하가 말했다.“제가 이 이야기를 하는 건 이게 저의 제일 큰 비밀이기 때문이에요. 부담 갖지 말아요. 마이크가 좀 철이 들고 나서 나중에 그들에게 알려주려고 했어요.”소은정은 입술을 오므렸고, 그녀가 전동하의 아픈 곳을 건드린 것 같았다.“죄송합니다. 저는 당신의 비밀을 탐구할 마음이 없습니다.”그녀는 알았지만 기뻐할 수가 없었다.전동하는 자신의 모든 것을 드러냈고, 성의가 충분했다.하지만 그녀는 어떤가?그녀는 감정을 시작하려는 열정이 전혀 없는 것 같다......전동하는 상냥하고 겸손하게 웃으며 말했다.“네. 저에 대해 더 많이 알았으면 해서요. 저를 외모만 보고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소은
전동하의 미소는 살짝 굳었고 눈빛이 어두워졌다. 하지만 짧은 시간안에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 “박대표님이 말리라고 시킨 건가요?” 강서진은 바로 부인했다. “당연히 아니에요. 저희는 그저 당부드릴 뿐이에요. 여자가 널렸는데, 이혼하고 성격도 괴팍한 여자를 고를 이유가 없잖아요?” 강서진은 말이 끝나자 마자 뒤에서 서늘한 공기가 느껴졌다. 그를 설득하기도 전에 소은정의 차가운 말투가 뒤에서 들려왔다. “강서진씨, 남 욕 할 때는 좀 숨어서 하는 법은 모르나봐요?” 강서진은 놀라서 몸을 떨고 있었고 눈에는 두려움이 가득 차 온 몸에 털들이 다 쭈뼛 설 것만 같았다. 그는 딱딱하게 고개를 돌렸다. “소… 소은정씨.” 순간 머리가 하얘졌다. 그가 방금 뭐라고 한 거지? 이혼을 했다고? 성격이 괴팍하다고? 아니, 그건 다 사실이 아닐 테다. 소은정은 차가운 표정으로 아무렇지 않게 걸어가 입꼬리를 올렸다. “두 분이 저에 대해서 엄청 잘 아시나 봐요. 다른 사람한테까지 말하시고. 매체에다가 말하는 게 더 낫지 않으셨겠어요?” 강서진은 그대로 굳었다. 아니, 그는 간이 열개라도 절대 그럴 수 없었다. 이태성은 자신의 잘못을 알고 옆에 서서 입을 열지 않았고 강서진처럼 격한 반응을 보이지도 않았다. 그는 소은정에게 약점을 잡히지 않아도 하마터면 이 똑똑한 여자와 결혼할 뻔했던 게 아쉬운 점이었다. 강서진은 달랐다. 그의 나체 사진은 아직 소은정 손에 있었고, 이게 세상에 알려지면 그는 사람들을 볼 낯짝이 없었다. 그는 온몸을 벌벌 떨며 일어나 비열하게 웃었다. “장난이죠. 제가 어떻게 이런 소문을 바깥에 퍼트릴 수 있겠어요? 저는 그저 전 대표님에게 인사드리러 왔을 뿐이에요.” 소은정은 차갑게 그를 보며 그를 지나치고 맞은 편 자리에 앉았다. “강서진씨, 제가 만약 실시간 검색어에 올라 가게 되면 그쪽이 꼭 1위가 될 거예요.” 강
강서진은 자신의 잘못을 알아서 더 이상 화가 난 그에게 기름을 부을 수 없었고, 그 불이 붙는다면 제일 먼저 타 죽는 건 자신이었다. 장학준의 실패가 눈에 아른거렸고, 그는 정말 죽게될까 봐 두려웠다. 박수혁은 친구보다 여자를 더 중요하는 사람이니 말이다. 그는 온몸을 떨면서 박수혁이 분노한 채 나가는 걸 보았고, 감히 쫓아 나갈수도 없었다. 그는 정말 억울했다. 이태성은 기침을 하며 그의 어깨를 두들겼다. “운 좋게 넘어가길 빌어야지.” 하늘에게 비는 수밖에 없었다. 소은정과 전동하는 떠난 뒤, 가까이 있는 조용한 식당에서 밥만 먹고 돌아갈 준비를 했다. 기사는 이미 떠나서 그들은 걸으며 얘기를 나눴다. 선남선녀가 걸어 가는 모습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고 다들 부러워하는 눈빛이었다. 아현 대학교를 지나가면서, 청춘의 분위기는 많은 사람들을 물 들였다. 가까이 있던 남녀무리는 길거리 인터뷰 영상을 촬영하고 있었고, 많은 학생들은 인터뷰를 하고싶어 했다. 소은정과 전동하가 무의식적으로 그들의 카메라에 나타나자 인터뷰하던 사람들은 그들을 예리한 눈빛으로 포착했다. 이 얼굴은 절대 놓치면 안된다. “저기요, 친구들.” 인터뷰를 하던 두 여학생은 그들의 앞으로 다가왔고, 이때까지만 해도 ‘친구’ 라는 말이 자신들을 부르는 건지 몰랐다. 소은정은 신나서 부드럽게 웃으며 그들을 보았다. “무슨 일이시죠?” “그 저희가 지나가는 행인들을 상대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데, 혹시 1분만 시간 내셔서 인터뷰에 참여해주실 수 있을까요?” 그 여학생은 반짝이는 눈으로 전동하를 보았고, 설레는 마음을 숨길 수 없었다. 그저 전동하의 무뚝뚝한 표정을 보고 자신들이 너무 무례한 게 아닌가 싶게 만들었다. 소은정을 보자 그녀들은 더 기뻐했다. 자신들과 나이도 비슷해 보이지만 옷도 잘 입고 성격도 좋아 보였으며 중요한 건 얼굴이 너무 예뻤다. 이 여자의 얼
소은정과 전동하는 모두의 부러움을 사며 자리를 떠났다. 그 말이 그냥 가볍게 내뱉은 말이었지만 그들의 겉모습과 옷 차림새를 보면 확인사살이 됐다. 거기에 서 있던 여학생은 부러워하는 눈빛으로 카메라를 보았다. “모든 구독자 여러분, 이 아가씨의 대답은 다른 분들과는 사뭇 달랐는데도, 그래도 모든 분들이 꼭 전 애인에게 쿨하게 이별할 수 있기를 바랄게요!” 원만하게 끝났다. 소은정은 회사로 가야된다는 전화를 받았고 전동하는 회사 앞까지 데려다 주었다. “다음에 또 봐요.” 소은정은 고개를 끄덕인 뒤 무언가 생각나 멈칫했다. “전 대표님, 사실 강서진씨가 한 말 거짓말 아니에요.” 그녀는 이 기회를 빌려 그가 진실을 알고 물러나길 바랬다. 전동하는 아무렇지 않게 웃었다. “과거의 연인을 주시하는 게 제일 비참한 거예요. 아가씨가 저를 잘 못 믿는 거 같아서 좀 속상하네요.” 소은정은 눈썹을 치켜 올렸고, 전화가 다시 한번 울려 그녀를 재촉하자 그녀는 전동하에게 인사만 건네고 바로 들어왔다. “무슨 일이에요?” 우연준의 목소리가 전화 너머 들려왔다. “대표님, 홍경그룹의 홍경영이 홍하얀을 데리고 왔습니다.” 소은정은 당시에 홍경그룹에게 교훈을 주려고 그들의 계약을 뺏었고, 그녀가 홍경그룹의 적인 심해그룹과 가까이 지내는 걸 보면 당연히 홍경그룹이 가만히 있을리 없었다. 그들이 분명 그녀를 찾아올 거라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빠를 줄은 몰랐다. 접대실. 소은정이 도착했을 때 홍경영과 홍하얀은 이미 거의 2시간을 기다린 상태였다. 홍하얀은 옆에 앉아서 감히 말을 하지 않았고 이 상황이 조금 어색해 보였다. 하지만 홍경영은 유명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봤기에 홍하얀은 무섭게 노려보고 있었다. “넌 진짜 골칫거리야. 남자를 고시는 능력도 없는데 건들이면 안되는 사람이나 건들여서 우리가 손해를 얼마나 많이 봤는데. 우리가 뒷처리까지
소은정은 그녀를 보고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본인이 무슨 일을 하셨는지는 제일 잘 알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제 반격은 당연했던 거고요. 사과는 필요 없어요. 이해하시죠?” 홍하얀은 고개를 끄덕였고, 눈에는 두려움이 가득했다. 그녀는 소은정의 반응이 이렇게 차가울 줄 몰랐다. 홍경영은 말문이 막혔고, 소은정이 보는 앞에서 홍하얀의 뺨을 쳤다. 마치 소은정을 대신해서 때려준 것 같이 따가웠다. “네가 무슨 짓을 했는지 잘 봐, 아가씨가 이렇게 화가 나셨는데, 사과 한 마디로 넘어 가려고 그랬어?” 홍하얀의 얼굴에는 선명한 손자국이 찍혔고, 그녀는 입술을 꽉 깨물고 눈을 깔았다. 소은정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녀는 자신의 앞에서 홍경영이 손지검을 할 줄은 몰랐다. 홍경영은 화가 나서 매섭게 홍하얀의 팔을 들고 일으켜 그녀의 다리를 발로 찼다. “얼른 무릎 꿇고 아가씨께 사과드려!” 정적. 소은정은 벙졌다. 순간 홍하얀도 몸이 굳었다. “얼른, 왜 가만히 있어? 네가 잘못해 놓고 억울할 게 뭐가 있어?” 홍경영은 계속해서 재촉하고 있었다. 어차피 목적만 달성하면 되는 거니까 홍하얀이 조금 억울하더라도 크게 문제될 건 없었다. 홍하얀은 잠시 망설이다가 정말 무릎을 꿇으려던 순간 소은정이 참지 못하고 일어나 자리를 피하려 했다. “아가씨께서 동생분을 혼내시기에 SC그룹이 적절한 장소는 아닌 것 같네요. 다른 볼 일 없으시면 저는 이만…” 홍경영은 얼른 그녀를 막았다. “대표님, 잠시만요. 저는 그저 대표님의 화를 풀어드리려던 것뿐이에요. 다른 뜻은 없었어요.” 그녀는 속으로 놀랐고, 보통 사람들은 언니가 여동생을 혼내거나 괴롭힐 때 모여서 싸움 구경을 하고는 했다. 근데 소은정은 왜 이 상황이 달갑지 않은 걸까? “사실 제가 오늘 온 건, 아빠의 부탁을 받아서 대표님이랑 협력하고자 해서 왔습니다.” 홍경영이 정식
소은정은 시선을 돌렸다. 홍하얀은 자신이 말실수를 한 걸 알고 얼른 홍경영을 보았다. 홍경영은 그녀를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심해그룹의 규모와 재력을 어떻게 저희 홍경그룹과 비교할 수 있을까요? 소 대표님 절대 속으시면 안돼요.” 홍경영은 알고 있었다. 홍경그룹이 안정적으로 굴러갈 수 있는 건 다 태한그룹 덕분이었다. 그래서 아무리 심해그룹이 갑자기 몇 년사이에 급격히 발전을 했어도 그들은 여전히 안정적일 수 있었다. 태한그룹이 고른 협력회사는 절대 다른 사람들의 무시를 받지 못 했다. 만약 SC그룹과 협력을 한다면 그들은 더욱 발전해서 심해그룹과 격차를 벌릴 수 있었다. 하지만 소은정이 심해그룹과 협력을 한다면 심해그룹은 그들과 동등해질 거고, 심지어 그들을 위협할 수도 있었다. 손해만 많고 이익은 없었다. 소은정은 상관없다는 듯 웃었다. “심해그룹의 성의를 저희는 봤어요. 협력할지 말지는 더 상의를 해봐야 알겠지만요. 아가씨가 원하시면 계약 방안을 제출하셔서 심해그룹과 같이 경쟁하셔도 좋고요.” 비록 그들을 동등한 위치에서 보겠다고 한 말이지만 사실 소은정의 말은 심해그룹을 감싸고 있었다. 하지만 홍경영이 보기에 이건 소은정이 주는 기회였다. 그녀는 더 많은 걸 생각할 수도 없이 그저 이 나쁜 소식을 홍해일에게 알리고 싶었다. 대충 둘러댄 뒤 홍경영은 자리를 떠났고, 홍하얀은 망설이다가 따라 나갔다. 소은정도 나가려던 찰나에 홍하얀이 다시 돌아왔다. 그녀가 눈썹을 치켜 올리자 홍하얀은 비참하게 입을 열었다. “대표님, 제가 정말 잘못했습니다. 제발 노여움 푸시고 홍경그룹에서 뺏어간 계약을 돌려주실 수는 없을까요?” 그녀는 만약 자신이 이 계약을 돌려놓지 못 한다면 홍경영한테 죽도록 괴롭힘을 당하거나 다시 빛이 없는 생활로 돌아가야 했다. 그녀는 평범한 워킹걸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소은정의 눈빛은 어두웠고 표정은 차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