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진은 자신의 잘못을 알아서 더 이상 화가 난 그에게 기름을 부을 수 없었고, 그 불이 붙는다면 제일 먼저 타 죽는 건 자신이었다. 장학준의 실패가 눈에 아른거렸고, 그는 정말 죽게될까 봐 두려웠다. 박수혁은 친구보다 여자를 더 중요하는 사람이니 말이다. 그는 온몸을 떨면서 박수혁이 분노한 채 나가는 걸 보았고, 감히 쫓아 나갈수도 없었다. 그는 정말 억울했다. 이태성은 기침을 하며 그의 어깨를 두들겼다. “운 좋게 넘어가길 빌어야지.” 하늘에게 비는 수밖에 없었다. 소은정과 전동하는 떠난 뒤, 가까이 있는 조용한 식당에서 밥만 먹고 돌아갈 준비를 했다. 기사는 이미 떠나서 그들은 걸으며 얘기를 나눴다. 선남선녀가 걸어 가는 모습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고 다들 부러워하는 눈빛이었다. 아현 대학교를 지나가면서, 청춘의 분위기는 많은 사람들을 물 들였다. 가까이 있던 남녀무리는 길거리 인터뷰 영상을 촬영하고 있었고, 많은 학생들은 인터뷰를 하고싶어 했다. 소은정과 전동하가 무의식적으로 그들의 카메라에 나타나자 인터뷰하던 사람들은 그들을 예리한 눈빛으로 포착했다. 이 얼굴은 절대 놓치면 안된다. “저기요, 친구들.” 인터뷰를 하던 두 여학생은 그들의 앞으로 다가왔고, 이때까지만 해도 ‘친구’ 라는 말이 자신들을 부르는 건지 몰랐다. 소은정은 신나서 부드럽게 웃으며 그들을 보았다. “무슨 일이시죠?” “그 저희가 지나가는 행인들을 상대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데, 혹시 1분만 시간 내셔서 인터뷰에 참여해주실 수 있을까요?” 그 여학생은 반짝이는 눈으로 전동하를 보았고, 설레는 마음을 숨길 수 없었다. 그저 전동하의 무뚝뚝한 표정을 보고 자신들이 너무 무례한 게 아닌가 싶게 만들었다. 소은정을 보자 그녀들은 더 기뻐했다. 자신들과 나이도 비슷해 보이지만 옷도 잘 입고 성격도 좋아 보였으며 중요한 건 얼굴이 너무 예뻤다. 이 여자의 얼
소은정과 전동하는 모두의 부러움을 사며 자리를 떠났다. 그 말이 그냥 가볍게 내뱉은 말이었지만 그들의 겉모습과 옷 차림새를 보면 확인사살이 됐다. 거기에 서 있던 여학생은 부러워하는 눈빛으로 카메라를 보았다. “모든 구독자 여러분, 이 아가씨의 대답은 다른 분들과는 사뭇 달랐는데도, 그래도 모든 분들이 꼭 전 애인에게 쿨하게 이별할 수 있기를 바랄게요!” 원만하게 끝났다. 소은정은 회사로 가야된다는 전화를 받았고 전동하는 회사 앞까지 데려다 주었다. “다음에 또 봐요.” 소은정은 고개를 끄덕인 뒤 무언가 생각나 멈칫했다. “전 대표님, 사실 강서진씨가 한 말 거짓말 아니에요.” 그녀는 이 기회를 빌려 그가 진실을 알고 물러나길 바랬다. 전동하는 아무렇지 않게 웃었다. “과거의 연인을 주시하는 게 제일 비참한 거예요. 아가씨가 저를 잘 못 믿는 거 같아서 좀 속상하네요.” 소은정은 눈썹을 치켜 올렸고, 전화가 다시 한번 울려 그녀를 재촉하자 그녀는 전동하에게 인사만 건네고 바로 들어왔다. “무슨 일이에요?” 우연준의 목소리가 전화 너머 들려왔다. “대표님, 홍경그룹의 홍경영이 홍하얀을 데리고 왔습니다.” 소은정은 당시에 홍경그룹에게 교훈을 주려고 그들의 계약을 뺏었고, 그녀가 홍경그룹의 적인 심해그룹과 가까이 지내는 걸 보면 당연히 홍경그룹이 가만히 있을리 없었다. 그들이 분명 그녀를 찾아올 거라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빠를 줄은 몰랐다. 접대실. 소은정이 도착했을 때 홍경영과 홍하얀은 이미 거의 2시간을 기다린 상태였다. 홍하얀은 옆에 앉아서 감히 말을 하지 않았고 이 상황이 조금 어색해 보였다. 하지만 홍경영은 유명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봤기에 홍하얀은 무섭게 노려보고 있었다. “넌 진짜 골칫거리야. 남자를 고시는 능력도 없는데 건들이면 안되는 사람이나 건들여서 우리가 손해를 얼마나 많이 봤는데. 우리가 뒷처리까지
소은정은 그녀를 보고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본인이 무슨 일을 하셨는지는 제일 잘 알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제 반격은 당연했던 거고요. 사과는 필요 없어요. 이해하시죠?” 홍하얀은 고개를 끄덕였고, 눈에는 두려움이 가득했다. 그녀는 소은정의 반응이 이렇게 차가울 줄 몰랐다. 홍경영은 말문이 막혔고, 소은정이 보는 앞에서 홍하얀의 뺨을 쳤다. 마치 소은정을 대신해서 때려준 것 같이 따가웠다. “네가 무슨 짓을 했는지 잘 봐, 아가씨가 이렇게 화가 나셨는데, 사과 한 마디로 넘어 가려고 그랬어?” 홍하얀의 얼굴에는 선명한 손자국이 찍혔고, 그녀는 입술을 꽉 깨물고 눈을 깔았다. 소은정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녀는 자신의 앞에서 홍경영이 손지검을 할 줄은 몰랐다. 홍경영은 화가 나서 매섭게 홍하얀의 팔을 들고 일으켜 그녀의 다리를 발로 찼다. “얼른 무릎 꿇고 아가씨께 사과드려!” 정적. 소은정은 벙졌다. 순간 홍하얀도 몸이 굳었다. “얼른, 왜 가만히 있어? 네가 잘못해 놓고 억울할 게 뭐가 있어?” 홍경영은 계속해서 재촉하고 있었다. 어차피 목적만 달성하면 되는 거니까 홍하얀이 조금 억울하더라도 크게 문제될 건 없었다. 홍하얀은 잠시 망설이다가 정말 무릎을 꿇으려던 순간 소은정이 참지 못하고 일어나 자리를 피하려 했다. “아가씨께서 동생분을 혼내시기에 SC그룹이 적절한 장소는 아닌 것 같네요. 다른 볼 일 없으시면 저는 이만…” 홍경영은 얼른 그녀를 막았다. “대표님, 잠시만요. 저는 그저 대표님의 화를 풀어드리려던 것뿐이에요. 다른 뜻은 없었어요.” 그녀는 속으로 놀랐고, 보통 사람들은 언니가 여동생을 혼내거나 괴롭힐 때 모여서 싸움 구경을 하고는 했다. 근데 소은정은 왜 이 상황이 달갑지 않은 걸까? “사실 제가 오늘 온 건, 아빠의 부탁을 받아서 대표님이랑 협력하고자 해서 왔습니다.” 홍경영이 정식
소은정은 시선을 돌렸다. 홍하얀은 자신이 말실수를 한 걸 알고 얼른 홍경영을 보았다. 홍경영은 그녀를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심해그룹의 규모와 재력을 어떻게 저희 홍경그룹과 비교할 수 있을까요? 소 대표님 절대 속으시면 안돼요.” 홍경영은 알고 있었다. 홍경그룹이 안정적으로 굴러갈 수 있는 건 다 태한그룹 덕분이었다. 그래서 아무리 심해그룹이 갑자기 몇 년사이에 급격히 발전을 했어도 그들은 여전히 안정적일 수 있었다. 태한그룹이 고른 협력회사는 절대 다른 사람들의 무시를 받지 못 했다. 만약 SC그룹과 협력을 한다면 그들은 더욱 발전해서 심해그룹과 격차를 벌릴 수 있었다. 하지만 소은정이 심해그룹과 협력을 한다면 심해그룹은 그들과 동등해질 거고, 심지어 그들을 위협할 수도 있었다. 손해만 많고 이익은 없었다. 소은정은 상관없다는 듯 웃었다. “심해그룹의 성의를 저희는 봤어요. 협력할지 말지는 더 상의를 해봐야 알겠지만요. 아가씨가 원하시면 계약 방안을 제출하셔서 심해그룹과 같이 경쟁하셔도 좋고요.” 비록 그들을 동등한 위치에서 보겠다고 한 말이지만 사실 소은정의 말은 심해그룹을 감싸고 있었다. 하지만 홍경영이 보기에 이건 소은정이 주는 기회였다. 그녀는 더 많은 걸 생각할 수도 없이 그저 이 나쁜 소식을 홍해일에게 알리고 싶었다. 대충 둘러댄 뒤 홍경영은 자리를 떠났고, 홍하얀은 망설이다가 따라 나갔다. 소은정도 나가려던 찰나에 홍하얀이 다시 돌아왔다. 그녀가 눈썹을 치켜 올리자 홍하얀은 비참하게 입을 열었다. “대표님, 제가 정말 잘못했습니다. 제발 노여움 푸시고 홍경그룹에서 뺏어간 계약을 돌려주실 수는 없을까요?” 그녀는 만약 자신이 이 계약을 돌려놓지 못 한다면 홍경영한테 죽도록 괴롭힘을 당하거나 다시 빛이 없는 생활로 돌아가야 했다. 그녀는 평범한 워킹걸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소은정의 눈빛은 어두웠고 표정은 차가
홍하얀의 말이 끝나자 소은정은 발걸음을 멈췄다. 표정은 이상할 정도로 평온했지만 분위기는 차갑고 우아했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홍하얀을 정신병자 보듯이 보았다. 인성이 문제 있는 건 그럴 수 있다 치는데 머리까지 안 좋다고? 우연준은 소리를 듣고 그 여자가 소은정에게 무슨 짓을 할까 봐 두려웠다. 소은정의 말투는 차가웠고 그녀를 경멸하듯이 웃었다. 홍하얀은 불쌍하게 울며 그녀를 보았다. 소은정은 그런 그녀의 모습이 극도로 싫었다. “홍 아가씨, 돈이 많은 것도 죄라면 저는 죄가 참 많은 사람이겠네요. 빨리 안 꺼지시면, 홍경그룹은 협력 회사를 더 잃게 될 텐데, 어떻게 하실래요?” 그녀의 목소리는 감미롭지만 내뱉은 말은 완전 상반됐다. 홍하얀의 눈은 그녀의 대한 공포로 가득찼고, 그녀의 연기는 홍해일과 홍경영도 못 당하는 수준인데 소은정은 왜 넘어오지 않는 걸까? 우연준은 한 발짝 다가갔다. “대표님, 유럽에 있는 기획부장이 영상 회의를 하자고 요청이 왔는데 하실 건가요?” 소은정은 대답을 하고 뒤돌라 자리를 떠났다. 우연준은 홍하얀을 보다가 묵묵히 경비원을 불러 그녀를 데리고 나갔다. 소은정의 협박이 아직도 귓가에 맴돌아 홍하얀은 더 머무를 수 없어 비참하게 SC그룹에서 나왔다. 요 며칠동안 홍경그룹은 열렬히 SC그룹에게 연락했지만, 소은정은 딱히 열정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 원한빈의 생일이 다가왔다. 박우혁은 그에게 생일파티를 열어줄 생각이었고, 소은정도 거기에 포함되어 있었다. 약속한 클럽에 도착하자 이미 많은 사람들이 춤을 추고 있었다. 소은정은 사람들과 인사를 했고, 다들 이 바닥 사람들이라 친하든 안 친하든 분위기가 어색하지 않았다. 원한빈이 걸어와 소은정을 보자 엄청 기뻐 보였다. 주위 사람들은 휘파람을 불며 환호했다. 소은정은 어쩔 수 없이 손에 있던 차키를 흔들며 원한빈에게 던졌
소은정은 당황하던 그 순간 채태현은 빠른 발걸음으로 그녀를 향해 왔다. 그는 특별히 웃는 방법까지 연습했다. 매번 그를 보며 소은정은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박수혁은 절대 그런 가식적인 웃음을 짓지 못 했다. “아가씨, 만나서 반가워요.” 소은정은 고개를 끄덕였고 아무런 표정변화가 없었다. 사람이 이렇게 많은 자리에서 그녀는 화제의 여왕이 되고싶지 않았다. 채태현은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 “저는 저번에 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신 일 때문에 사과드리러 왔어요. 사실 그 사진은… 제가 어떤 기자한테 부탁해서 찍힌 거거든요.” 소은정은 이미 이 일을 알고 있었다. 그는 이 얘기를 왜 하는 거지? 그녀가 놀라지 않자 그는 어쩔 수 없이 이어서 말했다. “귀찮게 해드려서 정말 죄송해요.” 소은정은 입꼬리를 올렸다. “허 사장님은 팬이 많으셔서 그런 일을 마음대로 발설하시면 안되죠. 다음엔 그러지 마세요.” 그녀는 채태현이 대충 넘어갈까 봐 걱정했다. 어쨌든 회사의 기획비랑 홍보 비용을 낭비한 거 아닌가? 아니, 절대 안된다. 꼭 3개월 안에 돈을 많이 벌어야만 했다. 채태현은 죽어도 소은정이 이렇게 쉽게 넘어갈 줄 몰랐고, 그는 조심스럽게 소은정의 눈치를 살폈다. “화… 안 나셨어요?” 소은정은 친절하게 웃었다.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겠죠. 이해할 수 있어요.” 어차피 그가 이슈가 되어야 자신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었다. 채태현의 무거웠던 마음은 짐을 좀 덜었다. 원래는 소은정이 이 일을 알게 되면 화를 낼 줄 알았는데, 적어도 그녀가 알아내는 것보단 자신이 자백하는 게 더 낫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 하게 그녀는 너무 착했다. 소문처럼 인정사정없고 냉철한 소은정과는 완전 달랐다. 그는 어쩌면 자신이 그 사람과 너무 닮아서 그럴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가 특별 대우를 받은 건가? 채
이어서 박수혁의 발걸음이 가까워졌다. “꺼져——” 딱 두 글자지만 보이지 않는 큰 산처럼 그의 머리 위를 짓누르고 있어 아무런 힘을 쓸 수 없었다. 채태현은 더 이상 저항하지 못 하고 얼굴이 창백해진 채로 도망쳤다. 사모님은 나중에 달래주면 그만이지만, 박 대표님에게는 절대 찍히고 싶지 않았다. 소은정도 채태현이 도망가는 걸 딱히 신경 쓰지 않았고, 안 그래도 여성스러운 남자가 무슨 패기가 있을 까 했지만 이렇게 빨리 도망갈 줄은 몰랐다. 그녀는 가볍게 머리를 쓸어 넘긴 후 고개를 돌려 박수혁을 보았다. “제 사람이 놀라서 도망갔잖아요. 박 대표님, 정말 대단하신 걸요?” 박수혁은 깊고 어두운 눈동자로, 마치 그 깊은 눈동자에는 감정을 숨기고 있는 것 같았다. 그녀는 그 감정을 볼 수 없었고, 보고싶지도 않았다. 그저 그녀는 그의 충혈된 눈과 창백한 입술을 보며 그의 기세가 그렇게 세지 않다는 걸 느꼈다. “내가 물어줄게.” 그의 목소리는 묵직하고 갈라졌다. “뭐라고?” 그녀는 이해하지 못 했다. 박수혁은 한발짝 다가가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그녀는 그의 눈가에 핏줄을 볼 수 있었고, 그 눈빛은 무겁고 슬퍼 보였다. “내가 물어줄게, 나로 물어줄게.” 그와 비슷한 사람까지 그녀는 받아드릴 수 있다니. 근데 왜 그는 받아줄 수 없는 걸까? 속셈 있는 그 비열한 자식을 보면 그는 보기만 해도 역겨워서 진짜 발로 차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그는 또 그냥 가만히 그녀가 자신을 닮은 사람에게 잘해줄 수 있는지의 모습을 보고 싶었다. 역시, 그녀는 잘해줬다. 그녀는 자신과 닮은 사람들 옆에 두고 웃고 떠들며, 그에게만 잘해주지 않았다. 그 순간 그는 자신이 비참하고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온 세상에 절망이 그를 감쌌고, 마치 빛이 들어오지 않는 어둠속에서 그는 그녀의 밝은 눈동자를 보고 있지만
박수혁은 그녀를 보며 찔리면서도 죄책감이 들었다. 그는 이미 후회하고 있었다. 하지만 또 어떻게 메꿀 수 있을까? 소은정은 그의 얼굴이 더 이상 보기 싫어 그대로 지나쳐 갔다. 어차피 이제 숨을 필요가 없어졌으니 그냥 놀다가는 게 나았다. 박수혁은 그녀가 모르는 사람처럼 외면하자 마치 이혼했을 때로 돌아간 것 같았다. 그 차가운 느낌은 사람의 마음을 딱딱하게 얼려버렸다. 하지만 그가 어렵게 관계를 회복해 놨는데, 어떻게 눈뜨고 가만히 물러설 수 있을까? 박수혁은 다가가서 그녀를 쫓아가려 했지만 이때 누군가 급하게 뛰어왔다. “수혁이 형, 내 말 좀 들어봐. 왜 전화를 안 받아?” 강서진이었다. 그 일 이후로 박수혁은 아무 말없이 그를 차단해버렸다. 죽을 때까지 모르는 척 하려했다. 강서진은 순순히 가만히 있지 않았고, 박수혁이 자신의 회사를 사드리기 전까지는 아직 기회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아직 완전히 내쳐지지 않았고 장혁준과는 다르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좋은 형제 아닌가? 이 바닥에 뭐가 있으면 강서진은 절대 빠지지 않고 참석했다. 안 그래도 박수혁이 차단해서만날 기회가 없었는데 그가 원한빈의 생일 파티에 왔다고 하자 바로 이곳으로 달려왔다. 여자한테도 이렇게 마음을 쓴 적이 없었다. 박수혁이 한 눈 판 순간 소은정은 사라졌다. 그는 화가 나서 차갑게 강서진을 보았다. 정말 볼수록 꼴 보기 싫었다. 자신이 그에게 너무 잘해주었다. 강서진은 귀공자처럼 멋지게 입고 왔고, 날라리 같은 느낌이 박수혁이랑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그는 눈웃음을 치며 다가갔다. “수혁이 형, 손이 미끄러져서 나 차단한 거지?” 정말 완벽한 핑계였다. 박수혁: “꺼져…” 강서진은 이를 꽉 깨물고 계속 말했다. “내가 이미 소은정한테 해명했어. 난 진짜 고의가 아니었어. 그때 질문을 그렇게 하길래 내가 갑자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