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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58화 기회를 줄게요

박수혁은 눈을 감고 짜증을 억눌렀다.

잠깐 잠든 사이에 방이 어떻게 이 모양 이 꼴로 변할 수 있지?

박시준은 사고 치다 들킨 아이처럼 고개를 푹 숙이고 침대에 떨어진 감자칩을 주섬주섬 봉지에 담고 있었다.

침대가 좀 깨끗해진 뒤에야 아이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아빠, 몸은 좀 괜찮아요?”

앳된 목소리가 귓가에 들리자 그는 눈을 가늘게 뜨고 아이를 바라보았다.

“이게 다 어떻게 된 거지?”

박시준은 다급히 남유주가 이곳에 나타난 이유를 설명했다.

“이 비서님이 이모한테 아빠를 부탁했어요.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아빠 사고를 사주했다고 판단했거든요. 회사 운영에 차질이 생길까 봐 대외적으로는 비밀로 해야 해서 유주 이모를 불렀어요. 이모는 가게도 포기하고 여기까지 달려와 주셨어요. 유주 이모는 정말 착한 사람이에요!”

박시준은 박수혁이 남유주를 오해하는 게 싫었기에 최선을 다해 남유주를 변호했다.

물론 박수혁은 이미 스스로 결론을 내렸기에 아이의 말을 마음에 두지 않았다.

통화를 마친 남유주는 생글생글 웃으며 다가와서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시준이는 정말 착한 아이구나.”

박시준도 활짝 웃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박수혁은 사이가 너무나 좋은 이 두 사람을 바라보고 있자니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그런 감정도 얼마 못 가 사라져 버렸다.

그는 인상을 쓰며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설마 여기서 나 죽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유산이나 챙기려는 속셈이었어요?”

남유주는 억울했지만 아까 오해 받을 행동을 했기에 웃음이 나왔다.

“그래서 박수혁 씨 유서에는 내 이름이 있나요?”

박수혁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

지금 빨리 죽으라고 저주하는 건가?

남유주는 박수혁이 불쾌해하건 말건, 그의 머리를 찰싹 때리며 말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박 대표님. 돈 때문에 여기 온 건 아니니까요. 이렇게 보면 대표님의 삶도 참 기구하네요. 출장 한번 갔다가 목숨을 잃을 뻔하다니. 좀 안됐어요. 돈을 많이 벌면 뭐 해요? 다 못 쓰고 죽을 수도 없는데!”

박수혁의 얼굴이 점점 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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