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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60화 목욕 시중

“내가 침대를 내릴 수 있을 때까지만요.”

박수혁은 가소롭다는 듯이 그녀를 힐끗 보고 말을 이었다.

“나도 남유주 씨가 내 몸 만지는 거 기분 나쁘거든요?”

남유주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간병인?

20억을 위해서라면 간병인 정도는 얼마든지 해줄 수 있었다.

가슴에서 활활 불타던 분노도 말끔히 사라졌다.

박수혁은 생각했다.

‘역시 돈으로 해결 못할 일은 없어! 정말 현실적인 여자라니까!’

“이제 좀 씻고 싶으니까 목욕물 좀 받아놔요.”

남유주는 난감한 표정으로 그의 눈치를 살폈다.

“하지만 저는 여자잖아요.”

이건 좀 아니지 않나?

박수혁이 긴 한숨을 쉬며 말했다.

“나 반신불수 아니에요! 휠체어만 가져다주면 내가 다 알아서 한다고요!”

“아… 네!”

남유주는 갑자기 박수혁의 벗은 몸을 상상한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어쨌거나 욕실 청소를 마친 남유주는 목욕물을 받았다.

그리고 상처 부위를 방수천으로 꼼꼼히 감아주었다.

물론 똥 씹은 얼굴을 하고 있는 그를 보면 상처에 물 좀 들어가도 괜찮겠다는 생각도 했다.

몸에서 똥 냄새가 나는 박수혁이라니!

한 번도 상상하지 못했던 초라한 모습에 그녀는 웃음이 나왔다.

하지만 바로 싸늘한 시선이 날아와서 꽂혔다.

그녀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물었다.

“뭐 더 필요하신 거 있나요?”

박수혁이 말했다.

“이제 나가요.”

“등이라도 좀 밀어드릴까요?”

그녀는 진심을 담아 물었다.

박수혁은 그렇게 해줄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혐오스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힐끗 쏘아보았다. 어쩜 저렇게 변태 같은 말만 골라서 할까?

“여자가 좀 얌전히 있을 수는 없어요? 왜 사람이 이렇게 헤퍼요?”

남유주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열심히 일해주겠다는데 이것도 불만이야?

설마 또 오해한 건가?

“제가 잘못했네요. 여자로서 체통을 지켜야 했는데. 그럼 깨끗이 씻어요. 필요한 게 있으면 언제든 부르시고요!”

말을 마친 그녀는 밖으로 나가며 문을 닫았다.

물소리가 들려오자 그녀는 한숨을 내쉬며 소파에 몸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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