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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63화 풍부한 경험

어두운 방 안에서 박수혁이 웃음을 피식 터트렸다.

"800명이나 돼요? 경험이 아주 풍부하네요."

남유주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와인바에서 술에 취해 웃통을 벗고 무대에 올라 술주정을 부리는 사람들은 널리고 널렸다. 보기만 해도 가슴이 벅차오르는 장면이었지만, 그녀는 멸치처럼 마른 남자들이나 보기만 해도 숨이 턱 막히는 남자들에게는 관심이 가지 않았다.

다만 박수혁처럼 날씬하면서 탄탄하게 자리 잡은 복근을 가진 사람들은 드물었다.

하지만 박수혁에게 약점을 잡히지 않기 위해 그녀는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

박수혁은 몸을 돌려 걸음을 옮기며 말했다.

"경험이 이렇게 많은 사람은 나도 무섭네요. 필요하면 내가 연락할게요!"

침대로 향한 박수혁은 이불을 끌어올리며 말했다.

남유주는 잠시 멈칫하더니 그 자리에 우뚝 멈춰 섰다.

'종일 날 부르려는 작정인가? 살면서 누군가를 이렇게 정성스럽게 모셔본 적이 없는데!'

그녀는 고개를 돌려 네다섯 명은 충분히 누울 수 있는 엄청나게 큰 사이즈의 침대와 한 명은 가뿐히 누울 수 있는 소파를 번갈아 보았다.

한참 동안 망설이던 남유주는 큰 결심을 내리고 이불을 껴안고 박수혁의 반대편으로 돌아갔다.

인기척을 느낀 박수혁은 슬며시 눈을 떴다.

"미쳤어요?"

남유주는 이불을 덮으며 차갑게 말했다.

"전화하지 마요. 생사가 걸린 일 아니면 깨우지 않는 게 좋을 거예요. 그리고 당신 손가락 하나 건드리지 않을 거니까, 어디 가서 얘기하지 마요."

말을 마친 남유주는 몸을 뒤척이더니 박수혁과 등진 채 눈을 감았다.

박수혁은 물끄러미 남유주를 바라보았다.

남유주는 편안한 자세로 침대에서 이리저리 굴러다니며 깊은 잠에 들었지만, 박수혁은 쉽게 잠자리에 들지 못했다.

그는 작은 인기척에도 잠에 들지 못할 정도로 예민했다. 남유주가 저렇게 굴러다니며 코를 골고 있으니 박수혁은 당연히 잠에 들지 못했다.

그는 괜히 남유주를 화나게 만들어 자신만 고생하는 것 같았다.

다음 날 아침, 햇살이 침실 안으로 들어왔다.

기분 좋은 아침을 맞이한 남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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