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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0화 너는 형이니까

딱 3시간 전의 일이었다.

아크로리버파크의 서재에서 부동건은 설날 이후 가장 큰 분노를 터트렸다. 그는 부남준에게 수십 통의 전화를 걸었지만, 모두 응답이 없었다. 결국 화가 난 부동건은 핸드폰을 바닥에 내던졌다.

“이 망할 놈!”

한편에 서 있던 상혁은 몸을 숙여 부서진 핸드폰 조각을 주워들었다.

“남준이는 똑똑한 사람입니다. 절대로 부패한 정치인들과 어울리는 짓은 하지 않을 겁니다. 다시 한번 조사해 보는 게 어떨까요?”

부동건은 여전히 화가 가라앉지 않았다.

“그놈들이 얼마나 교활한데! 나를 신경 쓰는 척하면서도, 소문이 돌기 시작하니까 곧바로 여러 사람을 통해 메시지를 보내오더군. 그 이메일만 해도 열 몇 통이야! 하지만 전부 다 부남준을 보호해달라는 내용이지. 이런 썩어빠진 의도가 뭔지는 안 봐도 뻔하다고!”

상혁은 핸드폰 조각을 책상 위에 올려놓으며 말했다.

“어쩌면 그 여자가 뒷말했을지도 모르죠.”

“잡힐 만한 꼬리가 없었으면, 그 여자가 말했겠니?”

상혁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 순간, 부동건이 갑자기 상혁을 똑바로 바라보며 물었다.

“너, 이 일을 미리 알고 있었던 건 아니겠지?”

상혁이 차분하게 대답했다.

“알게 되자마자 바로 보고드리는 겁니다.”

부동건은 상혁을 몇 초간 응시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겠지. 네가 남준이를 이런 상황으로 몰아넣을 리는 없을 테니.”

“어떻게 처리하시겠습니까?”

부동건은 서재를 이리저리 거닐며 생각에 잠겼고, 거의 30분이 지나서야 입을 열었다.

“남준이는 일을 맡은 후로 큰 실수를 저지른 적이 없었어. 이번이 처음이다. 게다가 혜선이의 건강도 좋지 않으니 남준이에게 기회를 줘야지.”

상혁이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상혁아, 너는 형이니까 남준이를 도와야 해.”

부동건은 아들의 어깨를 두드리며 무겁게 말했다.

상혁의 눈에는 약간의 분노가 스쳤지만, 여전히 차분하게 말했다.

“나중에 제가 잘못을 저지른다면, 남준이도 저에게 이런 관용을 베풀어 줄지 궁금하네요.”

부동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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