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하연이 쳐다보며 물었다.“무슨 일이야?” 진미화는 핸드폰 스크롤을 내리며 대답했다. “하정인의 아이가 사생아래요. 완전 빅 뉴스예요!” 하연은 의아한 듯 핸드폰을 뒤지기 시작했고 그건 정말 사실이었다. 오전에 디스패치가 하정인에게 아이가 있다는 걸 밝힌 지 얼마가 되지도 않아 오후에 곧바로 그녀가 아이를 데리고 불륜남을 만나러 가는 영상이 올라왔다. 심지어 아이는 그 남자를 아빠라고 부르기도 했다. 이에 실시간 댓글창은 폭발하고 있었다. [다 아는 글자인데 왜 조합해 놓으니까 못 알아듣겠지?] [결혼했는데 다른 남자의 사생아가 있다고? 미친 거 아니야?] [남편만 완전히 멍청하게 바보 됐잖아?] 진미화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한탄했다. “제가 하정인의 매니저를 좀 아는데 당시 결혼할 때도 주위에서 말이 많았다고 해요. 이제 각 매체들이 바빠지겠네요.” 하연은 그 영상 속의 화면을 뚫어지게 쳐다보다가 무의식적으로 핸드폰을 꽉 잡았다. “혹시 그 아이가 하정인의 아이가 아닐 수도 있잖아?” “절대 아닐 걸요. 최 사장님, 저 아이가 하정인을 얼마나 닮았는지 한 번 보세요. 유전자는 거짓말을 못한다고요. 게다가 아이가 직접 하정인을 엄마라고 불렀잖아요.” 이에 하연은 심장이 철렁했고 바로 연락처를 뒤지더니 주현빈에게 전화를 걸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하연은 그 영상 속의 모자이크 처리된 남자가 분명 주현빈이라는 걸 눈치 챘다. 하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진미화는 아직도 주절주절 말을 이어갔다. “어떻게 결혼도 했으면서 바람을 필 수 있죠? 정말 미친 거 아니예요? 스스로 자기 앞길을 망친 거네요.” 이때 하연은 갑자기 벌떡 일어났고 곧바로 사무실 밖으로 나갔는데 정태훈이 따라오며 물었다. “최 사장님, 무슨 일 있습니까?” “지금 당장 나와 함께 JJ그룹으로 가!” JJ그룹은 줄곧 해외와의 합작을 성사시키려 했고 앞으로 크리스마스라는 아주 관건적인 이벤트를 앞두고 있었는데 이 시기에 스캔들이 터지는 건 상장은 완
주현빈은 고개를 들고 말했다. “최 사장님이 어떻게 오셨습니까?” “협력 파트너로서 와보는 게 당연한 거 아닙니까?” 주현빈은 태양혈을 주무르며 말했다. “미안합니다. 제 사적인 일 때문에 DS그룹에 피해를 끼쳤네요.” “지금 그런 말을 하는 게 다 무슨 소용입니까? 아이는 정말 주 회장님의 아이가 맞습니까?” 하연이 앉으며 물었다. “네.” “저와 하정인은 확실히 몇 년 만난 건 맞습니다. 하지만 제 쪽 사정으로 헤어졌고 그녀는 당시 저에게 임신을 했다는 사실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아이를 다 낳고 나서야 다시 연락이 왔고요.” 하연은 하정인의 이 수단이 놀라울 뿐이었다. 괜찮은 남편감을 찾아 결혼했을 뿐만 아니라 자신에게 한평생 돈을 지원해줄 돈줄도 손에 넣었으니 말이다. “그럼 주 회장님 부인께서는?” “우리 같은 사람들에게 이런 일은 별 것도 아니라는 거 최 사장님도 아시지 않습니까? 집사람은 신경도 안 씁니다.” 이들의 결혼은 각자의 이득을 위한 수단일 뿐이었기에 서로의 사생활에 대해서는 확실히 신경 쓰지 않았다. 자신의 이익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수준이라면 그게 뭐든 관심이 없었으니 말이다. “전에는 신경 쓰지 않았을 지 몰라도 지금은?” 이 말에 주현빈은 잠시 멈칫했다. “혹시 이번 일을 사모님께서 폭로했을 가능성은 있나요?” 주현빈은 잠시 생각하는 듯하더니 대답했다. “이 일을 하는 사람은 저와 하정인 둘 뿐입니다. 다른 사람은 누구도 모릅니다.” “하지만 하정인의 남편은 이 사실을 알았잖아요. 주 회장님께서 당하신 것 같네요.” 주현빈은 침묵하고 말았다. “지금 하정인과 연락됩니까?” “현재 많은 매체들을 그녀를 노리고 있어서 연락하려면 아마 시간이 좀 걸릴 겁니다.” 하연은 잠시 눈을 감더니 말했다.“여론이 이렇게까지 커졌으니 만일 F국 쪽에서 이 사실을 알기라도 한다면 우리 협력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겁니다.” 주현빈은 몸을 앞으로 내밀고 두 손으로 깍지를 꼈는데 머리가 깨질 듯했다. “그럼
하연은 머리가 아팠고 이 뉴스가 며칠 더 부풀려 진다면 그땐 정말 겉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될 게 뻔했다. 정태훈은 명단을 정리하여 하연의 손에 건넸다. “하정인의 매니저가 의심되는데?” 이 매니저는 하정인의 곁에 5년이나 함께 한 사람이었는데 그녀가 아무런 인기도 없던 무명 시절부터 지금의 대스타가 될 때까지 쭉 옆에 있어 주었기에 하정인이 가장 믿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그녀의 매니저가 HT그룹에서 일을 했었다니!’ 하연은 손의 그 명단을 꽉 잡고 냉소했다. 이 모습을 본 정태훈이 입을 열었다. “최 사장님?” “나 괜찮아. 단지 믿기지 않을 뿐이야. 나에게 무수한 상처를 준 남자가 지금 또 내 일을 망가뜨리려 한다는 게 말이지.” 하연은 말을 마친 후 밖으로 나갔고 마침 호현욱을 마주쳤는데 그가 비꼬듯 말했다. “최 사장, 어디를 그렇게 잔뜩 화가 나서 가는 거야?” 이에 하연은 그를 힐끗 쳐다보더니 대답했다. “호 이사님은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JJ그룹에 일이 터졌는데 최 사장이 머리 좀 아프겠어? 내가 진작에 말했잖아. 이런 신흥 산업은 다 물거품이라고 말이야. 살짝만 톡 건드려도 와르르 무너지게 되어 있어. 말을 안 듣더니, 참.” 하연은 꼿꼿이 선 채 겨우 평정심을 유지하며 말했다.“물거품이라 해도 그 결과는 다 제가 책임집니다.” “책임질 수 있겠어? 우리가 했던 내기 잊지 마. 만약 내가 이기면 최 사장은 즉시에 그 자리에서 물러나고 다시는 DS그룹에 얼씬도 하지 않는 거야!” 하연은 주먹을 꽉 쥐었는데 일년 동안 이렇게까지 스트레스 받았던 적이 없었다. JJ그룹과의 합작 업무는 그녀의 가장 중요한 프로젝트 중 하나였다. “제가 하는 게 시대를 앞서갔다고요? 흥, 두고 봅시다.” 하연의 뒷모습은 아주 확고했고 호현욱은 멀어지는 그녀의 모습을 뚫어지게 쳐다보더니 침까지 뱉으며 짜증을 냈다. 하지만 자신의 성동 쪽이 잘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에 다시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이틀 동안 하정인에 관한 뉴스
사진 속에는 전희진이 어린 남자와 함께 붙어있는 모습이 담겨 있었는데 관계가 심상치 않아 보였다. 전희진은 표정이 일그러지더니 입을 열었다. “최하연 씨, 이게 무슨 뜻입니까?” “사모님과 주 회장 두 사람의 차이는 한쪽은 이미 폭로됐지만 다른 한쪽은 아직 아니라는 것뿐입니다.” “내가 연예인도 아니고 이런 게 폭로된다고 해도 난 잃을 게 없어요.” “과연 그럴까요?” 하연이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커피잔을 흔들더니 말했다. “그쪽 세계에서 전희진 사모님에 대해 수군대도 괜찮다는 겁니까? 그들의 재밌는 안줏거리가 될 덴데 말입니다.” 전희진은 순간 몸이 경직되었는데 분명 지금 이 상황을 신경 쓰고 있는 것이었다. 하연이 서준의 아내였을 때 이 명문가 사모들의 세계에 대해 알게 되었는데 이들은 특별히 직업이 있는 게 아니었고 매일 놀고먹으면서 남의 호박씨를 까는 게 일상이었다. 그리고 남에 대해 의논하던 데로부터 자신이 그 의논의 대상이 되는 것의 차이는 정말 천국에서 지옥으로 떨어지는 것만큼 치명적이었다. 전희진은 숨을 깊게 들이마시더니 말했다. “지금 여론은 모두 하정인과 주현빈에 관한 이야기들뿐인데 내가 나서도 해도 별로 달라질 건 없을 겁니다.”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직접 나서 달라는 게 아닙니다.” “그럼 최하연 씨의 말은?” “전희진 사모님께는 아직 아이가 없으시다고 들었습니다. 하정인이 어떤 여자이든 간에 아이는 진짜 주 회장의 자식이 맞으니 앞으로 모든 재산은 그 아이에게 상속될 수 있습니다.” “그 꼴을 보고 계실 수 있겠습니까?” 하연의 매 한 마디 말은 모두 전희진의 마음에 콕콕 박혔다. 전희진은 주먹을 꽉 잡더니 말했다.“당연히 그 꼴은 못 보죠.” “그러니 이번이 절호의 기회입니다.” 하연은 커피를 한 모금 들이마시더니 말을 이어갔다. “제 생각엔 주 회장이 다시는 하정인과 접촉하게 못하게 하려면 사모님께서 직접 그녀의 야심을 끊어버려야 합니다.” 이 말에 전희진의 두 눈에서 투지가 타올랐다. “
아침 일찍 정태훈이 상황을 보고했다. “하정인 남편과 약속을 잡았습니다.” “어떻게 잡은 거야?” “저희 DS그룹처럼 큰 회사가 그런 작은 회사의 사장과 약속을 잡는 건 일도 아니죠.” 하연은 피식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약속 장소는?” “DS그룹 로비의 카페입니다.” 한편 서준이 사무실에 도착하자 모연이 이미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역시 한 대표는 꼭 제 시간에 올 줄 알았어.” 서준은 귀찮은 듯 말했다. “무슨 일이야?” “지금 추세로 보니 며칠만 더 있으면 JJ그룹은 완전히 망할 것 같아서 한 대표에게 충고 하나만 하려고. 절대 최하연을 도울 생각은 하지 마.” 임모연은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아주 싸늘한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 서준은 경멸에 찬 눈빛으로 모연을 쳐다보았다. 며칠 간 하연 쪽에 아무런 움직임이 없는 거로 보아 서준은 그녀가 아직 해결 방법을 못 찾고 있다고 생각했고 조금씩 걱정이 되기도 했다. “말 다 끝났어?” 모연은 순간 정색했다. “구 실장, 손님 바래다 드려.” 구동후는 바로 사무실로 들어왔고 입을 열었다. “모연 씨, 나가주시죠.” 모연은 서준을 뚫어지게 쳐다보더니 말했다. “한서준, 이번 스캔들의 불씨는 네가 직접 나에게 던져준 거야. 만약 네가 나서서 최하연을 돕는다면 이 사건의 배후가 누군인지 그녀에게 똑똑히 알려줄 거야.” “구 실장!” 서준은 대답 대신 동후를 다시 큰소리로 부를 뿐이었다.하지만 동후가 직접 움직이기도 전에 모연은 스스로 사무실을 떠나 버렸다. 서준은 넥타이를 풀어 헤쳤고 한껏 짜증이 난 듯 보였다. 바로 이때 책상 위에 있던 핸드폰의 진동이 울렸는데 하연에게서 걸려온 전화였다. 서준은 순간 미간을 찌푸리더니 얼굴에는 곧바로 웃음꽃이 피었고 죄책감에 잠시 머뭇거리다가 전화를 받았다. “하연?” [한서준 씨, 잠깐 시간 돼요? 할 말이 있어요.]서준은 다시 미간을 찌푸렸고 뭔가 마음이 약간 찔려왔다. “무슨 일인데?” [JJ그룹에 관한 얘기 들었죠?
하연은 뺏은 핸드폰을 뒤지기 시작했다. 이에 강진택은 마구 반항했다. “당신 뭐하는 거야! 당장 내놔! 최하연!” “너 이거 범죄야. 지금 당장 신고할 수도 있어.” “그럼 얼른 날 잡아넣어 보시지?” 하연이 웃으며 말했다. “네가 먼저 허위 사실 유포로 잡혀갈 지 아니면 내가 잡혀갈 지 궁금하네?” 어떤 사람을 상대할 때에는 가끔 이런 수단이 필요하기도 했다. 하연은 강진택이 인스타에 올린 글들을 하나 하나씩 일일이 삭제하고 있었다. “당신, 하정인의 사생아가 있다는 건 어떻게 알았어?” 그러나 강진택은 당연히 입을 열 리 없었고 뒤에 있던 보디 가드가 그의 팔을 꽉 누르자 그제야 입을 열었다. “말할게, 말한다고! 말하면 되잖아!” “하정인에게 아이가 있다는 건 처음부터 알고 있었어. 그게 아니라면 애초가 내가 그녀와 결혼할 수도 없었을 테니까. 하지만 아이의 생부가 누구인지는 몰랐어. 그런데 그 후에...” 강진택은 하정인과 결혼에 성공했지만 그녀는 일이 바쁘다는 이유로 가정에 소홀했다. 때문에 강진택은 외로웠다는 이유로 그녀의 매니저와 불륜을 저질렀다고 이실직고했다. 매니저는 하정인 곁에 오랫동안 함께 했던 사람으로서 아이의 친부가 주현빈이라는 걸 알고 있었고 그렇게 두 사람이 작심하고 이번 일을 벌인 것이었다. 하연은 들으면서 콧방귀를 꼈고 제일 마지막 게시글까지 완벽히 지웠다. “아이를 받아들이더니 이런 식으로 이용해? 정말 한심한 놈이네.” 하연은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내뱉았다. “잘들어. 이 인스타 게시글은 처음부터 올린 적 없었던 거라고 생각해.” “계정도 삭제할 거고 앞으로 또다시 비슷한 글을 올리거나 이상 행동이 발견되면 내가 당신 회사를 사버릴 수도 있으니까 알아서 조심해!” 이에 강진택은 또 마구 반항하려 했다. “독한 년! 당신이 뭔데 나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는데? 내 뒤에 누가 있는 지 알아?” 계정 삭제까지 완료한 하연은 갑자기 고개를 들었다. “알고 있어.” 이 말에 강진택은 멈
서준은 당연히 손을 놓을 수 없었고 더욱 세게 잡으면서 말했다. “지금 하정인의 남편을 잡고 놔주지 않는 건 아무런 의미가 없어. 날 원망하는 것도 의미가 없는 짓이고 말이야. 지금은 해야 할 더욱 중요한 일이 있어.” 하연은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났고 보디 가드에게 손짓하여 강진택을 내치도록 했다. 카페 안은 다시 고요해졌고 이 공간에는 두 사람밖에 없었다. “그럼 한 대표님께서 가르쳐 주시죠. 제가 지금 뭘 해야 하나요?” 서준은 입술을 꽉 깨물더니 수중의 서류를 하연에게 건넸다. “JJ그룹과는 연을 끊고 다른 길로 새로 시작하는 거야.” “앞으로 연말까진 아직 3개월이나 더 있어. 하연, 지금 다시 시작해도 안 늦어. 내가 네 앞길을 완전히 막은 건 아니라는 말을 하는 거야.” 하연은 뭔가 수상했고 서준이 건넨 서류를 펼쳐보았다. 이건 한 부의 새로운 프로젝트 투자 기획서였고 얼핏 ‘신재생 에너지’라는 글자가 눈에 들어왔다. 순간 하연은 참지 못하고 바로 그 기획서를 덮어 버렸다. “이제 보니 처음부터 다 이러려고 준비했던 거였어? 나와 JJ그룹의 협력을 막더니 갑자기 또 자비를 베푸는 척 새로운 투자 기획서를 넘겨? 한서준, 너 세 살짜리 애야? 이렇게 장난 치는 거 힘들지도 않아?” 이 말에 서준을 눈살을 잔뜩 찌푸린 채 대답했다. “너도 사업가니 일이 잘못되고 있다는 걸 눈치 챘으면 바로 발을 뺄 줄도 알아야지. 지금 내가 제시한 게 완벽한 해결방안 아닌가? 대체 왜 그렇게까지 화를 내는 건데?” “그래, 참 감사하네. 네가 아니었다면 난 이런 해결방안이 필요하지도 않았을 텐데 말이야.” 서준은 자신이 저지른 일의 죄책감에 더 이상 하연의 말을 받아 칠 수 없었다. “하연, 주현빈의 이번 일은 빨리 폭로됐기에 다행이라고 생각해. 만약 앞으로 정말 같은 배를 탔을 때 터졌다고 생각해 봐. 그때는 진짜 되돌릴 수 없었을 거야.” “일이 이 지경까지 왔으니 일단 JJ그룹과 협력을 중단하는 게 가장 급선무야. 알아들어?” 그러
하연은 하정인이 발표한 그 공식입장을 한번 훑어보았고 자신의 생각했던 것과 크게 차이 나지 않았다. 하정인은 모든 책임을 자신에게 돌렸고 주현빈은 아무 것도 몰랐으며 알고 난 뒤에는 아이 아버지의 책임을 다했다고 밝혔고 미안함의 표시로 영원히 연예계에서 은퇴할 것을 선언했다. 전희진은 두 시간도 안 되는 새에 하정인을 구워삶았던 것이다. 하연은 그제야 한 시름 놓을 수 있었다. 이때 전희진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아이는 지금 제가 데려왔습니다.]“사모님 뜻대로 되신 걸 축하합니다.” [하연 씨가 저에게 부탁한 일은 모두 끝냈습니다. 이제 저의 제지가 있는 한 하정인은 평생 동안 다시는 대중들 앞에 나타나지 않을 겁니다. 걱정하지 마세요.]하연은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고 창가로 걸어가 B시의 풍경을 내려다보았다. “어떻게 하정인을 설득한 겁니까?” 그러나 전희진이 별 거 아니라는 듯 대답했다. [한 엄마에게 있어 가장 큰 약점은 바로 그의 자식이니까요.][하정인에게 주현빈이 무너지면 그녀의 아이도 좋은 결과는 없을 거라 했을 뿐이예요. 그녀도 그런 결과를 바란 건 아닐 테니 자연히 자신이 지금 뭘 해야 하는지 알아차렸겠죠.][당연히 그 여자가 평생동안 놀고먹으면서 지낼 만큼의 돈도 두둑이 챙겨 주었지요. 그 조건으로 아이는 영원히 만나지 않기로 했고요.]“양쪽 다 득이 되는 상황이니 주 회장님도 만족하실 겁니다.” 하연은 잠시 멈칫하더니 말을 이어갔다. “전희진 사모님께서는 인자하신 분이니 아이를 곤란하게 하지는 않을 거라 믿습니다.” 이에 전희진은 헛웃음을 터뜨리며 대답했다. [내가 그럴 사람으로 보였습니까?][하연 씨, 이번 일은 제가 하연 씨를 도운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하연 씨가 저를 도운 거예요. 앞으로 제가 필요한 일이 있으면 언제든 연락 주세요.]하연은 알았다고 대답하고 전화를 끊었다. 이때 진미화가 이해가 되지 않는 다는 듯이 물었다. “전희진 사모님의 방금 하신 말씀 무슨 뜻일가요?” “아이를 손에 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