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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5화 약속을 어긴 사람

‘상혁 오빠’라는 외침에 상혁은 순간 당황하여 걱정 가득한 목소리로 물었다.

“하연아, 왜 그래? 무슨 일이야?”

상혁은 말하면서 성큼성큼 교문 안으로 들어섰다. 심지어 자기 캐리어는 내팽개친 채로.

그렇게 캠퍼스 안으로 달려간 상혁은 주위를 두리번거렸지만 방향을 찾지 못해 그제야 진정하고 다시 물었다.

“하연아, 지금 어디야?”

“기숙사요.”

“그래, 착하지? 거기서 딱 기다려.”

“상혁 오빠, 그게 무슨 말이에요?

하연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사이 상혁은 걸음을 재촉하며 하연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맨 처음 기대와 긴장으로 가득했던 마음 역시 하연의 기분이 안 좋다는 생각 하나로 대체되었다.

“내려와, 네 기숙사 아래 있으니까.”

하연은 믿을 수 없다는 듯 이불을 걷고 총총걸음으로 창가로 달려갔다. 커튼을 여는 순간 오랜만에 보는 햇빛이 방 안으로 흘러들어 눈이 부실 정도였다.

며칠 동안 기숙사에 틀어박혀 폐인처럼 지낸 터라 하연은 기운 없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아래층 화단 옆에서 저를 향해 손을 흔드는 익숙한 실루엣을 본 순간 얼굴에 웃음꽃이 폈다.

“상혁 오빠, 오빠가 여긴 어쩐 일이에요? 잠깐만요, 바로 내려갈게요.”

하연은 외투 하나를 챙겨 입고 슬리퍼를 신고 잔뜩 신이 나서 아래층으로 달려 내려갔다. 그러고는 곧장 달려가 상혁의 품에 와락 안겼다.

오랜만에 가족을 만난 것 같은 느낌에 하연은 말투에 기쁨이 가득 담겨 있었다.

“상혁 오빠, 어쩐 일로 우리 학교에 왔어요? 말도 없이.”

상혁은 대답하는 대신 하연의 얼굴을 이리저리 훑어보았다.

한동안 보지 않았더니 하연은 많이 여위어 있었고 조금 의기소침해 있는 것 같기도 했다. 심지어 예전에 늘 반짝반짝 빛나던 눈동자마저 빛을 잃은 것 같았다.

게다가 눈시울이 붉어진 걸 보아서는 얼마 전에 운 게 틀림없었다.

상혁은 하연을 꼭 안으며 물었다.

“왜 울었어? 무슨 일이야?”

그 말에 하연은 순간 서러움이 밀려왔다. 그동안 혼자 기다리고 또 기다렸지만 약속 장소에 나타나지 않은 사람을 생각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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