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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6화 기억 속의 그들

하연의 말을 듣던 상혁은 끝내 참지 못하고 하연의 손을 꼭 잡았다.

하연은 갑작스러운 상혁의 동작에 놀라 다급히 물었다.

“상혁 오빠, 왜 그래요?”

상혁은 하연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며 속으로 수도 없이 고민했지만 결국 자기 진심을 또 한번 숨겼다.

“갑자기 일이 생긴 거겠지.”

제가 생각한 것과 똑같은 답을 얻은 하연은 일순 환한 미소를 지었다.

“역시, 상혁 오빠도 그렇게 생각하는 거죠? 그럴 줄 알았어요. 걔가 그렇게 막 일부러 약속 어기고 안 올 성격이 아니거든요. 그런데 어디 갔을까요? 에이, 그래도 일 다 보면 꼭 찾아와서 설명하겠죠...”

“응.”

상혁은 짤막하게 대답하고는 자기의 기분을 들키지 않으려고 고개를 돌려 먼 곳을 응시했다. 그러더니 일부러 더 가벼운 말투로 말했다.

“하연아, 나 어렵게 걸음 했는데 그 남자애 얘기만 할 거야? 나 제대로 대접하지 않고?”

하연은 그제야 자기가 아주 자연스럽게 상혁의 팔짱을 끼고 있다는 걸 발견했다.

“미안해요, 상혁 오빠. 오빠가 학교까지 찾아올 줄은 몰랐어요. 저 너무 기뻐요. 우리 학교 부근에 맛집도 있고 재밌는 곳도 많은데 여기서 며칠 지낸다면 제가 제대로 대접할게요.”

하연이 다시 평소의 활력을 되찾은 걸 보자 상혁의 입꼬리는 저도 모르게 올라갔다. 코끝에서 느껴지는 하연만의 향기에 세게 흔들렸던 상혁의 마음도 다시 소속감을 찾은 듯 차분해졌다.

그 해의 마지막 날, 상혁은 하연의 곁에서 새해를 함께 맞이했고, 하연이 대학원생으로 지내는 동안 F국에서 G국으로 백 번도 넘게 오갔다.

물론 힘들었지만 상혁은 오히려 삶에 희망이 생긴 느낌이었다. 게다가 하연이 그리워하던 남자도 다시는 나타나지 않아 한시름 놓은 동시에 희망을 보았다.

그 뒤로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 하연은 대학원을 졸업했다. 상혁은 이날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른다.

“상혁아, 이따가 절대 긴장하지 말고 평소대로만 해.”

하경이 상혁의 넥타이를 정리해 주며 응원하자 옆에 있던 하성도 잊지 않고 놀려댔다.

“그러니까 말이야. 이따가 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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