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81화 구세주

“아니, 우리 중3이야. 이제 곧 이제 곧 중간고사를 앞두고 있는데 시간 내서 공부해야지.”

“이게 고작 몇 분이나 걸린다고.”

상혁은 눈꺼풀을 들어 하경을 바라보더니 이내 주위를 한 바퀴 둘러보고 말을 이었다.

“이제 다 된 것 같으니 우리도 돌아가자.”

“...”

이날 처음 지각하고 벌칙을 받은 하연은 그 뒤로는 한 번도 지각한 적 없었다.

심지어 하경과 내기라도 하듯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는 명분으로 하경보다 반 시간 더 일찍 일어났다.

그리고 그날도 하연은 일찍 일어나 운전기사의 차에 앉아 학교 앞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하연의 눈에 같은 반 친구인 유대진이 들어왔다. 대진은 전형적인 공붓벌레고 학습에 매우 적극적이었으며 하연과 함께 공부에 관한 토론을 하기 즐겼다.

때문에 하연을 보자마자 대진은 바로 다가와 말을 걸었다.

“하연, 어제 수학쌤이 낸 숙제 다 풀었어? 마지막 몇 문제 답이 몇이야? 우리 맞춰보자.”

“수학 어제 숙제 있었어?”

“응. 교재 98페이지 문제 풀어오라고 했잖아. 꽤 어렵던데, 설마 안 했어?”

마른하늘의 날벼락 같은 소식에 하연은 멍해졌다. 사실 하연은 이 사실을 진작 잊었다.

“당... 당연히 했지.”

“했다니 다행이네, 쌤이 수업시간에 검사한다고 했거든.”

하연은 순간 사색이 되어버렸다. 수학쌤은 학생들 사이에서 호랑이쌤으로 통하는데, 숙제를 해오지 않으면 손바닥을 때리곤 했다.

때문에 반 학생들은 누구 할 것 없이 모두 무서워했다.

하연은 그동안 성적이 우수해 한 번도 벌을 받지 않았었는데, 오늘 숙제를 하지 않은 걸 발각되면 그동안 쌓은 이미지가 무산되는 건 당연했다.

‘그럼 앞으로 반에서 어떻게 지내?’

“저기... 나 갑자기 급한 일이 생각나서 그러는데 너 먼저 들어갈래?”

대진을 돌려보낸 하연은 당황한 마음을 안고 주위를 둘러봤다. 그러다가 결국 골목길에 들어가 다급히 책을 펼치고 열심히 숙제를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난이도가 있는 문제를 단번에 푸는 건 불가능한 일이라 하연은 혼란에 빠진 채 펜 끝을 이빨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