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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4화 수학 올림피아드

상혁은 눈을 들어 하경과 하성을 바라보더니 조금도 숨김없이 직설적으로 말했다.

“응. 하연이 분명 너희랑 같이 온다고 하지 않았어?”

“요즘 성적이 좀 떨어져서 할아버지가 집에서 공부하라고 했거든. 당분간 올 수 없어.”

“아, 무슨 과목인데?”

“수학 올림피아드.”

“...”

다음날, 잔뜩 풀이 죽어 학원에 도착한 하연은 불만스러운 듯 투덜거렸다.

“수학 올림피아드 너무 바쁜데 안 하면 안 되나?”

그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하연은 제 자리에 앉은 상혁을 발견했다. 이에 너무 놀란 하연은 믿기지 않아 연신 눈을 비볐다.

“상혁 오빠? 여긴 어쩐 일이에요?”

상혁은 눈꺼풀을 들어 하연을 바라봤다.

“수학올림피아드는 중간고사 때 가산점이 붙어. 우리 어머니도 그래서 학원 끊어줬거든.”

하연은 상혁의 말에 깨고소해했다.

“난 또 나 혼자만 강요당한 줄 알았는데, 이모도 오빠를 강요했네요.”

“응, 같은 처지야.”

“그런데 이거 너무 바빠요.”

하연은 수학올림피아드를 배워야 한다는 생각만 하면 울고 싶었다.

상혁은 그런 하연을 보며 못 말린다는 듯 웃더니 책을 펼쳤다.

“나 중1 문제는 할 줄 아는데, 내가 설명해 줄까? 방금 네가 푸는 거 지켜봤는데 이 문제 풀이 과정이 틀렸어. 이건 우선 문제부터 잘 봐야 해...”

수박 겉핥기식으로 대충 알고 있던 하연은 상혁의 설명을 듣고 난 뒤 머리가 탁 트이는 느낌이 들었다.

“상혁 오빠, 오빠가 설명하면 바로 알겠는데 쌤이 설명하는 건 하나도 모르겠어요. 오빠가 쌤보다 더 대단한 것 같아요. 앞으로 오빠가 저 가르쳐주면 안 되나요?”

하연은 마치 아기 고양이처럼 눈을 동그랗게 뜨고 상혁을 바라봤다.

“그래.”

이윽고 들려오는 짤막한 한마디에 하연은 활짝 웃었고, 순간 수학올림피아드가 그렇게 싫지 않았다.

그 뒤로 상혁은 하연과 함께 반 학기 동안 수학올림피아드를 다녔고, 그 덕에 하연은 중학교 1학년 조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트로피를 받은 순간까지 하연은 그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다.

“상혁 오빠, 이거 다 오빠 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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