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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7화

“어이! 내 검을 세 번 버티면 목숨은 살려줄게.”

설기우는 사정없이 유진우를 조롱하며 장검을 천천히 들었다.

“그래? 그럼 네 검이 얼마나 센지 한번 봐야겠는데.”

유진우는 흔들림 없는 표정으로 앞으로 걸어 나갔다.

“진우 씨.”

심연수의 표정이 급변하더니 유진우의 손목을 다급하게 잡으며 말렸다.

“설기우의 실력이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해요. 진우 씨 상대가 아니니까 얼른 도망쳐요.”

“네, 진우 씨. 저 사람 무서운 사람이에요. 덤벼봤자 달걀로 바위 치기라고요.”

한예슬도 나서서 말렸다.

“진우 씨, 여기서 소란 피우지 말고 얼른 애들 데리고 가요. 진우 씨가 버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요.”

심호중이 참다못해 언성을 높였다.

“맞아요. 우리 선배마저 설기우의 상대가 안 되는데 당신이 무슨 수로 역전시켜요? 얼른 가요!”

이젠 벽하파 제자들마저 소리 지르기 시작했다. 유진우가 마음에 들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가만히 죽게 내버려 둘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다들 긴장해 하지 말아요. 설기우 따위 난 안중에도 둔 적이 없어요.”

유진우는 여전히 차분한 표정으로 아무렇지 않게 앞으로 걸어 나갔다.

“진우 씨.”

심연수는 말리고 싶었지만 천학문 제자들이 이미 유진우를 빼곡하게 둘러싸고 있었다.

“망했어... 이젠 아무도 진우 씨를 못 구해.”

한예슬은 당황해서 어쩔 줄을 몰랐다. 시신이 된 유진우의 모습이 눈에 훤한 듯했다.

“정말 제 주제도 모르는 놈이야!”

심호중은 한스러워 원망을 쏟아냈다.

“사람 말을 아예 듣질 않아. 고집불통이야, 아주!”

벽하파 제자들은 고개를 내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흥! 네까짓 게 감히 우리 선배한테 덤벼? 이따가 어떻게 죽는지 보자.”

천학문 제자들은 코웃음을 치며 재미나는 구경거리를 기대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마음껏 덤벼봐.”

유진우는 한 손은 뒷짐 지고 다른 한 손을 내밀어 손가락을 까딱였다. 상대를 대놓고 업신여기는 도발적인 행동이었다.

“그렇게 죽고 싶다면 내가 그 소원 들어주지.”

설기우는 흉악스럽게 웃으며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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