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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1화

그의 힘으로 봐서 몇천 근쯤 드는 건 아무 문제도 없겠는데, 어떻게 검 한 자루도 못 뽑지?

“다시 해봐.”

한중섭이 재촉했다. 명철은 주저 없이 숨을 크게 들이쉬고는 칼자루를 잡고 젖 먹던 힘까지 다해 안간힘을 쓰기 시작했다. 그의 팔에는 힘줄이 불끈 솟아났고 얼굴은 벌겋게 달아올랐다. 하지만 검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명철이 땀투성이가 돼 말했다.

“사부님, 못 해요. 전 못 뽑아요.”

“쓸데없는 놈! 검 한 자루도 못 뽑다니, 비켜! 내가 할게.”

심호중이 더는 못 보겠다는 듯 앞으로 걸어 나와 명철을 떠밀고 손바닥에 침을 뱉어 힘껏 비볐다. 준비동작이 끝나자, 그는 두 손으로 칼자루를 단단히 잡고는 숨을 크게 들이쉬고 온몸의 진기를 끌어모아 힘껏 위로 당겼다.

하지만 검은 여전히 아무 반응이 없었다.

“젠장! 이럴 리 없어!”

심호중은 인상을 구기고는 포기하지 않고 몇 번 더 뽑아보았다. 하지만 별다른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칼은 산과 한 몸이 된 듯 그저 고요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심호중이 어쩔 수 없다는 듯 머뭇거리며 말했다.

“사부님, 검이 좀 이상해요, 뽑히지 않아요. 사부님이 직접 하셔야겠는데요.”

“흥! 검 한 자루도 못 뽑다니, 밖에 나가선 내 제자라고 하지 마, 창피해서 원!”

한중섭이 굳은 표정으로 뒷짐을 지고 앞으로 천천히 걸어 나갔다. 그는 검을 에워싸고 한 바퀴 빙 돌고는 별다른 위험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후에야 한쪽 손을 뻗어 칼자루를 잡고 위로 당겼다.

검은 역시나 꿈쩍도 하지 않았다.

“응?”

한중섭이 옅게 인상을 쓰며 계속 힘주어 당겼지만 검은 여전히 뽑히지 않았다.

제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서 망신을 당하기 싫었던 한중섭은 결국 두 손으로 칼자루를 단단히 잡고 몸을 구부렸다.

“뽑혀라!”

한중섭의 고함과 함께 그의 몸에서 진기가 폭발했다.

콰르릉!

땅이 울리더니 돌 몇 개가 떨어지며 먼지를 일으켰다. 지진이라도 난 듯 무시무시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검은 여전히 움직이지 않았다.

“감히 날 업신여기다니!”

한중섭은 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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