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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9화

유진우의 몸이 공중에 떠올랐다가 다시 땅에 처박혔다. 그의 입에서 뿜어져 나온 피가 괴이한 호선을 그렸다.

“아저씨!”

황은아는 붉어진 두 눈으로 처량하게 유진우를 불렀다. 그녀의 얼굴은 분노와 슬픔으로 얼룩졌다. 당장이라도 가서 그를 도와주고 싶었지만, 설연홍이 그녀를 단단히 끌어안은 탓에 이 광경을 보고만 있어야 했다.

“조금만... 조금만 더... 선미 씨가 날 기다리는데... 여기서 쓰러지면 안 돼!”

유진우는 이를 악물고 휘청거리며 천천히 일어섰다. 그는 폭풍우 속의 촛불처럼 언제 어디서든 쓰러질 것 같았다.

“아저씨! 그만해요! 꽃무릇 필요 없어요. 이대로 가다간 아저씨 정말 죽어요!”

황은아가 눈물을 흘리며 외쳤다. 유진우는 이제 정말 한계였다. 한 번만 더 맞았다가는 정말 죽을 수도 있었다.

뚝, 뚝, 뚝...

유진우는 허리를 꼿꼿이 펴고 휘청거리며 앞으로 나아갔다. 끊임없이 땅에 떨어지는 피가 마치 꽃처럼 번졌다.

“유진우 씨! 그만해요! 여자 한 명 때문에 이러는 거 너무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당신이 죽으면 그 여자도 못 살 거예요!”

설연홍이 소리쳤다. 그녀도 더 이상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 유진우를 이해할 수도 없었다. 세상에 정말 자신의 목숨보다 더 중요한 사람이 있단 말인가?

그녀는 유진우의 눈빛에 감동되었다. 조선미를 질투하기도 했다. 그녀를 위해 목숨도 바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니.

“왜? 왜 이렇게 죽으려고 하는 건데?”

고영은은 복잡한 표정으로 인상을 썼다. 유진우의 의지력은 정말 박수칠 만 했다. 특히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고 달려드는 모습에서 과거의 자신이 보이기도 했다.

“꽃무릇... 꽃무릇을 가질 겁니다... 그 사람을 꼭 구할 거예요!”

유진우가 중얼거렸다. 그의 발걸음은 힘겨웠지만 강인했다. 죽지만 않는다면 그는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었다.

고영은이 멍해졌다. 유진우의 고집에서 그녀는 오래 전의 자신을 보아냈다.

그 시절 그녀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지 않았던가?

하지만 그 결과는 어땠던가? 그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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