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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4화

“할 수 있으면 어디 한 번 뽑아봐요.”

유진우는 더 이상 말하기도 싫다는 듯 검을 원위치에 돌려놓고는 문으로 걸어갔다. 총 세 개의 돌 문이 있었는데, 아무 문이나 골라 열고 들어갔다.

심연수와 한예슬을 봐서 더 이상 따지지 않고 흩어진 것이었다. 어차피 한중섭은 검을 뽑지 못하니, 원래 자리에 남겨두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검은 꽃무릇이었다. 그걸 찾고 다시 검을 가지러 와도 시간은 충분했다.

“자식! 거기 멈춰!”

유진우가 떠나려 하자 한중섭은 그를 공격하려는 듯 손을 치켜들었다.

“그만해요!”

한예슬이 다시 두 사람 사이를 가로막았다. 한중섭이 깜짝 놀라 손을 내리고는 유진우 일행이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것을 어쩔 수 없이 지켜보았다.

“나쁜 년! 감히 외간 사람 편을 들어? 멍청하긴!”

한중섭이 가슴을 퍽퍽 치며 아쉬움을 표했다. 대체 왜 이러지?

“아빠! 보물도 물론 중요하지만, 양심을 저버리면 안 되죠!”

“너...”

한중섭이 손을 들어 한예슬을 때리려 하다 결국 천천히 손을 내렸다. 자식이라고는 딸 하나뿐인데, 어떻게 때릴 수 있겠는가?

심호중이 조심스레 물었다.

“사부님, 그 자식은 갔지만 검은 아직 여기 있어요. 다시 한번 해보는 건 어때요?”

“흥! 그 자식만 검을 뽑을 수 있을 리 없어!”

한중섭이 이를 악물고는 칼자루를 꽉 쥐고 힘껏 위로 당겼다. 하지만 검은 유진우에게 반응할 때와는 달리 꼼짝하지 않았다.

“쓰레기 같은 것! 널 없애버릴 거야!”

몇 번의 시도 끝에 인내심이 바닥난 한중섭이 칼자루를 힘껏 내리쳤다.

펑!

굉음이 울렸다. 한중섭은 정체 모를 힘에 부딪쳐 몇 걸음 물러났다. 이어 팔이 저릿해졌다.

뽑지도 부수지도 못하는 검이라니, 한중섭은 화가 나 미칠 지경이었다. 조금 진정한 뒤 그는 제자 두 명을 남겨 자리를 지키게 하고는 사람들을 이끌고 다른 돌 문을 열었다.

계속 이러고 있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니었다. 어쩌면 다른 곳에 더 좋은 보물이 있을 수도 있었다.

“아저씨, 그 노인네 너무 못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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