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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1화

“인여경요?”

유진우는 잠깐 멈칫하는가 싶더니 이내 코웃음을 쳤다.

“결국에는 다 그것 때문이었네요?”

상대가 그래도 양심이 있어서 유진우의 안전을 걱정하여 설득하는 줄 알았는데 사실 다 거짓이었다. 그녀의 최종 목적은 그저 인여경이었다.

“진우 씨, 인여경은 나에게 정말 중요해요. 그러니 돌려줬으면 좋겠어요.”

홍청하가 멋쩍은 표정을 지었지만 눈빛만큼은 아주 확고했다.

“인여경을 이미 청하 씨에게 주었는데 다시 달라고 하는 건 무슨 경우인가요?”

유진우의 표정이 점점 차가워졌다.

“시치미 떼지 말아요. 당신이 인여경을 훔쳐 갔다는 거 다 알아요. 지금이라도 내놓으면 앞으로 그래도 친구는 할 수 있어요.”

홍청하가 진지하게 말했다.

“일단 이것부터 바로 잡을게요. 인여경은 내가 훔친 게 아니라 당신들이 잃어버린 거예요. 당신들 문제지,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요. 그리고 당신 같은 사람과는 친구 못해요.”

유진우는 대놓고 비아냥거렸다.

“진우 씨, 꼭 이렇게까지 해야겠어요? 인여경은 당신에게 아무런 쓸모가 없잖아요. 인심 쓰는 셈 치고 나에게 돌려주면 얼마나 좋아요.”

홍청하가 눈살을 찌푸렸다. 전까지만 해도 유진우가 꽤 괜찮은 사람인 줄 알았는데 인제 보니 그냥 위선자였다.

‘인여경을 일부러 훔쳐 가서 내가 먼저 화해를 청하게 만들어? 정말 비겁한 놈이야!’

“귀먹었어요? 한 번 더 얘기하는데 인여경 나에게 없다고요. 그리고 내가 가져갔다면 또 어쩔 건데요? 인여경을 싹 다 태워버리는 한이 있더라도 당신 같은 사람에게는 절대 못 줘요.”

유진우가 냉랭하게 쏘아붙였다.

“당신!”

홍청하는 순간 화가 치밀어 올라 말문이 막혀버렸다.

‘역시 간사하고 속 좁은 놈이었어.’

“유진우 씨, 인여경은 원래 우리 인여궁의 물건인데 당신이 무슨 자격으로 못 준다는 건데요?”

홍청하가 참다못해 발끈했다.

“계속 이렇게 억지를 부렸다간 당신이 저지른 추악한 짓을 싹 다 까발릴 거예요. 나중에 지위도 명예도 잃게 되면 후회해도 늦어요.”

“허허... 지금 날 협박하는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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