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919화

느닷없이 나타난 사람은 다름 아닌 조금 전 물에 빠졌던 자양지존이었다.

헝클어진 머리에 물에 빠진 생쥐 꼴처럼 온몸이 흠뻑 젖어 초라하기 그지없었다. 다친 곳이 없긴 했지만 처음에 보았던 마스터의 위엄은 사라지고 말았다.

“사부님이 살아계셨어? 너무 다행이야!”

그 모습에 도규현 일행은 정신이 번쩍 들었고 다시 배짱이 두둑해졌다. 조금 전까지 절망에 빠졌던 사람들도 희망을 되찾았다.

유진우가 소년 마스터인 건 사실이다. 하지만 자양지존도 마스터라서 절대 만만한 사람이 아니다. 조금 전에는 상대를 너무 얕잡아본 바람에 당한 것이었다.

제대로 붙는다면 마스터 경지에 다다른 지 오랜 시간인 자양지존의 실력이 훨씬 뛰어날 것이다.

“인마, 감히 날 기습해?”

물에서 나온 자양지존이 이를 꽉 깨물고 흉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 눈빛은 마치 당장이라도 상대를 집어삼킬 듯했다. 그는 지금까지 이렇게 초라했던 적이 없었다. 많은 사람이 지켜보는 가운데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녀석 때문에 위엄을 잃고 말았다. 이보다 더 치욕스러운 일은 없을 것이다.

“기습? 방금 먼저 공격한 건 당신이야.”

유진우는 뒷짐을 진 채 호수면 위에 서 있었다. 물결이 일렁임에 따라 몸도 따라서 움직였다.

“흥! 방금은 내가 널 얕잡아봐서 틈을 준 거야. 이번에는 절대 봐주지 않아. 마스터와 마스터의 차이가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줄게.”

말이 끝나기 무섭게 자양지존이 발끝으로 호수 면을 밟자 물보라가 사방에 튀었다. 동시에 그는 마치 화살처럼 튕겨 나가 유진우에게 맹공격을 가하려 했다.

그가 지나가는 곳마다 호수 면이 갈라지면서 커다란 구덩이가 생겨났다.

유진우는 전혀 두려움 없는 기색으로 동시에 몸을 날려 정면으로 맞섰다. 두 사람은 마치 쏜살같이 달리는 자동차처럼 좌우로 날아가 그대로 부딪혔다.

쾅!

엄청난 굉음과 함께 산과 땅이 뒤흔들렸다. 부딪힌 곳을 중심으로 호수 면에서 순식간에 십여 미터에 달하는 물보라가 하늘 높이 치솟았다. 에너지가 갑자기 폭발하여 대량의 파도가 일렁이면서 사방으로 맹렬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