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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0화

“헐...”

하늘을 뒤덮은 피를 보며 사람들은 넋을 잃고 말았다. 다들 벼락이라도 맞은 것처럼 제자리에 굳어버렸다. 이렇게도 충격적인 광경이 눈앞에 펼쳐질 줄은 아무도 예상치 못했다.

아까 이긴 거 아니었나? 그런데 왜 갑자기 폭발한 걸까?

자양지존이 누구인가? 함부로 범접할 수 없는 무도 마스터이자 하늘의 신과도 같은 존재이다. 그런 존재가 죽었다고? 이게 정말 사실이란 말인가?

“사... 사부님?”

도규현은 입을 쩍 벌린 채 넋이 나간 표정으로 제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다.

그는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도무지 믿을 수가 없었다. 못하는 게 없을 정도로 재주가 대단하신 사부가 갑자기 몸이 폭발해버렸다. 심지어 시신조차 남지 않았다.

“죽... 죽었어? 자양지존 님이 죽었어?”

잠깐의 침묵 후 현장이 바로 소란스러워졌다.

“세상에나! 방금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내가 꿈꾼 거 아니지?”

“말... 말도 안 돼. 무도 마스터가 어떻게 죽어?”

“하늘이 무너졌어... 하늘이...”

그 시각 도씨 가문, 황보 가문, 인여궁, 그리고 남북 무도 연맹뿐만 아니라 수많은 무사들이 충격에 빠졌다. 하나같이 겁에 질려 몸을 부들부들 떨 정도였다.

유진우가 피를 토했을 때 그들은 자양지존이 무조건 이겼다고 확신했었다. 그런데 기쁨도 잠시 자양지존의 몸이 폭발하면서 즉사했다. 이런 변는 전혀 예상치 못했다.

“저 자식... 대체 무슨 괴물이야?”

호수면 위에 우뚝 서 있는 유진우를 보며 사람들의 마음은 여러 가지 감정으로 휩싸였다.

충격, 경악, 분노, 질투, 공포 등 사람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이 모두 있었다.

믿기 어려웠지만 오늘부로 소년 마스터가 세상에 명성을 떨치고 만인의 존경의 대상이 될 거라는 건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사람들의 주목을 받으며 유진우는 호숫가로 성큼성큼 걸어왔다. 안색이 조금 창백했고 입가에 검은 핏자국이 묻어있었다.

겉으로는 조금 전의 전투에서 힘겹게 이긴 것 같지만 사실 피를 토한 게 자양지존 때문이 아니라 7일 탈명단의 독 때문이라는 걸 유진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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