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일이 처음이고, 본인도 반성하고 있는 걸 봐서 이쯤 하도록 하지. 하지만 가문의 손해는 네가 책임져야 할 거야. 비연단의 레시피를 내놓는다면 오늘 일은 없던 거로 하지.”“비연단 레시피요? 그건 안 돼요!”조선미가 단호하게 거절했다. 일을 키우기 싫어 양보했을 뿐인데 비연단의 레시피까지 내놓으라고 할 줄은 몰랐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었다.비연단은 그 값을 매길 수 없을 만큼 진귀한 물건이었다. 그 레시피만 있다면 땡전 한푼 없는 상황에서도 다시 일어날 수 있었다.“선미야, 큰아버지께서는 네게 기회를 주시는 거야. 그냥 받아들여.”조일명이 소리쳤다. 조윤지도 비아냥댔다.“레시피를 안 준다면 가법대로 해야지. 언제까지 버티나 보자.”비연단은 돈이 있어도 쉽사리 구할 수 없는 최고의 성형 재료였다. 연간 몇조의 수입을 올리고 있는데 누구라도 욕심날 법했다.“날 죽여도 레시피만은 안 내놓을 거예요!”“네가 말한 거다?”조윤지의 얼굴이 서늘해졌다.“끌고 가서 패버려!”“네!”경비원 몇 명이 달려와 조선미를 잡아가려 했다. 조군수의 세력이 날로 약해지고 있으니 그 딸인 조선미도 이제 별거 아니었다.“멈춰!”바로 그때 한 사람이 달려 들어와 경호원들을 쓰러뜨렸다. 유진우였다. 그 뒤에는 조아영이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여긴 어떻게...”유진우를 본 조선미가 마음이 놓이는 듯 숨을 내쉬었다. 이제 기댈 곳이 생긴 것이다.“하영 씨가 당신이 위험에 처했다 해서 왔어요. 다친 덴 없어요?”“전 괜찮아요, 그런데 아빠가 칼에 찔리셔서...”“아저씨?”유진우는 복부에서 피를 흘리고 있는 조군수를 발견하고는 인상을 찌푸렸다.“누가 이런 거예요?”“나 스스로 한 겁니다.”“네?”유진우가 어리둥절해졌다. 스스로 자신을 찌르다니, 대체 왜?“그게 말이죠...”조선미가 사건의 경과를 얘기했다. 설명을 들은 유진우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내 여자를 모욕하고 조군수를 끌어내린 것도 모자라 가법까지 건드리다니, 때려죽여도 성에 차지 않았
카리스마 있는 유진우를 보며 조선미는 옅은 웃음을 지었다. 그의 눈빛은 뜨겁고 끈적했다. 사랑하는 남자에게 보호받는 건 너무도 행복했다.“조씨 가문이 얼마나 강한지 모르나 본데, 본때를 보여줘야겠어. 이놈 잡아!”조윤지의 말이 끝나자 열 명이 넘는 경호원들이 달려왔다. 모두 눈에서 살기를 뿜어내고 있었다.“감히?”유진우가 손을 쓰기도 전에 장 어르신이 사람들의 머리 위로 날아들더니 공중제비를 돌며 땅에 사뿐히 내려앉아 경호원들의 앞을 가로막았다.쿵!그가 주먹을 휘두르자 강렬한 진기가 파도처럼 뿜어져 나와 경호원들을 쓰러뜨렸다. 그 여파에 조씨 가문 사람들이 눈도 뜨지 못한 채 뒤로 밀려져 나갔다. 진기가 사그라들었을 때 경호원들은 이미 상처를 입고 피를 토하며 쓰러져있었다.“어?”갑자기 나타난 장 어르신에 사람들이 모두 놀랐다. 단 한 번에 정예 요원들을 모두 쓰러뜨렸다. 무서운 전투력이었다!“당신... 당신 누구야?”조윤지가 몇 걸음 물러서며 물었다.“이름은 알 필요 없습니다.”장 어르신이 차갑게 말했다. 그는 여윈 모습이었지만 지금은 누구도 그를 쉽게 보지 못했다. 그는 본투비 레벨 고수였다!“당신이 누군지는 상관없어. 어서 꺼져. 조씨 가문의 일은 우리 스스로 해결해!”조윤지가 언성을 높였다. 지금 그녀는 족장의 딸일 뿐만 아니라 선우희재의 약혼녀였다. 조씨 가문에서 그녀보다 지위가 높은 사람은 없었다.“조씨 가문에는 관심이 없지만, 보스를 건드린다면 모두 가만두지 않을 겁니다.”“감히? 내가 누군 줄 알아? 내 약혼남이 누군 줄 알아? 감히 조씨 가문에서 설치다니, 죽고 싶어?”“죽으면 죽는 거지, 당신을 죽이고 죽는 거라면 그것으로 됐어.”“당신...!”조윤지가 흠칫하고는 몇 걸음 더 물러났다. 목숨이 아깝지 않은 사람이 제일 무서웠다.“그 나이에 아직도 목숨 걸고 싸우다니, 굳이 그래야 해?”조일명이 나섰다. 그의 날카로운 눈빛에는 약간의 비웃음도 섞여 있었다. 본투비 레벨 고수이자 범표사 장교인 그는 자신감이
조일명이 몸을 돌려 장 어르신의 얼굴로 주먹을 날렸다. 장 어르신이 단번에 그 주먹을 휘어잡았다.쿵!소리와 함께 조일명의 진기가 부서졌다.“뭐야?”조일명이 깜짝 놀랐다. 회심의 일격이 이렇게나 쉽게 무너질 줄은 몰랐다.“이게 다야?”장 어르신은 가소롭다는 표정으로 조일명의 손목을 비틀었다.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들렸다.“아악!”조일명이 비명을 질렀다. 그때 장 어르신이 발을 휘둘러 조일명을 차버렸다. 조일명은 뒤로 날아가 벽에 부딪혀 코와 입에서 피를 뿜었다.그 모습에 조씨 가문 사람들이 매우 놀랐다. 조일명의 실력은 호위1팀 팀장에 버금갈 만큼 강했다. 조씨 가문에서도 그를 상대할 만한 사람은 없었다. 그런 그가 수척한 노인에게 꼼짝도 못 한다니, 믿을 수 없었다!“유진우 이 자식, 어디서 이런 고수를 데려온 거야?”조군해가 인상을 찌푸렸다. 조군수를 내쫒고 비연단 레시피를 얻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예상하지 못한 복병이 있었다.“일명아! 괜찮아?”조군표가 급히 아들을 일으켜 세웠다. 조일명이 겁먹은 듯 말했다.“아빠, 이 사람 너무 강해요, 일반 무사가 아닌 것 같아요!”“그런 것 같구나, 유진우가 거금을 들여 모셔 온 분 같아.”“싸울 사람 있습니까?”장 어르신이 냉랭한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봤다. 조씨 가문 사람들은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 조일명도 그에게 졌는데 어떻게 감히 나서겠는가?“아무도 안 나서면 이만 가보겠습니다.”유진우는 조선미의 손을 잡고 위풍당당하게 사당을 걸어 나왔다. 조아영이 조군수를 부축하고 그 뒤를 따랐다. 계속 조씨 가문에 있을 수는 없었다.“유진우 씨! 오늘 일 아직 안 끝났어요. 죽도록 후회하게 될 거예요!”떠나려는 유진우 일행을 보며 조윤지가 입을 열었다. 성공할 수 있었는데 유진우가 망가뜨려 놓았으니, 화가 나는 것도 당연지사였다.“그래요? 누가 후회할 지 한 번 두고 보죠, 오늘 아저씨를 모함해 끌어내리려 한 건 큰 실수였어요. 조씨 가문은 당신들이 망치고 말 거예요!”“허튼소리 마
깊은 밤, 풍우 산장.“아저씨, 상처는 이제 괜찮아졌으니 며칠 푹 쉬세요.”유진우가 조군수의 상처를 치료한 뒤 보혈단을 건넸다. 다행히 칼이 급소를 모두 피해 갔기에 치료는 어렵지 않았다.“신세 많이 졌어요, 고마워요.”조군수는 옅게 웃었다. 언젠가부터 그는 유진우를 최고의 사윗감으로 여기고 있었다.“괜찮아요, 어려운 일도 아닌걸요. 그런데 아저씨, 다 이겨버릴 수 있으면서 왜 자신을 찌르신 거예요?”유진우가 물었다. 조씨 가문의 호위무사는 모두 조군수의 수하였다. 방금도 쉽게 상대를 제압할 수 있었는데, 굳이 왜?“누군가 오늘 일을 이용할 수 있으니까요. 무력으로 진압하면 사람들의 반발이 커질 테고, 조씨 가문이 풍비박산날 수도 있어요. 요새 조씨 가문이 흔들리고 있어서, 가문만 무사하다면 조금 희생하는 것도 괜찮죠, 뭐.”“대단하십니다. 그 뜻을 알아주는 사람이 없어 아쉬울 따름입니다.”유진우가 고개를 저었다. 조선미가 굳은 얼굴로 말했다.“맞아요, 아빠. 물러서면 안 됐어요. 지금 큰아버지는 완전히 변해버렸어요. 전엔 그래도 제 사람은 해치지 않았는데, 지금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세요!”“네 큰아버지도 그러고 싶지 않으셨을 거야. 순간 판단력이 흐려진 것뿐이야.”오늘 일은 확실히 예상 밖이었다. 형제 사이가 순식간에 멀어진 것 같았다.유진우가 두 사람에게 차를 따르고 말했다.“지금 가장 걱정되는 건 조군해가 아니라 조윤지예요. 욕심 많고 수단 많은 사람이라 자신을 위해서라면 같은 가문 사람도 공격할 수 있어요.”조선미가 옅게 인상을 쓰며 물었다.“조윤지가 이간질하고 있단 뜻이에요?”“아니요, 정확히 말하면 조윤지와 선우희재 두 사람이 짜고 치는 거예요. 아저씨, 선우희재가 왜 조씨 가문과 결혼하려 들겠어요? 선미 씨와 결혼하지 못하게 되니 이제 조윤지에게 들러붙잖아요.”“왜인데요?”조군수는 그 이유가 궁금했다. 선우희재가 자기 딸을 좋아하고, 마침 선우 가문의 비즈니스를 챙기기 위해 그러는 줄 알았다. 그러나 지금
조씨 가문이 오늘날의 업적을 이루기까지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 이 모든 걸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기란 무리였다.“아빠, 걱정하지 마세요. 비즈니스로는 아무도 절 못 이겨요.”“어떻게 할 생각이야?”“서울에서 계속 발전하기란 무리예요. 연경에서 비연단을 내세워 다시 일어날 거예요.”“연경에 간다고? 우리 가문은 연경에는 인맥이 없어서, 가면 힘들 텐데.”“아빠, 벌써 잊은 거예요? 연경에 제 외할아버지가 계시잖아요. 아무도 절 못 건드려요.”“너는 다 계획이 있구나? 그럼, 행운을 빈다.”조선미의 실력과 그녀 외할아버지의 도움이 있다면 연경에서 다시 시작하는 것도 어렵지 않을 터였다. 조씨 가문의 운명은 이제 조선미에게 달렸다.......그때, 약신궁 안.인여궁 제자들이 한 병실 문 앞에서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백수정이 쓰러진 뒤 그녀들은 급히 약신궁에 가 도움을 청했다. 하지만 약신왕이 외출 중이라 장로 몇 명에게 치료받을 수밖에 없었다.벌컥!문이 갑자기 열렸다. 흰 수염의 장로가 땀벌창이 돼 걸어 나왔다. 그 뒤를 검은 옷 집사 한 명이 따랐다.“장로님, 제 사부님은 괜찮은 거죠?”차연주가 앞으로 나서며 물었다.“죄송합니다, 병세가 너무 깊어 저희도 손쓸 수 없습니다. 지금 상황대로라면 사흘을 넘기기 어려울 겁니다. 마음의 준비를 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네?”그 말을 들은 사람들의 표정이 굳어졌다. 백수정은 인여궁 궁주였고 반보 마스터 급의 강자였다. 그런 사람이 이렇게 죽는다니?차연주가 믿기지 않는 듯 말했다.“장로님, 약신궁의 고수도 고치지 못한다는 말씀이세요?”“강한 사람일수록 주화입마에 더 취약하기에 어쩔 수 없습니다. 궁주님의 상처를 치료하는 데는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첫 번째, 의술이 고명한 명의를 찾고 영약을 쓰는 겁니다. 두 번째, 실력 있는 무도 마스터에게 전신 수련을 대가로 궁주님을 구해달라고 하는 겁니다. 하지만 너무 어렵습니다.”장로가 한숨을 내쉬었다. 명의와 무도 마스터를 찾기
“유진우?”그 말을 들은 인여궁 제자들이 멍해졌다. 누구도 그 명의가 풍우 산장의 그놈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심지어 그들은 바로 얼마 전 유진우와 싸웠다. 지금 다시 돌아가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그 유진우 의술이 정말 그렇게 좋아?”풍자 할멈이 인상을 쓰고 물었다. 20대의 나이에 약신궁 장로가 되었다는 건 확실히 놀라운 일이었다.“당연하죠! 유 장로님은 수장님이 직접 임명하셨어요. 약신궁의 최연소 장로이기도 하고요. 그 의술은 수장님 말고는 따라갈 사람이 없어요!”유진우가 침 한 대만으로 환자를 치료하는 것을 그도 똑똑히 보았다.흰 수염 장로도 고개를 끄덕였다.“유 장로는 젊지만, 의술이 좋기로 유명하죠. 그자가 궁주님을 치료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설마... 정말 우리가 가서 부탁해야 한다고?”풍자 할멈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가기 전 그는 궁주가 죽더라고 절대 유진우에게 부탁하지 않겠다고 큰소리쳤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걸 따질 때가 아니었다.차연주가 자신 있게 말했다.“걱정 마요, 제가 할게요. 유진우는 제게 반했어요. 제가 미인계를 쓴다면 틀림없이 불러낼 수 있을 거예요.”“좋아, 그럼 부탁한다.”풍자 할멈이 고개를 끄덕였다. 인여궁 제자들은 저마다 뛰어난 미모를 가지고 있어 남자를 유혹하기 쉬웠다. 여자들은 자신의 우세를 이용해야 하는 법이다.......다음 날 새벽, 풍우 산장.인여궁 제자들은 백수정을 모셔 들고 산장으로 찾아왔다. 기세만 보면 돈을 받으러 온 사채업자들 같았다.“유진우 어디 있어? 당장 불러와!”맨 앞에 선 차연주가 명령조로 말했다. 유진우가 장 어르신 등 몇몇 사람과 함께 천천히 걸어 나왔다.“무슨 일입니까?”“당신이 실력 좋은 약신궁 장로라며?”“그런데요?”“그럼 잘됐네, 우리 사부님이 사경을 헤매고 있으니 빨리 치료해 줘!”“잠깐... 내가 왜 그래야 하죠? 우리 친한가요?”“아닌 척하지 마, 네가 날 좋아하는 거 다 알고 있어. 우리 사부님을 구해주면 밥이라도 한 끼 먹어줄
“또 이러는 거야? 밥으로 안 되면 데이트라도 해 줄게. 손도 잡아줄 수 있어. 그럼 됐지?”그녀 나름 희생한 모습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그녀와 가까이할 기회조차 없었다.“정말 궁금해서 그러는 건데, 왜 이렇게 자신 있어요?”유진우는 어이가 없었다. 확실하게 거절했는데도 이 여자는 주제를 몰랐다. 모든 남자가 모두 그녀를 좋아한다고 착각하는 듯했다.차연주가 머리를 넘기며 오만하게 답했다.“난 얼굴도 예쁘고 몸매도 좋잖아. 신분도 고귀하고, 흠잡을 데 없어.”“대단하군요. 그럼, 사부님은 그쪽이 치료하는 거로 해요. 전 이만.”“거기 서!”차연주는 달려가 유진우의 앞을 막아서고 말했다.“내가 치료할 수 있었으면 여길 왜 왔겠어? 꾸물대지 말고 어서 치료해. 시기를 놓치면 화낼 거야!”“그래요? 어떻게 화내는지 한 번 볼까요?”“너...”차연주는 이를 꽉 깨물었다. 그녀를 본 남자들은 모두 그녀에게 매혹돼 어쩔 줄 몰랐다. 그녀가 먼저 다가간다면 더욱 그랬다.하지만 유진우는 달랐다. 손잡기로도 유혹하지 못한다면 그녀의 몸을 탐내는 게 분명했다.더러운 놈!사부님을 구해야 하긴 하지만 이 남자에게 몸을 주는 건 죽어도 용납할 수 없었다.“설마, 선배님도 이 남자를 유혹하지 못하는 거야?”“선배에게도 안 넘어가다니, 이 사람 보통 사람은 아닌 것 같아.”“선배님을 안 좋아하는 건 아니고?”“그럴 리가 있어? 누가 선배님을 싫어하겠어? 그런 척하는 거야.”인여궁 제자들이 수군댔다. 그녀들이 유혹하지 못하는 남자는 없었다. 애교 한 번에 윙크라도 날려주면 남자들이 줄을 섰다. 그런데 오늘 그 필살기가 통하지 않은 것이다. 믿을 수 없었다.“연주야...”풍자 할멈이 조용히 말했다.“궁주님의 생명이 중하니 네가 희생해서 먼저 이 남자를 설득해. 궁주님이 나으신 뒤 다시 싸워도 늦지 않아.”“네.”차연주는 작게 고개를 끄덕이고 유진우에게 다가가 말했다.“웬만하면 안 넘어가나 보네. 그래, 오늘 서프라이즈를 줄게.”“어떤 것입니까?
짝!마찰음과 함께 차연주가 공중으로 붕 떠 두어 바퀴를 돈 뒤 바닥에 철퍼덕 쓰러졌다. 앞니 두 개는 이미 부러졌고 코피가 줄줄 나고 있었다.장내가 조용해졌다. 인여궁 제자들은 귀신을 본 것처럼 매우 놀랐다. 볼 뽀뽀까지 한 선배가 그 남자에게 맞을 줄은 몰랐다. 매력 있고 아름다운 차연주가!그녀에게 구애하는 남자들은 줄을 섰다. 그들은 모두 차연주에게 잘 보이려 했다. 그런데 이 남자는 왜? 좋아하는 기색도 하나 없이 차연주의 뺨을 때렸다.미친 거 아닌가?“감히... 감히 날 때려?”차연주가 비틀거리며 일어섰다. 벌겋게 부어오른 얼굴에는 믿을 수 없는 표정이 가득했다.인여궁 큰 제자가 남자에게 뺨을 맞았다. 화끈거리는 얼굴이 아니었다면 꿈인 줄 알았을 것이다.“그게 왜요? 누가 이상한 짓 하라고 했어요?”유진우는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얼굴을 닦았다.‘이 여자 입냄새가 장난 아니네.’“이상한 짓?”차연주의 얼굴이 부들부들 떨렸다. 어떤 남자가 감히 그녀를 이렇게 대하겠는가?용서할 수 없었다.“아악! 죽여버릴 거야!”차연주가 소리를 지르며 검을 뽑으려는 찰나, 풍자 할멈이 그녀를 막았다.“하지 마! 중요한 게 뭔지 잊었어?”“이놈이 절 모욕해요. 절대 용서할 수 없어요!”“궁주님의 생명이 급선무야. 그리고 넌 저들을 상대할 수 없어!”“하...”차연주가 숨을 몰아쉬며 눈을 부릅떴다. 맞은 거로도 모자라 이런 모욕을 당하다니! 사부님만 아니었어도 그에게 본때를 보여줬을 것이다.물론 아직도 그녀의 생각은 변함없었다. 그녀를 좋아하지 않는 남자는 고자거나 게이일 것이다.“선배!”이때 홍청하가 걸어 나왔다. 백수정을 본 그녀의 눈빛에 긴장이 더해졌다.“너 마침 잘 왔다.”풍자 할멈이 그녀에게 말했다.“궁주님이 크게 다치셔서 유진우에게 치료를 맡겨야 해. 너와 유진우의 사이가 좋으니, 네가 부탁해 줘.”“유진우 씨가요?”홍청하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정말 우리 사부님을 살릴 수 있어요?”어젯밤까지만 해도 그가 자신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