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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0화

“뭐? 족장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그 순간 현장 전체가 소란스러워졌다.

조군수가 족장 직을 맡은 후로 늘 부지런하고 성실했다. 또한 고생도 마다하지 않은 덕에 가문 전체를 아주 질서 정연하게 잘 관리했었다.

가문 전체에서 그런 조군수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하니 되레 사람들이 받아들이지 못했다.

“아빠, 이 일은 저 때문에 일어났어요. 벌을 받아도 제가 받아야죠. 아빠가 저 대신 벌을 받으실 필요 없어요.”

조선미가 다급하게 말했다.

족장 직을 내려놓고 모든 재산을 상납한다는 건 아버지가 수십 년 동안 일궈놓은 피와 땀이 모두 무너진다는 뜻이었다. 앞으로 다시는 재기할 여지도 없게 된다.

“닥쳐. 여긴 네가 나설 자리가 아니야.”

조군수가 고개를 돌리고 호통쳤다.

권력, 지위, 돈... 이딴 건 딸과 비교하면 하나도 중요하지 않았다.

“군수야, 정말 그렇게 하려고?”

조군해의 두 눈에 놀라움과 기쁨이 스쳤다가 이내 다시 돌아왔다.

“족장 직을 내려놓는다는 건 절대 작은 일이 아니야. 잘 생각해야 해.”

조군표는 아래턱을 어루만지며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잘못을 저질렀으면 벌을 받아야죠. 전 이미 결정했으니까 큰형님과 둘째 형님은 말리지 마세요.”

조군수가 덤덤하게 말했다.

“어휴... 네가 갑자기 그만두면 족장 자리가 비잖아. 이걸 어떡해...”

조군해는 일부러 난감한 척했다.

“큰형님은 담력과 지혜를 모두 겸비했고 또 가장 연장자시니까 당연히 큰 형님이 족장 직을 맡으셔야죠.”

조군수가 말했다.

“그... 그건 좀 아니지 않나? 내가 족장 직을 맡으면 사람들의 신망을 얻기 어려울 거야.”

조군해는 거절하는 척했다.

“형님, 형님이 가문에 세운 공은 사실 군수보다 적지 않아요. 전 형님이 매우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조군표도 나서서 힘을 보탰다.

“맞아요. 큰아버지는 담력과 지혜를 겸비하셨고 세운 공도 크시니 족장 자리에 더할 나위 없이 어울려요.”

조일명도 맞장구를 쳤다.

“아빠, 다들 아빠를 추천하잖아요.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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