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852화

하룻밤이 빠르게 지나갔다.

다음 날 아침 풍우 산장, 강린파의 모든 제자들이 상복을 입고 고개를 숙인 채 영령전 문 앞에 서 있었다.

영령전은 강린파의 위패를 모셔두는 곳이었다. 순직한 제자라면 영웅이 되어 영령전에서 모시게 된다. 한편으로 죽은 자를 그리워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주의를 주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영령전에 들어온 영웅의 가족과 친구들에게도 아낌없는 지원을 보낸다. 만약 자식이 있다면 정기적으로 위로금을 보내 생활 문제를 해결하도록 도움을 준다. 그렇게 되면 강린파 제자들은 뒷걱정을 덜 수 있다.

그 시각 영령전 문 앞.

유진우는 피가 뚝뚝 떨어지는 사람 머리 두 개를 들고 맨 가운데 놓인 위패 앞으로 걸어갔다. 위패에 염룡파 당주 홍길수라는 글씨가 큼지막하게 적혀있었다.

“길수야, 널 죽인 사람을 내가 다 죽였어. 너에게 속죄하게 하려고 두 사람의 머리를 잘라서 가져왔어.”

유진우가 툭 던지자 강백준과 윤호의 머리가 데굴데굴 굴러서 위패 밑에 멈췄다.

“너와 약속한 일은 반드시 해낼 거니까 걱정하지 마. 앞으로 소현이는 내 딸이고 네 와이프는 내 친누나나 마찬가지야. 내가 죽지 않는 한 아무도 두 사람을 다치게 못 해. 그러니까 걱정하지 말고 편안히 눈을 감아.”

유진우는 향 세 개에 불을 붙인 후 홍길수의 위패를 향하여 세 번 인사하는 것으로 존경을 표했다.

“경례!”

문 앞에 있던 장 어르신이 소리를 지르자 강린파의 모든 제자들도 허리를 굽혀 희생한 영웅들에게 존경을 표했다.

어쩌면 언젠가는 그들도 희생하여 영령전에 위패가 놓일지 모른다. 하지만 제자들이 이렇게 그리워하고 존경해준다면 죽어도 여한은 없을 것 같다.

“유진우, 나와!”

그때 호통 소리가 갑자기 울려 퍼지더니 누군가 풍우 산장 대문을 쾅 하고 걷어찼다.

검은색 무사 도복 차림에 올림머리를 한 여자가 한 무리의 여군을 이끌고 기세등등하게 쳐들어왔다. 여군들의 기운이 남달랐고 눈빛도 날카로운 게 딱 봐도 일반인은 아니었다.

“무엄하다! 너희들은 누군데 감히 강린파에 쳐들어와?”

장 어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