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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8화

이씨 그룹을 나올 때 손미란은 안색이 좋지 않았다.

그녀의 신분으로는 평소에 무슨 말을 하고 무엇을 하든 감히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오늘 사람들 앞에서 도발당하고 심복 한 명까지 잃었으니 기분이 언짢을 수밖에 없었다.

어찌 됐든 이곳은 강남의 땅이어서 복수를 하려면 강북에서 사람을 옮겨와야 한다.

“할머니, 어쨌거나 이청아는 할아버지가 직접 임명한 그룹 회장인데, 이렇게 공공연히 이청아를 해임시킨다면 할아버지가 깨어나신 후 설명 드리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이원기는 머뭇거리며 말했다.

비록 금방 화가 풀렸지만, 이런 횡포한 행위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뭘 설명해야 해? 네 할아버지가 깨어날 수 있는지 없는지부터가 문제인데.”

손미란은 담담하게 말했다.

“할아버지는 그저 고질병을 앓는 게 아닙니까? 좀 쉬고 나면 괜찮겠죠?”

이원기는 좀 이상하다는 듯 물었다.

“그 늙은이는 병이 재발된 게 아니다. 내가 독을 먹였어. 평생 깨어나지 못해.”

손미란이 차갑게 말했다.

“네?”

이 말이 나오자 이원기는 벼락을 맞은 듯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할, 할머니... 농담이시죠?”

이원기는 눈이 휘둥그레지고 목소리가 떨리기 시작했다.

“내가 지금 너한테 장난치는 걸로 보이니?”

손미란은 무뚝뚝한 얼굴에 약간의 냉기를 띠고 있다.

“왜, 왜요? 왜 그렇게 하셨어요?”

이원기는 순간 식은땀이 뚝뚝 흘렀다.

족장을 모해하는 건 목이 베일만큼 큰 죄이다. 일단 사람들에게 알려지면, 결과는 상상조차 할 수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두 사람이 금혼부부라는 것이다. 수십 년 생사를 같이하며 살아왔다. 평소에도 얼마나 부부간의 애정이 깊은지 말로 다할 수 없고 서로 손님을 대하듯이 존경한다.

그는 왜 할머니가 할아버지에게 독을 먹였는지 정말 이해가 안 되었다.

‘두 사람 사이에 도대체 무슨 깊은 원한이 있는 거지?’

“네 할아버지는 눈이 어두워서 이청아를 족장으로 임명하려고 해. 그리고 오늘 온 가문에 이 일을 알리려고 했어. 난 원래 좋은 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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