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씨 그룹을 나올 때 손미란은 안색이 좋지 않았다.그녀의 신분으로는 평소에 무슨 말을 하고 무엇을 하든 감히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아무도 없었다.하지만 오늘 사람들 앞에서 도발당하고 심복 한 명까지 잃었으니 기분이 언짢을 수밖에 없었다.어찌 됐든 이곳은 강남의 땅이어서 복수를 하려면 강북에서 사람을 옮겨와야 한다.“할머니, 어쨌거나 이청아는 할아버지가 직접 임명한 그룹 회장인데, 이렇게 공공연히 이청아를 해임시킨다면 할아버지가 깨어나신 후 설명 드리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이원기는 머뭇거리며 말했다.비록 금방 화가 풀렸지만, 이런 횡포한 행위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뭘 설명해야 해? 네 할아버지가 깨어날 수 있는지 없는지부터가 문제인데.”손미란은 담담하게 말했다.“할아버지는 그저 고질병을 앓는 게 아닙니까? 좀 쉬고 나면 괜찮겠죠?”이원기는 좀 이상하다는 듯 물었다.“그 늙은이는 병이 재발된 게 아니다. 내가 독을 먹였어. 평생 깨어나지 못해.”손미란이 차갑게 말했다.“네?”이 말이 나오자 이원기는 벼락을 맞은 듯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할, 할머니... 농담이시죠?”이원기는 눈이 휘둥그레지고 목소리가 떨리기 시작했다.“내가 지금 너한테 장난치는 걸로 보이니?”손미란은 무뚝뚝한 얼굴에 약간의 냉기를 띠고 있다.“왜, 왜요? 왜 그렇게 하셨어요?” 이원기는 순간 식은땀이 뚝뚝 흘렀다.족장을 모해하는 건 목이 베일만큼 큰 죄이다. 일단 사람들에게 알려지면, 결과는 상상조차 할 수 없다.가장 중요한 것은 두 사람이 금혼부부라는 것이다. 수십 년 생사를 같이하며 살아왔다. 평소에도 얼마나 부부간의 애정이 깊은지 말로 다할 수 없고 서로 손님을 대하듯이 존경한다.그는 왜 할머니가 할아버지에게 독을 먹였는지 정말 이해가 안 되었다.‘두 사람 사이에 도대체 무슨 깊은 원한이 있는 거지?’“네 할아버지는 눈이 어두워서 이청아를 족장으로 임명하려고 해. 그리고 오늘 온 가문에 이 일을 알리려고 했어. 난 원래 좋은 말로
“그렇군요. 그런데 박호철더러 이현을 암살하라고 하신 것은 또 어찌 된 일입니까?쓸데없는 짓이지 않습니까?”이원기는 좀 이상하게 생각했다.이현은 작은 인물일 뿐, 이런 사람을 죽이는 건 자원 낭비와 같았다.“이현? 난 그 사람이 누군지도 모르는데 내가 어떻게 죽였겠어? 아마 박호철의 주장이겠지. 하지만 다 중요하지 않아, 이현이 죽든 말든 아무 영향 없어.”손미란은 손을 내저었다.말하고 있는데, 그녀는 갑자기 몸서리를 치더니 호흡이 가빠졌다. 동시에 찌르는 듯한 아픔이 온몸에 퍼지기 시작했다.“할머니, 어디 아프세요?”이원기는 곧 이상함을 감지했다.“고질병일 뿐이야, 빨리 차에 가서 약을 가져다줘.”손미란은 즉시 명령했다.“알겠어요.”이원기는 주저하지 않고 서둘러 앞에 있는 롤스로이스로 달려가 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 보라색 약병을 가지고 돌아왔다. “할머니, 약 가져왔어요.”손미란은 급히 약병을 열어 손에 떨어뜨렸다. 하지만 약병이 텅 비어 있었다.“약은? 벌써 없어?”손미란은 눈살을 찌푸렸다. 온몸의 통증이 심해지고 온몸이 걷잡을 수 없이 떨리기 시작했다.“어서, 어서 박호철의 시체로 가서 찾아봐. 내 약이 박호철에게 있어!”손미란이 재빨리 반응했다.시간을 헤아려 보니 오늘은 마침 강씨 가문이 약을 주는 날이었다.예전 같으면 박호철이 약을 받아 강북 이씨 집안에 몰래 보내줬을 것이다.이 시점에서 쌍방은 이미 거래를 마쳤을 것이다.“할머니 잠시만요.”이원기는 주저하지 않고 두 사람을 데리고 박호철이 추락한 곳으로 달려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다시 달려와 땀을 뻘뻘 흘리며 말했다.“할머니, 박호철의 몸에 약이 없어요.”“약이 없다고? 그렇다면 약을 아직 손에 넣지 못했단 말인가?”손미란은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또 재촉했다.“당장 강 집사에게 전화해서 약을 갖다 달라고 해!”지금 그녀는 좀처럼 서 있기 힘들었고 몸에 땀이 나기 시작했다.“네.”이원기는 휴대전화를 꺼내 전화를 걸었지만 상대방은 계속 전
“할머니!”갑자기 쓰러진 손미란을 보며 이원기는 깜짝 놀랐다.조금도 머뭇거리지 않고 급히 차를 몰아 병원으로 향했다.한 차례 응급처치 후 손미란이 목숨은 건졌지만 상황은 매우 낙관적이지 않았다.“의사 선생님, 저희 할머니 어떤가요?”의사가 병실을 나서자 이원기가 얼른 다가가 물었다.“이원기 씨, 할머니께서 어떤 특별한 약을 자주 드시지 않나요?”의사가 떠보면서 물었다.“맞아요, 우리 할머니는 몸이 편찮으셔서 보약을 좀 드세요.”이원기는 부인하지 않았다.“보약처럼 쉬운 게 아닐걸요.”의사는 고개를 가로저었다.“환자가 약물중독이 심하고 체내에 독소가 많이 축적되어 있는 데다 나이가 많아 이 병은 우리가 어떻게 할 수가 없어요.”“네? 어떻게 그럴 수 있죠? 여긴 가장 훌륭한 병원인데, 설마 전혀 방법이 없단 말입니까?”이원기는 눈살을 찌푸렸다.“유일한 방법은 환자가 약을 계속 복용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몸은 일시적으로 균형을 유지할 수 있어요. 일단 약을 끊으면 3일을 넘기기 바빠요.”의사는 한숨을 쉬었다.“네?”이 말이 나오자 이원기는 당황했다.할머니가 죽는다면 그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족장 자리가 아직 손에 잡히지 않았는데, 할머니라는 후원자가 없고 할아버지 또한 혼수상태에 빠졌다. 그렇다면 앞으로 그는 이씨 집안에서 역경에 처하게 된다.“원기야...”그때 병상의 손미란이 천천히 눈을 떴다.방금 의사가 진통제를 썼지만, 조금 완화되었을 뿐이지 근본적으로 치료되진 않았다.“할머니, 무슨 분부가 있으십니까?”이원기는 얼른 앞으로 나가 할머니의 손을 잡았다.“내 약, 찾았니?”손미란이 허약한 얼굴로 물었다.“아직 소식이 없어요.”이원기는 고개를 저었다.“강 도련님은? 내가 두 배의 가격을 줄 테니까 약을 한 병 더 보내 달라고 해.”손미란이 말했다.“강 도련님께서 이 약은 너무 희귀해서 매년 일정한 양으로 약을 만든다고 해요. 급하게 제조한다고 해도 한 달은 걸린다고 해요.”이원기는 얼굴이 상해서 말했
“언니, 우리 정말 여길 떠나요?”넓고 호화로운 사무실을 바라보며 단소홍은 조금 아쉬워했다.요즘 회장 비서인 그녀는 가히 화려했다. 어딜 가나 인기가 많았다.이 때문에 그녀는 몇몇 젊고 잘생긴 남자와 잠자리도 가졌다.하지만 지금 이청아가 이씨 가문에서 해임되었으니 그녀가 비서로서의 일도 끝이 났다. “어쩔 수 없어. 약자가 강자를 당해낼 수 없어. 족장이 깨어나기 전까지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사무실의 정리를 끝마친 이청아는 가벼운 탄식을 내뱉었다.겨우 이 자리에 올랐는데, 그녀는 당연히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손미란이 대권을 장악한 이상, 지금의 그녀는 도저히 대항할 방법이 없었다.“다 네 탓이야! 네가 이씨 집안의 여주인을 화나게 하지 않았더라면, 언니가 해고되지 않았을 거야!”단소홍은 눈길을 돌려 커피를 마시고 있는 유진우를 바라보았다.회사에서 쫓겨날 판인데 아직도 여기서 먹고 놀고 있다니 정말 생각이 없다.“뭘 불안해해? 내가 방금 말했잖아, 얼마 안 있으면 그 할머니가 찾아와 사과하고 가마까지 태워 청아 씨를 다시 회장 자리에 앉힐 거라고.”유진우가 여유롭게 말했다.“흥, 가마까지 태운다고? 난 안 믿어!”단소홍은 눈을 희번덕거렸다.손미란은 이씨 가문의 여주인으로서 신분이 고귀하다.유진우가 비록 돈이 조금 있다 해도 이런 거물에 비하면 많이 모자라다.“유진우! 네 약속을 잊지 마. 만약 해낼 수 없다면, 성동의 폐건물들을 우리에게 공짜로 넘겨줘야 해.”장경화가 불쑥 말을 내뱉었다.비록 딸이 회장 자리를 잃었지만 유진우의 손에 있는 폐건물을 손에 넣는다면 그 손실을 메울 수 있다.“걱정 마세요. 제가 약속한 일은 절대 번복하지 않아요.”유진우가 담담하게 말했다.“자, 차가 이미 아래에 도착했으니 어서 가요.”미련이 뚝뚝 흐르며 사무실을 둘러본 후, 이청아는 결국 밖으로 나갔다.몇몇 사람들이 회사 문을 나서자 하얀 도요타 엘파 한 대가 갑자기 길가에 멈춰 섰다.문이 열리더니 이원기가 경호원 몇 명을
“응?”이원기는 뺨을 맞고 멍해졌다.얼얼한 얼굴을 손으로 만지며 믿을 수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지금까지 아무도 감히 그의 뺨을 때린 적이 없다.그래서 잠시 반응이 오지 않았다.장경화 몇 사람도 서로 쳐다보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이씨 집안의 직계 장손까지 때리다니, 이 놈 담이 너무 큰데?’“너... 감히 나를 때리다니?”정신을 차린 이원기의 얼굴은 순간 어두워졌다. 그 눈빛은 마치 사람을 잡아먹을 것 같았다.“때렸는데 뭐? 입만 열면 불손한 말을 하는데, 때리면 안 돼?”유진우가 담담하게 말했다.“세상 물정 모르는 놈! 저놈을 죽여라!”이원기가 노하여 소리쳤다.“네!”경호원 몇 명이 막대기를 꺼내 유진우를 향해 공격했다.유진우는 한 발에 한 사람씩, 순식간에 모든 경호원을 발로 차서 바닥에 넘어뜨렸다.단순하고 난폭하며 수월하게 움직였다.“뭐?”이원기는 안색이 변하며 연거푸 몇 걸음 물러섰다.방금 데리고 나온 경호원들은 모두 이씨 가문에서 잘 훈련된 엘리트들이다.그런데 한방에 쓰러질 줄이야.눈앞의 이 녀석은 분명 무술에 뛰어난 사람이다.“이제, 말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유진우가 담담하게 말했다.“유진우, 너 정말 담이 크구나! 넌 네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기나 해? 넌 지금 이씨 집안의 위엄에 도발하는 거야.”이원기가 눈을 부릅뜨고 외쳤다.“쓸데없는 소리 작작 해, 할 수 있으면 하고, 할 수 없으면 꺼져. 이 약은 내가 개한테 먹일게.”유진우는 좀 짜증이 났다.“너!”이원기는 이를 악물었지만 결국 참았다.“도대체 어쩌자는 거야?”“내가 말했잖아. 방금 세 가지 조건을 약속해 주면 이 약을 돌려줄게.”유진우가 말했다.“어떤 조건인데?”이원기는 어두운 얼굴을 했다.“첫째, 청아 씨에게 잘못을 인정하고 진심으로 뉘우친다.”유진우가 손가락 하나를 내밀었다.“사과? 내가 왜?”이원기는 좀 불복했다.그는 직계 장손이자 미래의 족장 후계자인데 외척에게 사과하라니. 만약 소문이 퍼지면 웃음거리가
복직한다고 달라지는 건 없다.이씨 가문이 인정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언제든 그녀를 끌어내릴 수 있다.“세 번째 조건을 말해봐.”이원기가 캐물었다.“셋째, 당신들이 갖고 있는 이씨 그룹 주식을 모두 청아 씨에게 무상으로 팔아.”유진우는 세 번째 손가락을 폈다.“뭐? 지분 전체를 다 달라고? 그럴 거면 그냥 뺏지 그래.”이원기의 안색이 달라졌다.이씨 그룹의 시가총액은 2조가 넘고 발전 전망도 매우 좋다.그들이 현재 가지고 있는 주식을 돈으로 환산하면 적어도 가치는 1조가 넘는다.이씨 가문 전체를 놓고 말하자면, 이것은 모두 적지 않은 액수이다.“돈을 뺏는 게 어디 당신들의 것을 사기 치는 것보다 빠르겠어.”유진우는 당당하게 말을 이어갔다.“어차피 조건은 내가 냈고 들어줄지 말지 당신들이 알아서 해.”“말도 안 돼! 절대 안 돼!”이원기는 한마디로 거절했다.일단 족장 자리에 앉으면 모두 그의 자산인데, 어떻게 쉽게 다른 사람에게 줄 수 있겠는가?“당신이 승낙하지 않으면 그냥 없던 일로 하지.”유진우는 어깨를 으쓱거리며 아무렇지도 않은 모습이었다.“유진우, 나는 이미 많이 양보를 했어. 사과를 했을 뿐만 아니라 이청아를 계속 회장 자리에 앉히겠다고 약속했으니 더는 욕심 내지 마.”이원기는 불친절한 표정이었다.“비즈니스 하는 사람들은 비즈니스 하는 입장에서 말한다고 이 신통약의 가치가 매우 높으니, 당신들이 원한다면 당연히 억대의 대가를 치러야 해.”유진우가 약을 흔들었다.“유진우,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더니. 이씨 그룹의 주식을 너희들이 억지로 한다면 그것은 꿩 잃고 매 잃는 셈이다. 그때가 되면, 이청아가 다시 복직하는 건 꿈도 꾸지 마!”이원기가 위협했다.이 말이 나오자 장경화와 단소홍 두 사람은 안색이 변했다.그녀들은 이청아가 계속 회장자리에 앉기만 하면 될 뿐 주식 같은 건 바라지도 않았다.욕심이 너무 많아서 돈과 재물을 모두 잃게 된다면 그것은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게 된다.“유진우, 좋을 때 그만둬.
“허락했다고?”이 말이 나오자 장경화와 단소홍 두 사람은 바로 표정이 멍해졌다.전의 원망과 질의는 모두 충격으로 바뀌었다.그녀들은 유진우가 제시한 조건을 이씨 가문이 모두 들어줄 줄은 정말 예상하지 못했다.일조나 되는 주식을 안 가지겠다고 하면 안 가지다니.너무 말이 안 되는데?이청아마저 놀란 표정이었다.그녀는 이씨 가문이 약 한 병을 위해 이렇게 큰 대가를 치르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동의했으니 그럼 할머니께서 오셔서 계약서를 쓰라고 해. 그리고 물물교환 하지.”유진우는 빙긋 웃었다.그는 손미란의 선택에 놀라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는 신통약 중독자가 유혹을 뿌리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어쨌든 이씨 가문은 몇백조 자산을 소유하고 있기에 회사 하나를 떠나보낸다고 해서 그 뿌리를 해칠 수 없다.이원기가 차를 몰고 떠나는 것을 지켜본 이청아는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유진우에게 물었다.“진우 씨, 당신 손에 든 약이 대체 뭐야? 큰할머니가 비싼 값을 치러도 아깝지 않을 만큼 사려고 들다니.”“이 물건은 신통약이라는 만성독약이야. 하지만 이씨 가문 여주인에게는 병을 고쳐 연명하는 보물이지.”유진우가 설명했다.“그렇구나.”이청아는 고개를 끄덕였다.어쩐지 이씨 가문이 타협하더라니. 유진우가 손미란의 명줄을 손에 잡고 있었다.처음에 그녀는 이씨 가문이 이랬다 저랬다 하며 복직시킨 뒤 다시 끌어내리는 것 아니냐는 걱정도 했다.그러나 지금 유진우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여 상대의 후수를 완전히 끊은 것과 같은 셈이다.“사람은 늙을수록 목숨을 아까워해. 여주인을 놓고 말하면 몇조의 돈을 써서라도 1년을 더 살 수만 있다면 아무것도 아니야.”유진우가 빙그레 웃었다.“이 신통약, 당신 어디서 얻었어?”이청아는 좀 이상해했다.“당연히 박호철 손에서 빼앗았지.”유진우는 전혀 거리낌이 없었다.“박호철?”이청아는 어리둥절하다가 재빨리 반응했다. “그럼, 당신이 할머니 물건을 가지고 조건을 내세웠단 말이야?”“그렇게
유진우는 웃으며 휴대전화를 꺼내 이전 녹음을 틀었다.양측의 대화가 선명하게 들려왔다.이를 들은 두 사람의 얼굴은 순식간에 벌겋게 달아올랐다.그녀들은 유진우가 녹음까지 할 줄은 정말 몰랐다.“언니, 회사에 일이 좀 있어서 먼저 가볼게요.”단소홍은 즉시 기회를 틈타 빠져나갔다.“아, 그래그래. 나도 가서 도와줄게.”장경화도 고개를 끄덕였다.두 사람은 황급히 도망쳐 잠시도 머물 생각을 하지 않았다.“우리 엄마가 원래 저래. 그러니 마음에 두지 마.”이청아는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됐어, 당신 체면을 봐서라도 나는 똑같이 따지지 않을 거야.”유진우는 너그럽게 말했다.“고마워. 당신 정말 멋져.”이청아는 웃으며 유진우 옆을 따랐다. 이내 그녀는 무슨 생각이 난 듯 입술을 깨물며 수줍게 말했다.“진우 씨, 당신이 옆에 있어줘서 다행이야. 아니면 우리 다시 재혼할까?”“뭐?”이 말이 나오자 유진우는 저도 모르게 멍해져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사실 요 며칠 동안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전에는 내가 너무 충동적이었어. 난 내 잘못을 만회하고 우리가 과거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라.”이청아는 진지한 표정이었다.부끄러움 때문에 귀밑이 빨개졌는데도 그녀는 용기를 내 말했다.그녀는 이 말들을 이미 오랫동안 참아 왔지만, 줄곧 마땅한 기회가 없었다.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더 이상 말하지 않으면 눈앞의 사람을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걸 말이다.“...”유진우의 이마에서 땀이 나기 시작했다.예전과 같으면 이청아가 이런 말을 했다면 그는 주저 없이 고개를 끄덕였을 것이다.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조선미의 존재로 인해 그는 자신의 마음이 복잡해졌다는 걸 알아챘다.한 명은 3년 동안 함께 지내며 여정이 남아있는 전처이고 다른 한 명은 자상하고 배려심이 깊으며 마음을 터놓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여성 친구이다.그는 정말 어떻게 선택해야 할지 몰랐다.그는 용기와 계략을 자신있고 결단력 있게 행동하지만, 감정적인 면에서는 시종 엉망이었다
“이봐요 젊은이, 환자 병세도 보지 않고 치료할 자신이 있다고 말하는 건 너무 자만하는 것 아닌가요?”마을 의사는 못마땅한 듯 말했다.그는 비록 마을 의사지만 어쨌든 십여 년의 의료 경험이 있어 많은 사람들을 치료했다.그도 속수무책인 병을 어떻게 햇병아리가 고칠 수 있을까?“환자의 외상은 13곳이며, 가장 심각한 것은 가슴과 등 관통상입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신체 조건이 강해서 치명적이지 않죠. 가장 골치 아픈 점은 환자가 독극물에 중독되어 오장육부가 다양한 정도의 손상을 입었다는 것입니다. 만약 제때 해독하지 않는다면 환자는 내일까지 살 수 없었을 것입니다.”유진우는 마치 집안의 보물을 세듯 바람의 병세를 자세히 말했다.“자네가... 그걸 어떻게 알았지?”마을 의사는 화들짝 놀랐다.그는 맥을 짚고 자세히 검사한 후에야 비로소 상응하는 결론을 얻었다. 근데 눈앞의 이 녀석은 어떻게 알았을까?“병을 많이 보면 한눈에 알 수 있죠.”유진우가 덤덤하게 답했다.“뭐? 한눈에 알았다고?”“무슨 불치병도 아니고 한 번만 봐도 충분합니다.”유진우가 무표정한 얼굴로 답하자 마을 의사는 입가를 실룩거리더니 한동안 대답하지 못 했다.그의 침착하고 여유로운 기색으로 보아 정말 능력이 있을지도 몰랐다.“정말 고칠 자신이 있어요?”조강진이 떠보듯 물었다.“시도해보면 알지 않겠어요?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는 낫잖아요?”“좋아요. 그럼 수고하세요.”조강진은 더 이상 말하지 않고 자리를 비켜 유진우를 앞으로 모셨다.바람의 상태를 보면 내일까지 버티지 못할 가능성이 컸다. 병원으로 이송하기에는 이미 너무 늦었고 이제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치료할 수밖에 없었다.유진우는 병상으로 가서 먼저 해독약을 꺼내 바람의 입에 먹였다.그리고 손을 내밀어 흔들었다.“슈우...”일렬로 늘어선 은침이 튕겨 나와 바람의 몸 곳곳의 주요 혈 자리를 정확히 찔렀다.은침이 몸에 들어가자 유진우는 다시 손을 흔들었다.“윙...”모든 은침이 빠르게 회전하기 시작했
“당연하죠! 이건 유리종 제왕녹이에요. 게다가 골동품이라 천금 같은 값어치예요!”진이수가 퉁명스럽게 말했다.“천금이라고요? 역시 좋은 아이였어요!”중년 남자는 기쁜 표정을 지으며 서둘러 옥 팔찌를 조심스럽게 챙겼다.“급하게 나오느라 다른 건 준비하지 못했어요. 이 옥 팔찌는 꽤 가치가 있으니 맘에 들었으면 합니다.”이청성이 빙긋 웃으며 말했다.“아가씨가 이렇게 성의를 보이니 나도 어쩔 수 없죠. 이장님께 말씀드리겠지만 이장님이 여러분을 만날지 말지는 내가 결정할 수 없어요.”중년 남자는 감히 자신만만하게 말할 수 없었다.“그럼 수고해 주세요.”이청성이 고개를 약간 끄덕였다.“그래요. 잠시만 기다리세요.”중년 남자는 더 말하지 않고 마당으로 돌아섰다.3분 후, 중년 남자는 다시 집을 나서며 얼굴에 웃음이 가득했다.“우리 이장님이 아가씨를 만나겠대요. 하지만 안전을 위해 한 명만 데리고 들어오라고 하세요.”“진 대장님은 여기서 지켜주세요. 저와 유진우가 먼저 들어가 볼게요.”이청성은 당부 한마디 하고 유진우를 데리고 들어왔다.한편, 침실 안.바람은 창백한 얼굴로 침대에 누워 있었는데 이미 혼수상태에 빠져 있었다.이장 조강진이 옆에서 마을 의사와 상태를 이야기하고 있었다.“양 선생, 이 젊은이 정말 가망이 없는 건가?”조강진의 얼굴이 어두워졌다.오아시스에서 살아남은 유일한 사람으로서 바람의 가치는 매우 높았다.잘만 활용하면 마을도 충분히 많은 돈을 벌 수 있었다.“이장님, 이 사람은 중상을 입었고 게다가 체내에 맹독이 있어서 제 의술로는 전혀 치료할 수 없습니다.”마을 의사는 고개를 가로저었다.그는 작은 병을 치료하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난치병을 만나면 완전히 속수무책이었다.“보아하니, 병원에 데려갈 수밖에 없겠군.”조강진은 미간을 찌푸렸다.“이장님 저희 마을에서 도시 대형 병원까지 거리가 있어서 적어도 하루는 필요해요. 이 사람 현재 건강 상태로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마을 의사는 한숨을 쉬었다.“어쨌든
“네? 누군가 나왔다고요?”그러자 이청성은 정신이 번쩍 들어 캐물었다.“그 사람이 누구죠? 지금 어딨죠?”그 기괴한 오아시스는 미지로 가득 차 있었다. 만약 누군가가 무사히 탈출했다면 분명 직접적인 정보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누구든지 이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면 손실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보물을 찾는 성공률도 대폭 증가할 것이다.“바람이라는 자인데, 오행문의 제자로 둔술에 능하다고 합니다. 사흘 전 오아시스에 들어가 소식이 끊겼는데 방금 중상을 입은 몸을 이끌고 사막의 마을로 돌아왔고 이장의 집에서 요양 중이라고 합니다.”진이수가 답했다.“오행문의 바람?”서지석은 미간을 찌푸렸다.“그 사람은 강호에서 꽤 유명해 이름을 들어본 적 있어요. 실력은 이미 본투비 레벨의 후반에 접어들어 천재라고 할 수 있죠.”오행문은 서남 세력에 속하지 않지만 그 잠재력은 결코 금도문에 뒤지지 않았다.“아가씨, 이 사람들은 누구죠?”진이수는 서지석 일행을 보며 좀 이상하게 생각했다.“모두 금도문의 고수들이세요. 이제 막 알게 된 친구들이에요.”이청성이 답했다.“금도문이라고요?”진이수는 눈을 가늘게 뜨며 꽤 놀랐다.서남부 3대 문파의 금도문은 그들에게 쉽게 건드릴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이청성이 금도문의 제자와 친구가 될 줄은 몰랐다.금도문의 보호가 있다면 이번 일정은 훨씬 안전할 것이다.“자, 우선 이런 얘기는 그만하고 나를 마을 이장님 댁에 데려가 주세요. 바람에게 직접 물어볼 말이 있어요.”이청성은 지체하지 않고 즉시 진이수에게 길을 안내하라고 하고 이장 댁으로 향했다.지금 바람은 핵심 인물이며 각 세력이 경쟁하는 인기 있는 인물이니 반드시 일찍 나서야 했다. 만약 다른 사람에게 빼앗기면 곤란했다.5분 후, 몇 사람은 의기양양하게 이장 댁에 도착했다.마을 이장은 2층짜리 작은 양옥에 살고 있으며 둘레가 100m인 마당이 있었다. 마당에는 꽃과 풀도 심겨 있었다.마당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그들은 한
이청성은 미소를 지으며 잔을 들었다.“자, 다들 사양하지 말고 오늘 마음껏 드시고 마시세요!”다양한 맛있는 음식을 보자 금도문의 제자들은 사양하지 않고 마구 먹고 마시기 시작했다.술이 세 순배 돌고, 다양한 음식이 들어가자 양측도 어느정도 친해졌다.“두 분을 보아하니 현지인은 아닌 것 같은데 설마 보물을 찾으러 온 건가요?”서지석이 떠보듯 물었다.“맞아요. 죽음의 사막에 보물이 숨겨져 있다는 말을 듣고 몇 명 데리고 와서 운을 점쳐 보는 김에 단련하려고요.”이청성은 부인하지 않았다.죽음의 사막에 나타났다는 건 대부분 다양한 보물을 위한 것이며 이는 다들 속으로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이렇게 위험하고 열악한 환경에 여행 올 바보는 없었다.“제가 괜한 말을 한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죽음의 사막은 정말 위험합니다. 자칫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어요. 두 사람의 모습을 보니 아무런 위험도 경험하지 못한 것 같은데 그런 험난한 곳은 가지 않는 것이 좋아요.”서지석이 설득하자 이청성은 웃으며 거절했다.“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꼭 가야 할 이유가 있어요.”“만약 기어코 가시겠다면 저희와 함께 가시죠. 그럼 저희가 보살펴 줄 수도 있고요.”“지석 씨도 이번에 보물을 찾기 위해 사막에 가시는 건가요?”유진우가 물었다.“꼭 그렇지만은 않아요. 우리 금도문의 이번 임무는 죽음의 사막에 갑자기 나타난 오아시스를 탐험하는 거예요.”“선배님! 말을 삼가세요!”이 말을 들은 금도문의 제자가 즉시 소리를 내어 일깨웠다.어쨌든, 이것은 그들 사문의 임무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쉽게 알릴 수 없었다.“말 못 할 사정이 있다면 무리하지 않으셔도 됩니다.”유진우는 캐묻지 않았다.“괜찮아요. 친구끼리 왜 감추겠어요?”서지석은 손을 흔들며 신경 쓰지 않고 계속 말했다. “죽음의 사막에 최근 신비로운 오아시스가 나타났다는 것을 들었는지 모르겠네요. 이 오아시스는 마치 영적인 존재처럼 빠르게 확장되고 있어요. 그래서 그 안에 어떤 놀라운 보물
연우혁의 위협적인 눈빛에도 유진우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방금 서지석이 막지 않았더라면 이 녀석은 땅바닥에서 자기 치아를 찾고 있었을 것이다.파리 몇 마리를 쫓아낸 후, 조이준은 계속 술을 마시고 고기를 먹었다.서지석과 금도문 제자도 더 이상 큰 소리로 떠들지 못하고 가까운 곳에 자리를 잡았다.그러자 이청성은 일어나서 서지석을 향해 주먹을 감싸고는 예의 바르게 말했다.“방금 나서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별것 아니니 신경 쓰지 마세요.”서지석은 손사래를 치며 너스레로 말했다.“나는 멋대로 약자를 괴롭히는 사람을 가장 혐오해요. 우리 금도문의 종지가 바로 불의를 보면 반드시 칼을 뽑아 돕는 것이거든요.”“금도문은 역시 명불허전이네요. 전부 의리가 넘치시는 분들이세요. 괜찮으시다면 저희와 함께 식사하면서 술을 마시는 건 어떨까요? 제가 마침 좋은 술 몇 병을 소장하고 있거든요.”이청성이 먼저 러브콜을 보냈다.“그렇다면 저도 사양하지 않겠어요!”좋은 술이 있다는 말에 서지석은 저도 모르게 눈이 번쩍 뜨였고 즉시 몇몇 제자들에게 두 식탁을 붙이라고 지시했다.“아저씨, 요리사에게 몇 가지 요리를 더 내오라고 하고 술도 몇 병 더 가져오세요.”자리에 앉은 후, 이청성은 하인에게 한 마디 분부했다.“네!”하인 왕씨 아저씨는 대꾸하고 곧 떠났다.잠시 후 좋은 술과 요리가 잇달아 상에 오르자 서지석은 사양하지 않고 먼저 술을 따라 단숨에 마셨다.“역시 좋은 술이네요.”술 한 잔이 입에 들어가자 서지석은 금방 취한 표정을 지으며 입맛을 다졌다.“내 추측이 맞다면 이건 아마 백 년 묵은 술이죠?”술을 좋아하는 서지석은 지금껏 다양한 좋은 술을 맛보았지만 이렇게 향긋한 술은 처음이었다.지난번에 사부님께 받은 50년 묵은 술은 이것만큼 맛있지 않았다.“선생님께서는 술을 잘 아시는군요.”이청성은 가타부타 웃었다.황실의 좋은 술, 그것도 진품이라 일반 사람들은 당연히 마실 수 없었다.“선생님이라니요! 서지석이라고 부르세요.”“지석 씨, 제
“사람을 너무 얕잡아 보네!”유진우의 조롱을 받은 포니테일 여자는 더욱 분노했다.그녀는 이미 양측의 실력 차이를 신경 쓸 겨를도 없이 갑자기 온몸의 내공을 동원하여 더 강력한 힘으로 찔렀다.그러나 그녀가 아무리 힘을 주어도 손에 든 검날은 좀처럼 나아가지 못했다.유진우의 손가락은 집게처럼 검날을 단단히 끼고 있었다.“자기 주제도 모르고 덤비네!”유진우는 콧방귀를 뀌며 손가락에 힘을 가했다.칭하는 소리와 함께 여자의 장검은 곧장 부러졌고 강력한 반진동이 그녀를 2~3m 밖으로 날려버렸다. 땅바닥에 엉덩방아를 찧은 그녀는 얼굴이 일그러지고 눈이 침침해졌다.“대선배님! 이 녀석이 날 괴롭혔어요!”포니테일 여자는 자신이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고 과감하게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기 시작했다.“건방진 놈! 감히 내 후배에게 손을 대? 죽고 싶어 환장했어?”매부리코 사내가 벌컥 화를 내며 검을 뽑더니 유진우를 혼내주려고 했다.“그만!”그때, 문 앞에서 큰 고함소리가 울렸다.곧이어 빨간 옷을 입고 보검을 멘 한 남자가 한 무리 사람들과 함께 기세등등하게 걸어 들어왔다.남자는 짙은 눈썹과 큰 눈을 가지고 있으며 체격이 우람하고 분위기가 강렬하여 등장하자마자 모든 사람의 주의를 끌었다.건방지게 굴었던 매부리코 남자조차도 상대방을 보고는 얼굴을 찡그리지 않을 수 없었다.“연우혁! 비설파는 정말 눈에 뵈는 것이 없구나! 대낮에 권세를 믿고 사람을 괴롭히다니. 정말 너희가 한 손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을 것 같아?”빨간 옷 사내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서지석! 이 사람들이 우리 비설파에게 도발한 거다! 쓸데없는 일에 참견하지 말고 나가!”매부리코 남자, 연우혁이 어두운 안색으로 말했다.“흥! 너희가 이 사람들을 괴롭히는 거 내가 방금 똑똑히 봤어. 나 서지석은 너희같이 건방진 녀석들이 제일 눈에 거슬려!”서지석이 분노하며 말했다.“괴롭히면 뭐 어때? 우리 비설파의 일에 금도문이 무슨 자격으로 나서?”연우혁이 버럭 화를 내자 서지석이
유진우와 이청성은 원래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는데 포니테일 여자가 갑자기 방향을 바꿔 화살을 두 사람에게 겨누자 잠시 반응이 없었다.“그래! 저 사람들은 열몇 가지 음식이 있고 전부 보기에도 좋고 맛도 좋아 보이잖아. 근데 우리 상에 올라온 건 전부 쓰레기야!”“당장 우리 음식도 바꿔줘! 그렇지 않으면 정말 화낼 거야!”많은 사람들이 소란을 피웠고 말하면서 식탁 위의 음식을 바닥에 힘껏 내던져 온통 엉망진창이 되었다.“죄송합니다. 저희 작은 가게 능력으로는 정말 저렇게 유명한 음식으로 바꿀 수가 없어요.”종업원이 울상을 지으며 난감해했다.“바꿀 수 없다고? 그 말은 우리가 저런 음식을 먹을 돈이 없다는 거야?”매부리코 남자가 어두운 얼굴로 말했다.“지금 사람을 차별 대우하겠다는 거야? 우리가 누군지 알아? 우리가 바로 강호에서 유명한 비설파 제자들이야. 만약 우리의 심기를 건드린다면 이 가게는 오늘로 끝이야!”포니테일 여자가 흉악하게 소리쳤다.“오해, 모두 오해입니다.”종원은 화들짝 놀라며 설명했다.“저 유명한 음식들은 전부 손님이 직접 데려온 요리사가 요리한 겁니다. 저희는 그저 주방만 제공했을 뿐이에요.”“뭐? 요리사를 데리고 왔다고? 지금 장난쳐? 누가 요리사를 데리고 다녀?”포니테일 여자는 의심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죽음의 사막에 온 사람들은 대부분 보물을 찾으러 오는데 요리사를 곁에 두는 것이 말도 안 되었다.“정말입니다. 제가 직접 봤어요. 제가 어찌 감히 여러분을 속이겠어요.”종업원이 확신에 차서 말했다.그 말을 들은 비설파 제자들은 서로 얼굴을 마주 보더니 결국 유진우와 이청성에게 시선을 돌렸다.“이봐, 그 음식들 정말 그쪽 사람들이 만든 거야?”포니테일 여자가 앞으로 나서더니 위에서 내려다보며 물었다.“맞아요.”이청성은 고개를 끄덕였다.“밖에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서 직접 요리사를 데리고 왔어요.”“그래?”포니테일 여자는 식탁 위의 요리를 자세히 보고는 저도 모르게 혀를 내둘렀다.“새우 볶음, 쏘가리구
“에취!”여관에서 막 옷을 갈아입던 유진우는 갑자기 재채기하고 속으로 ‘도대체 누가 나를 생각하는 거지?'라고 중얼거렸다.유진우는 코를 비비고 방을 나와 여관 식당에 도착했다.이 여관은 초등학교를 개조했기 때문에 식당의 면적도 작지 않았는데 대략 이삼백 제곱미터였다.백여 명이 식사하기에 넉넉했다.“여기요!”유진우가 식당에 도착하자마자 이청성이 손을 들어 흔드는 것을 보았다.앞으로 다가가 보니 테이블 위에 이미 십여 가지 맛있는 음식이 놓여 있었다.“이 음식들은 전부 우리 주방장이 만든 거예요. 안전하고 맛도 있으니 안심하고 드세요.”이청성이 설명하자 유진우가 웃으며 말했다.“조심성이 많으시네요.”그는 사양하지 않고 의자에 앉아 우걱우걱 먹기 시작했다.“집 밖에 나오면 조심하는 게 맞죠. 이곳은 죽음의 사막 경계지역으로 아주 혼잡해요. 경각심을 늦추면 언제 죽을지 몰라요.”이청성은 젓가락을 집어 들고 천천히 씹으며 우아하게 먹었다.두 사람이 밥을 먹고 있을 때, 청의를 입고 보검을 든 젊은 남녀들이 갑자기 들어왔다.이 사람들은 분위기가 강하고 눈빛이 날카로우며 압박감이 넘쳤다. 옷차림을 보니 강호의 문파 제자일 것이다.그중 선두주자는 마른 체구의 매부리코 남자로, 서른이 넘은 나이에 인상이 다소 험상궂어 좋은 사람 같지 않았다.“대선배님, 이곳은 너무 낡았어요. 그리고 더러운 물건도 많은데 어떻게 여기서 식사를 하겠어요?”포니테일을 한 여자가 사방을 둘러보며 질색하는 표정을 지었다.“어쩔 수 없어. 이번에는 상황이 열악하니 대충 때워.”매부리코 남자가 좋은 말로 달랬다.“그래요. 온 김에 대충 먹죠 뭐. 배고파 죽겠어요.”포니테일 여자는 그나마 깨끗한 자리를 찾아 앉더니 외쳤다.“종업원! 여기에서 가장 좋은 요리로 당장 준비해!”“네!”종업원이 빙그레 웃으며 답했다.그리고 요리사에게 몇 가지 귀한 요리를 준비해서 먼저 내놓으라고 당부했다.그러나 포니테일 여자가 음식을 집어 한 입 먹자마자 곧바로 토했다.“퉤! 이
“전에는 이런 감정을 느껴본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정말 달라요.”팀원들의 비웃음에 진이수는 부인하지 않았다.서로 생사를 함께한 형제자매들이라 못할 말이 없었다.“청성 아가씨는 정말 특별해요. 비록 실제로 뵌 적은 없지만 분명 절세미인인 느낌이 들어요.”체격이 우람진 한 대머리 남자가 늠름하게 말했다.“황소야, 청성 아가씨는 대장님이 마음에 두신 여자야. 분수에 넘치는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아.”“너 무슨 말을 그렇게 해? 난 그냥 한 말인데 왜 내가 감히 대장님 여자를 뺏는 것처럼 말해?”대머리 남자가 멋쩍게 웃었다.“대장님, 모처럼 설레는 여자를 만났으니 너무 많은 생각하지 마시고 용감하게 행동하세요. 대장님의 남성적인 매력이라면 충분할 거예요!”단발머리 여자가 자신만만하게 말했다.“왠지 한발 늦은 것 같은 느낌이 들어.”진이수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아가씨 옆에 수행 경호원이 있는데 두 사람 같은 차에 타고 온 걸 보면 보통 사이가 아닌 것 같아. 난 아마 기회가 없을 거야.”전에 유진우를 겨냥한 건 질투심 때문이었다.게다가 이청성이 유진우를 옹호하는 태도를 보면 두 사람은 분명 평범한 친구 사이가 아닐 것이다.“대장님, 방법만 정확하면 넘어오지 않는 여자는 없어요.”단발머리 여자가 실눈을 뜨며 말했다.“그래? 무슨 좋은 방법이라도 있어?”진이수는 순간 흥미가 돋았다.“아주 간단해요. 아가씨 옆에 있는 그 경호원이 죽기만 하면 대장님에게 기회가 생기지 않겠어요?”단말 머리 여자가 놀라운 말을 하자 진이수는 안색이 굳어져서 좌우를 둘러보며 아무도 엿듣지 않는 것을 발견하고는 목소리를 낮추었다.“은하야, 함부로 말하지 마. 행동에는 규칙이 있는 법이야. 우리는 탐험대이지 용병이 아니야. 사람을 죽이고 물건을 훔치는 일은 일단 소문이 나면 앞으로 누가 우리를 찾겠어?”“저희가 쥐도 새도 모르게 처리하면 누가 알겠어요?”은하는 웃을 듯 말 듯 말했다.오랜 세월 강호를 누비며 서로 속고 속이며 생사를 걸고 싸웠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