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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9화

그 시각 선우 집안의 저택 안.

선우희재는 서재에 틀어박혀 혼자 모래판에서 시뮬레이션했다. 그는 어려서부터 천부적인 재능이 있어 무엇을 하든 모두 일등이었다. 설령 모래판에서 시뮬레이션해도 적수를 만나기 어렵다. 상대가 없으니 선우희재는 스스로 자신과 싸운다.

“도련님, 큰일 났어요!”

갑자기 집사 한 명이 당황한 기색으로 서재로 뛰어들었다.

“나가.”

선우희재는 뒤로 돌아보지도 않고 차갑게 두 글자만 내뱉었다.

“그게...”

집사가 막 설명하려다가 선우희재의 차가운 태도에 놀라 즉시 말을 삼키고 얌전히 문 앞에 서서 조용히 기다렸다.

한참 후, 시뮬레이션이 끝나자 선우희재는 비로소 담담하게 물었다.

“무슨 일이야?”

“도련님, 방금 소식을 받았는데 영채 아가씨께서 살해당했습니다!”

집사가 울상을 지었다.

“살해?”

선우희재는 얼굴을 찡그렸다.

“영채 아가씨가 도련님을 위해 분풀이를 해주려고 조선미를 혼내려 일부러 판을 짰습니다...”

집사는 감히 숨기지 못하고 일의 경과를 간단히 말했다.

“바보 같은 놈, 누가 걔더러 마음대로 하라고 했어?”

말을 듣고 난 후 선우희재는 자기도 모르게 냉랭하게 콧소리를 냈다.

“네?”

집사는 어리둥절해하며 약간 놀랐다.

‘친동생이 죽임을 당했는데 이럴 때는 노발대발하며 진범을 찾아 복수해야 하지 않아? 왜 우리 도련님은 아무런 반응이 없는 거지? 심지어 영채 아가씨가 너무 어리석다고 탓까지 하다니. 이건 너무 냉담하지 않아?’

“도련님, 영채 아가씨는 조선미가 파혼한 일로 도련님을 대신해서 나서려다 간사한 자에게 당한 것입니다.”

집사가 낯가죽이 두껍게 말했다.

“내 일에 왜 영채가 끼어들어야 하지?”

선우희재는 무덤덤한 얼굴이었다.

집사는 입을 뻐끔거리고 한동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우리 도련님의 감정이 점점 메말라가네.’

“누가 죽였어?”

선우희재가 불쑥 물었다.

“유진우라는 놈입니다.”

집사가 급히 대답했다.

“유진우?”

선우희재가 눈썹을 치켜올렸다.

“조선미 옆에 있는 그 기생오라비?”

“바로 그 사람입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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