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동생의 시체를 본 강준혁은 충격을 금치 못했다.유진우가 정말 말 그대로 사람을 죽일 줄은 전혀 몰랐다. 그것도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말이다.“더 할 말 있어?”유진우가 덤덤하게 물었다.“저... 저 죽이지 마세요! 부탁하는데 저 죽이지 마세요!”강준혁은 당황한 나머지 철썩 무릎을 꿇고는 싹싹 빌기 시작했다.“제가 주제넘었습니다. 눈치 없이 건드렸으니 한 번만 봐주십시오. 한 번만 살려주시면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조심하겠습니다!”“기회를 이미 줬는데 그 기회를 소중히 여기지 않는 건 당신들이야.”유진우는 무표정으로 말했다. 그리고 그의 눈빛은 얼음장처럼 싸늘했다.“아니에요! 기회를 소중히 여길게요! 꼭 그럴게요! 한 번만 봐주세요. 저 아직 젊고 죽고 싶지 않아요! 이번 한 번만 살려주시면 앞으로 원하는 모든 걸 해드릴게요! 제발요!”강준혁은 미친 듯이 절을 하기 시작했다.전성기 때라도 그는 유진우를 이길 수 없었는데 하물며 지금이야?유진우가 그를 죽이는 건 개미 한 마리 밟아 죽이는 것처럼 쉬웠다.“아까는 그렇게 말한 것 같지 않은데?”유진우가 코웃음을 치고는 말했다.“몸이 회복되면 나를 죽일 때까지 괴롭힌다고 하지 않았어?”“아... 아닙니다!”강준혁은 고개를 연신 저으며 말했다.“제가 무슨 배짱으로 그런 말을 했겠습니다? 정말 아닙니다!”“강천호는 어디에 있어?”유진우는 인내심을 잃은 듯했다.온 리조트를 다 찾아봤는데도 강천호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으니 말이다.“몰, 몰라요. 아빠는 서울로 약을 구하러 갔어요. 구체적인 위치는 저도 모른다고요.”강준혁은 울먹이며 말했다.“운도 좋네, 서울로 갔다고?”유진우는 이 상황이 상당히 유감이었다.한 번에 모조리 다 죽이려고 했는데 한 사람이 빠졌으니 말이다.“우리 아빠 찾으시려는 거죠? 괜찮아요, 아빠가 돌아오면 바로 알려드릴게요! 나 아직 쓸데 있으니까 죽이지 말아 주세요. 앞으로 시키는 것 모두 할게요!”강준혁이 아첨을 떨며 살아남을 수 있는 한 가닥의
“좋아! 그래 이거야!”강천호는 큰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비록 적지 않은 돈을 들였지만, 축기단을 얻었으니 보람은 있네!”그가 웃고 있을 때 다른 경호원이 당황한 표정으로 달려들어 왔다.“강 대표님! 큰일 났습니다. 집에 일이 생겼습니다!”경호원은 곧바로 바닥에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렸다.“무슨 일이야?”강천호는 얼굴을 찡그렸다.“방금 강능에서 연락이 왔는데 어젯밤에 천호 리조트가 학살당했는데 엘리트들은 물론이고 도련님과 아가씨도 모두 사망하셨다고 합니다. 강씨 가문 모두 전멸했다고 합니다!”말을 듣는 순간 강천호는 번개에 맞는 느낌이었다.손에 들고 있던 축기단마저 땅에 떨어져서 부서졌다.“내 아들!”강천호는 통곡하며 바닥에 쓰러졌다.그의 모든 희망이 사라졌다.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도 모르게 멍하게 한참을 있었다.다시 정신 차리고 비틀거리며 일어선 강천호는 10년은 더 늙어버린 듯 유난히 초췌한 모습이었다.“차 준비해! 현무문의 분타로 가자!”강천호는 충혈 된 눈에 살기 가득한 표정으로 이를 악물고 말했다.아들과 딸이 죽었으니 이제 그의 목표는 단 하나뿐이었다.바로 자식들의 복수를 하는 것이었다!그는 모든 자산을 들여서라도 복수를 할 것이다!한 시간 후.현무문 분타 회의실.“뭐라고요? 강준혁 후배가 죽었다고요?”청색 셔츠를 입은 남자가 테이블을 치며 분노했다.“누가 감히 우리 현무문 사람을 건드려요?”“조씨 가문의 조선미와 유진우라는 놈이에요!”강천호가 말했다.“흠! 한낱 조씨 가문이 감히 현무문을 건드려요? 죽으려고 작정한 거네요!”청색 셔츠 남자의 얼굴은 차갑고 살벌하였다.“당장 현무문 제자들 집합시켜. 이번에 반드시 강준혁 후배를 위해서 정의를 구현한다!”“예!”현무문 제자 한 명이 명령을 받고 자리를 떴다.곧이어 현무문의 분타 전체가 움직이기 시작했다.현무문 세력으로 말하자면 수십만 명의 제자들이 강남 전역에 퍼져 있었다.이번 기수 제자들은 고수들이 많아서 현무문 제자들 중에서도 출중했는데
강능, 천향원 내.“뭐? 강준혁이 죽었다고? 강씨 가문이 하룻밤 사이에 전멸됐다고? 천호 리조트가 모두 불타버렸다고?”경호원의 보고를 들은 진서현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강씨 가문은 강능에서 오랫동안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비록 아직 조씨 가문에 비할 바는 아니었지만 그 뒤에 현무문이 있기에 얕잡아 볼 수 없는 상대였다.그렇다면 누가 감히 그들을 전멸시켰단 말인가?“누가 이런 짓을 했는지 알아?!”진서현이 다시 물었다.“화재로 현장이 전소되어서 진범을 추적하기가 어려웠습니다.”경호원들은 고개를 저었다.“진범을 못 찾으면 우리한테 문제가 생겨!”진서현은 미간을 찌푸리며 생각에 잠겼다.과거에 강씨 가문이 멸망했다면 진서현은 기뻐했을 건데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강씨 가문과 조선미의 관계가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일이 발생했기에 조선미가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의심을 받을 것이다.게다가 현무문이 추궁을 하게 되면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기에 진서현은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무슨 일이에요?”그때 조선미가 비단 잠옷을 입고 방에서 나왔다.“강준혁은 죽고, 강씨 가문 전체가 몰살당했고, 강천호는 행방불명이야!”진서현은 전해 들은 소식을 간결하게 말했다.“알아요. 별거 아니에요.”조선미가 기지개를 켜며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응? 언제 알았어?”진서현이 놀래서 물었다.“어젯밤에 진우 씨가 전화했어요.”조선미가 가볍게 말했다.“어젯밤?”살짝 놀란 진서현은 곧바로 정신 차리고 물었다.“그럼 이게 다 유진우가 한 짓이라는 거야?!”“맞아요.”조선미는 고개를 끄덕였다.“미쳤어? 어떻게 감히 강준혁을 죽일 수 있어? 강준혁의 스승이 누군지 알아? 현무문의 강 당주야! 현무문의 복수가 두렵지 않다는 거야?!”진서현이 말했다.“강씨 가문과는 이미 관계가 틀어져서인지 진우 씨가 잘못했다는 생각이 안 들어요.”조선미는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사실 그녀는 유진우가 군부에 잡혔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이미 강씨
엄마로서 딸의 안위를 살피는 것이 잘못일까?도대체 왜 딸은 그녀를 이해하지 못할까?“한설아!”진서현이 갑자기 외쳤다.곧이어 불같은 기운이 느껴지는 강렬한 옷차림의 여인이 빠른 걸음으로 들어왔다.“사모님 부르셨습니까?”“익명으로 유진우가 한 짓을 모두 강 당주한테 편지를 써서 알려줘라!”진서현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네?”한설은 약간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사모님, 이건... 좀 아닌 것 같습니다?”유진우는 조선미를 구하기 위해 싸웠었는데 이제 와서 몰래 배신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었다.“헛소리하지 말고 시키는 대로 해! 유진우를 희생시켜야만 선미가 무사할 수 있어! 어서!”진서현은 차가운 얼굴로 소리쳤다.“네.”한설은 하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죄책감이 들긴 했지만, 조씨 가문의 호위무사로서 명령에 복종할 수밖에 없었다....같은 시각, 평안 의원.빨간 BMW 차 한 대가 문 앞에 멈춰 섰다.차 문이 열리자 이서우가 불같이 화를 내며 뛰어나왔다.“유진우! 여기 사는 거 알아, 빨리 나와!”그녀는 들어오자마자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누가 이렇게 교양이 없는 거야?”유진우가 부엌에서 나오면서 장난기 어린 얼굴로 말했다.“너구나... 여기는 무슨 일이지?”“헛소리 집어치워! 우리 엄마가 아파, 지금 당장 나와 같이 병원에 가서 치료해!”이서우의 태도는 강했다.오늘 아침에 일어났는데 엄마가 마비되었다.온몸에서 목만 조금 움직일 뿐 어깨 아래로 아무런 감각이 없었다.충격에 휩싸였지만 유진우의 말이 모두 현실이 되었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첫날은 실신, 둘째 날은 피를 토하고, 셋째 날은 마비.하루하루 증상이 명확하게 맞았기에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면 내일 당장 죽는다는 두려움뿐이었다!“당신 어머니가 아픈 게 나랑 무슨 상관이야?”유진우는 전혀 놀라지 않고 어깨를 으쓱했다.“당신이 엄마 뺨을 때리지 않았으면 엄마가 왜 아프겠어?!”이서우가 말했다.“허허... 뺨 하나 맞고 불치병에
“유진우! 뻔뻔하게 굴지 마!”유진우의 거듭된 거절에 이서우가 분노했다.그녀가 누구인가?그녀는 명문가의 딸이다.평소 어디를 가든 중심이었고, 수많은 사람들은 그녀에게 아부를 했었다.그런데 지금 앞에 있는 유진우는 몇 번이고 그녀를 거절했다.“도대체 누가 뻔뻔한 건데?”유진우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해삼을 너무 많이 먹어서 뇌가 어떻게 된 거 아니야? 여기는 강북이 아니라 강남이야. 내 앞에서 아가씨 성질부리지 마. 안 먹히니까!”“너... 너...”이서우는 너무 화가 나서 이를 꽉 깨물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말만 하면 모두가 그의 청을 들어주었었는데 오늘 유진우한테 여러 번 거절당했다.하지만 엄마의 안위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유진우! 도대체 어쩌자는 거야?”이서우는 심호흡을 하고 분노를 억누르며 최선을 다해 말했다.“이청아의 체면을 봐서라도 너를 난처하게 하지 않을 거야. 당신 어머니 병 치료할 수 있어. 단 우선 그 도도한 태도를 거두고 진심 어린 사과를 해. 그리고 반성문을 써.”“말도 안 돼!”이서우는 단칼에 거절했다.“감히 나한테 당신 같은 인간한테 사과하라고? 꿈도 꾸지 마!”“사과 안 해도 돼. 어차피 손해 보는 건 내가 아니니까. 한 가지만 기억해. 오늘 밤까지 치료를 받지 않으면 내일 사망할 거라는 거. 그때 가서 나를 원망하지 마!”유진우가 담담한 얼굴로 말했다.“너...”이서우는 안색이 어두워지며 말문이 막혔다.유진우의 말이 거칠 긴 했지만 한마디도 틀린 게 없었다.이대로 내일이 되면 어머니가 정말로 사망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싫으면 그냥 돌아가.”유진우는 손을 흔들며 이서우를 쫓으려 했다.“알았어. 그렇게 할게.”이서우는 결국 타협하고 입술을 깨물며 그 말을 했다.“미안해, 내가 잘못했어.”“지금 모기 소리로 말하는 거야? 크게 말해!”유진우가 덤덤하게 말했다.“미안해! 내가 잘못했어!”이서우가 목소리를 높이자 예쁜 얼굴이 빨개졌다.자라면서 그녀는 누구에
“잠깐만...”“또 뭐?”이서우가 조금 초조한 표정으로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았다.“아직 돈을 안 냈어? 이 약은 귀하고 귀한 건데 그냥 천만 원만 줘.”유진우는 무심하게 말했다.“뭐라고? 이 약 한 병이 천만 원이라고? 그냥 빼앗지 그래?”이서우는 화가 났다.비록 돈이 많긴 하지만 이 정도로 바가지를 씌우다니?“뺏는 것보다는 이게 빠르지. 비싸다고 생각되면 약을 돌려주면 되잖아.”유진우는 귀찮은 듯 약을 돌려달라고 손을 내밀었다.“정말로 염치가 없네!”이서우는 이를 악물고 하는 수없이 천만 원짜리 수표를 주고 떠났다.그녀는 돌아가면서 어머니의 병이 낫지 않으면 유진우에게 백 배 천 배 갚아주겠다고 결심했다.30분 후.이서우가 다시 병원으로 돌아왔다.병실에 들어서자 이미 여러 명의 의사들이 모여 있었다.의사들 모두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한숨을 쉬었고 조국화는 여전히 온몸을 움직이지 못한 채 병상에 누워 있었다.“서우야, 드디어 돌아왔구나!”장경화가 서둘러 물었다.“어때? 유진우가 치료할 수 있대? 만약 안 된다고 하면 강 명의를 찾아갈 수밖에 없어.”“유진우가 약 한 병 줬는데 한 달 동안 복용하면 괜찮아진다고 했어요.”이서우는 도자기로 된 병을 꺼내더니 검은 알약 하나를 쏟아냈다.땅콩만 한 크기의 알약은 평범했고, 어렴풋이 고약한 냄새가 났다.“이걸로 병을 치료할 수 있다고?”장경화는 믿기지가 않았다.무슨 영약인 줄 알았는데 그냥 거무칙칙한 덩어리였다.“유진우가 그렇게 말했어요.”이서우는 고개를 끄덕였다.“아가씨...”그때 대머리 의사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어머님은 현재 위독한 상황이니 제일 정확한 방법은 머리 수술을 받는 것입니다.”“흠! 왜 아픈지 원인도 찾지 못하면서 머리 수술을 하겠다고? 그게 사람을 죽이는 것과 뭐가 달라!”이서우가 콧방귀를 뀌었다.의사가 어머니의 마비 증세는 뇌에 생긴 종양 때문일 수 있다고 해서 CT 검사를 다 해봤지만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모든 것이 의심일 뿐
원기가 왕성한 조국화를 바라보는 의사들은 충격을 금치 못했다.전문가라는 본인들도 방법이 없었던 병이 조그마한 알약으로 치료가 되는 것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이 새까만 것이 정말로 영약이란 말인가?“아가씨 그 약은 뭐예요? 저희가 연구하게 해줄 수 있을까요?”놀라움을 뒤로하고 대머리 의사가 물었다.“연구는 무슨! 꺼져!”이서우는 말하면서 대머리 의사를 발로 찼다.대머리 의사는 자신이 불리한 입장이라는 것을 알고 감히 오래 머물지 않고 바로 떠났다.“이 작은 알약이 이렇게 신기하다니? 정말 놀라워!”장경화가 침을 꿀꺽 삼켰다.보기에는 흉하고 냄새도 고약했지만 약효가 좋다는 건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비록 천만 원이 들었지만 가치는 있는 것 같아요.”이서우가 기뻐하며 말했다.“뭐? 천만 원?!”약의 가격을 듣고 있던 두 사람은 놀랐다.“서우야, 농담하는 거지? 이 약이 천만 원이라고?”장경화의 눈이 커졌다.“맞아! 딸, 너 속은 거 아니야? 이게 어떻게 천만 원씩이나 해?”조국화도 돈이 아깝다는 표정을 했다.조국화는 부자였지만 돈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인색한 사람이었다.“됐어요, 병을 고칠 수만 있다면 괜찮아요.”이서우는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이게 어떻게 괜찮아?”조국화는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그 자식이 내 뺨을 때린 원수도 갚아주지 못했는데 지금 또 약 한 병에 우리 돈 천만 원을 뺏어가다니? 안 돼, 돈을 꼭 다시 돌려받을 거야!”그렇게 말하면서 조국화는 일어나려고 했지만 감정이 너무 흥분한 데다 아직 몸이 잘 회복되지 않은 상태여서 다리에 힘이 풀려 다시 침대에 쓰러졌다.“엄마! 그 얘기는 나중에 다시 해요. 지금은 엄마가 건강해지는 게 제일 중요해요.”이서우는 조금 걱정이 되었다.“형님, 돈은 제가 꼭 받아올 테니 걱정하지 마시고 치료부터 해요.”장경화가 말했다. 잘 보일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알았어, 그럼 이건 자네한테 맡길게!”조국화도 시원하게 말했다.심부름을 해준다고
“됐어, 그만해. 때리지 말고 우선 무슨 일인지 들어보자.”장경화가 이현이 맞는 게 아까워서 서둘러 말렸다.“나도 무슨 일인지 모르겠어...”이현은 울먹이며 계속했다.“어젯밤에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취했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이미 차 안에 있었고, 차는 사고가 났었어. 게다가 사람까지 사망한 걸 보고 너무 놀라서 도망쳤는데 바로 잡혔어.”“음주운전을 하다가 사람을 치어 죽이고 뺑소니를 쳐? 지금 얼마나 큰 범죄를 저지른 건지 알기나 해? 십 년, 이십 년은 감옥 생활을 해야 돼!”이청아는 답답한 표정을 지었다.“응?”이청아의 말에 이현의 얼굴은 두려움에 하얗게 질려서 외쳤다.“누나, 나 아직 젊어, 감옥 가기 싫어. 제발 살려줘!”“잘못했으면 대가를 치러야지? 사람을 죽이고도 무사할 줄 알았어?”이청아는 한숨을 쉬었다.이현을 너무나 아끼지만 이번 일은 그녀도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엄마! 누나! 나를 도와줘. 다시는 이런 일 없을 거야, 맹세해!”이현은 당황했다.자신의 남은 인생을 감옥에서 보내야 한다고 생각하니 온몸이 나른해졌다.“현아, 걱정 마, 엄마가 바로 숙모한테 전화해 볼게. 강북 이씨 가문에서 나서고 돈을 좀 쓰면 괜찮을 거야!”장경화는 곧바로 조국화의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여보세요? 형님, 현이가 교통사고를 냈는데 사람이 죽었어요. 지금 경찰서에 있는데 형님 인맥으로 구해주실 수 있을까요?”“동서, 내가 도와주지 않겠다는 게 아니라, 어젯밤 청아가 용호걸과 약속을 지키지 않아 가문에서 불만이 많아. 심지어 청아가 용호걸 씨와의 결혼을 동의하지 않으면 자네들한테 아무런 도움도 주지 말라는 명령이 떨어졌어.”조국화는 냉정하게 말했다.“네?”장경화의 안색이 굳어지며 시선은 이청아에게로 돌아갔다.“용호걸과 결혼하라고요? 말도 안 돼요!”이청아는 단호하게 거절했다.“동의하지 않으면 나도 방법이 없어. 이현의 일은 자네들끼리 알아서 해.”조국화는 바로 전화를 끊었다.“청아야! 그냥 동의해. 용호걸이 어때서?
다음 날, 이른 아침.새벽빛이 채 퍼지지 않은 시각, 유진우는 갑작스레 들려온 텐트 밖의 발소리에 잠에서 깨어났다.순식간에 몸을 뒤집어 일어난 그는 곧장 경계 태세를 갖췄다.얼마 지나지 않아 텐트 밖에서 왕 아저씨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아가씨! 큰일입니다! 밖에서 문제가 생겼습니다!”왕 아저씨는 텐트 안으로 들어오지 않고 조심스럽게 바깥에서 보고를 올렸다.“네?”소란스러운 기척에 이청성이 천천히 눈을 떴다. 잠자리에서 몸을 일으키며 재빨리 겉옷을 걸친 그녀는 나직이 물었다.“무슨 일이죠?”“방금 순찰을 돌다가 이상한 걸 발견했습니다. 야영지 주변에 수많은 사막 쥐들이 나타났습니다. 녀석들의 이동 경로를 따라가 보니 우리 보급 물자가 전부 난장판이 되어있더라고요!”왕 아저씨의 목소리에는 불안이 서려 있었다.“뭐라고요?”이청성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그녀는 곧장 텐트를 열고 밖으로 나섰다.“보초를 교대로 서도록 지시했는데 어째서 이런 일이 벌어진 거죠?”“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발견했을 땐 이미 너무 늦었더라고요.”왕 아저씨는 초조한 기색이 역력했다.“가요, 가서 직접 확인해 봅시다.”그녀는 더 이상 묻지 않고 발걸음을 재촉했다.이번 탐험을 위해 그녀는 만반의 준비를 했다.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다양한 생존 물자를 챙겼고 그것들을 낙타에 실어 운반했다.밤이 오기 전엔 특별히 신신당부하며 보급 물자를 철저히 관리하라고 지시하기까지 했는데 한숨 자고 일어난 사이 모든 것이 이렇게 망가졌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그녀가 현장에 도착했을 땐 수천만 마리의 사막 쥐들이 이리저리 날뛰고 있었다.식량과 물, 그리고 수많은 보급 물자가 난장판으로 되었다.호위팀의 팀원들은 사막 쥐 무리를 내쫓기 바빴다.그러나 사막 쥐들은 사람에 대한 경계가 전혀 없는 듯했다. 여전히 식량들을 탐하고 있었다.그 모습을 눈에 담은 이청성은 미간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사막 쥐들은 타고나길 경계심이 강한 동물이라 이렇게 대놓고 인간의 식량을
밤에는 날씨가 매우 춥고 찬 바람이 불어 얼굴이 아플 정도였고 낮이 되면 마치 불 위에 얹어 굽는 것처럼 유난히 뜨거워 바위에 달걀을 터뜨리면 1분 안에 익을 수 있는 정도였다.이처럼 춥고 더운 극한 환경은 일반 사람들이 전혀 견딜 수 없었다.비록 충분한 물자를 준비했지만 이는 겨우 생존 필요를 유지하는 것일 뿐이며 진정으로 시험하는 것은 인간의 의지력과 신체 압축강도의 대처 능력이었다.유진우와 이청성 일행은 바람이 그린 지도를 따라 같은 속도로 전진했다.해 질 녘부터 해 뜰 때까지, 해가 떠서부터 해 질 녘까지.인원이 많다 보니 팀 이동 속도도 느렸고 다행히 이청성이 준비를 철저히 했고 이번에 데리고 온 사람들은 엘리트였기에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빨리 해결할 수 있었다.밤에는 달빛이 어둡고 바람이 많이 불어 더는 이동이 힘들어지자 이청성은 팀을 지휘하여 적절한 장소를 찾아 텐트를 치고 주둔할 준비를 하였다.오랜 길을 달린 탓에 사람들은 몸과 마음이 이미 지쳐 있었고 오늘 밤은 푹 쉬어야 원기를 회복할 수 있었다.텐트가 설치되자 이청성은 먼저 요리사에게 요리를 시작하라고 명령했고 두 명의 최고 요리사와 십여 명의 후방 지원 요리사가 곧 바삐 움직이기 시작했으며 굶주린 백여 명의 사람들은 눈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었다.며칠 동안의 사막 행은 아주 힘들었지만 이렇게 힘들 때 맛있는 음식에 술 한 모금 마시는 것은 그야말로 행복한 일이였다.큰 텐트 안에서 유진우, 이청성, 진이수 몇 사람은 배불리 먹은 후 둘러앉아 이어서 해야 할 일을 의논하기 시작했고 날씨가 추운 탓에 텐트 안에 모닥불도 피웠다.“이청성 씨, 지금까지의 진행 과정은 모두 매우 순조로웠어요.”“별일 없으면 우리는 내일 오후쯤 오아시스의 변두리 지역에 도착할 것 같아요.”“하지만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그곳은 황사가 많이 발생하는 곳으로 우리는 더욱더 조심해야 해요.”진이수는 손으로 책상 위의 지도를 가리키며 간단하게 상황을 설명했다.“네, 알겠어요. 진 대장, 어서 들어
한 시간 뒤, 서지석은 오령정 한 무더기를 안고 여관방에 들어서더니 탁자 위에 모조리 내려놓으며 말했다.“이청성 씨, 이것들은 모두 오늘 받아온 오령정들이에요. 제가 계산해 보니 대략 70% 정도 되던데 나머지 30%는 연락이 안 되거나 팔려고 하지 않았어요.”서지석은 간단하게 상황을 설명했다.처음에 그는 이청성의 재산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기에 말로 설득하여 문제의 심각성을 이해시키려 했지만 안타깝게도 그의 말은 아무도 믿지 않았고 금도문이라는 이름을 내걸어도 아무 소용이 없었다.심지어 대부분의 사람은 그를 사기꾼이라 생각하여 그들의 재산을 탐내 이런 더러운 수단으로 오령정을 빼앗으려 한다고 생각했다.서지석은 어쩔 수 없이 이청성의 방법대로 오령정을 높은 가격에 받아 대부분 사람의 의심을 풀었지만 의심이 많은 녀석들은 여전히 판매하려고 하지 않았고 아무리 설득해도 받아들이지 않자 결국 방법이 없어서 포기하고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좋은 말로는 죽을 놈을 말리기 어렵다는 말이 있듯이 그는 무림인들의 세계의 도덕과 정의를 매우 중시한다고 자문했지만 아무도 믿지 않았고 더는 설득할 능력이 없었다.“지석 씨, 수고하셨어요.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이미 다 했으니 나머지는 하늘에 맡겨야죠.”이청성은 이미 예상한 듯하였고 처음부터 모든 사람을 구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며 단지 애국심과 국민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최대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한 것으로 생각했다.“저는 심부름만 했을 뿐 아무것도 한 것이 없어요. 오히려 이청성 씨가 너무 많은 재산을 낭비하셨어요.”서지석은 자신의 위엄과 명성으로 몇몇 사람이라도 설득할 수 있을 거로 생각했는데 결국 혼자 착각하고 있었고 사람들은 전혀 체면을 세워주지 않고 눈앞의 이익만이 그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었던 것이었다.“금전은 모두 목숨 이외의 물건이니 신경 쓰실 필요 없어요. 한 사람이라도 구하셨으면 된 거예요.”이청성은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말했다.“이청성 씨, 한 가지 일이 더 있어요.”서지석은
“어떻게 이럴 수 있어요?”상황을 지켜보던 사람들은 유진우의 손에 있는 검은 기체 덩어리를 보고 모두 놀라 멍해졌다.조금 전까지만 하여도 멀쩡했던 영기가 어떻게 눈 깜짝할 사이에 통째로 삼켜 없어질 수가 있을까.머리카락보다도 더 가는 사악한 기운이 이렇게 강력한 위력을 갖고 있을 줄이야.“이 물건이 이렇게 무서운 줄 몰랐어요. 오늘 많은 것을 배워가네요.”서지석은 당황한 표정으로 침만 삼켰다.유진우가 때맞게 확인시켜 주어서 다행히 큰 불행은 모면했지만 사실을 모르고 오령정의 영기를 그대로 흡수하여 사악한 기운을 체내에 끌어들였다면 어떤 일이 일어났을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고 사악한 기운이 폭발할 때쯤이면 결국 바람처럼 될 것이 분명했다.“과연 내 예상대로 이 물건은 흉악하기 그지없네.”유진우의 손가락에 가해지는 압력이 점점 커지자 에너지 커버에 싸인 검은 색의 사악한 기체가 완전히 발광하여 미친 듯이 솟구치고 전력 질주하며 에너지 커버에 끊임없이 부딪혀 구속에서 벗어나려는 듯하였다.희미하게 짐승이 포효하는 듯한 소리도 들리는 것을 보아하니 이 사악한 기운은 이미 영성이 있는 것이 분명했다.“이렇게 좋은 보물이 안타깝게도 사악한 기운에 오염되다니, 정말 낭비네요.”서지석은 한숨을 내쉬며 손에 쥐었던 오령정을 모두 바닥에 던지고 발로 부스러뜨려 사악한 기운이 사람을 해치는 것을 방지하였다.“사건이 비정상적으로 넘어갈 땐 반드시 그 원인이 있을 것이니 바람의 최후는 오아시스와 관련이 있을 것이에요. 우리는 앞으로 더 신중하게 행동해야 해요.”유진우가 말하면서 한 손을 꽉 움켜쥐자 손에 있던 검은 기체가 순식간에 폭발하여 완전히 사라졌다.현장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사람들은 손에 든 오령정을 처리한 후 모두의 시선은 일제히 조이준한테로 향했다.조금 전 조이준은 가장 먼저 앞다투어 오령정을 빼앗아 지금은 손에 달걀만큼 한 크기의 오령정을 40여 개나 쥐고 있었으며 품질은 매우 좋아 보였고 모두 합치면 그 가치는 엄청났다.“왜 다들 날 쳐다봐?”
조금 전의 바람은 이미 인간이 아닌 짐승처럼 변화되었었고 그로 인해 또 다른 불가능도 있었을 것이다.“설령 오령정은 바람의 혈육의 결정체라 하여도 뭐가 문제에요? 당신이 방금 말한 3일을 못 버틴다는 말은 또 어떤 뜻일까요?”서지석은 이어 의문을 제기했다.“오령정은 이미 오염되었어요.”유진우는 엄숙한 표정으로 계속하여 말했다.“바로 전에 바람의 상황을 여러분들도 보셨겠지만 이유 없이 발광하고 인성을 잃고 몸까지 변화된 것을 보면 이 오령정에 아무런 문제가 없을 수 있을까요?”“진우 씨, 이 일은 매우 중요한 일이에요. 단지 이런 추측으로 사람들을 설득할 능력이 부족할 것 같은데 혹시 증거라도 있나요?”서지석은 다시 물었다.금도문 제자들은 방금 꽤 큰 오령정을 8개나 주워 넉넉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만약 이 오령정을 사용할 수 없다면 그들에게 큰 손실이기에 확실한 증거가 없으면 이러한 결과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매개 오령정에는 모두 한 가닥의 사악한 기운이 숨어 있고 겉으로 보면 발견하기 매우 어려울 거예요. 다만 그 안의 영기를 추출한다면 비로소 증거를 찾을 수 있어요.”유진우는 말하면서 한 손을 평평하게 하여 자신의 오령정을 여러 사람 앞에 보여 주었고 이어 다른 손을 내밀어 손바닥으로 오령정을 향해 살며시 짓누르자 쟁쟁한 소리가 들려왔다.짝!소리와 함께 오령정은 순식간에 터졌고 그와 동시에 짙은 영기가 그 속에서 뿜어져 나왔다.유진우는 손가락을 약간 구부리고 사악한 가운을 감쌀 수 있는 투명한 에너지 커버를 준비해 두었고 이 영기들은 매우 짙은 유백색으로 구름과 안개처럼 끊임없이 밀려왔으며 이것을 모두 흡수하면 무자의 수련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었다.“이 영기 속에 무엇이 숨겨져 있는지 자세히 보세요.”유진우의 말에 서지석과 몇몇 금도문 제자들이 자세히 눈여겨보더니 갑자기 놀라며 눈이 휘둥그레졌다.그들은 이 유백색의 영기 속에 뜻밖에도 한 가닥의 검은 기체가 숨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이 검은 기체는 유백색의 영기에
“이청성 씨, 방금 그 두 놈이 당신의 오령정을 빼앗은 거 맞죠? 제가 바로 되찾아 올게요.”상황을 지켜보던 서지석은 조금 전에 이청성의 곤룡띠만 아니었으면 자신은 바람을 대처할 수가 없었을 것이고 심지어 죽었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기에 그녀를 대신해 오령정을 되찾아 오려고 바로 결단력 있게 손을 쓸 준비를 했다.“ 서지석 씨, 쫓아가지 않아도 돼요.”이청성은 쫓아가려는 서지석을 급히 멈춰 세우며 말했다.“빼앗긴 것이 아니라 제가 그들에게 준 것이니 저한테는 소용없는 물건이에요.”“네?”서지석은 머뭇거리더니 가려던 발걸음을 멈추고 몸을 돌려 의문스러운 태도로 물었다.“이청성 씨, 오령정은 무사에게는 아주 귀한 보물이잖아요. 내공을 향상할 수 있고 설령 당신이 쓰지 않더라도 돈으로 팔면 가치도 매우 높아요.”“전 돈이 부족하지 않아요.”이청성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네, 그게….”서지석은 한순간 말문이 막혀 어떻게 반박해야 할지 몰랐다.그러고보니 눈앞의 이 여성은 부잣집 아가씨로 부족한 것이 없었고 게다가 곤룡띠 같은 보물도 가지고 있었으니 오령정 한두 개 정도는 안중에도 없었을 것이다.이청성에게는 돈이 부족하지 않았지만 서지석은 돈이 부족했으니 신세를 한 번 더 진다 치고 그녀가 원치 않은 오령정을 자신한테 줘도 되는 건데 돌처럼 던져버리다니 너무 낭비라고 생각했다.“서지석 씨, 제가 보물을 그냥 버린 것이 아니라 이 오령정은 뭔가 이상했어요.”이청성은 이어 해명하며 말했다.“당신 손에 있는 오령정을 자세히 봐봐요. 어딘가 특별한 점이 없어요?”“특별한 점요?”서지석은 오령정 하나를 집어 들고 자세히 관찰했지만 아무런 이상한 점도 발견하지 못하고 의아해하며 물었다.“대체 어디가 특별해요? 안에 있는 짙은 영기는 바로 흡수할 수 있으니 수련에 사용해도 아무 문제 없을 것 같아요.”“서지석 씨, 만약 이 물건으로 수련하면 아마 3일도 못 살고 죽을 거예요.”이때 유진우는 손톱만 한 크기의 오령정을 손에 집어 들고 천천히 앞으
조이준은 만면에 웃음을 띠고 이미지에도 신경 쓸 겨를이 없이 바로 땅에서 오령정을 줍고 있었다.이것들은 천금 같은 보물이어서 팔든 직접 사용하든 모두 좋은 선택이었다.“오령정? 이게 모두 오령정이라고?”“어서 와. 빨리 주워.”이 순간 많은 사람이 땅 위에 널려 있는 검은 결정체의 정체를 알고 하나둘씩 쟁탈전을 벌이기 시작했다.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이유를 모르더라도 모두가 빼앗는 것을 보고 주저하지 않고 쟁탈 대열에 합류했다.“이 오령정은 내가 먼저 본 거야, 이리 내놔.”“헛소리 집어치워, 지금은 내 손에 있으니 바로 내 것이야. 인정하기 싫으면 한판 붙던가.”“제기랄, 누가 감히 나한테서 뺏어간다면 다 죽을 줄 알아.”이익이 있는 곳에는 항상 싸움이 따르기 마련이다.오령정의 가치를 알게 된 후 각 세력은 미친 듯이 경쟁하기 시작했으며 실력이 강한 사람은 몇 개를 더 얻을 수 있었고 실력이 약한 사람은 남은 찌꺼기만 조금 주워가며 약육강식의 정글 법칙을 유감없이 정교하게 보여주었다.만약 양측의 실력이 모두 강하고 아무도 물러서려 하지 않는다면 큰 싸움으로 승패를 나누었고 불과 몇 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바로 전까지만 해도 비교적 평화롭던 곳에서 이미 적지 않은 사망자가 발생했다.“사람은 재물을 위해 죽고 새는 먹이를 위해 죽네.”사방에서 피 터지는 싸움을 하는 것을 본 이청성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겨우 몇 조각의 오령정으로 사람들이 목숨 걸고 싸우다니, 만약 이보다 더 가치 있는 보물이 나온다면 또 어떤 장면일까?“이봐요, 손에 쥐고 있는 오령정을 내놔요. 아니면 제가 무례하다고 탓하지 마세요.”그때 갑자기 두 남자가 다가오더니 이청성이 손에 쥐고 있는 오령정에 시선을 고정하며 앞뒤로 그녀를 에워싸면서 말했다.“어디서 감히 아가씨를 협박해! 너희들 다 뒤지고 싶어?”상황을 목격한 이청성 주변에 있던 근위병들은 바로 칼을 빼 들며 말했다.그들은 모두 반은 종사급 고수들이니 무림인들의 세계 부하들을 상대하는 것은 아무런 문제
갑작스러운 폭발에 모두가 깜짝 놀랐고 에너지파가 휩쓸면서 적지 않은 무사들이 사방으로 날려 아수라장이 되었다.다행히 서지석과 제자들이 빨리 달린 탓에 피해를 면했지만 가까운 거리에서 폭발했더라면 그들도 크게 다쳤을 것이다.모든 먼지가 다 떨어질 때쯤 다들 시선을 집중하고 보니 마을 이장의 집은 이미 평지로 변해 있었고 사방의 무너진 담벼락에 의해 온 땅이 어질러져 있었다.허공에 매달렸던 바람은 나무와 함께 완전히 사라졌고 곤룡띠만 덩그러니 땅에 떨어져 있었으며 그 외에도 땅에는 정체 모를 검은 결정체들이 마치 조약돌처럼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유진우는 분명히 바람의 몸이 폭발하면서 튀어나온 물건이라고 확신했다.결정체에서 나오는 피비린내는 아마도 혈액에 의해 녹아서 나는 냄새일 것이고 정상인의 피는 액체 상태이지만 바람이 죽기 전의 피는 고체 상태로 결정체가 되어버렸으니 확실히 이상한 점들이 있어 보였다.유진우는 자신이 보고 들은 것이 많아 식견이 넓다고 생각했지만 오늘 바람에게 일어난 모든 일은 그의 인식을 뛰어넘었다.처음에는 이유 없이 미친 듯이 발광하다가 그 뒤로 신체 소질이 갑자기 배로 강해져 고통과 생사를 두려워하지 않는 한 마리의 미친 짐승과도 같았고 가장 중요한 것은 바람의 몸에 이해할 수 없는 변화가 생겼다는 것이다.날카로운 이빨, 칼날 같은 손톱, 갑자기 몸에 생겨난 검은 비늘은 칼로도 베기 힘들 정도였고 총적으로 바람은 이미 사람이 아니라 괴물로 보였으며 현재 땅에 널려진 검은색 고체 상태의 결정체들만으로도 문제를 설명하기에 충분했다.도대체 무엇이 바람을 이렇게 만들었을까?전에 건강검진을 받았을 때도 바람은 모든 면에서 정상이었는데 왜 불과 몇 시간 만에 이렇게 큰 변화가 생긴 것인지.혹시 그가 뭐라도 빠뜨린 것이라도 있었는지.유진우는 미간을 찌푸리며 생각에 잠긴 듯하였고 비록 무슨 원인인지 모르지만 바람이 짐승처럼 변한 것은 분명 그 괴상한 오아시스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고 안타깝게도 바람은 이미 죽었으니 더
자부심이 강하고 지려고 하지 않는 성격의 조이준은 몇 번이고 거절당한 유진우한테 다소 불만이 있었지만 생사를 가를 때가 되면 반드시 자신을 찾아올 것이라 믿고 더는 조르지도 않았다.“당신들은 여기 멍하니 서 있지만 말고 얼른 가서 서지석 씨를 도와줘요.”유진우는 머리를 돌려 가만히 서 있는 금도문의 제자들을 보고 말했다.그때 서지석은 한창 미쳐 발광하는 바람과 싸우고 또 싸우고 있었다.다만 기력이 소모됨에 따라 서지석은 속도와 힘이 현저히 느려지고 있었고 반면, 바람은 여전히 힘이 넘쳤고 지칠 줄을 몰랐다.이대로라면 서지석은 얼마 못 버티고 패배할 것이 분명했다.“빨리 대선배를 도우러 가요.”금도문의 몇 명 제자들은 서로를 쳐다보며 곧 칼을 빼 들고 앞으로 돌진하려 했다.“잠깐만요, 이걸 가지고 가요.”그때 이청성은 갑자기 금빛 밧줄을 꺼내며 금도문 제자에게 던져주었다.이 금색 밧줄은 매우 단단했고 표면에 은은한 빛이 돌고 있어 평범해 보이진 않았다.“뭐죠?”금색 밧줄을 본 조이준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놀라며 물었다.“이것은 말로만 듣던 곤룡띠가 아니에요?”“조 선배님 눈썰미가 참 대단하시네요.”이청성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뭐라고요? 곤룡띠라고요?”곤룡띠에 대해 들은 적 있는 금도문의 제자들은 그 가치를 알고 모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곤룡띠는 무림인들의 세계에서 유명한 보물로 매우 보기 드문 물건이었고 어떠한 칼로도 상처를 내기 힘들고 물과 불에도 쉽게 손상되지 않으며 매우 단단하고 질긴 것으로 설령 무도 종사를 묶어 두어도 벗어날 수 없었다.다만 곤룡띠는 너무 희귀해서 무림인들의 세계에서도 가진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였고 게다가 가진 자는 모두 최고의 대문 파인데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여인이 이런 보물을 지니고 있을 줄은 생각도 못 했다.이 여인은 대체 어떤 사람이지?“그만 쳐다보고 빨리 서지석 씨를 도우러 가요.”이청성은 재촉하며 말했다.“네, 그래야죠.”금도문 제자들은 잠깐 꿈에서 깨어난 듯 그제야 정신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