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한껏 여유로운 모습의 유진우를 본 둥근 얼굴의 남자는 경악을 감추지 못했다.그는 쇠 채찍의 위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아무리 단단한 사람도 열대를 버티지 못하는데 유진우는 멀쩡할 뿐만 아니라 채찍을 세 개나 부러뜨렸다. 실로 괴이한 일이 아닐 수 없다.“이 자식아! 너 대체 무슨 수를 쓴 거야?”둥근 얼굴의 남자가 어두운 목소리로 물었다.“때리고 싶으면 때릴 것이지, 무슨 말이 그렇게 많아.”유진우는 하품까지 했다. 상대를 업신여기는 그의 모습에 둥근 얼굴의 남자는 분노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젠장! 오늘 널 죽이고 말 것이야!”둥근 얼굴의 남자는 두말없이 부장교의 칼을 뽑아 들고 유진우를 찌르려 했다.“쨍그랑!”하지만 유진우의 몸에는 상처 하나 생기지 않았고 오히려 둥근 얼굴의 남자가 들고 있던 칼이 두 조각으로 쪼개졌다.“강신술?”선우현정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녀는 누구보다 빨리 상황을 파악했다. 쇠 채찍으로 때리고 칼로 찔러도 상처 하나 나지 않은 건 몸을 지키는 기공을 수련한 게 틀림없었다. 하지만 이 무술은 내공을 많이 쓰기에 일반 무사는 얼마 버티지 못한다.“오빠, 일반적인 무기로는 상처 하나 내지 못할 거야. 아무래도 다른 고수를 불러야겠어.”선우현정이 귀띔했다.“저 자식 만만한 놈이 아닌 건 확실해. 그러니까 너희들이 처리하지 못했지. 하지만 내 손에 들어온 이상 걱정할 필요 없어.”둥근 얼굴의 남자가 실눈을 뜨고 말했다.“오빠, 다른 방법이 있어?”선우현정이 떠보듯이 물었다.“우리 군부대는 전쟁에 나가 적을 죽이는 것에만 능숙하지, 이런 고문에는 익숙지 않아. 하지만 괜찮아, 형부에 어마어마한 사람을 알아. 그분을 모셔오면 저 자식도 손이야 발이야 하고 빌게 돼 있어!”둥근 얼굴의 남자가 섬뜩한 웃음을 지었다.“그래? 어떤 사람이기에 그렇게 대단해?”선우현정의 두 눈이 반짝였다.“형부에 도살자가 두 명 있는데 그중 한 명인 혈마라고 불리는 자야.”둥근 얼굴의 남자가 대답했다.
“오빠, 저 쇠사슬 단단해? 저 자식 실력이 만만치 않아. 혹시라도 풀어버리면 어떡해?”선우현정이 물었다.“걱정하지 마, 우리 쇠사슬은 전부 철로 만들어져서 검으로 부러뜨리지 못할 정도로 단단해. 인간은 물론이고 코끼리도 꼼짝 못 하게 묶을 수가 있거든. 이 쇠사슬을 잠근 이상 키가 없으면 평생 열지 못해!”둥근 얼굴의 남자가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전에도 무도 고수를 만난 적이 있었지만 이 쇠사슬을 푼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그럼 다행이고.”선우현정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데 그녀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쨍그랑하고 금속이 부딪치는 소리가 들려왔다.유진우가 팔뚝만한 굵기의 쇠사슬을 아주 손쉽게 부러뜨리고는 여유롭게 기지개까지 켜는 것이었다.“X발!”둥근 얼굴의 남자는 너무도 놀라 들고 있던 디저트를 바닥에 떨어뜨렸고 옆에 있던 선우현정도 넋을 놓긴 마찬가지였다.‘철로 만든 거라서 아주 단단하다며? 그런데 저렇게 손쉽게 부러뜨렸다고?’“당장 저놈을 포위해!”둥근 얼굴의 남자가 명을 내리자 연병장에 있던 병사들이 우르르 몰려들어 유진우를 물샐틈없이 포위했다.“너무 긴장해 하지는 마. 그냥 밥만 먹으려는 것뿐이니까.”유진우는 바닥에 털썩 앉아 유유자적하게 고기를 먹으며 술을 마셨다. 둥근 얼굴의 남자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저 자식 대체 정체가 뭐야? 어떻게 저 많은 총구 앞에서도 저렇게 여유를 부릴 수가 있지? 대단한 실력을 감춘 자일까, 아니면 일부러 침착한 척하는 걸까?’유진우가 배불리 식사를 마친 후, 그들은 다시 한 번 그를 묶어버렸다. 하지만 이번에는 더 굵은 쇠사슬이었고 거의 온몸을 칭칭 감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둥근 얼굴의 남자는 그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는지 경비대에게 계속 지켜보라고 했다. 유진우가 조금이라도 이상한 움직임을 보일 경우 바로 폭탄을 날리라고 했다.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군용 지프차 한 대가 갑자기 군사 기지로 들어와 연병장 안에 멈춰 섰다.차 문이 열리면서 몸이 삐쩍 마른 한 중년 남자가
“뭐야?”갑자기 무릎을 꿇은 혈마를 보며 주 장군과 선우현정은 경악을 금치 못했고 서로 얼굴만 멀뚱멀뚱 쳐다보았다.‘이건 또 무슨 상황이지? 갑자기 왜 무릎을 꿇고 난리야? 고문하기 전에 절이라도 하려는 건가?’의아해하는 주변 사람들과 달리 삐쩍 마른 남자는 겁에 질린 채 식은땀까지 뻘뻘 흘렸다.인간 도살자 홍복홍의 제자인 그가 어찌 기린도의 진짜 의미를 모르겠는가?이런 독특한 검은 기린도는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이었고 권력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어쩐지 낯이 익다 했더니, 이분이 바로 10년 전에 나라를 발칵 뒤집어놓은 유씨 가문의 천재구나! 망했어, 망했어... 내가 대체 무슨 죄를 지었다고 나한테 이런 일이 생기는 건데! 안 돼! 아직 일이 크게 번지기 전에 얼른 도망가야 해.’“혈마님, 대체 왜 그러십니까? 어디 불편하세요?”혈마가 다리에 힘이 풀려 털썩 주저앉자 주 장군이 황급히 달려와 그를 부축하려 했다.“X발, 다 당신 때문이야!”분노가 치밀어 오른 혈마는 다짜고짜 손을 들어 주 장군의 따귀를 힘껏 후려갈겼다. 그 바람에 주 장군은 중심을 잃고 넘어질 뻔했다.“혈마님, 갑... 갑자기 왜 이러시는 겁니까?”후끈거리는 볼을 움켜잡은 주 장군은 어리둥절하기만 했다.“왜 이러냐고? 널 죽이지 않은 걸 고맙게 생각해. 내가 뭘 어쨌다고 나한테 이러는 건데? 죽고 싶으면 혼자 죽어. 나까지 끌어들이지 말고!”혈마는 주 장군을 발로 확 차버린 뒤 가방을 들고 냅다 줄행랑을 쳤다. 고문 도구가 떨어져도 줍지도 못하고 귀신이라도 본 것처럼 황급히 도망쳤다.“뭐야?”주 장군은 여전히 어안이 벙벙했다. 대체 무엇 때문에 사람을 죽여도 눈 하나 깜빡이지 않던 혈마가 부리나케 도망갔을까?“대체 어떻게 된 거야?”선우현정도 눈앞의 상황을 믿을 수가 없는 건 마찬가지였다. 혈마를 모셔오면 그동안의 복수를 제대로 할 수 있을 거로 생각했었지만 고문을 시작하기도 전에 냅다 도망치고 말았다.대체 무슨 상황인 거지?“이놈아! 대체 뭘 했기에 혈
주 장군이 가슴을 쫙 펴며 우쭐거렸다.“난 조 사령관님 밑에 있는 백호군의 부장군이야. 저 자식이 누구든 쉽게 해결할 수 있어. 기다려봐!”그때 휴대 전화가 갑자기 울렸다.“여보세요? 주 장군님, 전 안씨 가문의 안병서입니다. 당신이 잡아서는 안 되는 사람을 잡았어요. 당장 풀어줘요. 지금이라도 풀어주면 화는 면할 수 있을 거예요.”“당신이 뭔데 이래라 저래라야? 감히 나한테 명령해? 꺼져!”그러고는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오빠, 또 누가 유진우를 풀어달라고 사정하는 거야?”선우현정이 웃을 듯 말 듯 한 얼굴로 물었다. 그녀는 이런 상황이 있을 거라고 진작 예상했다.“흥! 내 손에 잡힌 사람은 절대 못 풀어줘!”주 장군이 하찮다는 듯이 입을 삐죽거렸다. 선우 가문이 뒤를 봐주고 있어 남성 전체에 그가 두려워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따르릉...”곧이어 두 번째 전화가 걸려왔다.“주 장군님, 저는 조씨 가문 사람입니다. 장군님 부하가 제 친구를 잡아갔다고 들었는데 아무래도 무슨 오해가 있는 것 같아요. 넓은 아량으로 풀어주시면 안 될까요?”“안 돼! 유진우는 씻을 수 없는 큰 죄를 지었어. 이미 형부에 넘겼으니까 누가 와서 사정해도 소용없어!”주 장군은 할 얘기만 하고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런데 그 뒤로도 전화가 끊이질 않았다. 두 번째 전화 뒤에 세 번째, 네 번째, 다섯 번째 전화가 연거푸 걸려왔다.“여보세요? 주 장군님, 저 손기태입니다...”“주 장군님, 저는 강북의 이씨 가문을 대표하여...”“주 장군, 부탁할 일이 하나 있는데...”전화가 끊임없이 걸려왔고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처음에 주 장군은 짜증 섞인 목소리로 전화를 받다가 나중에는 화를 낼 힘도 없었다. 이젠 같은 급의 장군마저 유진우를 대신해 사정했다. 두려운 건 아니지만 귀찮은 일이 생기는 건 아닌지 걱정되었다. 결국 그는 참다못해 휴대 전화를 꺼버렸다.“너 인맥이 꽤 넓구나. 내가 널 과소평가했어.”주 장군이 고개를 천천히 들며 싸늘하게 웃
“짝!”장 부관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귀싸대기부터 날렸다.얻어맞은 주 장군은 어안이 벙벙했고 정신을 똑바로 차리지 못했다.‘내가 웃는 얼굴로 맞아줬더니 X발 나한테 귀싸대기를 날려? 정말 너무하네!’“장 부관님! 왜 이러시는 거죠?”주 장군의 얼굴색은 어두워졌고 불만을 드러냈다.아무리 상대가 남궁을용의 부관이라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에게 멋대로 수모를 안겨줄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의 뒤에는 남궁을용보다 관직이 더 높은 조 사령관이 받쳐주고 있었으니 말이다.“주 장군, 이 한 방은 당신에게 교훈을 주기 위해서야.”장 부관이 차갑게 말했다.“진우 도련님에게 손을 댄 것부터 문제야. 지금 당장 풀어줘, 아니면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거야!”“지금 나를 협박하는 거예요?”주 장군이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장씨, 겨우 장군님의 말 잘 듣는 개인 주제에 무슨 자격으로 나한테 명령하는 거야?”“내게 그럴 자격이 없는 건 맞지만, 장군님에게는 충분히 그럴 자격이 있으시지. 혼쭐나고 싶지 않으면 지금 당장 사람을 풀어줘.”장 부관이 무표정으로 말했다.“흥, 장군님으로 날 겁주려는 거야?”주 장군은 약간 화가 치밀어 올랐다.“나는 극악무도한 사람밖에 잡지 않아. 게다가 확실한 증거도 있는데 당신이 풀어주라고 하면 내가 풀어줘야 하는 거야?”만약 상대가 처음에 좋은 말로 설득했다면 그는 남궁을용의 체면을 봐서라도 유진우를 풀어줬을지도 모른다.하지만 귀싸대기를 맞고 나니 더는 참지 못하고 벌컥 화를 냈다.“주 장군, 내가 경고를 안 한 건 아니야. 아직도 고집을 부린다면 나중에 아무도 당신을 못 구할 거야!”장 부관이 경고했다.“내가 그까짓 말로 겁을 먹을 줄 알아?”주 장군이 눈을 부릅뜨며 말했다.“솔직히 말할게. 나 조 사령관님 밑의 사람이야. 나를 건드리면 조 사령관님을 건드린 거나 다름없다고!”“그러니까 당신 말은 사람을 절대 풀어줄 수 없다는 거지?”장 부관이 미간을 찌푸렸다.“그래! 오늘 옥황상제가 와도 나는 절대
병사들은 남궁 가문의 병사와 서로 대치하기 시작했는데 살벌한 분위기와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들어가서 진우 도련님 구해!”장 부관은 망설이지 않고 명령을 내렸다.“누가 감히 움직이는지 한 번 보겠어!”주 장군은 앞을 가로막더니 허리춤에 달았던 총을 꺼내 들고는 말했다.“누가 감히 앞으로 한 발짝만 내디뎌도 총으로 바로 쏴버릴 것이야!”“어디 한 번 해봐!”장 부관은 전혀 겁먹지 않은 듯 그대로 앞으로 나아갔다.“나랑 해보자는 거야?”주 장군은 이를 악물면서 표독스러운 얼굴을 보였다.“쌩쌩...”쌍방이 막 전쟁을 펼치려던 그때, 하늘 위에 갑자기 무장헬기 몇 대가 나타났다.헬기는 소리를 내며 사람들의 바로 머리 위에 멈췄다.이 광경을 본 주 장군의 얼굴에 미소가 드리웠다.“하하... 저거 조 사령관님 전용 헬기야! 장씨, 오늘 참패를 당할 거라고. 조 사령관님께서 직접 오셨으니 무슨 수로 뒤집는지 한 번 지켜보겠어!”주 장군이 거침없이 웃으며 말했다.조 사령관은 자기 사람을 감싸기로 유명했다. 상대가 자기 진영으로 쳐들어왔으니 그는 절대 상대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주 장군은 벌써 장 부관이 얻어맞는 장면을 상상할 수 있었다.“쌩쌩...”인파가 흩어지면서 헬기는 천천히 착륙하고 지면에 안착했다.이때, 헬기 문이 열렸다.잘생기고 훈훈한 분위기를 자랑하는 젊은 남자가 여자 부하 몇 명을 데리고 헬기에서 내렸다.“조 사령관님! 마침 잘 오셨어요!”젊은 남자를 보자 주 장군은 아첨을 떨며 그를 반겼다.“이놈들이 기지에서 죄수를 강탈하려 합니다. 사령관님께서 제대로 혼내주십시오!”“유진우라는 사람을 잡았다며?”조무진은 그의 말에 대답하기는커녕 오히려 차갑게 물었다.“맞습니다! 그자가 워낙 극악무도하여 지금 고문하려던 참이었어요.”주 장군이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고문하려 했다고?”조무진이 입술을 씰룩거리더니 눈가에는 살기가 어렸다.“그 사람 지금 어디 있어?”“바로 저기에 묶어뒀습니다!”주 장군이 한곳을 가리
“진... 진우 형?”아부를 떠는 조무진의 모습을 보자 주 장군은 어안이 벙벙했고 머리가 새하얘졌다.눈앞의 조무진은 명성이 자자한 전쟁의 신이 아니던가! 게다가 용국의 가장 젊은 사령관으로서 사람들의 추앙을 받고 있다!그런 어마어마한 권력을 쥐고 있는 사람이 유진우를 형이라고 부르다니?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저 녀석이 어떻게 조 사령관님을 알고 있을 수가 있어?”선우현정도 경악을 금치 못했다. 큰 눈을 부릅뜨며 믿을 수 없는 얼굴을 보였다.그녀의 조사에 의하면 유진우는 뒷배도 없는 평범한 사람일 뿐이었는데 왜 명성이 자자한 전쟁의 신과 알고 지낸 사이인 것이지?“그러게, 정말 오랜만이네.”유진우가 조무진을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너 이 녀석, 점점 더 발전하고 있는데? 앞으로 잘 부탁해.”“농담은 그만해!”조무진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이런 누추한 곳이 성에나 찰까?”“오늘 이렇게 만나게 되었으니 내가 한 턱 살게. 뭐 마실래?”유진우가 웃으며 말했다.“여봐라. 얼른 진우 형을 풀지 못할까!”조무진이 손짓을 하며 말했다.“괜찮아, 나 혼자서도 할 수 있어.”유진우가 기지개를 켜더니 ‘툭툭’ 금속이 부딪치는 소리와 함께 그를 묶었던 팔뚝 굵기의 쇠사슬은 그 자리에서 끊어지게 되었다.이 광경을 지켜본 사람들은 저마다 놀라서 입을 떡 벌었다.주석으로 만들어진 쇠사슬은 튼튼하기로 소문났다. 그런데 유진우가 기지개 한 번에 그 쇠사슬을 모두 끊어버렸다니?엄청 대단한걸?“참, 이 두 사람은 어떻게 처리할 생각이야?”유진우가 갑자기 주 장군과 선우현정을 보며 말했다.“당연히 법대로 해야지. 사람을 납치하고 허가도 없이 고문했으니 감옥에서 적어도 수십 년은 보내야 하지 않을까?”조무진이 덤덤하게 말했다.“수십 년이요?”그 말을 들은 두 사람의 얼굴은 하얗게 질렸다.사람 수명이 고작 몇십 년 밖에 안 되는데 수십 년을 감옥에서 보내야 하면 감옥
이 모든 게 바로 그가 유씨 가문의 큰 도련님이었기 때문이고 그의 말 한마디에 군부가 뒤흔들렸기 때문이다.“망했어... 진짜 망했어...”옆에 있던 선우현정도 유장혁의 이름을 듣고는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그녀는 후회가 몰려왔다. 강준혁을 위해 이 복수를 하는 게 아니었는데 말이다.두 팔을 잃고 수련까지 모두 잃은 병신 때문에 왜 목숨을 걸어야 하는가?“선우현정! X발 이게 네가 말한 평범한 사람이야?”주 장군은 고개를 홱 돌리더니 표독스러운 얼굴로 선우현정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말했다.“나 너한테 잘못한 것도 없는데 왜 나를 해치려고 해?”“오빠, 그게...”선우현정도 억울했다.“감히 나까지 끌어들여? 절대 너 가만두지 않을 거야!”주 장군이 분노하며 말하더니 선우현정에게 달려들고는 미친 듯이 물어뜯기 시작했다.순식간에 선우현정의 얼굴은 갈기갈기 찢어졌고 현장은 혼란에 빠졌다.“가자, 술 마시러.”유진우는 신경 쓰기도 귀찮아 조무진과 함께 자리를 떴다....같은 시각, 동강 병원 어느 병실 안에서.전화를 끊은 이서우의 안색은 한껏 어두워졌다.“어때요? 진우 씨 쪽에서 연락 왔어요? 구할 수 있대요?”옆에 있던 이청아가 물었다.“못 구한대. 이번에 유진우를 붙잡은 사람이 주 장군이라고 하네, 선우 가문의 사람이야. 방금 가문의 어르신들께 연락을 드려봤는데 주 장군이 얄짤없이 거절했다고 하더라고. 강북의 군부 세력에서 강남 쪽의 일은 간섭할 수 없나 봐.”이서우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선우 가문?”이청아는 눈살을 찌푸렸다.“일이 왜 이렇게 됐죠? 진우 씨가 어쩌다가 선우 가문까지 건드리게 된 거예요?”“방금 알아봤는데 꽤 큰 죄를 지은 것 같다고 하더라고. 어젯밤에 강씨 가문에서 대놓고 사람을 죽인 모양이야. 게다가 강천호의 아들 강준혁을 폐인으로 만들어놨다고 하더라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강준혁의 약혼녀가 선우 가문의 셋째 어르신의 딸인 선우현정이야. 그러다 보니 선우 가문에서 절대 가만히 있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