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지? 유 사부가 패하다니?”중상을 입고 피를 토하는 유강을 바라보며 조준서는 깜짝 놀랐다.유강도 상대가 되지 않을 정도로 뚱보의 힘이 강할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저 사람은 누구예요? 누구기에 유 사부를 이렇게 만들어요?”조선미의 표정이 심각해졌다.그녀는 유강의 실력을 알고 있다.내공 무술가인 유강의 주먹과 손바닥은 바위도 깨뜨릴 수 있다.그런데 이러한 고수가 뚱보한테 속수무책이라니, 뚱보가 얼마나 강하다는 건가?“저 사람은 전 오너의 두 번째 제자 뚱보입니다.”흰 눈썹 영감이 수염을 만지작거리며 말했다.“저 사람 비록 뚱뚱하고 순진하긴 하지만 무도 방면에서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는데 저 뚱뚱한 몸은 공격도 방어도 가능한 무기예요. 잘 모르는 사람은 대처하기 어렵습니다.”“황 선생님, 가능하시겠습니까?”조선미가 물었다.“승리를 확신하기는 어렵지만 80%~90%는 승산이 있습니다.”흰 눈썹 영감이 자신 있게 말했다.“좋아요, 황 선생님 부탁드립니다.”조선미는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황 선생님, 저 뚱보의 약점은 머리 위에 있어요. 기회만 잡으시면 한방에 이길 수 있을 겁니다.”유진우가 갑자기 제안했다.1라운드를 통해서 그는 뚱보의 약점을 파악했다.이기고 싶으면 약점을 바로 쳐서 쉽게 이길 수 있었다.“뭐? 지금 나를 가르치는 건가?”흰 눈썹 영감은 불쾌해하며 눈을 가늘게 떴다.“저는 그냥 제안 드리는 겁니다.”“제안? 흠, 그런 거 필요 없어! 감히 나를 가르치려고 들어? 자네가 나보다 더 세다고 생각해?”흰 눈썹 영감은 귀찮아하며 말했다.“유진우, 모르면 닥치고 있어. 감히 황 선생님을 가르치려 들어? 주제도 모르고.”조준서가 귀찮아하며 말했다.“만약 믿지 못하겠다면 안 들은 걸로 하세요.”유진우는 어깨를 으쓱했다.좋은 마음으로 알려준 것뿐인데 상대방이 알아주지 않으면 그도 강요하지 않을 것이다.“이보게! 눈 똑바로 뜨고 내가 어떻게 이기는지 잘 봐!”한 마디 던진 후
“노스 레그스 왕?!”“언더 랭킹 9위?!”순간, 주위의 사람들이 모두 놀란 표정을 지었다.그들 모두 노스 레그스 왕의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었다.언더 랭킹 순위에 있는 사람이라면 아주 보기 드문 고수가 분명한데 게다가 랭킹 10위 안에 든다는 것은 고수 중에서도 강자라는 것이다!노스 레그스 왕 같은 강자들은 어디를 가든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 존재이다.그런 사람이 오늘 여기에 왔다고 하니 큰 소동이 일어나지 않을 수가 없었다.현무문 제자들조차도 노스 레그스 왕의 예봉을 막을 수 없었다!“조씨 가문에서 노스 레그스 왕을 데려왔다니?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노스 레그스 왕이라면 조씨 가문의 승리로 끝나겠는데요.”“맞아요. 노스 레그스 왕의 실력이면 이제 쉽게 끝낼 수 있을 것 같아요.”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하면서 이후의 라운드를 기대했다.오늘 노스 레그스 왕의 실력을 눈앞에서 볼수 있다는 것은 자랑거리가 생기는 것이다.“조 대표님, 조씨 가문의 선수들 모두 별로인데요? 이제 주인공을 출전시키시죠.”전세권이 소리를 지르며 도발적인 표정을 지었다.그는 두 번의 연승으로 자신감이 넘쳤다!“왕 선생님, 부탁드립니다.”조선미가 도랑코 영감을 보며 말했다.“흠! 제가 말했잖아요. 저 두 놈은 쓰레기라고, 시간 낭비만 했네요.”도랑코 영감은 경멸하는 기색이 역력했다.그의 말을 듣자 옆에서 상처를 치료하고 있던 유강과 흰 눈썹 영감은 불쾌한 표정을 하였다. 하지만 감히 반박할 수도 없었다.“왕 선생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저 두 사람이 어찌 선생님과 비교할 수 있겠어요? 그냥 인원수를 채우기 위한 대책이었을 뿐입니다.”조준서는 황급히 아부했다.“왕 선생님, 부탁드립니다.”조선미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좋아요, 조 대표가 대금을 주셨으니 한번 올라가 보죠.”도랑코 영감은 미소를 지으며 링으로 걸어 올라갔다.그가 모습을 드러내자 무관 전체가 순식간에 들끓기 시작했다.“헉! 정말 노스 레그스 왕이네요?”“생각지도 못
거액을 들여 초청한 노스 레그스 왕이 아무런 징조도 없이 조씨 가문을 곤경에 빠뜨릴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한동안 많은 사람들이 어찌할 바를 몰랐다.조씨 일가의 분노에 비해 맞은편의 현무문은 싱글벙글 웃고 있었다.“하하하... 조 대표님, 세 번 연속 패하셨는데 더 나올 사람 있어요? 없으면 우리가 이긴 거예요?”전세권이 너털웃음을 터뜨렸다.노스 레그스 왕이 전세권의 아버지와 사이가 좋은 사실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이번에 노스 레그스 왕이 조씨 가문을 배신하게 된 것도 전세권 아버지의 계략이었다.조씨 가문은 준비 없이 당하다 보니 현재 상황에 속수무책이다.“그럼 조씨 가문은 이대로 패하는 건가?”“오늘 밤에 멋진 경기를 볼 줄 알았는데 이건 너무 시시하잖아요.”“결국에는 조씨 가문이 당한 거네. 애써 노스 레그스 왕을 초청했는데 현무문의 첩자였다니!”“이제 승패는 확정된 것 같은데?”갑작스러운 상황 변화에 현장은 수군거렸다.놀라워하는 사람도 있고 동정하는 사람도 있었으며 고소해하는 사람도 있었다.“조선미, 네가 데려온 노스 레그스 왕이 배신을 했어. 이제 어쩔 거야? 그냥 패배를 인정할 거야?”조준서는 묘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조선미는 입술을 깨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지금 상황은 이미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이제 누가 이 상황을 구해줄 수 있을까?“조 대표님, 링에 올라갈 사람 없어요? 없으면 시간 낭비하지 말고 그냥 패배를 인정하시죠?”전세권이 계속 도발했다.“맞아요! 시간 낭비하지 말고 빨리 인정하시죠!”현무문 일행들도 일제히 외쳤다.조씨 일가는 말문이 막히고 안색이 어두워졌다.“여기 있어!”갑자기 큰 목소리가 경기장 전체에 울려 퍼졌다.소리를 따라가 보니 잘생긴 외모의 남자가 일어서서 걸어 나왔다.다름 아닌 유진우였다!“어?”많은 사람들이 의아해했다.“유진우, 장난해? 네가 무슨 재주로 링에 올라가?”조준서는 처음엔 놀란 표정을 하더니 곧바로 바보를 보듯이 비웃었다.“유진
“저 사람이었구나. 의사가 링에 올라가다니, 조씨 가문에 정말 사람이 없는가 보다.”왕현이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유진우의 등장에 현무문뿐만 아니라 단소홍 일행도 충격을 받았다.“저 자식 미쳤나? 나도 이기지 못하면서 현무문 고수한테 덤비다니?”오민수가 의아해했다.유 사부도 중상을 입었는데 기생오라비가 무슨 배짱으로 링에 올라가는 거지?“흥! 이 와중에도 잘난 체하다니, 죽으려고 작정했네!”단소홍은 고소하다고 생각했다.그녀는 유진우가 링에서 얻어맞는 모습을 빨리 보고 싶었다.“맞아요! 민수 형님도 감히 올라가지 못하는 링에 올라가다니, 저렇게 주제도 모르고 잘난 척하다가 죽게 되는 거죠.”오민수의 똘마니들도 유진우를 비웃었다.그들의 눈에는 유진우가 주제를 모르고 인기를 얻으려고 하는 바보짓으로 보였다.이런 고수들의 결전에 일반 사람이 끼여 들었다가는 자칫하면 목숨을 잃게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젊은이, 정말 조씨 가문을 대표로 나설 거요?”도랑코 영감이 입을 열었다.목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무관 전체에 울려 퍼졌을 뿐만 아니라 강한 협박 의도가 담겨 있었다.그가 자신의 입장을 확실히 밝혔기에 지금 상황에서 조씨 가문을 대표해서 나선다는 건 바로 그에게 대항하겠다는 것이었다.“저는 누구처럼 뻔뻔하게 돈만 받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파렴치한 사람이 아닙니다.”유진우는 하나도 봐주지 않고 비웃었다.“개도 뼈다귀를 주면 고마움을 아는데 그 사람은 개보다도 못한 거죠.”유진우의 말에 무관 전체가 또다시 소란스러워졌다.유진우가 감히 링에 올라갔을 뿐만 아니라 노스 레그스 왕을 모욕했다.저 녀석, 죽고 싶은 건가?“이봐!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나?”도랑코 영감의 안색이 어두워졌다.“왜요? 하면 안 되는 짓은 다 해놓고 말은 못 하게 해요? 사리사욕에 눈이 멀어 신의를 저버린 배은망덕한 사람이 바로 당신 같은 사람을 말하는 거죠.”유진우가 코웃음을 쳤다.“너 정말 죽고 싶구나!”도랑코 영감의 눈빛이 차갑게 돌변하
“세상에나, 벌써 끝났어?”링 밑에 맥없이 축 늘어진 뚱보를 보며 무관 내의 사람들은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서로 얼굴만 멀뚱멀뚱 쳐다보았다.그들은 유진우에게 아무런 승산이 없을 거로 생각했었지만 이런 대반전이 일어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리고 무엇보다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한 번의 공격으로 상대를 쓰러뜨렸다는 것이다. 이건 실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X발, 저 자식이 이겼어? 대체 무슨 상황이야?”상상도 못 한 상황에 오민수 등 일행은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유진우가 유강을 이긴 뚱보를 이겼다니, 그렇다면 유진우가 더 강하다는 뜻이 아닌가?“말... 말도 안 돼! 저 자식이 비겁한 수단을 쓴 게 분명해.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렇게 쉽게 이길 수 있겠어?”단소홍은 연신 머리를 내저으며 눈앞의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했다.“방금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둘째 형님이 왜 닿자마자 픽 쓰러졌지?”전세권이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두 눈을 크게 떴다.뚱보의 방어력은 칼과 총알이 꿰뚫을 수 없을 만큼 아주 단단했다. 이 현장에 첫째 형님과 노스 레그스 왕 말고는 그의 방어벽을 뚫을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그런데 저 자식은 대체 무슨 방법을 쓴 걸까?“만만한 놈은 아니네. 둘째 후배의 허점을 이리 쉽게 알아낸 걸 보면.”실눈을 뜨던 왕현도 경악하긴 마찬가지였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그는 유진우가 쉽게 이길 수 있었던 건 둘째 후배의 약점을 찾은 후 공격했기에 이 같은 상황이 눈앞에 펼쳐졌다는 걸 알고 있었다.“어쩐지 자신만만하게 올라오더라니, 진작 준비하고 있었구나.”도랑코 영감이 싸늘하게 말했다. 단지 실력만으로 상대를 이기면 나름 강하다고 여겼겠지만 이런 교묘한 수단과 잔꾀로 이기는 건 약자나 하는 짓이라고 생각했다.“하하하... 이겼어요, 이겼어요. 형부 정말 대박이에요!”놀라움도 잠시 조아영이 기쁨에 겨워 폴짝 뛰었다.“뭐가 대단하다고 그래? 황 선생님과 유강 씨가 뚱보의 힘을 소모했기에 이 정도지, 안 그러면 쟤 실력
“이 자식이 죽으려고!”대단히 노한 도랑코 영감은 더는 봐주지 않았다. 그는 자리에서 펄쩍 뛰어오르더니 연신 발차기를 날리며 유진우를 덮쳤다.이번 공격은 한 신체 부위를 목표로 한 게 아니라 전신 공격이었다. 상대가 도망갈 수 없게, 미처 피할 수도 없는 그런 공격 말이다.“이번에는 어떻게 피하나 두고 보자!”도랑코 영감이 살벌하게 웃었다. 다리 그림자가 점점 많아졌고 범위도 넓어졌다. 하지만 유진우는 꼼짝도 하지 않고 꿋꿋하게 서 있었다.“승부는 이미 결정됐어.”왕현이 고개를 절레절레 젓더니 자리를 뜨려 했다.유진우의 몸놀림이 놀랍긴 했지만 노스 레그스 왕 같은 이런 엄청난 고수와 비교하면 그래도 한참 부족하다고 생각했다.몸놀림이 아무리 좋아봤자 상대의 전신 공격을 어찌 피할 수 있겠는가?절대적인 실력 앞에 그 어떤 수법도 다 헛수고였다.“쾅!”링 위에서 갑자기 엄청난 굉음이 들려오더니 하늘을 가득 뒤덮었던 다리 그림자가 순식간에 사라졌다.도랑코 영감의 한 다리가 유진우의 귓가에 멈췄다. 그런데 그가 봐준 게 아니라 유진우가 그의 종아리를 한 손으로 덥석 잡은 바람에 꼼짝할 수가 없었던 것이었다.“내가 언제 피한다고 했어?”유진우는 도랑코 영감의 다리를 잡고 섬뜩하게 웃었다.“막았어?”자리를 뜨려던 왕현은 경악을 금치 못하며 다시 발걸음을 돌렸다.노스 레그스 왕이 전력을 다한 킥은 설령 그라도 감히 손으로는 막지 못한다. 그런데 유진우가 이리 쉽게 잡았다고? 대체 어떻게 된 걸까? 노스 레그스 왕이 일부러 힘을 적게 쓴 걸까, 아니면 상대를 너무 얕잡아 본 걸까?“말... 말도 안 돼. 내 다리를 잡다니!”도랑코 영감도 믿기지 않는 듯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조금 전 그는 힘을 백 프로 다 발휘했다. 비록 자신의 필살기보다는 약했지만 이 세상의 무사를 상대하기에는 그야말로 충분했다.그런데 이렇게도 강한 킥을 유진우가 잡다니, 그것도 한 손으로!정말 괴이한 일이 아닐 수 없다!“당신 다리가 그리 강해? 내가 보기엔 힘이
유진우는 뒷짐을 진 채 위풍당당하게 링 위에 우뚝 서 있었다.지금 이 순간 그는 더는 자신의 발톱을 숨기지 않았다. 그의 강한 눈빛이 닿을 때마다 사람들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숙였다.단 한 번의 공격으로 노스 레그스 왕을 무너뜨린 실력자라면 뭇사람들의 존경을 받을 만 했다.“조씨 가문에 저런 숨겨진 고수가 있는 줄은 또 몰랐네.”실눈을 뜨고 쳐다보는 왕현의 얼굴이 더욱 진지해졌다. 조금 전 유진우가 보여준 실력만으로도 그는 충분히 유진우를 존경하게 되었다. 설령 왕현이라도 맨손으로는 노스 레그스 왕을 쉽게 제압하진 못했을 것이다.“어쩌면 단 일격에 무너지냐.”유진우는 옷소매에 묻은 먼지를 툭툭 털며 덤덤하게 말했다.“다음.”그의 말에 현무문의 제자들은 서로 얼굴만 멀뚱멀뚱 쳐다볼 뿐 누구 하나 선뜻 나서지 못했다. 노스 레그스 왕마저 이겨버린 실력자를 누가 상대할 수 있겠는가?“큰형님, 인제 어떡하죠? 저 자식 완전히 미쳐 날뛰는데요?”전세권이 내키지 않는 듯 이를 꽉 깨물었다.“아무래도 내가 직접 나서야겠구나.”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는 왕현의 눈빛이 살아 있었다.스승의 명을 받들고 온 그는 그저 자리만 지키고 있을 생각이었지, 직접 나설 생각은 없었다. 왜냐하면 이런 레벨의 격투는 그저 애들 싸움일 뿐 아무런 도전성이 없다고 여겼기 때문이다.그런데 유진우가 모습을 드러내면서부터 놀라움은 물론이고 저도 모르게 흥분하기도 했다.그는 명성과 이익이 아니라 단지 검도의 최고 수준을 쫓기 위해 매번 강자를 만날 때마다 전의를 불태운 것이었다.“큰형님, 저 자식 절대 만만치 않아요. 정말 이길 수 있겠어요?”전세권이 떠보듯 물었다.“맨손으로는 저 사람의 상대가 아니지만 검을 쓴다면 자신 있어!”왕현이 덤덤하게 말했다.“알겠어요. 큰형님, 절대 봐줘서는 안 돼요. 저 자식은 화근이라 빨리 없애버리는 게 나아요!”전세권이 섬뜩하게 웃었다.왕현은 백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하는 검도 천재이다. 아직 30살도 채 되지 않았지만 벌써 언
“뭐지?”왕현도 움찔하긴 마찬가지였다. 유진우가 손가락으로 검을 잡을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유진우의 실력과 자신감은 왕현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었다.물론 왕현도 겁먹지 않았고 오히려 전의가 불타올랐다. 상대가 강할수록 그는 더 흥분했다.“이리 와!”왕현이 한 손을 흔들자 장검은 마치 한 마리의 유연한 뱀처럼 유진우의 손가락 사이를 빠져나갔다.“응?”유진우도 살짝 놀란 눈치였다. 비록 같은 레벨의 실력으로 상대해주고는 있지만 그에게서 벗어날 수 있는 걸 보니 왕현도 만만치 않은 사람인 건 확실했다.“조심해요! 이제부터 환영 검법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줄게요!”왕현은 한 마디 충고한 후 바로 다시 검을 빼 들었다. 검 하나가 순식간에 수백 개, 수천 개의 검으로 변했다. 반경 3m 내에 온통 검으로 뒤덮였고 어느 것이 진짜이고 가짜인지 구분하기 어려웠다.“환영 검법이라니! 왕현이 이젠 제대로 싸우는구나!”“환영 검법을 막을 수 있는 사람이 없다던데. 저 자식 무조건 져!”“죽여요, 죽여! 저 자식 죽여버려요!”링 아래가 떠들썩해졌다. 누군가는 놀라고, 누군가는 걱정이 가득했고 또 누군가는 우물에 빠진 사람에게 돌을 던지기도 했다.뭇시선이 집중된 그때 유진우는 날아오는 검에 완전히 뒤덮였다. 그런데 두 사람의 모습이 순식간에 사라졌고 링 위에 반짝이는 검의 환영만 가득했다.사람들은 아무리 눈을 씻고 찾아봐도 어느 것이 진짜이고 가짜인지 구분하지 못했다. 설령 허점을 찾을 수 없더라도 그들은 재미난 구경을 놓칠세라 한시도 눈을 떼지 않았다.오늘 저녁 유진우는 자신의 위세를 제대로 뽐냈다. 오직 혼자만의 힘으로 전 오너 측의 고수들과 맞서고 있었다.언더 랭킹 10위 안에 든 고수를 연속 두 명 상대했으니 마지막에 패배한다고 해도 영광스러운 패배일 것이다.3분 후.“쨍그랑...”금속이 서로 부딪치는 소리와 함께 하늘을 뒤덮었던 검의 환영이 갑자기 사라졌고 누군가가 큰 타격을 받은 듯 뒤로 튕겨 나가다가 링 끝에 부딪히고 나서야 겨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