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었어요? 사람들이 전부 당신이 훔쳤다고 하잖아요.”자신의 돈줄을 가로막으려는 유진우를 보며 방민은 그저 비웃었다.“방 대표님은 저 사람 감싸려고 이미 마음을 먹으신 것 같네요?”상황을 지켜보던 유진우는 표정이 점점 굳어졌다.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고 강 매니저가 이런 인간인데 방민은 정의로운 사람이라고 기대했던 자신이 바보 같았다.옳고 그름을 판단하지 못하는 건 둘째 치고, 부하 직원이 잘못을 저질렀는데 핑계 대며 남한테 뒤집어씌우려는 이런 파렴치한 짓은 정말 역겨웠다.“감싸겠다면요? 당신이 뭔데 이곳에서 난리를 피우는 거죠?”방민은 가소로운 듯 말을 이었다.“마지막 기회를 드릴게요. 잘못 인정하고 지금 당장 강 매니저한테 무릎 꿇고 용서를 비세요. 안 그러면 지옥 같은 나날들을 보내게 될 거예요.”“정말로 그렇게 하실 건가요?”유진우가 되물었다.“제가 지금 장난하는 거로 보여요? 개를 때리고 싶어도 주인이 누군지 보면서 손을 써야지, 당신이 뭔데 내 구역에서 행패를 부리는 거죠? 지금 당장 무릎 꿇고 잘못을 인정해요!”방민은 두 눈을 부릅뜨며 말했다.“들었지? 당장 무릎 끓어!”순식간에 자신감을 되찾은 강 매니저는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유진우! 이게 바로 네가 쓸데없이 남의 일에 참견한 대가야! 이제 후회해도 소용없어.”단소홍은 만족스러운 듯 웃음을 보였다.“주제넘게 나대더니 꼴좋네.”여호준은 바보를 쳐다보듯 그를 무시했다.절대적인 권력 앞에서는 옳고 그름이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아무리 억울하다고 주장해도 모든 건 권력을 가진 사람의 뜻대로 흘러가게 된다!“그래요. 당신이 이런 결정을 내렸다면 어쩔 수 없죠. 후회하지 마세요.”말을 마친 유진우는 핸드폰을 꺼내 특정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왜요? 사람이라도 부르려고? 하하하...”그의 행동이 우스운 듯 방민은 웃음을 터뜨렸다.“어이! 아직도 상황 파악이 안되나 본데, 여긴 내 구역이고 모든 건 내 뜻대로 진행될 거예요. 누가 영웅처럼 나타나 당신을
“네? 유 선생님?!”방민은 경악을 금치 못한 채 그대로 자리에 얼어붙었다.비연단의 개발자 유 선생이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한다는 소식은 미리 접했지만 이렇게 젊은 사람일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아니죠? 그, 그, 저... 저분이 정말 유 선생님이라고요?!”강 매니저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이 휘둥그레졌다.‘방금 눈 하나 깜빡 안 하고 헛소리를 내뱉었는데 당사자가 바로 옆에 있었다니! 큰일 났네!’“유 선생? 유진우?!”단소홍은 주위를 살피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잘못 들은 건가? 정말 유진우가 유 선생이라고? 비연단을 개발한 그 대단한 사람? 말도 안 돼!’여호준의 놀라움은 금세 질투로 바뀌었다.‘저 자식은 어떻게 비연단의 처방전을 손에 넣게 된 거지?’비연단같은 영약을 개발한 순간, 가문을 일으켜 세우는 건 식은 죽 먹기였고 이런 절호의 기회가 유진우의 손에 넘어갔으니 배가 아팠다!“방 대표님, 다시 한번 물을게요.”조선미가 다시 입을 열었다.“정말로 유 선생님이 비연단을 훔쳤다고 생각해요?”“그게... 오해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방민은 눈을 파르르 떨며 애써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오해요?”조선미는 단호했다.“그렇다면 비연단을 훔친 사람이 따로 있다는 거네요?”“그럼요, 유 선생님이 어떻게 자신의 물건을 훔칠 수 있겠습니까?”방민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 그럼 이 불량품은 누가 훔친 건지 방 대표님이 직접 말해봐요.”조선미가 싸늘하게 물었다.“이제 알겠어요!”방민은 뭔가 깨달은 듯 정신이 번쩍 들었다.“강 매니저가 훔친 게 틀림없어요! 그래 놓고 권력을 이용해서 중간에서 이간질하다니... 회사에 도움 안 되는 저런 인간은 지금 당장 해고하겠습니다!”“방 대표님, 전...”“닥쳐!”강 매니저가 입을 열려고 하자, 방민은 시원하게 그의 뺨을 내리치며 단호하게 말했다.“파렴치한 것! 잘못을 저질렀으면 솔직하게 인정해야지.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제가 다 잘못했어요. 대표님, 한 번만
“지금 절 때리신 거예요?”방민은 얼굴을 가린 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때릴 뿐만 아니라 지금 당장 내쫓을 거예요. 지금부터 방민 씨는 회사의 부대표가 아닙니다!”조선미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조선미 씨! 정말 너무하네요! 제가 회사에 바친 세월만 해도 몇십 년인데 어떻게 저런 자식 때문에 절 해고할 수가 있죠? 그동안 큰 공로는 못 세워도 온갖 궂은 일 해가며 그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왔는데, 직원들의 원성이 두렵지 않은가 봐요?”방민은 분노하며 말했다.“그래서요? 지금 절 협박하는 건가요? 당신이 그럴 자격 있나요?”조선미는 비웃으며 말을 이었다.“솔직하게 말할게요. 해고할 뿐만 아니라 감옥에 처넣을 겁니다! 그동안 당신이 했던 더러운 짓들을 제가 하나도 빠짐없이 기록했거든요. 평생 감옥에서 썩을 만큼 준비했으니 각오하세요!”“조선미 씨! 어딜 감히! 난 당신 사촌오빠 조준서의 사람이라고요!”방민은 울분을 토하며 말했다.“조준서? 흠... 그럼 불러와 봐요, 내가 똑같이 대해줄 테니까!”조선미의 패기 넘치는 말에 방금 문을 들어선 조준서는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 쳤다.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은 조선미는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다.“당신이 그러면 안 되지. 난...”“입 닥쳐요!”조선미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손을 들어 그의 뺨을 내리쳤고 방민은 코피를 터뜨렸다.“전 분명히 기회를 드렸고 그걸 발로 차버린 건 당신이니까 후회하지 마세요. 여기! 이 두 사람 묶어서 경찰서로 보내요!”그녀의 명령과 함께 한 무리의 경호원이 다가오더니 단숨에 그들을 제압했다.“조 대표님! 제가 잘못했어요!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세요. 다시는 이런 실수 범하지 않겠습니다!”상황이 심상치 않게 흘러가자, 당황한 방민은 그대로 무릎을 꿇어 용서를 빌기 시작했다.“한순간의 욕심이 이런 큰 화를 불러일으킬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회사에 충성한 그간 세월을 생각해서라도 한 번만 용서해 주세요.”유일한 버팀목이었던 방민이 무너지자 더 이상 의지할
“됐어요. 지나간 일로 다투지 말고 이제 본론으로 들어갑시다...”여호준이 입을 열며 상황을 정리했다.“진우 씨, 전 비연단의 대리권에 관심이 많아요. 여기 2억짜리 수표를 드릴 테니 대리상 자리 하나만 넘겨주세요.”“2억이요? 지금 장난해요?”유진우는 이 상황이 어이가 없었다.“야! 2억이 적다고? 너 욕심이 너무 많은 거 아니야?”단소홍은 불만스러운 듯 말을 이었다.“조씨 가문에 처방전 하나 줬다고 대단한 사람이라도 된 줄 아나 본데 착각하지 마!”“진우 씨, 차라리 시원하게 금액 불러요. 얼마를 주면 대리권 얻을 수 있을까요?”여호준은 애써 침착함을 유지했다.“돈 필요 없어요. 당신 같은 인품을 가진 사람은 비연단의 대리권을 얻을 자격이 없으니까.”유진우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뭐요? 내가 돈주고 산다는데도 지금 거절하는 거예요?”여호준은 믿기지 않은듯 눈을 부릅떴다.“돈도 누구 돈인지 봐야죠. 당신같은 더러운 인간의 돈은 받고 싶지도 않네요.”유진우는 단칼에 거절했다.“유진우 씨! 주제넘게 행동하지 마요!”여호준은 표정이 점점 굳어졌다.“이미 당신의 체면도 세워줬고, 전에 있었던 일도 더 이상 따지지 않고 넘어갈 테니까 내 앞길 막지 않는 게 좋을 거예요!”“맞아! 호준 오빠가 대리해 준다면 영광인 줄 알아야지, 감사한 줄도 모르고 뻔뻔스럽긴!”단소홍은 목소리를 높였다.“지금 절 협박하는 거예요?”유진우는 흥미로운 듯 물었다.“어떻게 해석하냐에 따라 다르겠죠. 충고일 수도 있고, 협박일 수도 있고.”여호준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답했다.“충고든 협박이든 내 알 바 아니고, 대리권을 얻는 건 꿈도 꾸지 마세요!”유진우는 직설적으로 말했다.“유진우 씨, 꼭 이렇게 서로 빈정 상하게 일 크게 만들고 싶어요?”여호준은 이를 악물며 말했고 그 눈빛은 독사처럼 음산했다.“그게 어때서요? 제가 겁이라도 먹을 줄 아나 봐요?”유진우는 피식 웃었다.“좋아요! 어디 한번 두고 봐요!”여호준은 그를 매섭게 노려본 후
한 시간 후, 이씨 가문의 별장.“엄마! 소홍이한테 지금 큰일 났어!”이현은 재빨리 뛰어오며 말했다.여유롭게 앉아서 해바라기씨를 까고 있던 장경화는 무슨 영문인지 몰라 어리둥절했다.“호준 형한테 연락 왔는데 소홍이가 지금 감옥에 갇혔대!”이현의 입에서 나온 말은 충격적이었다.“뭐라고?!”그의 말에 깜짝 놀란 장경화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그게 무슨 소리야? 멀쩡하던 애가 갑자기 왜 잡혀가?!”“호준 형 말로는 소홍이가 오늘 조씨 가문에 비연단 사러 갔대. 그 와중에 유진우랑 다툼이 생겼는데 갑자기 도둑으로 몰려서 잡혀갔다고...”이현은 다급하게 설명했다.“도둑? 말도 안 돼! 소홍이가 성격이 제멋대로인 건 맞는데 절대 뭘 훔칠 그런 애는 아니야!”말을 이어가던 장경화는 갑자기 뭔가 떠올랐다.“잠깐만! 소홍이가 유진우랑 다투고 나서 잡혀갔다고 했지? 유진우가 모든 걸 계획한 게 아닐까?”“맞아! 호준 형도 그 생각 했어!”이현은 고개를 끄덕였다.“유진우 그 쓸모없는 놈은 줄곧 우리한테 불만을 품고 있었어. 이번에도 원한을 품고 일부러 소홍이를 모함한 게 분명할 거야!”“빌어먹을 놈! 양심이 눈곱만큼도 없네!”화가 난 장경화는 테이블을 쾅 내리치며 이를 갈았다.“그동안 잘해준 건 까맣게 잊고 은혜를 원수로 갚다니! 이래서 머리 검은 짐승은 거두는 게 아니었는데, 배은망덕한 자식!”“엄마, 우리 이제 어떡해?”이현의 물음에 장경화는 초조한 표정으로 답했다.“일단 사람 찾아서 소홍이부터 빼내야지.”장경화는 하나뿐인 조카를 그 누구보다도 아꼈다.“엄마, 우리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은 호준 형밖에 없는 것 같아.”이현이 엄숙한 표정으로 말하고 있던 그때, 여호준이 분노를 내뿜으며 들어왔다.모습을 보아하니 사방을 뛰어다닌 것 같았다.“호준아, 마침 잘 왔네! 소홍이를 구할 수 있는 사람은 너밖에 없는 것 같아.”여호준을 본 장경화는 재빨리 달려가 애원하며 말했다.“휴...”여호준은 난감한 듯 한숨을 내쉬었다.“아주
점심 무렵, 대리상을 확보한 유진우는 평안 의원으로 돌아왔다.그런데 들어서자마자 사람 한 명이 더 있는 걸 발견했고, 열여덟 살쯤 되어 보이는 앳된 소녀였다.포니테일을 한 채 수수한 옷차림의 소녀는 땀을 뻘뻘 흘리며 의원을 정리하고 있었다.주정뱅이 영감은 의자에서 쿨쿨 잠을 자고 있었고, 전에는 볼 수 없었던 담요가 덮어져 있었다.“유 선생님, 돌아오셨네요?”유진우를 발견한 소녀는 긴장한 듯 조심스럽게 인사를 건넸다.“누구시죠?”유진우는 의아한 듯 물었다.“저는 임윤아라고 합니다. 선미 씨가 할아버지 돌보라고 보내셨어요.”소녀는 고개를 숙이며 답했다.“성인이에요?”조선미가 40, 50대의 도우미 아줌마를 보낼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너무 어린 소녀의 모습에 유진우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성인이에요! 열여덟 살!”임윤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윤아야, 내가 보기엔 넌 아직 너무 어려. 그 나이 때는 학교를 다녀야지.”유진우는 고개를 저었다.별다른 생각 없이 내뱉은 말에 임윤아는 ‘털썩’ 바닥에 주저앉아 무릎을 꿇었다.“유 선생님! 제발 절 내쫓지 마세요. 빨래, 밥, 청소 전부 다 잘할 수 있고 더러운 일이나 힘든 일도 저한테 맡겨 주세요. 보기엔 연약해 보여도 생각보다 힘도 세고 밥도 적게 먹을 테니까 절대 방해가 되지는 않을 거예요!”“응?”갑작스럽게 무릎 꿇은 임윤아의 행동에 유진우는 어리둥절했다.“유 선생님, 제발요! 잘못한 일 있으면 욕하고 때려도 돼요. 전부 다 참아낼 수 있으니까 제발 내쫓지 마세요!”임윤아는 말을 하면서 머리를 바닥에 ‘쿵쿵’ 찍었고 순식간에 이마에서는 피가 흘러내렸다.“너 뭐 하는 거야?”깜짝 놀란 유진우는 재빨리 다가가 임윤아를 부축하며 달랬다.“내쫓을 생각 없었어. 난 네가 너무 고생하니까...”“하나도 안 힘들어요...”임윤아는 고개를 저으며 눈물을 글썽였다.“유 선생님과 할아버지를 돌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너무 큰 영광이에요. 전혀 힘들지 않으니까 마음껏 시켜만 주세요
그는 임윤아가 극도로 불안한 상태에 처해있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아무것도 못 하게 말리는 것보다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도록 지지했다.“따르릉...”마침 핸드폰이 울렸고 전화기 너머로 낯선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여보세요? 유 선생님 맞나요? 전 이번에 새로 부임한 수사팀의 경장 장염입니다.”“장 경장님이 저한테는 무슨 일로?”유진우는 깜짝 놀랐다.“다름 아니라 이번에 단소홍이라는 범인을 잡았는데, 조사에 따르면 유 선생님의 처제이자 이번 비연단 절도 사건과도 연관되어 이렇게 연락드리게 됐습니다. 이분한테 책임을 물으시겠습니까?”장염은 조심스럽게 물었다.“됐어요. 그 일과 전혀 연관 없는 사람이에요.”비록 단소홍이 눈에 거슬렸지만, 사적인 원한으로 감옥에 집어넣을 정도는 아니었다.“잘 알겠습니다. 그럼 수고하세요.”통화를 마친 유진우는 옛 서적 한 권을 꺼내 읽기 시작했다. 그는 예전부터 책 읽는 습관이 몸에 배어있었다.“유진우! 너 당장 나와!”갑자기 밖에서 분노에 찬 목소리가 들려왔고 곧이어 장경화가 이현과 함께 건달 몇 명을 거느리고 살기를 뿜으며 들어왔다.“여긴 무슨 일로 오셨어요?”유진우는 고개를 들며 물었다.“이 파렴치한 인간아! 소홍이가 도대체 너한테 무슨 잘못을 했다고 애한테 누명을 씌운 거니?”장경화는 들어오자마자 욕설을 퍼부었다.“야, 넌 양심 밥 말아 먹었냐? 성격도 거지 같은 게 고마운 줄 모르고 은혜를 원수로 갚네. 짐승만도 못한 놈!”“엄마, 이렇게 많은 욕은 어디서 배웠어?”옆에서 듣고 있던 이현은 그대로 얼어붙었다. 중학교도 졸업 못 한 사람이 욕을 술술 내뱉으니 너무 놀라웠다.“지금 그게 중요해?”장경화는 고개를 돌려 이현을 노려보더니 이내 싸늘한 눈빛으로 유진우를 바라봤다.“내가 정곡 찔러서 할 말이 없나 봐? 아니면 도둑이 제 발 저린 건가?”“어디서 그런 소문을 들으셨는지 모르겠지만 소홍이가 체포된 건 저랑 아무 상관 없는 일이에요. 원망하고 싶으면 거지 같은 친구를 사귄 단소홍
“이현, 3초 줄 테니 당장 윤아한테 사과해!”유진우는 굳은 얼굴로 천천히 일어나며 말했다.“사과? 웃기고 있네. 네가 사과하라고 하면 할 것 같아? 그리고 쟤는 그냥 천한 계집일 뿐인데 때리면 어때서? 더 참견했다가는 너도 맞을 줄 알아!”이현이 사나운 얼굴로 노려보았다.“어리석은 놈!”유진우는 콧방귀를 뀌며 이현의 복부를 발로 찼다.이현은 비명을 지르며 몇 미터 뒤로 날아갔고, 몸은 새우처럼 움츠리며 고통스럽게 뒹굴었다.“너, 감히 내 아들을 때려? 이 짐승 같은 놈! 어디 한번 혼나봐야지!”장경화는 분노가 치밀어 소리를 지르며 달려들었다.“저리 비켜요!”유진우가 몸을 슬쩍 흔들자 무형의 힘이 장경화로 하여금 뒤로 물러나게 하였다.장경화는 물러나며 발을 헛딛는 바람에 넘어져서 엉덩방아를 찧으며 문에 머리를 부딪혔다.“너 너 너... 감히 날 때려? 은혜를 몰라도 유분수지, 너 같은 배은망덕한 놈이 어떻게 우리 집안에 들어왔었지?”장경화는 바닥에 주저앉아 소리쳤다.“너희들 뭐해 당장 저놈 족쳐!”어머니가 쓰러진 것을 본 이현은 곧바로 화를 내며 명령했다.몇 명의 건달들이 이현의 명령에 쇠 파이프를 꺼내 들고 소리를 지르며 달려들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의원 밖으로 튕겨나갔다.“젠장! 쓸모없는 것들!”이현은 유진우를 혼내주려고 데리고 온 건달들이 이 정도로 쓸모없을 줄을 생각도 못 했다.“윤아야, 아까 뺨 한대 맞았지? 이리 와서 두 대 쳐.”유진우가 갑자기 말했다.“감히!”이현의 표정이 사나웠다.임윤아는 겁을 먹고 움츠리며 두려워서 앞으로 가지도 못했다.어렸을 때부터 맞기만 했지, 누구를 때려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그럼 내가 할게!”유진우는 두말하지 않고 이현의 얼굴을 세게 때렸다.어지러울 정도로 맞은 이현의 뺨은 빨갛게 부어올랐다.“이 개자식! 짐승 보다 못한 놈아! 거지 하나 때문에 옛 처남을 때려? 인간성이 조금도 없는 놈! 우리 가족은 너한테 은혜를 베풀었는데 보답은커녕 은혜를 원수로 갚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