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악...”사람 머리가 바닥에 데굴데굴 굴렀다.무관 안에 잠깐의 고요함이 흐르는가 싶더니 이내 비명과 소란으로 발칵 뒤집혔다.홍철민이 망설임 없이 과감하게 스스로 목숨을 끊을 거라고는 아무도 예상치 못했다.칼로 자기 목을 베다니... 미치지 않고서야 절대 불가능했다.“당신... 대체 회장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예요?”최우영은 온몸이 식은땀으로 흠뻑 젖었다.“알고 싶어요? 그럼 직접 가서 물어봐요.”유진우는 충격에 빠진 그들을 뒤로한 채 무관을 나섰다. 그런데 그가 나가자마자 중무장한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와 현장을 물샐틈없이 포위했고 연루된 자들 전부 잡아들였다.앞으로 어떻게 처리할지는 유진우가 걱정할 바가 아니다. 조무진의 힘으로 이 일을 깔끔하게 마무리하는 것쯤은 식은 죽 먹기일 테니까....그 시각 청운 리조트.“뭐? 유진우가 안 죽었다고?”소식을 들은 남궁보성은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말도 안 돼. 철민이 그래도 언더 랭킹 10위 안에 드는 고수이고 홍씨 가문의 엘리트까지 전부 불러서 손쉽게 이기는 게 정상인데.”“무관 쪽에서 다른 소식이 전해진 게 없어서 구체적인 상황은 아직 잘 모르겠어요. 그저 유진우가 무사하게 집으로 돌아갔다는 소식밖에 없어요.”“이상하네... 철민이 지금 어디 있어? 전화해서 물어봐봐.”남궁보성이 생각이 잠긴 얼굴로 말했다.“그게... 회장님이 사라지셨어요. 연락도 안 되고요. 지금 군대들이 무관을 지키고 있어서 아무도 못 들어가요.”“군대들이 지키고 있다고? 어떻게 된 거야?”“그건 아직 모르겠어요.”“대체 무슨 일이 생겼는지 당장 사람을 보내서 알아봐.”남궁보성이 분부했다.“네!”경호원은 대답을 마치고 바로 나갔다.그런데 그때 밖에서 광풍이 불어오더니 군용 헬기 한 대가 드넓은 광장에 서서히 착륙했다. 헬기 문이 열리자 백발이 성성하고 체구가 우람한 노인이 몇몇 부하와 함께 드높은 기세로 걸어왔다.노인의 사각형 얼굴에 구레나룻 수염이 덥수룩했고 온몸에 어마어마한 기운을 내
유진우가 다시 평안 의원에 도착했을 때 물건이 잔뜩 깨져 아수라장이 됐던 바닥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의원 전체가 환골탈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많이 피곤했는지 이청아는 책상에 엎드려 곤히 자고 있었다.그녀의 수척해진 얼굴을 내려다보는 유진우의 눈빛이 어딘가 복잡해 보였다. 어쨌거나 그녀가 주정뱅이 영감의 목숨을 살려줬으니 고마운 건 사실이었다.그는 외투를 벗어 이청아에게 덮어주었다.“어?”이청아가 움찔하면서 눈을 번쩍 떴다.“왔어? 다친 데는 없고?”“난 괜찮아. 오늘 고생 많았어.”유진우가 고마움에 인사를 전했다.“고생은 무슨. 할아버지가 다치셨는데 돌봐드리는 건 당연한 거지.”이청아가 입술을 씰룩거렸다.“밤새 힘들었겠는데 배 안 고파?”“조금.”“자주 먹던 비빔 국수 한 그릇 말아줄까?”“응, 그래 주면 고맙고.”“잠깐만 기다려.”유진우는 곧장 주방으로 들어가 솜씨를 발휘하기 시작했다.결혼 생활 3년 동안 매번 이청아가 밤늦게까지 일하고 들어와 배가 고프다고 할 때면 야식을 만들어줬었다. 특히 그가 만들어준 비빔 국수는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았다.그런데 언제부터인지 두 사람의 거리가 점점 멀어졌고 사이도 점점 서먹서먹해졌다. 그러다가 결국 이혼 도장을 찍고 말았다.“비빔 국수 다 됐어.”15분 후, 유진우는 빛깔 고운 비빔 국수 한 그릇을 내왔다.“너무 맛있게 생겼어.”이청아는 젓가락을 들고 맛있게 먹기 시작했다. 잠시 후, 그녀는 게 눈 감추듯 설거지를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깔끔하게 먹어 치웠다.“너무 맛있어. 요리 솜씨가 더 는 것 같아.”이청아가 오랜만에 웃어 보였다.“오랜만에 먹어봐서 그럴 거야.”유진우가 무뚝뚝하게 말했다.“그런가? 그럴 수도 있겠네.”이청아의 두 눈에 그늘이 살짝 드리워졌다.눈 깜짝할 사이에 3년이 지났다. 전에 있었던 많은 일이 이젠 습관이 돼버렸다. 추울 땐 누군가 옷을 챙겨줬고, 배가 고플 땐 밥을 차려줬고, 감기에 걸려 열이 날 땐 옆에서 챙겨줬었다. 몸에
“뭐라고? 대주주?”그의 말에 단소홍은 깜짝 놀라더니 이윽고 박장대소했다.“하하하... 유진우, 너 설마 약 잘못 먹었냐? 너 같은 인간이 대주주라고? 지나가던 개도 웃겠다!”여호준도 옆에서 비웃었다.“진우 씨, 다른 사람 앞에서 잘난 척하는 건 참견할 바가 아니지만, 저희 앞에서까지 이러는 건 좀 곤란하네요. 망신당하고 싶어서 환장했어요?”그는 유진우가 어떤 사람인지 낱낱이 조사했고 그저 평범한 흙수저에 별 볼 것 없는 초라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믿거나 말거나, 당신들은 대리권 못 받을 거라고 제가 장담해요.”유진우는 여유롭게 입을 열었다.“쳇! 장담? 당신이 뭐 대단한 사람이라도 된 줄 아나 봐요?”단소홍은 시큰둥하게 입을 삐죽 내밀었다.“오늘 이곳은 강 매니저님이 책임지고 있어. 그 사람 말 한마디에 모든 일이 결정 난다고!”“강 매니저가 누군지 난 잘 모르겠고, 아무튼 그 사람한테 결정 권한이 없다고 내가 확신해.”유진우는 무덤덤하게 말했다.“헛소리하지 마! 강 매니저님한테 권한이 없으면 누구한테 있는데? 설마 너? 주제도 모른 채 나대지 말고 그냥 가만히 있어!”단소홍은 비아냥거렸다.“진우 씨, 여기서 망신당하기 전에 얼른 나가세요!”여호준은 마치 광대를 보듯 그를 조롱했다.‘내가 왜 저런 쓰레기 같은 놈한테 두 번이나 진 거지? 이해가 안 되네.’“소홍아...”대화를 나누는 사이 웬 뚱뚱한 중년 남성이 다가왔고, 바로 조신 의약의 매니저였다.“오빠, 드디어 오셨네요!”단소홍은 두 눈이 반짝이더니 기쁜 마음으로 다가가 그의 팔짱을 끼며 인사를 건넸다.“못 본 사이에 점점 더 이뻐지는 것 같네.”강 매니저는 단소홍의 엉덩이를 툭툭 치며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어머...”단소홍은 애교를 부리며 뒤따라갔다.“실은 소개해 드리고 싶은 분이 있어서 이렇게 찾아왔어요. 이분은 서울 대가문 출신의 여호준 도련님이에요.”“이분이 여호준 씨군요? 만나 뵙게 되어서 영광입니다.”강 매니저는 눈을 반
강 매니저는 가슴을 내리치며 약속했다.“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랑 유 선생님은 절친한 사이예요. 서로 목숨까지 내어줄 만한 우정을 갖고 있죠. 어젯밤도 같이 밥 먹고 여자들이랑 놀았어요. 제가 입을 열면 친구로서 체면을 세워줄 게 분명해요!”그 말을 들은 유진우는 저도 모르게 헛웃음이 나왔고 생각 없이 말을 내뱉는 강 매니저를 보며 어이가 없었다.“어이! 당신 왜 웃어요?”강 매니저는 불쾌한 듯 시선을 돌렸다.“오빠, 저런 쓸모없는 인간은 신경 쓰지 마세요.”단소홍은 눈을 뒤집으며 그를 째려봤다.“대리권을 가질 수 있게 도와주신다면 일이 성사된 후에 큰 감사 인사를 드리겠습니다!”여호준은 장담하며 말했다.“하하... 어려운 일 아니니 제가 알아서 할게요!”강 매니저는 기뻐서 어쩔 줄 몰랐다.“그럼, 강 매니저님만 믿고 가겠습니다.”비연단의 인기에 힘입어 대리권까지 얻게 된다면 무조건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에 여호준의 입꼬리는 내려올 줄 몰랐다.그때가 되면 가문을 일으켜 세울 날이 머지않았다!“호준 씨, 대리권 외에 다른 사업도 하나 있는데 관심 있으세요?”강 매니저는 의미심장하게 입을 열었다.“네? 무슨 사업이죠?”여호준은 흥미가 생긴 듯 눈썹을 치켜올렸다.강 매니저는 주위를 살피더니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회사가 비연단에 대한 요구가 매우 높아서 일부 품질이 떨어지는 제품에 대해서는 폐기하고 있었는데, 솔직히 이대로 버리는 건 너무 아깝잖아요. 그래서 담당자들이 불량품을 따로 보관해뒀고, 나중에 일괄 판매할 계획인데 원하시면 싼값에 드릴게요.”“불량품이요? 그게 약효가 있나요?”단소홍은 답답한 듯 물었다.“소홍아, 넌 이해 안 되지? 불량품들이 약효가 조금 떨어지는 건 맞는데 그걸 누가 알아보겠어? 진짜 비연단과 섞이면 아무도 구분 못 해!”강 매니저는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었다.“정말요?”그의 말에 단소홍은 두 눈이 반짝였다.“오빠가 설마 널 속이겠어? 원한다면 내가 5분의 1 가격으로 싼값에 팔게. 나
“네가 감히... 날 때려?”강 매니저는 화끈거리는 얼굴을 감싸 쥐고 분노를 감출 수 없었다.조씨 가문의 사람으로 살면서 그동안 어디를 가든지 사람들의 존경을 받았고 이렇게 뺨을 맞은 적은 처음이었다.“왜요? 때리면 안 되나요? 불량품을 훔친 것도 모자라 그걸 되팔아 이익을 챙기려고 하는 당신 같은 비열한 인간은 맞아도 싸!”말을 마친 유진우는 또다시 그의 뺨을 때렸고 어느새 강 매니저는 정신을 잃은 채 피를 흘렸다.소란스러운 분위기는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끌었다.“미친! 저 사람 누구야? 감히 강 매니저님을 때리다니!”“조씨 가문의 구역에서 이런 일을 벌이다니. 정말 대단하네!”“하룻강아지는 범 무서운 줄 모르잖아. 곧 큰일 나겠네!”사람들은 손가락질하며 수군거렸다.“유진우! 너 미쳤어? 그만해!”깜짝 놀란 단소홍은 재빨리 그를 말렸다.“진우 씨! 당신 지금 얼마나 큰 사고쳤는지 모르죠? 강 매니저님을 때리다니, 이곳에서 살아서 나가기는 글렀네요!”여호준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그러나 유진우는 아무 반응도 없이 계속하여 강 매니저를 사정없이 때렸다.“사람 불러와! 얼른!”강 매니저의 외침에 곧바로 사방에서 경호원들이 몰려들었고 순식간에 유진우는 포위당했다.“유진우! 네가 감히 강 매니저님을 때리다니, 정말 죽고 싶어 환장했구나!”경호원들이 도착하자 단소홍은 강 건너 불구경하듯 옆에서 비웃었다.“주제도 모르고 남 일에 참견하더니, 오늘은 죽은 목숨이나 다름없네요!”여호준은 지금껏 유진우가 눈에 거슬렸지만, 자신의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손을 쓰지 않았다. 그런데 마침 누군가가 대신해서 혼내주니 잘됐다 싶어 통쾌한 듯 옆에서 상황을 지켜봤다.“가만히 서서 뭐 하는 거야? 당장 이 새끼 손발 하나도 빠짐없이 부러뜨려! 문제 생기면 내가 책임질게!”강 매니저는 유진우를 가리키며 울부짖었다.“무슨 일이야?!”경호원들이 손을 쓰려던 찰나 어디선가 우렁찬 목소리가 들려왔고 곧이어 잘생긴 얼굴의 한 남자가 기세등등하게 여러 사람
“들었어요? 사람들이 전부 당신이 훔쳤다고 하잖아요.”자신의 돈줄을 가로막으려는 유진우를 보며 방민은 그저 비웃었다.“방 대표님은 저 사람 감싸려고 이미 마음을 먹으신 것 같네요?”상황을 지켜보던 유진우는 표정이 점점 굳어졌다.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고 강 매니저가 이런 인간인데 방민은 정의로운 사람이라고 기대했던 자신이 바보 같았다.옳고 그름을 판단하지 못하는 건 둘째 치고, 부하 직원이 잘못을 저질렀는데 핑계 대며 남한테 뒤집어씌우려는 이런 파렴치한 짓은 정말 역겨웠다.“감싸겠다면요? 당신이 뭔데 이곳에서 난리를 피우는 거죠?”방민은 가소로운 듯 말을 이었다.“마지막 기회를 드릴게요. 잘못 인정하고 지금 당장 강 매니저한테 무릎 꿇고 용서를 비세요. 안 그러면 지옥 같은 나날들을 보내게 될 거예요.”“정말로 그렇게 하실 건가요?”유진우가 되물었다.“제가 지금 장난하는 거로 보여요? 개를 때리고 싶어도 주인이 누군지 보면서 손을 써야지, 당신이 뭔데 내 구역에서 행패를 부리는 거죠? 지금 당장 무릎 꿇고 잘못을 인정해요!”방민은 두 눈을 부릅뜨며 말했다.“들었지? 당장 무릎 끓어!”순식간에 자신감을 되찾은 강 매니저는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유진우! 이게 바로 네가 쓸데없이 남의 일에 참견한 대가야! 이제 후회해도 소용없어.”단소홍은 만족스러운 듯 웃음을 보였다.“주제넘게 나대더니 꼴좋네.”여호준은 바보를 쳐다보듯 그를 무시했다.절대적인 권력 앞에서는 옳고 그름이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아무리 억울하다고 주장해도 모든 건 권력을 가진 사람의 뜻대로 흘러가게 된다!“그래요. 당신이 이런 결정을 내렸다면 어쩔 수 없죠. 후회하지 마세요.”말을 마친 유진우는 핸드폰을 꺼내 특정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왜요? 사람이라도 부르려고? 하하하...”그의 행동이 우스운 듯 방민은 웃음을 터뜨렸다.“어이! 아직도 상황 파악이 안되나 본데, 여긴 내 구역이고 모든 건 내 뜻대로 진행될 거예요. 누가 영웅처럼 나타나 당신을
“네? 유 선생님?!”방민은 경악을 금치 못한 채 그대로 자리에 얼어붙었다.비연단의 개발자 유 선생이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한다는 소식은 미리 접했지만 이렇게 젊은 사람일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아니죠? 그, 그, 저... 저분이 정말 유 선생님이라고요?!”강 매니저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이 휘둥그레졌다.‘방금 눈 하나 깜빡 안 하고 헛소리를 내뱉었는데 당사자가 바로 옆에 있었다니! 큰일 났네!’“유 선생? 유진우?!”단소홍은 주위를 살피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잘못 들은 건가? 정말 유진우가 유 선생이라고? 비연단을 개발한 그 대단한 사람? 말도 안 돼!’여호준의 놀라움은 금세 질투로 바뀌었다.‘저 자식은 어떻게 비연단의 처방전을 손에 넣게 된 거지?’비연단같은 영약을 개발한 순간, 가문을 일으켜 세우는 건 식은 죽 먹기였고 이런 절호의 기회가 유진우의 손에 넘어갔으니 배가 아팠다!“방 대표님, 다시 한번 물을게요.”조선미가 다시 입을 열었다.“정말로 유 선생님이 비연단을 훔쳤다고 생각해요?”“그게... 오해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방민은 눈을 파르르 떨며 애써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오해요?”조선미는 단호했다.“그렇다면 비연단을 훔친 사람이 따로 있다는 거네요?”“그럼요, 유 선생님이 어떻게 자신의 물건을 훔칠 수 있겠습니까?”방민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 그럼 이 불량품은 누가 훔친 건지 방 대표님이 직접 말해봐요.”조선미가 싸늘하게 물었다.“이제 알겠어요!”방민은 뭔가 깨달은 듯 정신이 번쩍 들었다.“강 매니저가 훔친 게 틀림없어요! 그래 놓고 권력을 이용해서 중간에서 이간질하다니... 회사에 도움 안 되는 저런 인간은 지금 당장 해고하겠습니다!”“방 대표님, 전...”“닥쳐!”강 매니저가 입을 열려고 하자, 방민은 시원하게 그의 뺨을 내리치며 단호하게 말했다.“파렴치한 것! 잘못을 저질렀으면 솔직하게 인정해야지.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제가 다 잘못했어요. 대표님, 한 번만
“지금 절 때리신 거예요?”방민은 얼굴을 가린 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때릴 뿐만 아니라 지금 당장 내쫓을 거예요. 지금부터 방민 씨는 회사의 부대표가 아닙니다!”조선미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조선미 씨! 정말 너무하네요! 제가 회사에 바친 세월만 해도 몇십 년인데 어떻게 저런 자식 때문에 절 해고할 수가 있죠? 그동안 큰 공로는 못 세워도 온갖 궂은 일 해가며 그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왔는데, 직원들의 원성이 두렵지 않은가 봐요?”방민은 분노하며 말했다.“그래서요? 지금 절 협박하는 건가요? 당신이 그럴 자격 있나요?”조선미는 비웃으며 말을 이었다.“솔직하게 말할게요. 해고할 뿐만 아니라 감옥에 처넣을 겁니다! 그동안 당신이 했던 더러운 짓들을 제가 하나도 빠짐없이 기록했거든요. 평생 감옥에서 썩을 만큼 준비했으니 각오하세요!”“조선미 씨! 어딜 감히! 난 당신 사촌오빠 조준서의 사람이라고요!”방민은 울분을 토하며 말했다.“조준서? 흠... 그럼 불러와 봐요, 내가 똑같이 대해줄 테니까!”조선미의 패기 넘치는 말에 방금 문을 들어선 조준서는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 쳤다.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은 조선미는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다.“당신이 그러면 안 되지. 난...”“입 닥쳐요!”조선미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손을 들어 그의 뺨을 내리쳤고 방민은 코피를 터뜨렸다.“전 분명히 기회를 드렸고 그걸 발로 차버린 건 당신이니까 후회하지 마세요. 여기! 이 두 사람 묶어서 경찰서로 보내요!”그녀의 명령과 함께 한 무리의 경호원이 다가오더니 단숨에 그들을 제압했다.“조 대표님! 제가 잘못했어요!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세요. 다시는 이런 실수 범하지 않겠습니다!”상황이 심상치 않게 흘러가자, 당황한 방민은 그대로 무릎을 꿇어 용서를 빌기 시작했다.“한순간의 욕심이 이런 큰 화를 불러일으킬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회사에 충성한 그간 세월을 생각해서라도 한 번만 용서해 주세요.”유일한 버팀목이었던 방민이 무너지자 더 이상 의지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