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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화

“언니 먼저 올라가 있어요. 난 여기서 친구 좀 기다릴게요.”

호텔 로비로 들어온 후 단소홍은 핑계를 대고 이청아를 먼저 보냈다. 왜냐하면 걸림돌이 있는 한 그녀는 묻혀버릴 거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계속 이대로 함께 있었다간 어찌 친분을 맺고 재벌 남자를 꾈 수 있겠는가?

“알았어. 연회장에서 기다릴게.”

이청아는 별다른 생각 없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다.

그녀가 옆에 없자 단소홍은 바로 현장의 주인공이 되었다. 그녀는 일부러 로비에서 이리저리 거닐며 추파를 던지면서 이목을 끌었다. 그러고는 또 다가와 작업을 거는 남자들을 전부 거절했다. 지금 이 상황을 즐기면서 제대로 밀당할 생각이었다.

“저기요. 귀걸이 너무 예쁜데 어디서 샀어요?”

“어디서 샀어요? 이렇게 반짝이고 예쁜 귀걸이는 처음 봐요.”

“이 정도 큰 루비면 엄청 비싸겠죠?”

남자들뿐만 아니라 여자들도 그녀를 둘러싸고 이것저것 물었다. 주얼리 앞에서는 그 어떤 저항력도 없는 게 여자이니까.

“이건 판도라의 루비 귀걸이예요. 남자친구가 맞춤 제작해서 선물해준 거라 하나밖에 없어요. 가격은 뭐 그리 비싸진 않아요. 그냥 이삼억 정도 할걸요.”

단소홍은 일부러 덤덤한 척 웃었다. 말투는 겸손했지만 얼굴의 오만함은 아무리 숨기려 해도 숨길 수가 없었다.

“이삼억이 안 비싸요? 역시 남다르네요.”

“정말 너무 행복하겠어요. 남자친구가 이런 귀한 귀걸이까지 다 선물하고.”

“가격이 중요한 게 아니라 마음이 중요하죠. 맞춤 제작해서 하나밖에 없는 귀걸이를 선물했다는 게 얼마나 뜻 깊어요. 정말 너무 부러워요.”

여자들이 재잘거리며 그녀를 추어올렸다. 득의양양해진 단소홍은 콧대가 하늘을 찌를 기세였다. 그녀는 주목을 받는 걸 좋아했고 남들의 아부도 즐겼다.

그때 롤스로이스 한 대가 갑자기 문 앞에 멈춰 섰다.

차 문이 열리자 뚜렷한 이목구비에 긴 머리를 휘날리는 아름다운 여자가 주목을 받으며 걸어왔다.

“강향란 씨?”

그녀가 나타나자마자 로비 안팎이 시끌벅적해지기 시작했다. 조금 전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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