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28화

그날 오후, 이씨 가문 별장.

“누나, 이따가 강향란 씨 생일 파티에 가지? 나도 데리고 가면 안 돼?”

테이블 위에 놓인 초대장을 본 이현이 신바람 난 얼굴로 물었다.

어쨌거나 강향란은 최고 재벌 강천호의 딸이기에 그런 거물과 친분을 맺는다면 평생 걱정 없이 살 수 있다.

“생일 파티에 가는 건 맞는데 둘 밖에 못 가. 소홍이가 먼저 가겠다고 했어.”

이청아는 기대 부푼 그에게 찬물을 확 끼얹었다.

“쟤랑 간다고?”

이현은 소파에 앉아 메이크업을 하고 있는 단소홍을 돌아보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누나, 누나 친동생은 나야. 쟤를 데려가면서 날 안 데려가려고?”

그의 말에 단소홍이 하찮다는 듯 그를 흘겨보았다.

“오빠가 가서 뭘 어쩔 건데? 오늘 파티에 참석하는 분들은 전부 고위 관직이나 상류층에 있는 분들이야. 오빠처럼 고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한 애가 가기엔 창피하지 않아?”

“야! 너 그게 무슨 뜻이야? 넌 뭐 잘난 줄 알아?”

이현은 기분이 매우 언짢았다.

“그래도 오빠보단 잘났지.”

단소홍은 그의 체면 따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너...”

이현이 화를 내려 하자 장경화가 말렸다.

“됐어, 그만들 해. 소홍이 금방 졸업했으니까 이번에 청아랑 같이 생일 파티에 가서 인맥 넓힐 기회를 줘. 오빠인 네가 양보해.”

“들었어? 내가 강향란 씨랑 친구가 된다면 벼락출세할 수 있고 앞날이 창창해져. 그때가 되면 오빠도 내 덕을 보게 될 거야.”

단소홍이 고개를 들며 으쓱거렸다.

“흥! 네 덕을 본다고? 차라리 나 자신을 믿고 말지.”

이현이 소파에 앉으며 씩씩거렸다. 그는 단소홍이 오고 나서부터 사랑을 빼앗긴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아 참, 청아야, 하마터면 까먹을 뻔했네...”

그때 장경화가 뭔가 떠올랐는지 갑자기 가방에서 정교한 액세서리 케이스를 꺼냈다.

“이건 며칠 전에 호준이가 너한테 주려고 산 선물이야. 오늘 생일 파티에 갈 때 이거 하고 가면 되겠네. 열어봐봐.”

케이스를 열자 루비 귀걸이 한 쌍이 담겨있었다. 장인의 손길이 느껴질 정도로 섬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