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27화

밤사이 아무 일 없이 무사히 지나갔다.

이튿날 새벽, 천향원.

조선미는 커피를 마시며 여러 자료를 훑어보았다. 밤새 한숨도 자지 못한 그녀의 얼굴에 피곤한 기색이 조금 드리웠다.

“조선미!”

그때 조준서가 흰 눈썹 영감과 함께 기세등등하게 걸어 들어왔다.

“무슨 일인데?”

조선미는 고개도 들지 않고 계속 자료를 훑었다.

“쾅!”

조준서가 다짜고짜 한 나무 상자를 책상 위에 내려놓더니 뚜껑을 열었다. 흰 알약 하나가 그녀 앞에 나타났다.

“조선미, 이게 뭔지 봐봐.”

조준서가 알약을 가리켰다.

“이게 뭔지 내가 어떻게 알아? 네가 알려줘야지.”

조선미는 여유롭게 자세를 고쳐 앉았다.

“흥! 우리 가문의 백령환도 몰라?”

조준서가 불쾌한 기색을 내비쳤다.

“이게 바로 백령환이구나... 그런데 왜?”

조선미가 덤덤하게 물었다.

“왜? 왜냐고?”

조준서의 말투가 싸늘해졌다.

“내가 이 백령환을 어디서 사 왔는지 알아? 강씨 가문에서 사 왔어! 강씨 가문에서 연구에 성공했다고!”

“그래? 그런데 뭐? 진작 예상한 일 아니었어?”

조선미의 표정이 평온하기 그지없었다.

“너 지금 무슨 태도야? 아직도 사태가 얼마나 심각한지 모르겠어?”

조준서가 한스러워하며 말했다.

“강씨 가문에서 제조한 백령환의 약효가 아주 뛰어나서 많은 재벌들이 벌써 예약하기 시작한대. 지금 백령환 한 알 값이 1억까지 뛰었어!”

“그래서?”

조선미의 표정은 한 치의 흔들림도 없었다.

“물건은 흔치 않을수록 귀한 법이라고 시중에 아직 백령환만큼 좋은 약이 없어. 계속 이대로 나갔다가 강씨 가문에서 시장이라도 개척한다면 우린 정말 끝이야!”

조준서가 책상을 쾅 하고 내리쳤다.

“대체 하고 싶은 얘기가 뭐야?”

조선미가 되물었다.

“너한테 두 가지 선택을 줄게. 하루빨리 백령환을 만들어내거나 강천호랑 손을 잡거나 둘 중 하나 선택해!”

조준서가 어두운 목소리로 말했다.

“누군가 백령환의 연구 성과를 도둑질해간 바람에 인제 와서 다시 시작한다는 건 너무 늦었어. 강천호랑 손을 잡는다는 건 더더욱 말이 안 되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