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259화

작가: 강로이
선우희재가 검을 휘두르자 그 속도와 힘에 걸맞은 엄청난 파문이 일었다.

그의 검이 스친 자리는 귀를 째는듯한 굉음과 함께 모든 것이 산산조각이 나 공기마저 갈라진 듯 했다.

실로 믿기 어려운 힘이다.

“이 속도에 이런 힘이라니. 역시 무도 마스터이십니다.”

“이 검 앞에서 살아남을 놈은 없을 거다. 이거라면 유진우도 막아내지 못하겠지.”

“희재가 그놈을 단칼에 해치울 거란 예감이 드는군.”

선우희재의 엄청난 검을 본 선우 가문의 측근들은 이미 승리를 거머쥐기라도 한 듯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늘 수심에 차 있던 선우진성도 이제야 마음이 놓이는 듯 긴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늘 자신의 손자가 걱정이었다. 어쩌면 정말 마스터의 경지에 오를 수도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지금 보니 안될 것도 없어 보였다.

심지어 여느 무도 마스터보다 훨씬 강하니 말이다.

이 정도면 최고의 자리는 따놓은 당상이었다.

“꿇어라!”

선우희재의 외침에 칼날은 더욱 날카롭게 유진우의 가슴팍을 겨냥했다.

“흥.”

하지만 유진우는 피하기는커녕 오히려 그를 향해 날아오는 검을 똑똑히 주시하더니 손가락을 뻗어 칼날을 낚아챘다.

챙!

검을 휘두르던 선우희재는 순간 멈칫했다. 모든 걸 깨부수며 기세 좋게 나아가던 그의 검이 한순간에 바위 앞 달걀이 된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그는 어떠한 반항도 할 수 없었다.

“뭐야?”

눈을 부라리며 사태를 파악하던 선우희재는 순식간에 안색이 뒤바뀌고 말았다.

그의 온 힘을 다한 공격이 고작 유진우의 두 손가락에 의해 막힐 줄은 꿈에도 몰랐다.

게다가 유진우의 여유로운 눈빛과 기세는 선우희재를 단단히 옥죄어 꼼짝 못 하게 만들고 있었다.

“막... 막았다고? 그럴 리가!”

“막은 정도가 아니라 빈손으로 저 무시무시한 검을 무기력하게 만들어버렸어. 무서운 놈이로군.”

“무도 마스터가 전력을 다해 한 공격인데 손가락으로 단숨에 제압하다니. 저놈은 괴물이야!”

눈앞의 광경에 사람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모두 유진우와 선우희재 이 둘의 싸움은 양대산맥의 치열한 결전이 될 거
잠긴 챕터
GoodNovel에서 계속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관련 챕터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260화

    한순간에 기세가 확 오른 선우희재는 실력이 바로 두 배로 늘었다.“어? 목숨 좀 걸겠다?”유진우는 눈썹을 살짝 추켜올리며 의외라는 듯 제스쳐를 취했다.선우희재가 단기간에 실력을 크게 향상할 수 있는 일종의 비약을 먹은 것으로 보이지만 그 대가는 당연히 잠재력과 생명력을 잃는 것이다.생사의 갈림길에 들어서지 않는 한 선뜻 복용하지 않는다.“광혈단이다. 선우희재가 먹은 건 광혈단이야.”그때 군중 속에서 갑자기 외마디 비명이 터져 나왔다.“뭐? 광혈단? 그거 금지약물 아닌가?”“광혈단은 신체의 잠재력을 자극해 복용자의 실력을 배가시키지만 부작용이 심해 목숨을 반쯤 잃을 뿐 아니라 발광할 수도 있어.”“뭐? 그렇다면 선우희재는 지금 목숨을 걸었단 말이야? 광혈단까지 먹다니!”기세가 크게 변한 선우희재를 보고 뭇사람들은 손가락질을 금치 못했다.하지만 놀람과 동시에 그에 대한 기대도 조금 커졌다.“목숨을 걸고 승부를 걸다니 희재야, 이건 솥을 부수고 배를 가라앉히는 격이다.”선우진성의 안색이 점점 어두워졌다.“광혈단의 지원으로 희재의 실력이 두 배로 늘면 반드시 유진우를 이길 수 있을 거야.”“맞아! 유진우가 아무리 재주가 있다 해도 광혈단을 복용한 희재를 막을 수는 없어!”선우 가문의 종친들이 다시금 자신감과 희망을 되찾았다.광혈단은 금지약물이지만 확실히 파도를 일으키는 효능이 있다.그러나 유일한 폐단은 선우희재가 목숨을 반이나 잃어야 한다는 것이다.물론 그 대가는 가족 전체의 안위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유진우, 네가 강하다는 건 인정하지만 넌 오늘 질 수밖에 없어.”선우희재는 붉은 두 눈을 하고 머리카락은 뿌리가 곧게 곤두서고 옷은 바람이 없어도 절로 날리고 있었으며 온몸에서는 미친 냄새가 진동했다.“그래? 그럼 어디 보자. 네가 얼마나 능력이 있는지.”그러나 유진우는 여전히 안색 한번 바꾸지 않고 손을 들어 제스쳐를 취하고는 얼마든지 덤벼들 태세를 취했다.“유진우, 날 광혈단까지 먹게 만들다니. 넌 졌지만 여전히 영광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261화

    “뭐?!”중상을 입고 쓰러진 선우희재를 본 선우 가문의 친족들은 벼락이라도 맞은 듯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그들은 광혈단의 도움으로 역전승해서 대세를 바꿀 수 있을 줄 알았다.하지만 선우희재는 단 한방에 지고 말았다. 이렇게 비참하게 질 줄은 상상도 못 했다.주먹 한 방에 검은 부서지고 사람은 다쳤다.완전 압도적인 실력 차이였다.“망했다! 망했어…이제 완전히 망했어!”선우진성은 다리에 힘이 풀려서 그대로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으며 얼굴에는 핏기가 사라졌다. 기타 친족들도 절망적인 상태에 빠졌고 낙담했다. 그들은 선우희재를 과대평가하였고 유진우를 과소평가했다.두 사람은 전혀 같은 수준이 아니었다. 그들이 자랑으로 여기는 천재는 유진우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었다.필사적으로 덤벼도 계란로 바위를 치는 격이었다.“이 정도의 실력으로 조무진도 이길 수 없으면서 뭘 믿고 나와 싸우겠다는 거지?”유진우는 하찮게 여기는 표정을 지었다.“진우 형, 말씀이 지나치십니다.”원래 웃으면서 싸움을 지켜봤던 조무진은 무뚝뚝하게 굳은 얼굴로 불만을 토했다.“형이 싸우는 데 왜 가만있는 저를 건드리세요? 제 체면도 생각하셔야죠. 그리고 저는요, 하루 종일 때리고 죽이는 것밖에 모르는 무인 따위와 달라요. 머리로 먹고사니까 무력치가 좀 낮아도 이기는 데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거든요. 그리고…”“닥쳐!” 조무진이 쉬지 않고 계속 재잘거리는 것을 본 조홍연은 자기도 모르게 낮은 소리로 제지했고 내친 김에 검까지 뽑았다.“잔소리 계속하면 혀를 잘라버릴 거야!”“…” 조무진은 입꼬리를 실쭉거리다가 더 이상 찍소리를 내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그는 그나마 유진우와는 도리를 따질 수 있으나 자기 여동생과는 전혀 도리를 따질 수가 없었다.조금이라도 안 맞으면 두들겨 맞는데 아무도 막을 수 없었다.“저 폭력배는 정말 하나도 안 변했네.”유천우는 나지막한 소리로 구시렁거렸다.“응?”조홍연은 귀를 쫑긋거리고 소리가 나는 쪽으로 눈길을 보내자, 유천우는 놀라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262화

    선우희재는 또래들 사이에서 군계일학 같은 존재였다.다른 사람들이 목숨을 걸고 수년 동안 노력해야 얻을 수 있는 결실을 그는 힘 하나 안들이고 쉽사리 손에 넣을 수 있었다.그는 줄곧 자신은 하늘이 선택한 자이고 황제로 될 운명을 가졌으며 중생 위에 군림한 지존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는 도리를 이제야 깨달았다.그가 자랑스러워했던 천부와 결실은 유진우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난 그냥 우물 안 개구리였어.”심한 타격을 받은 선우희재는 처량하게 웃었다.이때 그의 도심이 완전히 무너졌고 투지가 모두 사라졌다. 오직 심한 절망감만 느낄 수 있었다. 그는 한평생 이겨왔지만 유독 이번에 한 번만 졌다. 하지만 이 한 번의 경험이 그의 인생을 망가뜨렸다.“졌으니 보물지도를 내놔.”유진우는 앞으로 나서서 아래를 내려다보면서 말했다.선우희재는 아무 말 없이 바닥에 누워 있었다. 푸른 하늘을 바라보는 두 눈이 점점 초점을 잃었다.그는 말라 죽은 나무처럼 아무런 생기도 없어졌다.“죽었어?”유진우는 살짝 눈썹을 치켜세우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 방금 그가 휘두른 주먹은 그렇게 치명적이지 않아서 선우희재의 내공으로 충분히 버틸 수 있었다.하지만 지금 상대의 몸에서 생기가 완전히 사라졌다. 영혼이 없는 시체로 보였다.“이런 타격도 못 이겨 내다니. 훌륭한 천부만 낭비했네.”이에 유진우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선우희재는 확실히 보기 드문 천재였고 앞날이 창창할 자였다.하지만 아쉽게도 한평생 순탄하게만 살아와서 그 어떠한 어려움도 겪어보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오늘날 갑자기 큰 타격을 받자 도저히 감당할 수 없어서 결국은 죽음에 이르게 된 것이다. 유진우는 내려앉아서 선우희재의 시체를 뒤적거리다가 마침내 한 두루마리의 양피지를 찾아냈다.펼쳐 보니 아니나 다를까 보물 지도였다. 조씨 가문은 세 장의 보물 지도를 갖고 있는데 그는 이미 두 장을 얻어냈다. 이제 한 장만 더 얻으면 완전한 보물지도를 맞출 수 있고 어마어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263화

    모든 일이 마무리된 후 유진우는 사람들을 데리고 다시 풍우 산장으로 돌아갔다.조선미와 조아영은 여전히 혼수상태에 빠져 있고 유진우는 억지로 두 사람을 깨우지는 않았다. 조군수와 조군해는 모두 죽었으니 조씨 가문 전체는 사분오열되었다. 조선미에게 있어서 엄청난 타격이 아닐 수 없었다. 일시에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다. 지금 유진우가 할 수 있는 것은 조선미를 대신해서 조군해의 장례식을 준비하여 그녀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는 것뿐이다.아버지가 돌아가신 것은 누구도 그 고통을 공감할 수 없다. 이는 조선미가 스스로 넘어야 할 고비이다. “조씨 가문의 관련 산업들은 당분간 함부로 손대지 마. 이번에 조씨 가문이 막대한 손실을 입어서 잘 정돈해야 할 것이야.”“딴마음을 품는 자들은 모두 억류하고 선미가 깨어나면 다시 처리하도록 해.”“그리고 조군해의 장례는 가장 높은 격식으로 준비해. 조금이라도 소홀해서는 안 된다.”“가봐…”회의실 내에서 유진우는 연속 명령을 내렸고 강린파의 제자들은 잇달아 움직이기 시작했다. “형!”이때 유천우는 위왕 왕비와 함께 갑자기 회의실에 들어왔다.위왕 왕비의 이름은 이의진이고 용국의 장공주로서 수년 전에 위왕 유만수와 혼인을 했었다. 그때 유만수에게 이미 아내가 있었는데 바로 유진우의 어머니였다.하지만 장공주인 이의진은 조금도 개의치 않고 기꺼이 첩으로 들어와서 강제로 이 혼사를 성사했다. 서경으로 시집온 후 이의진은 자신의 분수를 지키면서 남편을 섬기고 자식을 가르쳤다. 그녀는 누구나 다 인정하는 어질고 현숙한 여인이었고 또 착한 일을 많이 해서 미명이 널려 알려졌다.온 서경에서 이의진이라고 하면 누구나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하지만 유진우는 눈앞의 보살처럼 어진 장공주는 사실상 꿍꿍이가 많은 사람임을 잘 알고 있었다. “장공주 전하.”유진우는 바로 일어서서 무표정한 얼굴로 공손히 맞이했다.그는 이 여인을 좋아하지 않지만 미워하지도 않았다.“장혁아, 한집안 식구끼리 이렇게 예를 차릴 필요가 없다.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264화

    “정말? 그럼 10년 전의 자금성의 난은?”유진우는 불쑥 이런 말을 내뱉었다.“네?”이에 유천우는 얼굴이 굳어졌고 순간 입을 다물었으며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어머니를 바라보았다. 10년 전에 일어난 자금성의 난은 서경왕부의 금기이자 용국의 금기이었다. 그 후부터 이 역사는 밀폐되었고 누구도 감히 제기할 수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이 얘기를 꺼내서 그는 정말 예상하지 못했다“장혁아, 모두 지나간 과거가 아니냐? 10년 전의 일은 이미 완전히 마무리됐으니 다시는 꺼내서는 안 돼.”이의진은 고개를 살래살래 흔들었다. “마무리됐다고요?”유진우는 천천히 시선을 들면서 말하였다. “저의 어머니는 영문도 모른 채 죽었고 저의 근위병들도 한을 품고 죽었는데 어떻게 마무리됐다고 할 수 있죠?”“언니가 돌아가셔서 나도 마음이 아프지만 진범은 이미 처형되었고 죽어야 할 사람은 모두 죽었네. 네 마음속의 집착을 내려놓을 때가 되었어.”이의진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타일렀다.“피맺힌 원한을 어떻게 쉽게 내려놓을 수 있겠어요? 그리고 그 죽은 사람들은 그냥 희생양에 불과합니다. 진정한 배후의 범인은 끝내 찾아내지 못했죠.” 유진우는 냉랭한 표정으로 말하였다.당시 자금성의 난으로 수많은 사람이 죽었고 하마터면 병변을 일으킬 뻔했다. 백성들의 분노를 가라앉히기 위해 희생양 몇 명을 내놓고 참수를 했다. 진정한 범인은 여태까지 잡지 못했다.“장혁, 그때 네가 큰 충격을 받은 것은 알겠지만 계속 과거를 되찾으려고 하면 영원히 악몽에 갇혀서 벗어날 수가 없게 된단다. 내려놓고 더 이상 자신을 괴롭히지 말 거라. 더 나은 삶을 살아야지.”이의진은 거듭 당부하였다. “모두 내려놓으라고 하는데, 제 고통을 진정으로 이해하세요?”유진우는 약간 비아냥거리는 말투로 말하였다. “당신들은 죽음을 경험한 적이 있어요? 절망감을 느낀 적이 있어요? 당신들은 자신의 육친이 몰살당하는 것을 본 적이 있어요? 곁에서 가장 중요했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피바다에 쓰러지는 것이 어떤 느낌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265화

    “저를 도와주신다고요?”이의진의 말을 들은 유진우는 자기도 모르게 멍해졌고 의심쩍었다.“장공주 전하의 신분으로 이 일에 간섭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10년 전의 자금성의 난은 황권이 개입하지 않았더라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게다가 이의진은 황족이라는 신분만으로 믿을 수가 없었다.“왜? 내가 도울 수 없다고 생각하는 거냐, 아니면 내가 못 믿는 거냐?”이의진은 의미심장하게 물었다. “공주 전하께 폐를 끼칠까 봐 그런 겁니다.”유진우는 애매모호하게 대답하였다. “장혁아, 네가 꺼리는 건 이해하지만 난 진심으로 널 도와주고 싶단다.”이의진은 진심 어린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지금의 난 장공주가 아니라 위왕 왕비이고 네 작은 어머니야. 우리의 이해관계는 일치하다고 볼 수 있어. 무슨 뜻인지 알 것이라고 믿어.”이에 유진우는 되물었다. “알아요. 하지만 어떻게 도와주실 건지 궁금하네요.” “왕부는 10년 전의 일을 계속 암암리에 조사하고 있고 많은 정보를 수집했어. 아직 배후의 진범을 찾지 못했지만 그래도 단서를 조금 찾았어.”이의진은 말하면서 갑자기 편지봉투 하나를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우리가 오랫동안 조사한 결과, 그때 자금성의 난이 일어났을 때 너와 술광 외에 또 다른 생존자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어. 그자는 진범을 찾는 데 도움이 될 거야.”“생존자요? 누구죠?”유진우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사철수!” 이의진은 이 세 글자를 내뱉었다.“뭐라고요? 철수 삼촌이 아직 살아 있어요? 정말이요?” 유진우는 벌떡 일어섰다. 사철수는 그의 근위병 대장으로서 강한 실력의 소유자였다.그때 그들이 매복 공격을 당한 후 사철수는 대오를 거느리고 돌격하였는데 피투성이가 되도록 필사적으로 싸웠다. 사철수는 위험을 무릅쓰고 그를 데리고 겹겹이 쌓인 포위망을 뚫어 나갔고 추격병이 도착할 때 홀로 남아서 그가 도망칠 수 있는 시간을 벌여주는 모습을 유진우는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그는 눈을 뻔히 뜨고 사철수가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266화

    서경왕부는 세력이 크지만 천자 앞에서는 함부로 날뛰지는 못했다.게다가 이 일 자체가 금기 사항이기에 왕부가 직접 나설 리가 없었다.“네. 잘 알겠어요. 직접 나서주셔서 감사합니다.”유진우는 몸을 일으켜 정중하게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이의진이 제공한 소식은 유진우에게 중요한 단서를 제공했다.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데 큰 힘을 보태준 것뿐만 아니라 유진우의 편이 또 한 명 늘어났다.“다 한 식구인데 당연히 도와야지.”이의진은 서둘러 유진우를 일으켜 세우며 의미심장한 말을 내뱉었다.“복수하는 건 좋지만 세상에 옳고 그름이 어디 있겠어요. 가끔은 나빴던 일은 잊고 자기 자신을 잃지 않고 주변 사람들을 잘 살피는 게 더 중요해.”“그 말 꼭 잊지 않고 명심할게요.”유진우는 고개를 끄덕였다.“형, 앞으로 필요한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불러주세요. 말만 하세요, 제가 언제든지 깔끔하게 처리할게요.”유천우는 가슴을 툭툭 치며 호탕하게 웃었다.유진우가 이의진을 아주머니라고 부르는 것만 봐도 두 사람의 사이가 한층 가까워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신경 쓰지 마. 너는 네 일이나 잘해서 아주머니의 걱정을 덜어드려.”“형도 참. 저도 이제는 어른인데 계속 어린이로 보지 마요. 저도 이젠 혼자 잘 해낼 수 있어요.”“됐으니까 내 앞에서 그만 뽐내. 네가 어떤지 내가 모를 것 같아?”“어머. 지금 저를 얕잡아 보는 거예요? 저도 언제가 성장해서 사람들을 놀라게 해 줄 거예요. 때가 되면 다 저한테 굽신거려야 할걸요?”유천우는 고개를 치켜뜨고 득의양양해 있었다.“그래. 하지만 난 지금 네가 충분히 자랑스러워.”유진우 대충 고개를 끄덕이고는 이내 눈길을 이의진한테 돌렸다.“아주머니, 오시느라 피곤했을 텐데 좀 쉬시죠. 제가 사람들을 시켜 방을 이미 준비해 놓았습니다.”“진우가 그렇게 말하니 피곤이 갑자기 밀려오네요. 그럼 나는 먼저 방에 가서 쉴 테니까 볼일 봐.”이의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하고는 유천우와 함께 자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267화

    저녁 무렵.사람들을 다 보낸 후, 유진우는 강린파의 각 당주를 불러 회의실에서 고위층 회의를 열었다.“오늘 하루 힘들었을 텐데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유진우는 센터에 앉아 모두 자리에 착석하도록 손짓한 후 입을 열었다.“급하게 여러분을 자리에 모은 건 두 가지 일에 대해 선포하기 위해서입니다. 첫째, 장 아저씨를 강린파의 2인자로 임명하여 강림파의 크고 작은 일을 관리하도록 할 계획입니다.”그의 말에 당주들은 하나 둘 씩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보냈다.“강린파의 2인자가 되신 걸 진심으로 축하드려요.”장 아저씨는 실력이 뛰어나고 지위도 높은 데다 강린파에 대한 충성심이 높아 일을 더 깔끔하게 잘하고 유진우가 가장 믿는 사람이기도 하다.그런 장 아저씨가 2인자를 차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누구도 이 결정에 대해 불만을 품지 않았다.“도련님께서 이렇게 저를 믿어주시니 감사합니다. 앞으로 제 온 힘을 다해 2인자의 자리에 걸맞게 잘하겠습니다.”장 아저씨는 가슴 앞에 손을 맞대고 엄숙한 표정으로 그의 포부를 밝혔다.유진우는 장 아저씨의 목숨을 구했을 뿐만 아니라 그를 새로운 인생의 페이지를 열어주었으니 은인이 따로 없었다.그것도 모자라 그를 2인자로 만들었으니 더욱 이 은혜를 갚을 길이 없었다.“좋아요. 이제 두 번째 일을 말할게요.”유진우는 얼굴에 미소를 띤 채 계속 얘기를 이어 나갔다.“며칠 후, 제가 서울을 잠깐 떠날 계획입니다. 처리할 일이 있어 한동안 돌아오지 못할 것 같아요. 그러니 한동안 제 업무는 장 아저씨가 봐주실 겁니다.”“뭐요? 서울을 떠난다고요?”장 아저씨는 넋을 잃은 표정으로 물었다.“도련님, 저한테 시킬 있으면 바로 말해주세요. 제가 가서 처리하면 될 것을 왜 굳이 직접 가는 거예요?”“이 일은 누구도 저를 도울 수 없어요. 제가 직접 해야 해요.”유진우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로스의 소식을 안 뒤로 유진우는 한시도 마음을 진정시킬 수가 없었다.유진우는 조선미를 도와 조군수의 장례를 잘 치러주고

최신 챕터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906화

    유태범의 말 한마디에 많은 사람들이 그를 쳐다봤다. 지난날 표기대장군이었던 유태범은 인품 논란은 많았지만, 그의 능력에 대해서는 아무도 의심하지 않았다.유태범은 여러 차례 치열한 전투를 승리로 이끌어 오늘 이 자리까지 오른 것이었다.그러니 유태범처럼 패기 있고 안목이 있는 사람조차 유진우가 왕이 되는 것이 가장 적합하다고 말한다면, 그들은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했다.조금 전에 그들은 유진우를 지지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을 거로 생각해 유천우를 지지했지만 지금 보니 그건 아니었다.먼저 전쟁의 신 조무진이 힘을 보탰고 이어서 표기대장군 유태범이 지지했으니, 이 두 사람의 선택은 많은 사람들의 결정을 바꾸기에 충분했다.“셋째야, 왜 장혁을 선택하겠다는 건지 자세히 말해봐.”유만수가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제가 장혁을 선택한 이유는 조무진과 비슷합니다. 저는 한 사람의 재능과 능력을 더 중시합니다.”유태범은 진지하게 말했다.“이번에 호룡각을 어떻게 소탕했는지 모두 잘 알 거로 생각합니다. 전부 장혁이 작전을 짜고 계략을 펼쳤기에 교활하기 여지없던 채원진을 죽일 수 있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호룡각의 숨겨진 보물까지 전부 찾아냈죠. 이건 그야말로 아주 큰 공이 아닙니까? 종합해 보면 장혁의 용기와 지략은 왕위를 계승하기에 가장 적합한 인물입니다. 천우는 대장군이 되기에는 손색이 없지만 왕의 자리에 오르기에는 조금 부족한 면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유태범의 말이 끝나자, 유만수가 입을 열기도 전에 주한휘는 흥분하며 일어나 소리를 질렀다.“허튼소리! 이번 호룡각을 소탕한 것은 유진우 한 사람만의 공이 아니잖아요. 유천우도 큰 공을 세웠습니다. 유천우의 도움이 없었다면 일이 이렇게 순조롭게 되었을 리가 있겠습니까? 재능과 능력으로 따지면 유천우는 유진우보다 못 한 것이 없습니다. 오히려 더 젊고 더 많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어요.”“선평 제후, 뭘 그렇게 흥분하고 그러십니까? 저는 그냥 가족의 일원으로서 제 생각을 말했을 뿐이고 모든 권한은 저의 형님한테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905화

    “괜찮아. 오늘은 가족 연회야. 여기 있는 사람은 모두 식구와 마찬가지이니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걱정 말고 해봐.”유만수가 웃으며 말했다.“위왕 님께서 물어보셨으니 그럼, 사양하지 않고 말씀 올리겠습니다.”조무진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두 손을 맞잡아 가슴에 올려 예의를 갖추고 말했다.“제 의견은 지극히 제 개인 생각일 뿐이니, 혹시 의견이 달라도 저를 원망하거나 탓하지 말아주십시오.”“전쟁의 신께서 별말씀을 다 하시네요. 당신은 나라의 기둥과 마찬가지인 사람이니 보는 눈이 분명 다를 거로 생각합니다.”“전쟁의 신께서는 누구를 지지하는 겁니까? 어서 말해보세요.”사람들은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물었다.용국의 전쟁의 신이자 왕족 조씨 가문의 후계자인 조문진의 영향력은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을 만큼 모든 사람 중에서도 상위에 속하여 있었다.“자, 그럼 솔직하게 말하겠습니다.”조무진은 목소리를 가다듬고 정중하게 말했다.“종합적인 능력과 현명함을 바탕으로 한다면 저는 유진우가 서경의 왕으로서 더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유진우에게는 많은 단점이 있습니다. 첫째는 서경을 떠난 지 너무 오래되어 서경의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고, 둘째는 토대가 없어 대중들을 설득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모두 알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위왕 님께서 저 자리에 오르실 때도 똑같은 상황이었다는 겁니다. 그 당시 많은 세력이 위왕 님께 좋지 않은 눈총을 보냈었지만, 결과는 어떻습니까? 위왕 님은 뛰어난 개인 능력으로 서경의 영토를 넓히며 모든 사람을 놀라게 하여 지금의 지위와 영광을 얻었지요. 유진우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개인 능력으로 보면 위왕 님보다 전혀 뒤지지 않습니다. 서경뿐만 아니라 용국 전체에서도 유진우 같은 사람은 더 없을 겁니다. 저는 유진우에게 조금만 시간을 준다면 그는 반드시 훌륭한 서경 왕이 되어 여러분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킬 수 있다고 믿습니다. 이것이 제 생각입니다. 여러분께서 다른 의견이 있으시다면 마음껏 말씀하셔도 됩니다. 저는 여기까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904화

    은성종의 발언은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똑똑한 사람이라면 유천우의 지지자가 더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유천우를 선택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이라는 걸 잘 알 텐데, 서경의 인재로서 어린 제갈량이라고 불리는 은성종이 왜 반대로 유진우를 지지하는지 모두 의아해했다.“회음 제후, 그건 아닌 거 같습니다.”주한휘가 반박했다.“유진우의 무도 재능은 서경 전체를 놓고 보면 확실히 따라올 사람이 없지만, 왕의 자리는 싸움을 잘한다고 맡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유천우는 학문과 무예를 골고루 겸비한 데다 지지자까지 많으며 무엇보다 전쟁에서 몇 년 동안 연마하여 모든 면에서 매우 훌륭합니다. 만약 유천우가 왕이 된다면 서경은 분명 더욱 빛날 것입니다!”유천우는 황제의 조카이자 주한휘의 미래 사위이고 양측은 이미 혼약까지 맺은 사이였다.그러니 주한휘는 유천우가 왕의 자리에 오르기만 하면 자기 딸은 왕비가 되는 것이고 본인도 자연히 신분이 상승할 테니 무조건 유천우를 지지할 수밖에 없었다.“저도 선평 제후의 견해에 동의합니다.”흑용군 주장 한 명이 말했다.“유진우가 우수하다는 건 물론 인정합니다. 하지만 그는 서경을 떠난 지 여러 해가 되었고 서경에서 일어난 크고 작은 일에 대해 잘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유천우는 다르지요. 어릴 때부터 서경에서 자랐으니, 인맥도 넓고 군사 내막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유천우가 왕이 되는 것이 가장 적합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맞습니다. 유진우는 10년 동안 서경을 떠나 있었으니 그를 따르지 않을 자들이 많을 겁니다. 저도 유천우가 왕이 되는 것을 지지합니다.”이때 일부 군사의 고급 장교들이 모두 유천우를 지지하기 시작했다.유진우가 아무리 훌륭하다고 해도 서경을 떠난 지 너무 오래되었기에 그들한테 유진우는 서먹서먹했지만, 유천우는 달랐다.유천우가 예전에는 믿음직하지 못했던 건 맞지만, 최근 몇 년 동안 뛰어난 성과를 보였고 그가 어떤 사람인지 너무 잘 알고 있었다.유천우의 성격상 왕이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903화

    한참 동안 사람들은 서로 얼굴만 쳐다볼 뿐 놀라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비록 유만수의 건강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그래도 몇 년은 더 버틸 수 있을 거로 생각했고 무엇보다 이제 겨우 내우외환을 해결했는데, 유만수가 자리를 넘겨준다고 하니 사람들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여보, 너무 성급한 거 아닌가요?”옆에 있던 이의진이 권유했다.“그러니까요. 위왕 님, 아직 몸도 정정하시고 지금은 백세시대인데 어찌 이렇게 일찍 자리를 넘겨줄 생각을 하십니까?”장범규는 정직하고 솔직하게 물었다. 나머지 사람들은 묻고 싶었지만, 감히 누구도 입을 열지 못했다.만약 누군가 나서서 유만수를 설득한다면 새로운 위왕 님의 미움을 살 수도 있으니, 머리가 잘 돌아가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조용하게 상황을 살필 수밖에 없었다.“여러분, 제 몸은 제가 잘 압니다.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어요. 마침 여러분들이 모두 있는 자리에서 후사를 미리 안배하는 것도 제 소원을 이루는 셈입니다.”유만수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여보...”이의진이 뭔가를 말하려는데 유만수가 손을 들어 제재하며 말했다.“그만. 난 이미 결정했으니 더 이상 설득할 필요 없어.”유만수는 다시 모든 사람을 향해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여러분, 저의 자리를 대신할 사람을 선정하는 건 아주 중요한 일입니다. 그 사람의 손에 미래 서경의 흥망성쇠가 달려 있습니다. 그러니 이 일은 저 혼자 결정을 내릴 수 없습니다. 여러분들의 생각에는 누가 미래의 서경을 맡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합니까?”“그건...”유만수의 말에 사람들은 더욱 당황했다. 형세를 보아하니 유만수는 내부 투표를 통해 지지자가 많은 사람한테 서경을 맡길 생각인 것 같았다.그러니 문제는 유진우를 선택할 것인가 유천우를 선택한 것인가였다.재능과 능력 면에서 보면 당연히 유진우가 한 수 위이지만 집안 내력과 배후 세력으로 판단하면 유천우가 한 수 위였다.유천우는 최근 몇 년 동안 전쟁에서 매우 좋은 성과를 거두었고 미래가 기대된다는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902화

    보물 지도를 나눈 뒤 유진우는 사람을 안배해 호룡각의 기지를 다시 한번 정리했다. 이곳은 위치가 은밀하여 수비는 쉬우나 공격하기는 아주 어려웠고 또한 두 나라의 국경 지대에 놓여있었다.그러니 이곳을 군사 요새로 만드는 건 어렵지 않았다.만약 앞으로 서방 제국과 충돌이 생긴다면 이곳이 중요 군사 지점이 될 것이고 여기서 출병한다면 반드시 예상치 못한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지금 당장은 쓸모가 없겠지만 미리 준비해 둔다면 필요할 때가 있을 것이다.해당 건을 해결한 뒤 유진우는 사람들을 데리고 서경왕부로 돌아갔다.이번에 유진우가 서경의 복병을 해결하고 대승을 거두었기에 유만수는 서경의 왕으로서 특별히 부내에서 연회를 열어 많은 손님을 초대했다.이번 사건에 공로가 있는 사람들은 모두 초청 명단에 포함되어 있었다.한동안 왕부 안팎은 매우 시끌벅적했다.유만수가 죽지 않았다는 사실은 모든 사람한테 매우 기쁜 소식이었고 호룡각을 멸한 건 더욱 기쁜 일이니 축하할 이유가 충분했다.밤이 되자 왕부 안은 이미 많은 사람으로 가득 찼다. 서경에 있는 모든 사람이 거의 다 모인 것 같았다.각 고급 장교, 각 고위 간부, 그리고 각 방면의 거물들이 모두 왕부에 모여 술을 마시며 즐겁게 이야기를 나눴다.“여러분, 후배인 제가 먼저 몇 마디 하겠습니다.”연회에서 유천우는 먼저 일어나 손에 잔을 들고 큰 소리로 말했다.“이번에 왕부가 위기를 맞았었지만, 여러분은 떠나지 않고 앞다투어 왕부의 근심과 어려움을 해결해 주어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자, 제가 먼저 여러분께 한 잔 올리겠습니다.”말을 마친 유천우는 고개를 번쩍 들고 잔에 든 술을 단숨에 들이켰다.“도련님이 너무 겸손하네. 우리는 서경의 신하로서 당연히 왕부와 함께해야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지 별거 아니야.”평양 제후 장범규는 빙긋 웃으며 말했다.“맞는 말이야. 오랜 시간을 위왕 님과 함께 보냈고 좋은 일도 나쁜 일도 늘 같이했으니, 왕부가 곤경에 처했다면 당연히 전폭적으로 도와야지. 나라를 위해서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901화

    “맞아요. 길이라는 건 한번 잘못 들어서면 다시 돌아오기 힘들죠. 사철수의 모든 행동은 좋은 결과를 맞이할 수가 없어요. 누구처럼 죄를 공으로 대처할 기회조차 없죠.”유천우는 유태범을 의미심장하게 바라보며 말했다.만약 유태범이 셋째 삼촌이 아니고 아버지의 인자함이 없었다면, 그뿐만 아니라 형제의 상잔을 원하지 않았고 손실이 크지 않았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역모는 열 번 죽어도 모자란 죄였다.“흠 흠.”유천우의 눈빛에 유태범은 괜히 마음에 찔려 화제를 돌렸다.“장혁아, 세 개의 보물 창고를 모두 합치면 가치가 엄청날 텐데 어떻게 처리할 생각이야?”“당연히 전부 서경으로 가져가야죠. 설마 그 잡놈들한테 남겨두기라도 하겠다는 거예요?”유천우는 눈을 흘기며 말했다.“세 개의 보물 창고를 우리가 전부 독차지할 수는 없어.”유진우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우리만의 힘으로 호룡각을 멸망시킨 건 아니잖아. 도와주는 사람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야. 그러니 보물 창고도 공평하게 함께 나눠야지.”“공평하게 나눈다고? 장혁아, 장난이지?”유태범은 어리둥절해서 격분한 목소리로 말했다.“너도 방금 사철수의 말을 들었잖아. 호룡각의 보물 창고는 수십 년 동안 축적해 온 것들이고 그 수가 엄청날 텐데, 그걸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나눈다고?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이번에 호룡각을 소탕하는 데 유태범은 뛰어난 공을 세웠으니, 나중에 또 다른 표창을 받을 수도 있었다.다시 말해, 서경왕부가 더 많은 보물을 얻어야만 유태범의 이익도 더 많아지기 때문에 그는 당연히 보물을 나누고 싶지 않았다.“보물도 좋지만, 도의도 지켜야죠. 사람들이 멀리서 우리를 도와주러 왔는데, 우리가 보물을 독차지한다면 그건 배은망덕한 사람이죠.”유진우는 담담하게 말했다.“그건 그렇지만 굳이 똑같이 나눌 필요는 없잖아. 적당하게 성의를 보여주면 되는 거지.”유태범이 말했다.“저는 이미 마음먹었어요. 제 결정이 불만스럽다면 유만수에게 일러바쳐서 그가 어떤 선택을 할지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900화

    “사철수 씨, 아직도 멍하니 서서 뭐 하는 거예요? 사진이라도 찍어줘요? 빨리 보물 지도를 찾아내세요.”불만으로 꼴 독 찼던 유태범은 못마땅한 얼굴로 사철수에게 화풀이했다.“알겠어요. 서두를게요.”유태범의 말에 사철수는 즉시 합금으로 되어 있는 대문 앞으로 다가가 채원진의 부러진 손을 들어 중간 부분에 있는 감응 위치를 살짝 눌렀다.띵 하는 소리와 함께 두터운 대문이 천천히 안쪽으로 열리자, 금속으로 만든 금고가 드러났다.금고는 약 33제곱미터 정도의 크기였고 한가운데에는 골드바가 사람의 키보다 더 높게 쌓여 있었다.골드바 외에도 그 주변에는 다양하면서도 진기한 보물들이 빽빽하게 배치되어 있었는데 하나같이 비싸고 귀중한 물건들이었다.“이곳은 채원진의 개인 금고예요. 채원진은 마음에 드는 모든 물건을 전부 이곳에 수집했어요.”사철수가 설명했다.“보물들이 어마어마하네요.”유천우는 사방을 둘러보며 감탄했다.“이것들을 전부 가지고 나가면 성을 하나 사고도 남겠네요.”“이건 아무것도 아니에요. 호룡각의 다른 세 보물 창고에 비하면 눈앞에 있는 것들은 새 발의 피죠.”사철수가 설명했다.“정말이에요?”유천우는 놀랍기도 하고 기쁘기도 했다.“당신 말대로라면 호룡각의 보물을 전부 모으면 산더미가 되겠는데요?”“제가 직접 본건 아니지만 수십 년 동안 쌓아왔으니, 산더미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거예요.”사철수는 진지하게 말했다.“좋아요. 아주 좋아요! 빨리 모든 보물을 긁어모으고 싶네요.”유천우는 정신이 번쩍 들어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그럼, 보물 지도는 도대체 어디 있는 거예요?”유태범은 짜증이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여기 있어요.”사철수는 맨 안쪽 선반으로 가서 위에 놓여있는 정교한 박달나무 상자를 꺼내 조심스럽게 유진우에게 건넸다.유진우가 열어보니 안에는 양피지 3장이 들어있었다. 모든 양피지에는 상세한 지도가 그려져 있었고 지도 중앙에는 보물 창고의 위치가 금색으로 표시되어 있었다.보물 지도가 진짜라면, 지도에 그려져 있는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899화

    “보물 지도는 어디 있나요?”유진우가 추궁했다.“채원진의 지하 밀실에 있어요. 내가 직접 세자 전하를 모시지요.”사철수가 말했다.“지하 밀실?”유천우는 실눈을 뜨고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혹시 속으로 다른 꿍꿍이를 꾸미는 건 아니죠? 나중에 나를 악랄하다고 탓하기 싫으면 그런 생각은 빨리 접는 게 좋을 거예요.”밀실 같은 건물에는 함정과 암기가 많이 설치되어 있는데 유천우는 사철수가 다른 속셈이 있는 건 아닐까 걱정스러웠다.“저는 이미 독 안에 든 쥐가 아닙니까. 절대 그럴 일 없습니다.”사철수는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앞서서 안내하세요.”유진우가 두 근위병에게 눈치를 주자 근위병 두 명이 와서 사철수를 일으켜 세웠다.“잠깐만요. 밀실에 있는 보물 상자를 열려면 채원진의 손이 필요해요.”사철수가 갑자기 말했다.“그건 쉽죠.”유천우는 즉시 칼을 빼 들어 채원진의 오른손을 잘라 사철수에게 건네며 말했다.“자. 선물이에요.”사철수는 징그러웠지만 아무 말도 못 하고 채원진의 손을 받아 들고 앞장섰다.유진우와 몇몇 사람은 사철수를 따라 기지로 들어갔고 마침내 지휘실 입구까지 도착했다.사철수는 문을 열고 벽 쪽으로 다가간 다음 벽에 걸려 있는 그림 하나를 떼어냈다.그림 뒤에는 자세히 보지 않으면 전혀 알아차리기 어려운 하나의 버튼이 있었다.사철수가 손을 내밀어 버튼을 누르자 탁 하는 소리와 함께 벽 전체가 갑자기 양쪽으로 열리더니 안에 있던 엘리베이터가 드러났다.사철수가 유진우를 포함한 몇 명을 데리고 엘리베이터로 올라탄 뒤 스위치를 누르자 문이 닫히더니 천천히 지하로 내려갔다.반 시간 남짓 지나자 쿵 소리와 함께 엘리베이터가 멈췄고,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유진우와 몇 명 사람들의 눈에는 넓고 호화로운 지하 밀실이 들어왔다.말이 밀실이지 사실 호화 저택에 가까웠다. 안에는 없는 것 없이 다양한 생활 시설이 모두 갖춰져 있었고, 많은 물과 식량도 수집되어 있었는데 수십 년 동안 혼자 생활하기에는 충분한 수량이었다.“핵 방지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898화

    “유진우?”무릎을 꿇은 채 냉정한 표정을 한 유진우를 바라보는 사철수의 얼굴은 매우 복잡해 보였다. 놀라움과 기쁨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미안함과 죄책감이 더욱 컸다.흑용군이 매복되어 있다는 걸 알았을 때 사철수는 이미 호룡각의 대세가 기울었음을 알아차렸다.아니나 다를까 호룡각의 기지는 파괴되었고 채원진은 목숨을 잃었으며 사철수는 유진우한테 체포되었다. 하지만 사철수는 어쩌면 이게 더 다행이라고 생각했다.비록 사철수가 호룡각의 사람이긴 했지만, 서경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냈고 서경은 이미 사철수한테는 고향 같은 곳이었고 주변에 가족처럼 생각하는 사람도 아주 많았다.사철수가 저질렀던 많은 일들은 어쩔 수 없이 억지로 했던 거라 마음이 늘 불편했었다.오늘, 이 지경에 이르게 된 것도 모두 사철수의 업보였고 그가 마땅히 받아야 할 벌이였다.“아저씨, 일이 이렇게 될 줄은 몰랐죠? 채원진이 패했으니, 당신도 패한 것과 마찬가지예요. 이제 와서 더 할말이 남았나요?”유진우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이기면 영웅이고 지면 도적이 되는 법이지요. 세자 전하께서 죽이시든 벌을 주든 저는 다 괜찮습니다. 다만 무고한 사람에게 해를 가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사철수는 간절한 마음으로 간청했다.“당신이 지금 나한테 그런 조건을 내세울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세요?”유진우는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세자 전하, 죄인인 저는 죽어도 마땅합니다. 하지만 제 아내와 딸은 죄가 없지 않습니까? 그들은 용서해 주십시오.”사철수는 허리를 굽혀 땅바닥에 머리를 세게 박으며 유진우에게 절을 올렸다.“당신 말대로 그들은 아무 짓도 하지 않았죠. 하지만 못난 남편과 아비 때문에 그들도 죄인이 된 겁니다. 설마 당신은 어리석게도 그렇게 큰 죄를 지어 놓고 가족은 아무 일 없이 무사할 거로 생각한 겁니까?”유진우는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세자 전하, 공을 세우는 거로 저의 죄를 보상하면 안 될까요? 세자 전하께서 소가 되라면 소가 될 것이고 말이 되라면 말이 될 것입니다.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