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죽이겠다고?”송재림은 잠깐 멈칫하더니 이내 우스갯소리라도 들은 듯 크게 웃기 시작했다. 주변 사람들도 마치 바보를 쳐다보듯 마음껏 조롱했다.“저 자식 미친 거 아니야? 감히 송재림 씨한테 저딴 식으로 말해? 죽음이 두렵지도 않은가 봐.”유혜지가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흥! 이 많은 사람 앞에서 송재림 씨한테 도발해? 아주 명을 재촉하는구나.”나승엽이 싸늘하게 웃었다.송재림이 누구인가? 천하회의 엘리트이자 송만규 맹주에게 직접 전수받은 사람이었다. 이런 거물이 기생오라비 하나 죽이는 것쯤은 식은 죽 먹기 아니겠는가?“송재림 씨는 혼자서도 거뜬히 백 명을 상대할 수 있어. 그런 사람을 어떻게 막아? 유진우 저 자식은 기회가 있을 때 도망가지 않고 되레 죽음을 자초하네. 정말 어리석기 짝이 없어.”단소홍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면서 마치 죽은 사람을 보듯 했다.“흥, 주먹 좀 쓸 줄 안다고 저렇게 건방을 떨어? 저런 놈은 죽어도 싸!”장경화는 팔짱을 낀 채 고소해했다.“젊은 사람이 제 주제도 모르고 날뛰네. 이따가 얻어터지고 나면 상대의 실력을 알겠지.”장홍매도 나서서 유진우를 비웃었다.조금 전 송재림의 대대적인 학살을 아무도 당해내지 못한 걸 그들은 똑똑히 목격했다. 하여 유진우가 덤비는 건 죽음을 자초하는 거나 다름없다고 생각했다.“송재림! 저 자식이 널 업신여기는데 가만히 있을 거야? 그냥 죽여버려!”뒤에서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는 선우장훈의 눈빛이 매우 살벌했다. 조금 전 유진우에게 걷어차여 아직도 피를 토하고 있었다. 마음속의 원한이 그야말로 극에 달했다.“인마, 네가 지금 무슨 소리를 지껄이는지 알기나 해?”크게 웃던 송재림의 표정이 갑자기 서늘해졌다.“난 천하회 제자야. 저 영감마저도 내 상대가 아닌데 네가 뭔데 끼어들어?”“난 아무것도 아니지만 널 죽이는 것쯤은 식은 죽 먹기야.”유진우의 표정은 한 치의 흔들림도 없었다.“날 죽이겠다고? 흥, 너 아주 눈에 뵈는 게 없구나.”송재림이 실눈을 뜨고 말했다.“못
“X발, 저 기생오라비가 이렇게나 강했어? 송재림 씨마저 상대가 아니야?”나승엽은 충격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내가 잘못 본 거 아니지? 천하회의 제자가 이름도 없는 놈한테 졌다는 게 말이 돼?”유혜지는 어안이 벙벙했다.“쓸모없는 놈! 보기에는 강한 것 같더니 어쩜 저것도 못 버티냐.”장경화가 눈살을 찌푸리면서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유진우 저 자식 비열한 수단을 쓴 건 아니겠죠?”단소홍은 의심에 찬 눈빛으로 장홍매와 눈빛을 주고받았다.조금 전 송재림은 그야말로 기세가 넘쳤고 아무도 당해내지 못했다. 유진우가 무조건 참패를 당할 거라 생각했었는데 이런 결과일 줄은 전혀 몰랐다.유진우가 강한 걸까? 아니면 송재림이 겉만 번지르르할 뿐일까?“어때? 인제 항복해?”유진우는 한쪽 다리로 송재림의 어깨를 짓밟은 채 내려다보면서 물었다.“너... 너 대체 누구야?”송재림이 이를 꽉 깨물고 일어서려 애를 썼지만 유진우의 무게가 천근처럼 느껴져 꿈쩍도 할 수가 없어 결국 얌전히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내가 누군지 상관하지 말고 항복하는지만 대답해.”유진우가 한쪽 다리에 힘을 점점 가하자 뚜두둑 소리가 들려오더니 무릎과 닿은 바닥이 쪼개지기 시작했다. 가뜩이나 피범벅인 무릎이 차마 눈 뜨고 쳐다볼 수 없을 정도로 뭉개지고 말았다.“항복하긴 개뿔!”송재림이 성난 목소리로 소리를 질렀다.“내가 누군지 알아? 내 털끝 하나라도 건드렸다간 뼈도 못 추리는 수가 있어.”“그래?”유진우가 싸늘하게 웃더니 갑자기 발에 힘을 가했다.쿵!송재림의 무릎이 더 밑으로 내려갔고 고개도 들지 못했다. 머리에는 땀이 흥건했고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으며 피도 계속 토해냈다.“멈춰!”그때 보다 못한 나승엽이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이 자식아, 경고하는데 송재림 씨를 당장 풀어줘. 안 그러면 큰 화를 입게 될 거야!”“그래! 송재림 씨는 천하회 제자야. 함부로 했다간 천하회의 적이 된다고.”유혜지도 나서서 아우성쳤다.“천하회?”그 소리에 유진우는 눈썹을
“으악...”송재림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죽는 순간까지도 유진우가 진짜로 자신을 죽일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도발하는 게 아닌데... 하지만 인제 와서 후회해봤자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그의 동공이 점점 풀리면서 의식을 잃어갔다. 유진우는 마치 죽은 개를 버리듯 송재림의 시신을 휙 던져버렸다.쿵!시신이 벽에 부딪힌 다음에 바닥에 떨어졌는데 주변에 흙먼지가 가득 날렸다.그 순간 현장은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 충격의 도가니에 빠진 사람들은 두 눈이 휘둥그레졌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송재림이 자신의 신분을 밝혔는데도 유진우에게 죽임을 당했을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송재림은 천하회의 제자이자 무도 연맹 맹주 송만규의 조카이다. 그런 사람을 어찌 감히 죽인단 말인가?“죽... 죽었어? 저 자식이 송재림을 죽였어?”넋이 나간 선우장훈은 눈앞의 광경을 도무지 믿을 수가 없었다.송재림의 신분이 그와 거의 비슷했고 심지어 앞날은 그보다도 더 창창했다. 그런데 듣도 보도 못한 놈이 송재림을 죽였다. 죽고 싶어서 안달 난 건가?“미쳤어, 미쳤어. 저 자식 완전히 미쳤어.”“송재림을 죽이다니, 간이 배 밖으로 나온 놈이구나.”“저 자식 천하회뿐만이 아니라 송 맹주님까지 건드렸어. 앞으로 어딜 가든 도망 신세가 되겠네.”잠깐의 침묵이 흐른 후 현장이 발칵 뒤집혔다. 사람들은 미친놈을 쳐다보는 눈빛으로 유진우를 보았다. 미치지 않고서야 어찌 이 많은 사람 앞에서 송재림을 죽이고 천하회와 송만규를 건드린단 말인가?“유진우 너무 잔인한 거 아니야? 어떻게 저렇게 다짜고짜 사람을 죽일 수가 있어?”단소홍이 경악을 금치 못했다.“정말 미친놈이구나. 다행인 건 얼마 못 살고 곧 죽을 거야.”장경화가 싸늘하게 웃었다. 송재림이 죽든 말든 그녀는 딱히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송재림을 죽였다는 건 제 무덤을 스스로 판 격이기에 언젠가는 죽임을 당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녀는 그 광경을 한시라도 빨리 보고 싶었다.유
강린파 제자들은 두말없이 바로 달려들어 정리하기 시작했다. 송재림이 죽자 선우 가문의 부하들은 아예 강린파의 상대가 아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제압당하고 말았다.“인마, 너 인제 죽었어. 송재림을 죽이고 우리 선우 가문 사람을 때렸으니 앞으로 넌 두 가문의 공공의 적이야. 강남 전체에 네가 있을 자리가 없을 거라고!”선우장훈은 조급한 나머지 일그러진 얼굴로 미친 듯이 포효했다.“뭐야?”유진우의 시선이 선우장훈에게 향하더니 점점 가까이 다가갔다.“널 깜빡할 뻔했네. 방금 뭐라고 했어?”“오... 오지 마!”유진우가 다가오자 선우장훈은 당황해서 어쩔 줄을 몰랐다.“경고하는데 우리 형이 호풍장군 선우희재야. 내 뒤에는 선우 가문이 있다고. 내 털끝 하나라도 건드렸다간 죽음뿐이야.”“그래?”유진우는 갑자기 손을 뻗어 선우장훈의 머리를 덥석 잡더니 쿵 하고 벽에 냅다 던졌다. 그 순간 벽이 움푹 패어 들어가고 말았다.선우장훈은 머리가 빙빙 돌면서 머릿속이 하얘졌다. 시뻘건 피가 뒤통수에서 조금씩 흘러내리기 시작했다.“오늘 널 죽이진 않을 거야. 가서 선우희재한테 전해. 앞으로 이런 수작 부리지 말라고. 또다시 조씨 가문을 건드린다면 내가 선우 가문 싹 다 뒤집어엎을 거야. 당장 꺼져!”유진우는 선우장훈의 머리를 잡고 냅다 던졌다. 선우장훈의 몸은 마치 공처럼 수 미터 튕겨 나갔다가 창문을 뚫고 천향루 밖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곧이어 그의 고통스러운 비명이 전해졌다.그 모습에 화들짝 놀란 나승엽과 유혜지는 더는 찍소리도 하지 못하고 바로 삼십육계 줄행랑을 쳤다.“얼른 형님을 병원에 데려가!”천향루 밖으로 나온 두 사람은 그래도 중상을 입은 선우장훈을 잊지 않고 차에 태운 후 곧장 병원으로 달려갔다.“유진우 씨, 지금 큰 사고 친 거 알아요?”이청아가 불쑥 입을 열었다.“송재림을 죽이고 무도 연맹을 건드린 것도 모자라 이젠 선우 가문까지 건드렸어요. 정말 죽는 게 두렵지도 않아요?”“서로 갈등이 생긴 순간부터 원한은 이미 생겼어요
어느덧 어둠이 짙게 내려앉았다.그 시각 강남 무도 연맹 본부.한 무리의 무도 연맹 임원들이 송재림의 시체를 둘러싸고 이러쿵저러쿵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1시간 전, 송재림의 시신을 마주했을 때 무도 연맹 전체가 발칵 뒤집혔었다. 많은 핵심 인원들이 가장 빠른 시간 내에 한자리에 모여들었다.송재림은 천하회의 제자이자 송만규 맹주의 친조카였다. 천부적인 재능, 실력, 신분, 지위 모두 무도 연맹에서 손꼽히는 존재였고 심지어 많은 사람들이 송만규의 후계자가 송재림이라고 생각했다.조금만 더 지나 송만규가 맹주 자리에서 내려오면 송재림이 무도 연맹의 새로운 맹주가 될 텐데...그런데 이렇게 천부적인 재능이 뛰어난 인재가 갑자기 세상을 떠났으니 무도 연맹이 뒤흔들릴 만도 했다.“재림아, 재림이 어디 있어?”그때 우람한 체격에 머리가 잔뜩 헝클어진 한 중년 남자가 헐레벌떡 뛰어왔다. 사람들은 알아서 길을 터주었고 조금이라도 행동이 느리면 그냥 걷어차 버렸다.이 사람이 바로 송재림의 아버지 송천수였다.송천수는 인파 속을 헤집고 송재림의 시신 앞으로 달려왔다.시신을 뒤덮고 있던 흰 천을 들친 순간 마치 벼락이라도 맞은 듯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제자리에 굳어버리고 말았다.“재림아!”잠깐 넋을 놓았던 송천수는 갑자기 아들의 시신을 끌어안고 울부짖기 시작했다.아들을 겨우 훌륭하게 키워냈는데 아직 이름을 알리기도 전에 죽어버렸다. 송천수는 억장이 무너지는 것 같았고 눈물이 멈추질 않았다.한바탕 울부짖던 송천수가 갑자기 고개를 들고 흉악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누구야? 대체 누가 내 아들을 죽였어? 간덩이가 부은 놈 누구야?”“무도 연맹의 조사에 따르면 유진우가 죽인 것 같습니다.”한 집사가 보고를 올렸다.“유진우!”송천수는 이를 바득바득 갈면서 분노를 터트렸다.“여봐라. 당장 유진우를 잡아들여! 내 두 손으로 직접 갈기갈기 찢어 죽일 것이야!”“잠깐만요!”화들짝 놀란 집사가 재빨리 말했다.“진정하세요, 장로님. 유진우 배경이 만만치 않아요
“짐승만도 못한 놈이 내 아들을 죽였어? 무도 연맹을 아예 안중에 두지 않는구나!”송천수의 표정이 매우 어두워졌다.“당장 송 맹주한테 알려서 재림이 복수를 해달라고 해!”“장로님, 맹주님 지금 폐관 수련 중이십니다. 아무도 방해해서는 안 된다는 명까지 내리셨어요.”집사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폐관 수련하면 뭐? 친조카가 살해당했는데 가만히 있어선 안 되지.”송천수가 성난 목소리로 말했다.“하지만...”집사는 여전히 보고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쓸모없는 것 같으니라고! 그깟 배짱도 없어? 내가 직접 가겠다!”송천수는 집사를 확 밀어내고 노기등등한 얼굴로 밖으로 나갔다.그런데 문 앞으로 나가자마자 한 무도 연맹 부하가 갑자기 뛰어 들어왔다. 너무 빨리 달려온 탓에 미처 피하지 못하고 송천수와 부딪혀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X발, 눈 어디 두고 다녀? 확 죽여버린다?”송천수는 아직도 풀지 못한 화가 가득했다.“죄송합니다, 장로님. 장로님이 나오시는 걸 못 봤어요.”혼비백산한 무도 연맹 부하는 바로 바닥에 무릎을 꿇고 빌었다.“X발, 눈 똑바로 뜨고 다녀!”송천수는 그냥 지나가려다가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고 물었다.“손에 든 거 뭐야?”“도... 도전장입니다.”무도 연맹 부하가 침을 꿀꺽 삼키더니 떨리는 손으로 편지 봉투를 건넸다.“강린파 보스 유진우가 보낸 도전장입니다. 내일 무도 연맹 본부에서 맹주님께 공개적으로 도전하겠대요.”“뭐? 무도 연맹 맹주한테 도전장을?”그 소리에 현장이 발칵 뒤집혔다.송만규가 무도 연맹 맹주 자리에 앉은 후로 그에게 도전장을 내민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왜냐하면 송만규는 5대 마스터 중 실력이 가장 강한 리더이고 강남의 무도 1인자라 불리는 걸 다들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이런 절대적인 강자에게 도전장을 내밀 자격이 누가 있겠는가? 그리고 누가 그런 배짱이 있겠는가?어쨌거나 이런 결투는 승부를 가려야 할 뿐만 아니라 자칫하다간 목숨도 잃을 수 있으니 말이다. 아무리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그 시각 풍우 산장 회의실.유진우는 찻주전자를 들고 두 잔을 따른 후 한 잔은 장 어르신에게, 그리고 나머지 한 잔은 그가 마셨다.“어떻게 됐어요? 도전장 보냈어요?”유진우는 차를 한 모금 마신 후 먼저 물었다.“네, 보냈어요.”장 어르신이 고개를 끄덕였다.“무도 연맹 쪽 반응이 어떻던가요?”유진우가 캐물었다.“송만규가 아직 폐관 수련 중이랍니다. 하지만 무도 연맹 사람들이 도전장을 받고 나서는 아주 펄쩍 뛰면서 곧 송만규한테 전해줄 거라고 했어요.”장 어르신은 잔에 담긴 차를 단숨에 들이켰다.“좋아요. 내가 원하던 게 바로 이거예요.”유진우가 입꼬리를 씩 올렸다.송재림의 죽음으로 무도 연맹이 발칵 뒤집혔을 것이다. 이 기회를 빌려 다시 한번 폭탄을 날렸다. 어쨌거나 유진우와 송만규는 언젠가는 죽음의 결투를 펼쳐야 하니까.“보스, 이번 도전은 너무 충동적이지 않나요?”장 어르신이 걱정스럽게 말했다.“송만규는 5대 마스터 중 리더이고 강남 무도 연맹의 일인자라서 실력이 엄청나요. 대 마스터 레벨 이하라면 상대할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고 정말 꿈쩍도 하지 않는 큰 산 같은 존재라고요.”장 어르신은 최대한 완곡하게 돌려서 말했다.송만규가 강남에서 무적의 존재인 건 사실이었다. 유진우가 실력이 강하고 자양지존을 죽이긴 했지만 송만규와 비교하면 그래도 실력 차이가 꽤 컸다.만약 5년 혹은 10년 더 수련한다면 유진우의 천부적인 재능으로 송만규를 이길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지금으로선 죽음을 자초하는 거나 다름없었다.장 어르신은 유진우가 왜 이런 결정을 내렸는지 도무지 이해가 가질 않았다. 좀 참았다가 나중에 복수하면 되질 않는가? 대체 왜 이리 급하게...“내가 송만규한테 질 것 같아요?”유진우는 찻잔을 들고 차향을 맡았다.“승산이 너무 낮아요.”장 어르신도 딱히 부정하진 않았다.“보스는 인제 고작 20대지만 송만규는 50이 넘었어요. 보스보다 30년 가까이 더 수련했잖아요. 실력과 기초, 그리고 경험까지 모두 앞서는데 지금
...이튿날 아침.무도 연맹 본부에 사람들로 북적였다. 어제 유진우가 송만규에게 도전장을 보냈다는 소식이 알려진 후 무림 전체가 뒤흔들렸다.여러 파벌과 많은 무사들이 이 결투를 보려고 몰려들었다.유진우가 소년 마스터라는 소문은 이미 강남 무도 연맹 전체에 널리 알려졌다. 무도 대회에서 보여준 모습, 자양지존을 죽이던 모습, 그리고 블랙 숲에서의 놀라운 모습은 이미 전설로 남아 널리 퍼졌다.수많은 젊은 무사들이 유진우를 롤모델로 삼고 따라잡아야 하는 목표로 삼았다.물론 송만규는 더 말할 것도 없었다.강남 무도 연맹의 맹주이자 무도계의 일인자인 그는 무도 연맹을 쥐고 흔드는 최강자였다. 많은 수식어 중에서 하나만 골라도 간담이 서늘해지는 수식어였다.소년 마스터와 무도 연맹 맹주 두 강자의 대결은 당연히 많은 이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그 시각 무도 연맹 대문 앞에는 이미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사람이 붐볐다.강남의 크고 작은 파벌들이 거의 다 왔다. 천학문, 청양종, 진혼파, 대비사, 질풍당, 성라문 등등 전부 다 왔다. 그중 어떤 파벌들은 블랙 숲 사건 때문에 유진우에 대한 원망이 꽤 깊었다.이번에 결투를 보러온 건 우물에 빠진 사람에게 돈을 던지기 위해서였다. 어쨌거나 유진우가 송만규에게 도전장을 내민 건 죽음을 자초하는 거나 다름없으니까.태양이 솟아오르기 시작하자 무도 연맹의 대문도 드디어 열렸다. 각 파벌이 속속들이 입장하기 시작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연무장 안을 가득 메웠다. 작은 파벌이나 나중에 온 사람들은 서서 관전하는 수밖에 없었다.그리고 질서를 유지하고 누군가 소란을 피우는 걸 방지하기 위하여 무도 연맹에서는 집법팀까지 출동시켰다.“이봐, 무슨 뜻이야? 왜 못 들어가는 건데?”그때 무도 연맹 대문 앞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렸다. 집법팀이 몇몇 젊은 남녀들의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연무장은 이미 꽉 차서 더는 아무도 못 들어가니까 다시 돌아가.”집법팀 팀장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들을 내쫓았다.“못 들어간다고? 그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