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이 교류회에 참가한 목적은 바로, 이 친환경 기술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리려는 것이다.그리고 모든 사람들에게 이 우수한 기술이 그들 나라의 것이라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서다.한바탕 설명이 끝난 후, 그녀는 반쯤 성공하게 되었다.무대 아래에 앉아 있던 각국 친환경 분야의 대표들은, 잇달아 그녀의 말에 감동되어 마음을 가라앉히지 못했다.이진은 이미 AMC의 대표이기에, 큰돈을 들여 그녀를 자신의 회사에 스카우트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차라리 다른 방법을 생각해 내 이 친환경 기술을 사는 것이 더 합리적일 것이다.그들은 모두 이 기술을 탐내고 있었는데, 마침내 구석에서 누군가가 일어서서 물었다.“이 대표님, 저희 회사는 이번 교류회를 통해 AMC의 친환경 기술에 큰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혹시 이 기술을 저희에게 파실 생각은 없나요? 물론 저희는 이 기술에 알맞은 가장 좋은 생산 조건을 제공할 수 있어요!”누군가가 먼저 말을 꺼내자, 다른 사람들도 자리에서 일어나기 시작했다.“이 대표님, 전 방금 말씀하신 분보다 10배 높은 가격을 드릴 수 있어요.”“전 100배를 드릴 수 있어요!”“전 돈을 드릴뿐만 아니라 이 대표님과 함께 합작할 수도 있습니다!”그 사람들은 모두 엄청난 부자들이었기에, 돈으로 바꿀 수만 있다면 가격이 얼마든지 제시할 생각이었다.이 기술을 따내기 위해 그들은 하나둘씩 가격을 올리기 시작했다.목적은 오직 이진한테서 기술을 사 가려는 것이다.이진은 이런 상황에 자기도 모르게 눈썹을 찌푸렸다.‘설마 했는데 정말 이런 상황이 일어날 줄이야.’“이 대표님은 어떤 생각이신 가요?”시끄러운 상황 속에서 세계보건기구의 법인 대표가 이진에게 물었다.왁자지껄한 상황이 갑자기 중단되더니 모두 이진을 쳐다보았다.이진은 차분한 표정으로 가늘고 긴 속눈썹을 들어 올렸다.그리고 아름다운 눈동자로 무대 아래의 사람들을 스쳐보았다.“일단 저희 회사의 친환경 기술을 지지해 주시는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AMC는 아직
하지만 루트를 제자로 받아들이는 진짜 목적은 이진에게 말할 수 없었다.그가 보기에 루트의 기술은 아직 형편이 없었지만, 언젠가 이진이 루트를 더 아끼기라도 할까 봐 두려웠던 것이다.승연은 이런 생각에 루트를 더 아니꼽게 보았다.오전 내내 하위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연습을 했는데, 루트가 아직도 실수를 하기 때문이다.‘도대체 사부님은 왜 이런 꼬맹이를 맘에 들어 하는 거야?’“사부님, 화나신 거 아니죠?”승연은 불만이 가득했지만 이진의 앞에서는 순한 모습을 보였다.이진은 눈썹을 살짝 찡긋거렸을 뿐, 이에 대해 따지지는 않았다.“이건 씨는?”주위를 한 바퀴 둘러보았지만, 이건의 모습은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설마 회사 일 때문에 먼저 귀국한 건가?’승연은 이진의 반응을 보더니, 그제야 한숨을 돌리고는 말했다.“윤 대표님은 회의 중이세요.”이진은 이 말에 바로 침실로 걸어갔는데, 거실에 있던 루트와 승연은 여전히 어린아이처럼 말다툼을 하기만 했다.이건은 교류회가 금방 끝나진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기에, 이진이 벌써 돌아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이진이 방문을 열어 안으로 들어왔는데도, 그는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는 진지하게 컴퓨터 스크린을 쳐다보고만 있었다.오히려 회의 중인 직원이 먼저 이진을 발견하여, 놀란 표정으로 그의 뒤쪽을 바라보았다.이건은 그제야 이상한 점을 알아차리고는 뒤를 돌아보았다.“교류회는 끝난 거야?”이건은 잠시 멍하니 있더니 즉시 화상 회의를 중지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이진을 향해 걸어갔다.“잘 해결하고 왔어? 내가 세계보건기구 대표들을 조사해 보았는데, 그들은 모두 약삭빠른 사람들이야. 혹시 해코지당한 건 아니지?”“그렇게 걱정되세요?”이진은 입을 오므리며 웃더니, 이건에게 교류회에서 발생한 일들을 모두 말해주었다.물론 그들 회사의 친환경 기술이 각국 대표들에게 입찰될 뻔한 일도 말해주었다.이렇게 된 이상, 그들의 기술이 널리 홍보되긴 했지만 앞으로 많은 위험들을 감안해야 할 것이다.이번 교류회에서 이진은
“꼬맹이 너 뭐 하려는 거야? 경고하는데 넌 가만있기만 하면 돼!”승연은 루트를 힐끗 쳐다보더니 또다시 화를 냈다.마치 루트의 행동이 도움이 되기는커녕, 그의 발목을 잡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루트는 입을 오므리더니 드디어 인내심이 폭발하고 말았다.“당신 혼자서 언제까지 해독할 생각인 거예요? 해독을 마치기도 전에 대표님이 먼저 위험해지겠어요. 제 말대로 해요, 제가 A를 해독할 테니 당신은 B를 해독하시면 돼요!”루트는 짜증을 내듯이 말을 하고는 자신의 부분을 해독하였다.승연이 또다시 화를 내려는 순간, 그는 A 시스템이 이미 해독된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순간 승연은 승부욕이 활활 타올라 B를 해독하기 시작했다.코드 장벽을 해독하는 것이 아무리 어렵다고 해도, 하나씩 해독한다면 언젠가 성공할 것이다.두 사람은 비슷한 속도로 코드를 해독하였는데, 마치 시합이라도 하는 것 같았다.승연은 순간 루트를 높이 평가하게 되었다.‘그렇다면 어제는.’“이 정도 실력을 가지고 있으면서, 어제는 왜 작은 프로그램마저 해독하지 못한 거야? 너 일부러 나 화나게 만들려고 그런 거지?”승연은 루트에게 속았다는 생각에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주먹을 날리고 싶었다.루트는 키보드를 두드리던 손을 잠깐 멈추더니, 그를 향해 눈을 홉떴다.‘네가 날 제자로 삼지만 않았다면, 내가 그런 행동을 했겠어? 그런데 성격이 조금 급한 것 외에, 기술만 본다면 그래도 사부로 삼을 만해. 어쩐지 세계 랭킹에서 2위를 한다 했어.’루트는 입술을 오므리더니 자신의 잠재력을 모두 일깨우려고 했다.두 사람이 키보드를 두드리는 속도는 갈수록 빨라졌다.루트가 자신과 겨루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 승연은, 마찬가지로 키보드를 더욱 빠른 속도로 두드렸다.마지막 애플릿이 성공적으로 해독되었을 때, 두 사람의 속도는 거의 비슷했다.손을 떼고 마주 보던 순간, 두 사람은 서로를 흔상하는 눈빛으로 보았다.물론 급한 일부터 해결해야 했다.드디어 메시지를 발송할 수 있게 되자, 승연은
외국이 아니라 국내에 그녀가 직접 나서서 처리해야 될 일이 있었던 것이다.하지만 이진은 만만에게 자신의 계획을 말해줄 생각은 없었다.이진은 만만의 질문에 날카로운 표정을 보이더니, 손에 든 서류를 덮으며 말했다.“임 비서, 내가 무엇을 하러 가기 전에 굳이 너한테 보고를 해야 돼? 만약 이건 씨 쪽에서 묻는다면, 회사에 처리해야 될 중요한 프로젝트가 있어서 외출한 것이라고 말하면 돼.”‘윤 대표님마저 속이려 하시다니, 작은 일은 아닌가 보네.’만만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그녀는 이진의 사람으로서 이건을 속이는 것은 별 부담이 없었다.그러나 만만이 걱정하는 것은 이진이었다.“대표님, 제가 사람을 몇 명 안배할까요?”“그럴 필요 없어.”이진은 만만이 하려는 말을 예상하고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은 채 거절했다.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빠른 걸음으로 사무실을 나섰다.차에 오른 이진은 가장 빠른 속도로 그 메일에 답장을 보냈다.메일이 보내진 지 몇 초 만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전화 너머의 사람은 무척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이진 씨, 드디어 답장을 주셨네요! 전 이진 씨가 이번 임무에 참여하지 않으실 까봐 걱정했어요.”“국가 이익과 관련된 것이라면 절대로 지켜보기만 할 수는 없죠.”이진은 차갑게 한 마디 내뱉은 후, 블루투스 이어폰을 끼고는 시동을 걸었다.“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에요?”“제가 보낸 메일에 적힌 대로, 그 밀항자들은 작은 나라에서 이동을 개시했어요. 국제경찰은 물론 저희 군도 그들의 소식을 알아냈어요. 하지만 저희 행동이 신중하지 못해, 그들을 잡아내기 전에 상대방이 이미 저희가 보낸 사람들의 정보를 파악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놈들을 잡아내려면 낯선 얼굴을 보내 그들을 막아야 돼요.”이진은 그들이 생각해 낸 가장 적합한 선택이었다.그녀 혼자만의 힘으로 저격수 몇 명을 해치울 수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임무가 급박한 만큼 매우 위험한 임무이기도 했다.수령은 이진의 실력을 믿고 있었으나, 여전히 그녀의 안전이 걱정되
승연은 얼른 컴퓨터를 열어 밀항자들의 핸드폰을 감시하였다.그들 중 누군가가 보스에게 연락하면 바로 그의 컴퓨터에 메시지가 올 것이다.하지만 상대방에게 들키지 않도록 기회를 잘 포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상대방에게 미끼를 던지려면 그는 반드시 조심스럽게 행동해야 한다.그러기에 그의 조사는 어느 정도 시간이 늦춰질 수밖에 없었다.이진은 이에 별 이의가 없이, 승연이 건넨 자료들을 가지고 주둔 군대의 대장을 찾아갔다.“지금 조사된 자료에 따르면, 이 사람들은 분명 전부터 준비를 해두었을 거예요. 저희가 경솔히 행동하면, 그들의 배후에 숨어 있는 보스를 놀라게 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요.” 가장 좋은 방법은, 그들의 보스가 모습을 드러낼 때까지 시간을 소모하고, 마지막에 그들을 한꺼번에 잡아버리는 것이다.대장은 이진의 말을 알아들었지만, 그들도 더 이상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그 밀항자들이 국경 주변의 주민들을 계속 괴롭히고 있기에, 제때에 그들을 제거하지 않는다면 주민들이 큰 손해를 보게 될 거예요. 저희에게 더 이상 지체할 만한 시간 따위는 없어요.”대장은 엄숙한 표정으로 말을 이어갔다.“이진 씨, 저희에게 남겨진 시간은 얼마 없어요. 혹시 동시에 두 가지 준비를 할 수는 없을까요?”이진은 눈동자를 굴리더니 빠르게 결정을 내렸다.“배후의 보스를 제거하지 않는 한, 이런 일은 또다시 발생할 거예요. 가장 좋은 방법은 당신들이 먼저 행동을 개시하고, 저와 승연이가 임무 수행 과정에 그 밀항자들을 감시하며 그들의 보스를 찾아내는 거예요.”승연 혼자로는 해결하지 못할 수 있겠지만, 이진이 함께 한다면 조사 시간을 최대한도로 줄일 수 있을 것이다.“두 분께서 그들의 보스를 찾아낼 수만 있다면, 얼마든지 협조해 드릴 게요.”이진의 제안은 지금 같은 긴급한 시기에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그녀와 승연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대부분 무모한 남자들이기에, 상대의 컴퓨터를 해독하는 일은 할 수 없었다.“이진 씨만 믿을 게요.”대장은 정중하게
만만은 잠시 망설이더니 이진의 개인 계정을 열어 메시지를 보냈다.그녀는 이건이 전날에 직접 GN그룹으로 찾아와, 그녀의 모든 통신 수단에 실시간 감시 프로그램을 설치했다는 것은 전혀 몰랐다.만만은 비서로서 이진이 가장 신임하는 사람이다.게다가 이건은 이진이 실종되기 전에 AMC에서 반 시간 동안 회의를 연 후, 마지막으로 만난 사람이 만만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이건은 이진이 떠나기 전에 만만을 시켜 자신을 속일 것을 알고 있었기에, 만만을 시시각각 경계하고 있었다.그는 만만의 핸드폰에 이상이 있다는 것을 발견한 후, 가장 빠른 시간 내에 AMC로 달려갔다.“이진은 어디에 있는 거야?”이건은 훤칠한 몸매에 차가운 기운을 띠고 들어섰는데, 그 표정은 매우 매서웠다.만만은 순식간에 이건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한기에 꼼짝할 수 없었다.하지만 그녀는 이진이 당부했던 것을 생각하고는 마음을 가다듬고 말했다.“죄송하지만, 대표님께서는 직접 처리하셔야 될 프로젝트가 있어서 급하게 출장을 가시게 되었어요.”“출장이라고?”이건은 어이가 없어서 웃음을 터뜨렸다.‘이 비서는 정말 내가 바보인 줄 아나 봐?’“네가 이진의 비서라고 봐줄 것 같아? 지금 연락조차 안 되는 이진이 만약 위험에 빠지기라도 했다면, 네가 감당할 수 있겠어?”이건은 이미 인내심이 바닥났기에 날카로운 눈빛으로 만만을 노려보았다.그가 당장이라도 자신을 산산조각 낼 것 같은 모습을 보이자, 만만은 황급히 뒤로 한 걸음 물러섰다.“당장 말해!”이건이 계속해서 다가오자, 만만은 당장이라도 그의 손에 산산조각 날 것만 같았다.하지만 만만은 어쩔 수 없이 입을 열었다.“윤 대표님, 전 정말 모르는 일이에요.”이건이 무엇을 알아냈든지 간에 그녀는 이진의 사람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했다.만약 그녀가 이진이 어디에 있는지 알았다면, 메시지를 보내는 게 아니라 벌써 직접 이진을 찾으러 갔을 것이다.만만은 공손한 태도로 천천히 말했다.“윤 대표님, 걱정 마세요. 대표님은 합작 문제 때문
“난 혼자가 아니야.”이진은 차분히 승연을 설득하였다.“내가 이곳에 있는 한 군인들이 날 보호해 줄 거야. 넌 나 대신 이건 씨를 막아 주기만 하면 돼.”“군인들?”‘모두 차가운 표정을 하며 감정 없는 로봇 같은 놈들?’승연은 그들과 이야기를 나눈 적조차 없었기에 자연히 그들을 믿지 않았다.“사부님.”“승연아, 너 지금 내 명령을 거역하려는 거야?”이진은 더 이상 쓸데없는 말을 하고 싶지 않았다.이건 주변의 사람들은 하나같이 훌륭한 사람들이기에, 이대로 시간을 지체하면 분명 이건은 그녀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아낼 것이다.그래서 이진은 반드시 시간을 다그쳐야 했다.이진은 눈썹을 찌푸리더니 차가운 카리스마를 내뿜으며 승연을 노려보았다.그는 결국 이진을 이기지 못해 타협하고 말았다.“제가 반드시 윤 대표님을 제지할게요.”승연은 아쉬운 마음에 이진을 힐끗 쳐다보았다.그리고 빠른 걸음으로 앞으로 나아가 이진과 간단히 포옹을 하고는 재빨리 떠났다.이진에게 있어서 승연은 그저 속임수에 불과했다.분명 얼마 지나지 않아 이건에게 들킬 것이기에, 그녀는 가능한 한 빨리 이 밀항자들을 해결해야 했다.일이 이 지경이 되어버린 이상, 그들은 기습을 하는 수밖에 없었다.이진은 계획을 세우고는 가장 빠른 속도로 보스의 정보를 알아냈다.그리고 직접 대장을 찾아가 기습 계획에 대해 상의했다.“그 말은, 기습하자는 거예요?”대장은 손에 든 보스의 개인 정보를 가볍게 어루만지며 의아함을 감추지 못했다.이진이 불과 이틀 전에 보스가 나타난 후 손을 쓰기로 계획을 세웠기 때문이다. ‘계획이 이렇게 갑자기 변할 줄이야.’대장은 오히려 책망할 뜻은 전혀 없어 보였다.그는 이진이 대답하기 전에 작전 계획서를 내려놓으며 말했다.“사실 저희도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어요. 저희는 여태까지 이 밀항자들을 잡는데 너무 많은 시간을 소모하게 되었어요. 하지만 저희의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계획을 실시하기 전에, 반드시 제대로 상의를 거친 후 행동을 개시해야 됩니
이때 갑자기 가슴을 파고드는 따끔함이 그녀의 발목에 전해졌다.이진은 이를 악물고 놀라움을 참으며 한쪽의 나무줄기를 잡았다.달빛을 빌어 천천히 몸을 웅크리고 나서야, 이진은 자신이 덫에 빠졌다는 것을 발견했다.그녀는 온통 보스를 매복 공격하는데 집중하였기에, 이런 함정 따위를 신경 쓰지 못했던 것이다.그녀의 현재 상태로는 제때에 덫을 처리하지 않는다면, 적에게 발견되었을 때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이진은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는 침착함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그녀는 적에게 발견되지 않게 몸을 천천히 움직였다.덫은 교합력이 매우 강할 뿐만 아니라 무게도 상당했다.이진은 한 위치에서 잠시 멈췄지만, 덫을 열 만한 도구가 하나도 없었다.결국 그녀는 손으로 덫을 열 수밖에 없었다.이진은 온몸의 힘을 손에 집중하여 덫을 힘껏 쪼갰다.“아우.”이때 멀리서 늑대가 짖는 소리가 뚜렷하게 들려왔다.짐승은 후각이 뛰어난 데다가 피비린내에 특히나 예민했다.이진은 밀항자들의 눈을 속일 수는 있어도, 짐승의 코를 속일 수는 없었다.이진은 차가운 표정으로 시계의 통신 신호를 눌러 군대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보냈다.한편 늑대의 울음소리를 듣게 된 군인들은 경각을 늦추지 않고 있었다.이때 이진의 신호를 받게 된 군인들은 가장 빠른 속도로 이진에게 달려갔다.이를 전혀 모르는 밀항자들은 늑대의 울부짖는 소리에 흥분하기만 했다.짐승이 울부짖는 것은 사냥감이 그물에 걸렸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몇 사람은 이야기를 나누며 이진의 방향으로 걸어갔다.“탁” 하는 가벼운 소리와 함께 덫이 끊어지게 되었다.이진은 한숨을 돌리고는 허리춤에 꽂힌 권총을 꺼냈다.발자국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자, 이진은 벌떡 일어나 무방비 상태인 밀항자 네 명을 단번에 죽였다.가장 뒤쪽에 서있던 보스는 바로 이상함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그들의 보스는 이진의 총이 그를 향하기도 전에 얼른 도망치고 말았다.이진은 이런 상황에 코웃음을 쳤지만, 바로 따라가진 않았다.‘일단 상처부터 처리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