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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4화 밑지는 장사는 하지 않는다

“저예요!”

‘내가 일부러 목소리를 낮췄는데 사부님이 단번에 알아맞히시다니, 역시 사부님이야!’

승연은 더 이상 숨기지 않고 문을 사이 두고 사실대로 말했다.

“사부님, 죄송해요. 너무 궁금한 마음에 제멋대로 사부님의 주소를 알아봤어요. 모처럼 만날 기회가 생긴 것이니 저도 모르게 일단 달려오고 말았어요.”

그가 이렇게까지 말하자 이진도 그를 계속 밖에 세워 둘 수는 없었다.

이진은 미간을 찡긋거리며 문을 열었다.

승연은 이진이 문을 열어주자 흥분된 마음을 억누르지 못했다.

이진과 눈을 마주하는 순간 그는 두 손을 비비고는 이진을 안으려고 했다.

이때 승연은 차가운 눈빛을 한 이건을 보게 되었는데, 너무 놀란 마음에 두 팔을 벌린 채 어쩔 줄 몰라 했다.

이진은 이건이 또 질투하기라도 할까 봐 그저 못 본 척하였다.

그녀는 무표정으로 몸을 돌리더니 물 한 잔을 따르고는 맞은편 소파를 가리켰다.

“먼저 앉아.”

‘윤이건 씨가 왜 이곳에 있는 거야?’

승연은 질투를 하는 이건의 모습을 봤었기에, 얼른 마음을 가라앉히고는 차분하게 앉아있었다.

“사부님, 방금 말씀하신 일들은 호텔에 오는 길에 이미 처리했어요. 참가하신다는 교류회는 언제 끝나는 거예요? 시간이 되신다면 제가 식사라도 대접해 드리고 싶어요.”

승연은 옆에 있는 이건을 힐끗 보더니 얼른 말을 이어갔다.

“물론 윤 대표님도 함께요.”

“요즘 바쁘진 않나 봐?”

이진은 다른 일이 생각난 것인지, 잠시 망설이더니 물었다.

승연은 갑작스러운 질문에 어리둥절하더니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너무 한가하지도 바쁘지도 않아요.”

그러나 그는 곧 정신을 차리고는 말했다.

“사부님, 시키실 일이 있으시다면 얼마든지 말씀해 주세요.”

이진은 그의 말을 듣더니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승연에게 자신의 옆방을 잡아주고는, 곧 핸드폰을 열어 루트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승연의 해커 실력은 이진 못지않았기에, 해커계에서도 매우 유명했다.

그래서 그녀 대신 승연에게 루트의 경기 지도를 맡기는 것은 더할 나위 없이 적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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