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의 이 갑작스러운 상황에 얼떨떨해진 이진은 눈을 깜빡이며 앞에 있는 남자를 바라보고 나서 다시 시선을 그 사람의 손에 있는 작은 반지함에 돌렸다.다이아몬드 반지는 크지 않지만 공을 들인 디자인이었다.그 다이아몬드 위에 박힌 무늬는 시중에서 여태껏 본 적이 없는 것으로, 맞춤 디자인인 것이 분명하다.사실 이진은 이 반지함을 처음으로 본 것이 아니었다.비록 안에 들어있는 반지는 처음 보지만 사실 반지함으로도 그 안에 들어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이진은 윤이건이 반지 하나를 갖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것이 그녀에게 주는 것이라는 것은 정말 몰랐다.두 사람이 다시 계약을 체결한 후부터, 이진은 윤이건에 대한 인상을 바꾸었다.가장한 관심인지 아니면 위장한 관심인지 그건 지내봐야 알 수 있는 것이기에 이진은 이 남자가 진심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지금 이 순간 이진의 눈에는 눈물이 고였다.그 누가 이런 상황에 빠져도 감동할 것이다. 이건 이진도 예외가 아니다.손끝을 떨며 무의식적으로 반지를 받으려고 하였다.이때 병실 밖에서 갑자기 깨지는 소리가 났다.“이진아!”한시혁의 외침이다. 그는 밖에서 들어오려고 하지만 윤이건의 경호원들이 그를 막았다.“윤이건! 너 무슨 남자야!”시끄러운 외침소리로 이진은 방금 전 정서에서 벗어났다.갑자기 무엇을 떠올린 듯 잠시 들었던 그 손을 다시 내려놓고 주목을 꽉 쥐었다.‘어떻게 이렇게 쉽게 이 남자를 용서할 수 있지?’그녀는 마음속으로 가볍게 웃었다. 그러나 겉으로는 아주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지금 이 상황에서 이런 말이 정말 어울린다고 생각해요?”반지를 든 윤이건의 손은 갑자기 떨렸다. 이진의 눈빛도 흔들림이 보였다.비록 거절은 그녀 자신이 한 말이지만 마음에 내키지 않아 결국 나머지 말을 돌렸다.“잘 알잖아요, 이번 이 사고는 누가 날 죽이려고 일부러 조작한 것이라는 거.”이진의 말 뜻을 이해한 윤이건은 마음을 놓았다.감정문제로 거절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아까 그
두 사람은 같이 있는 동안 윤이건은 이진의 성격을 어느정도 파악하였다.그래서 이 말을 듣고 기쁨을 멈출 수 없었다.이진과 계속 함께 할 수 있기 때문이다.입꼬리는 저절로 올라갔지만 이진의 엄숙한 표정을 보고 참았다.기쁨을 표현할 수 없다는 것은 참으로 힘든 일이다.두 사람은 담담하게 서로 마주 보고 웃었다. 어떤 것들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며칠 후 이진의 상처는 뚜렷이 호전되었다.약을 먹는 시간이며 윤이건은 쭉 그녀를 지켜보고 있었다. 잠시라도 늦으면 안 되었다.원래 병원 간호사들은 윤이건을 보고 흔들리는 마음을 멈추지 못했다. 그러나 이진에게 침을 놓은 순간 그런 마음은 어디론 지 바로 사라졌다.어린 간호사들은 모두 웃음을 띠고 병실에 들어오고 울며 병실을 나갔다.어쩔 수 없었다. 윤이건이 너무 따지기 때문이다. 약을 바꾸는 과정에서 이진이 이마를 찌푸리기만 하면 그는 몹시 긴장하면서 화를 내였다. 그리고 사과는 이진 몫이다.그리고 드디어 이진은 몇 걸음 걸을 수 있었다.비록 움직임이 느리고, 상처도 조금 아픔을 느끼지만 병상에 계속 누워있는 것보다는 났다.“그 운전자 지금 어떻게 되었나요?”윤이건의 부축임을 받으면서 어렵게 걸고 있는 이진은 사고를 멈추지 않았다.그녀를 이렇게 반병신으로 만든 자가 어떻게 되었는지 알고 싶었다.“그자도 이 병원에 있어, 내가 여기로 옮겼거든.” 윤이건이 가볍게 말했다. 이진을 잡고 계속 그녀를 지켜보았다.이 말을 들은 이진은 긍정적인 표정을 주었다.이 사람 일하는 잘 처리한다.“저 가보고 싶어요.”자기를 부축인 그의 손이 멈추자 이진은 급히 말을 이었다.“물론 함께 가도 되고요.”그 다음 윤이건은 의사에게 여러 주의사항을 물어보고 이진이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후에야 옆 병동으로 갔다.“나 지금 늙은 할멈 같해요.”엘리베이터 안에서 이진은 윤이건이 자기를 이렇게 긴장하는 모습을 보고 화나 나기도 하고 웃고 싶기도 하다.평소 같으면 바로 놀릴 윤이건이 지금은 침묵하고
윤이건의 찌푸린 미간을 보고 이진은 입을 벌렸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이 사람은 분명히 알면서 일부러 묻는 것이다. 지금 이 상황으로 어디도 갈수 없었다. 그러나 이 또한 윤이건의 태도를 뚜렷이 표명하였다. 막는 뜻이다.두 사람은 잠시 대치하고 있고, 방안의 케빈을 포함한 사람들은 머리를 숙이고 무의식적으로 코를 만졌다. 이런 상황에서 제일 어색한 거는 바로 그들이다. 하여 두 주인이 빨리 화해하기를 바랬다.다행히 몇 초 만에 이진은 어깨를 살짝 숙이고 양보했다.그녀는 쉽게 충동하는 사람이 아니다. 화가 치밀어 오르는 상태라도 여전히 현실과 대면한다.지금 이 몸 상태로는 조사는 물론이고 병원 대문 앞까지 걸어갈 수도 없었다.입술을 물고 답답하지만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윤이건이 그녀를 병실까지 데려갔다.“사모님 잘 모셔.”아랫사람들에게 당부하고 나서 윤이건은 병실을 나섰다.가기 전 이진이 걱정되어 그녀를 또 한번 본 다음 병실을 나갔다.이진이 자기만의 자랑이 있다는 것을 그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지금 이 상황으로 그를 미워해도 내보낼 수 없었다.병실에 혼자 남은 이진은 아까 윤이건의 모습을 보고 저도 모르게 웃어버렸다.그녀는 이런 일까지 따지게 그리 유치한 것은 아니다. 비록 그녀에 관한 일이지만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병상에 누워있는 것뿐이다.그러나 아쉽게도 2분도 안지나 병실 문밖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렸다.“이거 안 놔! 빨리 놔!”너무 익숙한 목소리였다. 문이 열리면서 경호원이 문의한 것을 보고 이진은 고개를 끄덕였다.다음 유연서가 혐오가 가득한 얼굴로 병실 밖에서 뛰쳐들어왔다. 병상에 누워있는 자와 병실에 서있는 자가 그렇게 눈을 몇 초 동안 마주쳤다. 그리고 유연서가 먼저 말을 꺼냈다.“이진 너 이러고도 죽지 않았어?”“그래, 내가 죽지 않았으니 괴로워할 자가 따로 있겠지.”이진이 가볍게 입을 열었다. 비록 병상에 누워있으나 유연서는 여전히 그 기세에 눌려 있었다. 이진은 이 말이 유
갑자기 아픔을 느낀 유연서는 머리가 어질어질 하였고, 반나절이 지나서야 정신을 차렸다.그리고 몸을 지탱하고 돌아섰더니 윤이건의 그 차가운 눈빛과 마주쳤다.순간 유연서는 마치 무슨 흉악한 맹수라도 본 것처럼 침을 삼켰다.“너…….”“지금 뭐하는 짓이야?”유연서의 말이 끝내기도 전에 윤이건이 차갑게 입을 열었다. 그 눈빛은 마치 얼음 같았다.병상에 누워있는 이진도 이제야 정신이 들었다.몸을 쉽게 움직일 수 없는 이진은 원래 유연서의 뺨을 맞을 준비까지 하고 있었다. 그러나 생각대로 아픔을 느끼지 못하였다.다시 눈을 뜨고 보니 익숙한 뒷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마치 산과 같이 앞을 막아주었다.이미 다 보았으니 유연서도 뭐라고 변명하지 않았다.주먹을 꽉 잡고 한참동안 참다가 드디어 입을 열었지만 외침이었다. “윤이건! 너 어떻게 이럴 수 있어? 나 너의 생명의 은인이야!”이 핑계 그녀는 수없이도 썼고 매번 이에 윤이건은 타협하였다.비록 이미 부정된 사실이기는 하나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이상 설령 마음에 꺼려도 여전히 이 핑계를 써먹으려고 하였다.그리고 윤이건의 망설이는 눈빛을 보고 유연서는 계속 소리쳤다. “이진이가 너로 인해 유명해지는 것을 보고 싶지 않으면 그만 손을 떼는 것이 좋을 거야.”“너 이 말, 무슨 뜻이야.”윤이건이 이를 갈았다. 그는 누가 자신을 협박하는 것을 제일 싫어했다. 그러나 생각지 못하게 유연서의 협박을 받은 것이다.“내 뜻은 만약 윤이건이 이진을 위해 생명의 은인도 해쳤다는 보도가 나면 어떨 가?”윤이건은 유연서가 이런 일을 해낼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이진도 이젠 그의 약점이 되었으니 말이다.원래 꿋꿋하게 서있던 그는 잠시 몸을 휘청거리고 몸을 풀었다. 이는 물러나려는 뜻이다.그는 보도가 무섭지 않다. 이진을 보호할 수 있다면 두렵지 않았다.그러나 유연서가 이런 미친 짓을 하고나서 그가 바로 보도를 내려도 그로 인해 이진이 욕을 먹고 꾸중을 듣게 될 것이다. 이것은 그가 용납할 수 없었다.
이진의 말투와 표정은 마치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것 같았지만 여전히 구경꾼의 자세로 냉담하게 이 모든 것을 대하였다.두 사람은 몇 초 동안 대치하였다. 이진의 눈빛은 점점 밝아졌고, 유연서의 얼굴은 점점 하얗게 질렸다.아까 그 의기양양한 모습은 어디인지 사라지고 지금은 이진을 마주칠 용기조차 없었다.“왜? 아까 그 확고함 어디 갔지? 너도 널 의심하지.”이진이 웃으며 말했다. 그녀는 미간을 가볍게 치켜세우며 마음속은 아주 통쾌하였다.생명의 은인이라는 타이틀로 유연서는 가질 것을 다 가졌다. ‘여태까지 입 다물고 있었는데 이젠 이 특권 회수해야 겠어.’“이진 너, 뭐라고 말하는 거야!”속으로 겁을 먹고 또 말로 이진을 이기지 못한 유연서는 그녀가 이미 사실을 알았을 가봐 너무 걱정되었다.만약 정말 그렇다면 윤이건 앞에서 이 일을 들어내면 손해를 보는 것은 그녀밖에 없다.더욱이 유연서가 이해 안되는 것은 이진이 입원 전 두 사람은 분명히 갈라진 것 같았다.그러나 지금…….‘이번 사고로 이진은 죽지도 않고 윤이건과도 화해했단 말이야?’‘젠장’생각할수록 답답한 유연서를 이를 갈았고 몸을 벽에 기대었다.“난 이미 충고했고, 나머지는 네가 알아서 해.”이 말이 나오자 유연서는 윤이건의 표정이 더 어두워진 것을 보았다.어디에서 나온 힘인지 유연서는 앞에 선 이진을 번쩍 밀치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병실을 뛰쳐나갔다.그 비틀거리는 자세는 그녀의 마음속의 당황스러움을 완전히 드러냈다.유연서가 나가고나서 윤이건도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아까 유연서의 그 태도, 그는 이진이가 자기가 그 사람이라고 말할 거라 생각했다.그 당시 몸을 던져 화재 현장에서 자신을 구해낸 그 어린 소녀 말이다.그러나 아쉽게도 끝내 듣지 못한 그는 얼굴에 실망을 가득 담았다.이때 이진이가 마침 돌아섰고 윤이건의 그 표정을 보고는 조금 놀래 하였다.“괜찮아요?”표정이 좀 이상하다는 것을 느낀 윤이건은 급히 웃음을 지으며 머리를 가볍게 흔들었다.“아니야, 너만 괜찮
이때 두 사람 사이는 점점 좁아지고 대방의 숨을 느낄 정도로 가까워졌다.그러나 병실 문이 열리면서 윤이건의 비서가 들어왔다.방문 소리가 들리는 순간, 이진은 완전히 무의식적으로 윤이건을 밀어냈다.윤이건은 밀쳐진 자세 그대로 일어났다. 얼굴 표정은 조금 부자연스러웠지만 바로 냉담한 모습으로 돌아갔다.그의 이런 모습을 보고 이진은 하마터면 참지 못하고 웃을 뻔했다.빨갛게 달아오른 볼을 막으려고 이불을 얼굴에 덮었다.비서 또한 윤이건 곁에서 일하는 사람이라 눈치가 빨라 윤이건과 이진의 모습을 보고 그가 그들의 일을 그르친 것은 알았다.그러나 지금 물러나려고 해도 소용없다. 제일 좋은 방법은 얼른 일을 보고하고 일찌감치 사라지는 것이다.아니면 자기 1년치 보너스가 갑자기 날아갈 수도 있다.비서는 마음을 단단히 굳힌 후 가볍게 기침하고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도련님, 사모님, 운전자 그쪽에 새로운 것이 드러났습니다.”사실 윤이건도 속으로 중얼거렸다. 정당한 이유가 없다면 처벌할 작전이다.다행히 용납할 수 있는 이유였다. “어떻게 된 거야?”윤이건의 표정이 잠시 완화된 것을 보고 비서도 마음을 내려놓았다.“주원부에서 소식이 왔는데 그자가 잠시 정신이 들었다고 합니다. 가족분들도 여기에 왔고요.”“사람을 붙잡아 놔. 내가 지금 갈게.”윤이건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시선은 이진의 얼굴에 두었다.“걱정 안 해도 돼요, 나 뭐 정말 80세 노인인 줄로 알아, 빨리 가서 조사해요.”이진의 말을 듣고 윤이건이 가볍게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참지 못하고 손을 이진의 머리에 댔다. 그리고 멈추지 않고 비서와 함께 병실을 나섰다.병실안이 다시 조용해지자 이진은 혼자 전반 사건을 다시 생각해봤다. 어쩐지 놓지는 부분이 있는 것 같지만 자세히 생각하자 또 생각이 안 났다.눈을 감고 한참 있다가 다시 눈을 뜨고 케빈에게 전화를 하였다.“일이 어떻게 되고 있어? 그쪽 소식은?”“보스, 아직 뒤에 숨은 자가 누구인지 확실치 않습니다. 근
“사실 이진 씨가 사고 난 거 윤이건이 꾸민 일이예요.”이때 이진은 그가 겪은 사람과 일에 대해 고마움을 느꼈다. 그 때문에 이문권 그자의 황당한 거짓말에 놀라지 않았기 때문이다.‘말할 것은 안 말하고 정말 겁도 없어, 이런 일도 꾸며낼 수 있다니.’“윤이건 씨요? 그건 저도 생각지 못한 일입니다. 무슨 목적으로 저를 해치고자 하나요? 이유는 있을 거 아닙니까?”이진이 말을 이으니 이문권도 기뻐하였다.그가 판 함정에 이진이 들어올 수 있다는 것은 일이 쉽게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당연히 이유가 있죠, 바로 윤이건도 이 프로젝트에 관심이 있기 때문이에요.”이문권의 눈은 점차 밝아졌다. 흐뭇함과 쾌감이 그의 정서를 높이 올렸다.“이 땅 이진 씨 외가에서 당신 어머니에게 남겨준 것은 우리가 다 알고 있는 사실이예요. 지금 재사권도 보유하고 있고요.”모순도 있고, 이유도 충분하고, 이진도 이문권 머리가 잘 돌아간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그래도 듣기에 그럴 듯하다.사실 이문권의 이 말은 사실이기도 하다. 만약 주인공을 자기로 바꾼다면 말이다.이 생각이 있는 것은 윤이건이 아니라 그자이다.정부에서 한 경제구역을 개설하려고 하는데 보고 있는 것이 바로 이진 손에 있는 그 땅이다.이때 전화 속 두 사람 모두 침묵하였다. 그리고 이문권이 참지 못하고 떠보는 듯 입을 열었다. “이진 씨? 괜찮아요? 나도 이 사실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요. 그러나 제가 알려주지 않는다면 아마 더 위험한 일이 일어날 것이에요.”“네, 그 마음 저도 잘 알아요.”병상에서 핸드폰을 들고 있는 이진의 눈빛은 차가워졌다.‘이자들 날 바보로 생각하나, 윤이건이 살인자라?’‘너무 오래 방치해둔 거 아니야? 다들 제멋대로야.’이진은 손을 뻗어 자신의 손톱을 가지고 놀고 있었다. 그러나 아주 가슴 아픈 말투였다.“정말 일이 이렇게 될 줄은 몰랐어요. 전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요? 증거가 필요한데, 제가…….”“당연히 증거는 제가
“이진 씨, 당신도 이 일의 당사자이기 때문에 우리는 당신의 조서를 써야 합니다.” 공식적인 절차였기에 이진도 자연히 반대하지 않았고 고개를 끄덕이며 협조했다. 사건 발생 시간, 장소 등 몇 가지에 대해 물었고 이진도 하나하나 대답해 주었다.“네, 이진 씨 협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만약 필요하다면 또 폐를 끼칠 수도 있습니다.” “두 분 별말씀을요.” 이진은 말을 마치고 입구의 경호원을 불러 두 경찰을 배웅했다. 두 경찰관이 나간 후 윤이건이 마침 돌아왔다. “방금 경찰이 온 겁니까?” “무슨 일인데요?” 이진이 대답하지 않았지만 윤이건은 계속 물었다. 별생각 없던 이진은 지금 보니 그녀가 생각한 것처럼 간단한 일이 아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사람은 정신 상태가 불안정해 입원 후 지금까지 자살시도를 몇 차례나 했다고 합니다.” “교통사고 전에는?” 이진은 윤이건을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는데 그녀가 어떤 기분일지 알 수조차 없었다. 도대체 얼마나 큰 위협을 받았기에 이런 불가사의한 일을 연달아 일으킬 수 있는 것 일가? “그런데 아까 물어보러 갔을 때 한 사람의 이름을 알려줬습니다.” 그 말을 들은 이진은 한 사람의 이름이 떠오르는 듯했다. “이름은 모르지만 성 씨는 완 씨예요.” 이 일과 연관이 있을 수 있는 완 씨인 사람은 과연 이문권뿐이었다. “서방님, 말씀드릴 일이 있습니다.” 두 사람의 관계가 확립된 후, 이진이 이렇게 엄숙하게 입을 여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윤이건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바로 자리에 앉아 기다렸다. 이진은 조금도 숨기지 않고 이문권을 처음 만났을 때부터 요 며칠 간의 대화를 전부 윤이건에게 말했다. 말을 마치자 윤이건의 얼굴에는 황당한 기색이 역력했다. “들어보니 참 이상하군요. 난 이 완 씨에 대해 전혀 모릅니다.” 이진은 윤이건을 믿고 있었기에 조금도 숨기지 않고 그에게 알려주었다. 사실 다른 목적은 없었다. 미리 윤이건에게 알려주어 그 사람을 경계하게 하기 위한 것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