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불가능이란 없는 법이지!’그는 돈으로 해결하지 못할 일이 없다고 생각했고 해결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틀림없이 돈이 부족해서일 거로 생각했다.“저희는 대승 그룹의 가치를 추정해 봤습니다. 현재 시장 추세대로라면 대승 그룹의 올해 매출은 5조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제품과 생산 능력 등등 기타 관련 측면의 최적화된 운영을 고려할 때 올해 이윤은 대략 1조 정도이며 고정 자산까지 고려해서 대승 그룹을 20조에 인수하겠습니다. 대승 그룹은 겨우 4,000억 원의 자본금이 들어갔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인수금을 거의 20배로 늘렸으니, 신의님도 흔쾌히 받아들일 거로 생각합니다.”이 말을 들은 남지훈이 일부러 놀란 척하며 물었다.“20조요? 당신들도 참, 대승 그룹을 너무 무시하는 것 아닙니까?! 세 글로벌 대기업의 시가총액이 얼마죠? 무려 200조가 넘어요. 머지않아 대승 그룹도 곧 따라잡을 텐데 당신들은 겨우 20조를 제시한다고요? 200조가 아니면 이 문제는 없던 일로 알겠습니다.”그 말을 듣던 안시후의 얼굴이 어두워졌다.‘200조? 정말 돈이 무서운 걸 모르는군! 뚫린 입이라고 아주 함부로 지껄이네! Z 그룹의 가치도 고작 20조에 불과한데 대승 그룹이 무슨 200조야?’안시후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남지훈이 싸늘하게 웃었다.“왜요, 당신들이 부자라면서요? 200조도 못 꺼내요? 돈도 없으면서 무슨 얘기를 한다고 그래요?”“이건….”안시후는 남지훈이 그렇게 터무니없는 요구를 할 줄은 몰랐다.안시후는 자신과 Z 그룹이 제시한 금액 20조로도 이미 충분하다고 생각했다.“저도 대승 그룹이 지금도 상승추세라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 회사가 순조롭게 성장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는 것도 잘 알고 있을 텐데요, 20조면 충분합니다! 당신이 제시한 200조는 정말 말도 안 됩니다.”남지훈이 싸늘하게 웃었다.“말이 안 돼요? 그렇다면 저도 더 이상 할 얘기가 없습니다. 돌아가서 Z 그룹과 그 배후에 있는
심씨 가문과 Z 그룹은 대승 그룹을 상대할 계획을 세웠다.그중에서도 남지훈을 제거하는 것이 주된 목표였다.남지훈은 대승 그룹의 부대표이자 창업자이며 동시에 대승 그룹의 기술 핵심이기도 했다.심만지 등은 대승 그룹이 경쟁력을 갖춘 것도 남지훈의 신의라는 신분 때문이라고 추측했다.남지훈만 제거된다면 대승 그룹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었다.하지만 남지훈을 어떻게 다룰지가 심만지 및 다른 사람들의 큰 문제가 되었다.남지훈의 주변에는 윤범과 윤호라는 두 명을 주축으로 된 경호원이 있었다.심만지등이 모르는 상태에서 그들은 그 부서에 파견된 십여 명의 부하들은 모두 윤범과 윤호에게 잡혀갔다고 생각했다.아무리 생각해 봐도 심만지는 오직 흑포를 찾아야만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물론 흑포가 직접 나서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하지만 흑포는 현재 심씨 가문에 없었고 난데없이 임성수 집에서 나타났다.전부에서 레드 조직에 관한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듯이 레드 조직도 전부에 관한 정보를 가지고 있었다.오히려 레드 조직에서 전부 요원에 대해서는 더 잘 알고 있었다.집에 발을 들이자마자 임성수는 뭔가 심상치 않음을 본능적으로 직감했다.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집 안을 살펴보더니 어두컴컴한 방 안에 흑포가 앉아 있는 것을 발견했다.“죽고 싶어?”‘감히 우리 집까지 찾아오다니, 간땡이가 부었구먼!’흑포가 입을 열었다.“멀쩡한 사람이 왜 죽겠습니까? 저는 부사령관님에게 도움을 드리러 왔습니다.”임성수의 안색은 극도로 어두워졌다.그는 확실히 도움이 필요했다.레드 조직의 정보력도 제법 나쁘지 않은 것 같았다. 실제로 그의 빈틈을 찾아낼 수 있었으니 말이다.임성수는 내심 설레면서도 말은 티를 내지 않았다.“당장 꺼져! 안 그러면 널 체포하겠다!”그 말에 흑포가 피식 웃었다.“당신 실력으로 퍽이나 나를 체포하겠어요?”임성수의 얼굴이 어두워졌다.그도 전설급 고수였지만, 고수 사이에도 분명 우열이란 게 있었다.흑포는 이미 악명이 높았고 전부 내에서
전천행이 물러난 후 장군의 자리는 절대 그에게 차려질 리가 없었다.하지만 흑포의 말에도 허점이 있었다.그는 남지훈이 이미 전부의 부사령관이 되었다는 사실을 모르고 단지 전부에는 한 명의 장군과 두 명의 부사령관이 있다고만 말했다.임성수는 남지훈의 신원을 밝히지 않았다.그는 흑포와 같은 사람을 상대할 때는 더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 잡아먹혀 빵 부스러기 하나 남지 못할 것이다.흑포는 쉴 틈 없이 그의 마음을 흔들었다.“부사령관님은 이 나라, 전부를 위해 이미 상당히 많은 것을 바쳤습니다. 제가 보기에 부사령관님은 전천행에 비해 전혀 약하지 않습니다. 임 장군이 될 자격이 충분합니다.”그러자 임성수도 입을 열었다.“흑포! 내 기억이 맞는다면 우린 적이 아니었나? 그런데 나를 돕겠다는 건 무슨 속셈이지?”임성수가 뭔가 깨달은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어갔다.“알겠다! 최근 전부의 일련의 작전으로 당신네 레드 조직이 큰 타격을 입었으니, 당신들이 전부를 상대로 조금도 방법이 없나 보군! 전부를 내부 분열로 와해시키려는 거 맞지?”흑포의 안색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역시 부사령관님은 영리하시네요, 한 마디로 제 속내를 간파하셨네요. 당신 말이 맞아요. 전부가 레드 그룹의 상당한 사람을 체포하거나 죽인 건 맞지만 큰 타격이라….”흑포가 씩 웃더니 말을 계속 이어갔다.“이 정도의 손실은 레드 조직에겐 별로 큰 타격도 아닙니다. 레드 조직은 전부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강합니다. 게다가 영원한 이익은 있어도 영원한 적은 없다고 하지 않습니까? 부사령관님이 우리를 도와주면 앞으로 국내에서는 함부로 굴지 않을 것이고 그 동시에 부사령관님의 승급도 약속드리겠습니다. 우리 부사령관님도 이제 정식으로 장군님 되셔야죠. 그때 가서 모든 공적은 부사령관님에게 돌아갈 것이고 명예라는 타이틀을 걸고 만인이 우러러보는 장군님이 되실 겁니다. 부사령관님은 그렇게 높이 올라가기를 원하지 않습니까?”임성수의 얼굴빛이 어두워졌
”켁, 켁, 켁”심만지는 심하게 기침하더니 피를 콸콸 뱉어냈다.그는 놀란 토끼 눈으로 멍하니 흑포를 쳐다보고 있는 사이, 흑포는 어느샌가 자기 방에 훅 들어가 버렸다.심만지는 자신이 얼마나 일처리를 잘 해내지 못한것을 스스로 알고 있었다.세 글로벌 대기업을 배후에 두고도 그는 여전히 일을 망치고 말았다.이것은 흑포가 그에게 내린 벌이었다.이런 일이 벌어지자 심만지는 남지훈이나 대승 그룹을 하루빨리 처리하고 싶어졌다. 그렇지 않으면 흑포는 여전히 그의 책임을 추궁할 거라고 생각했다.그제야 그는 흑포와의 차이가 너무 크다는 것을 깨달았다.그가 당대 탑급 재벌 가문의 가주일지라도 흑포에게는 쉽게 휘둘렸다.반면 남지훈은 계속해서 부서의 동향을 주시하고 있었다.그는 안시후를 비롯한 그 무리가 절대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또한 그들이 이제 더 이상 부서에 찾아가지 않으리라는 것도 남지훈은 예상했다.십여 명의 넘는 사람을 잃었으니 그들도 매우 괴로울 것이다,이로써 대승 그룹의 위기는 일시적으로 해소되었다.안시후는 남지훈이야말로 대승 그룹의 핵심 인물이라는 점을 분명히 알고 있었다.남지훈을 처리해야만 대승 그룹을 처리할 수 있었다.상대방이 움직이지 않으면 남지훈도 자연스레 움직이지 않을 것이다. 그는 상대방의 움직임에 따라 상황에 대처하려고 했다.상대방이 소연에게 해코지를 할까 걱정이 되어 소연을 J 도시로 돌려보내지 않았다.대호촌에 남은 부모님은 남지훈이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대호촌 사람들은 풍속이 워낙 순박해서 낯선 사람이 마을에 들어오면 경각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무술 종사라고 해도 사람을 잡아가려면 하늘의 별 따기만큼이나 어려웠다.그들은 마을 사람들의 호미나 낫질을 막아낼 수 없었다.그날의 고요함이 남지훈의 예상을 뒤엎었다. 뜻밖에도 상대방은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포기한 건가?”소연도 의아하긴 마찬가지였다.Z 그룹과 심씨 가문은 둘째 치고 세 글로벌 대기업이 대승 그룹 설립 초창기부터 암암리에
한밤의 어둠은 흑포를 더욱 무시무시하게 보이게 했다.흑포가 옅은 미소를 띠며 말했다.“연락이 올 줄 알았습니다.”임성수는 얼굴 하나 바뀌지 않았다.“당신 계획을 말해봐. 전천행은 쉬운 사람이 아니야. 전부 또한 고수가 엄청나고, 그들 마음속에 전천행이라는 이미지가 이미 굳게 박혀 있어 바꾸기는 매우 어려울 거야!”“어렵다고요?”흑포가 담담하게 말했다.“당신들은 충성심이 너무 강해요! 동시에 제약도 하도 많아서 제 생각에는 사방이 다 허점입니다.”임성수가 눈살을 찌푸렸다.‘사방이 다 허점이라고? 자기가 허점 투성이는 아니고?’그는 약간 불쾌했다.“쓸데없는 소리 집어치워! 내가 이미 여기까지 온 마당에 당신은 적어도 나한테 당신 계획을 알려줘야 하는 거 아닌가? 그래야지 나도 속에 숫자가 있을 거 아니야! 그렇지 않으면 당신이 나를 이용하려는 것인지 내가 어떻게 알아?”그는 확실한 승산이 없는 계획에 휘말리고 싶지 않았다.괜히 나섰다가 아무런 이득도 보지 못하고 덫에 걸리는 꼴이 되고 싶지 않았다.“저도 대략적인 계획만 가지고 있을 뿐입니다. 동시에 당신은 국경에서 있었던 일을 문제로 삼아 전천행에게 적과 내통하는 반역죄 같은 누명을 씌우면 됩니다. 물론 이 문제도 신중하게 계획해야 합니다. 전천행의 범행이 밝혀지고 난 후 백씨 가문의 그 계집애도 끌어들여서 두 사람을 일망타진하면 당신도 전부의 장군 자리에 순조롭게 앉지 않겠습니까?”흑포의 계획은 확실히 매우 모호했다. 그 말을 듣는 임성수도 어안이 벙벙했다다 듣고 나서 그는 싸늘하게 웃었다.“네놈은 머리가 잘 안 돌아가나 보지? 그러니까 그렇게 많은 사람을 잃는 거야! 이런 식으로 누명을 씌워 증거를 조작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당신도 잘 알잖아. 전천행이 바보도 아니고, 전부도 바보는 아니야. 이런 수법은 절대 안 통해!”“그건 당신이 안 되는 거겠죠, 저에게는 다 방법이 있습니다. 제가 알아서 전천행에게 죄를 다 뒤집어씌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계획은 반드시 당신이
임성수는 자기만의 생각이 있었다. 그는 흑포를 이용하고 싶었지만, 흑포도 아무런 방어 없이 가만히 앉아서 당할 인물은 아니었다.임성수가 떠난 후 어떤 남자가 흑포 옆으로 다가왔다. “다 찍었어?”흑포가 입가에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네, 다 찍었습니다.”“좋았어!”흑포가 임성수가 떠나간 방향을 바라보며 말했다.“역시 단순한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야! 이제 임성수가 우리 지시를 따르지 않을까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군.”임성수는 흑포가 그런 꼼수를 숨겨 놓을 줄은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그는 흑포의 소식을 기다리는 동시에 전천행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부지런히 일하고 있었다.남지훈은 Z 그룹과 그 배후에 있는 심씨 가문이 딱 하루 정도만 잠잠할 거라고 정확히 추측했다.오후쯤 남지훈과 소연은 저녁 식사하러 유씨 가문에 갔다가 심씨 가문의 소식을 들었다.유지아가 입을 열었다.“손실은 좀 있지만 아직 심각한 수준은 아니야. 우리도 지금 대책을 마련하고 있어. 우리 유씨 그룹뿐만 아니라 L 그룹까지 노리고 있으니, L 그룹 손실이 우리보다 훨씬 더 클 거야!”대승 그룹을 상대하는 데 실패하자 그들은 유씨 그룹과 L 그룹을 노렸다.이것이 Z 그룹과 심씨 가문의 우회 전략이었다.유지아도 이를 알고 이미 1년 전부터 준비를 해왔었다. 그녀는 남지훈이 서울로 돌아오는 순간 큰 폭풍을 일으키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 위험에 대처할 준비가 이미 되어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손실이 훨씬 더 커질 것이다.반면 L 가문은 운이 그리 좋지 않았다.남지훈이 등장한 이후로 이선호가 남지훈을 상대하면서 L 가문의 발전 세가 조금 뒤처졌고 심씨 가문에 의해 탄압을 받자 더욱 비참해졌다.예전의 L 가문은 그래도 서울에서 손꼽히는 일류 재벌가였지만 이선호의 만행과 더불어 심씨 가문의 표적이 된 후 일류 재벌가의 반열에서 완전히 밀려날 뻔했다.남지훈이 입을 열었다.“그렇게 쉽게 포기하지 않을 줄 알았어요. 다만 그들이 유씨 그룹과 L 그룹에 화살을 돌릴 줄은
”그런데 안씨 가문은 조금 깊숙이 숨어 있어서 그런지, 레드 조직과는 별로 연관이 없는 것 같아. 심씨 가문 쪽은 조금 알아냈으니 만약 그들이 움직인다면 이번 기회를 이용해 한 방에 쓰러뜨리자!”남지훈은 전부라는 든든한 지원군이 있었기에 더욱 자신감이 붙었다.그는 오히려 심씨 가문이 빨리 움직여서 서울에서의 일을 빨리 끝내고 싶었다.“혹시 모를 경우에 대비해 내가 믿을 만한 몇 놈을 유씨 가문과 L 가문에 보낼 테니 두 가문의 안전은 걱정할 필요 없어.”전천행도 전부 내부에 첩자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걱정했다. 그렇지 않으면 전부의 내부 정보가 레드 조직에 흘러 들어갈 수가 없었다.그는 일 처리가 매우 꼼꼼했지만 어쨌든 놓치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었다.서울 감옥의 문이 서서히 열렸다.조상우, 그는 분명 종신형을 선고받았고 모범수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풀려난 것에 대해 그 본인조차도 어리벙벙했다.감옥 대문 앞에 검은 그림자가 하나가 우뚝 서 있었다.“조상우!”외침과 함께 조상우는 다시 현실로 돌아왔다.주위를 찬찬히 둘러본 그는 그제야 자신이 정말 풀려났다는 것을 확신했다.“당신…. 당신은….”조상우는 검은 그림자가 확실히 자신을 알고 있다는 것을 알았고 그가 감옥에서 나올 수 있었던 것도 그 검은 그림자 덕분이라는 것을 알고는 호칭도 극존칭으로 바뀌었다.검은 그림자가 입을 열었다.“내가 누군지는 알 필요 없어! 다만 내가 당신을 풀어줄 수 있고 당신에게 자유를 돌려줄 능력이 있으면 마찬가지로 난 다시 저 시궁창으로 돌려보낼 수 있다는 것만 알아둬!”조상우는 놀라서 가슴이 조여왔다.“제가 무엇을 하면 되겠습니까?”그는 상대방이 분명 목적이 있기 때문에 그를 찾아온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니면 그를 풀어줄 이유가 없었다.“따라와! 자네가 해외에 좀 다녀와야겠어! 이 일만 잘 처리하면 당신은 자유로워질 거야!”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조상우 앞에 차 한 대가 멈춰 섰다.그는 차에 올라타고 나서야 좌석에 비행기 티켓과 출국 관련 물품이 놓여
유씨 가문에 살면서 소연은 불편한 점이 전혀 없었다.다만 조금 걱정스러운 듯했다.“지훈아, L 가문이 힘이 좀 달리는데 별일 없겠지?”몇 년 전만 해도 이런 말을 하면 사람들이 조금 우스꽝스럽게 생각했을 것이다.L 가문이 어떻게 세력이 약하다고 여겼지는지는 모르겠지만 현재는 실제로 그런 상황이었다.결국 재벌 가문이었고 과거 L 가문 역시 고수들이 많았다. 비록 탑급 가문인 하씨 가문, 백씨 가문과는 비교할 수 없지만 나름 자기방어 면에서는 상당히 충분했다.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이러한 방어 세력은 모두 이선호에 의해 거의 소모되었고 이미 세력이 약해졌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었다.남지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와 이선우는 겨우 몇 번 만난 사이였고 제대로 된 말도 몇 마디 나눈 적이 없었다.부자간이 함께 보낸 시간이 없는데 부자간의 정은 얼토당토않은 말이었다.남지훈은 이선우가 죽든 말든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지금까지 이선우는 남지훈에게 걱정하는 말 한마디 한 적이 없었다.아무 감정이 없는 부자간의 정은 전부 공허한 말뿐이었다.남지훈이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소연이가 말을 계속 이어갔다.“다른 뜻은 없어. 난 단지 네가 후회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야. 어쨌든 이선우가 네 생부라는 건 변함이 없어.”소연은 이렇게 사려 깊었다.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부자 사이에도 반드시 유대 관계가 있기 마련이다.만약 이선우에게 무슨 문제라도 생기면 남지훈이 평생 후회할까 봐 걱정했다.남지훈은 여전히 입도 뻥긋하지 않았다.소연은 자기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면서 남지훈과 이선우 사이의 응어리가 영원히 풀리지 않을까 걱정했다.남지훈의 말에도 이선우에 대한 절대적인 반감이 드러나진 않았다.하지만 오늘날까지도 이선우는 먼저 남지훈과의 만남을 시도하지 않았다.이선우가 먼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니 소연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남지훈은 이선우뿐만 아니라 L 가문도 신경 쓰지 않았다.그는 전부에서 병력을 L 가문으로 보내 L 가문
임성수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는 듯했다.남지훈과 백지의 탈출은 호랑이를 산으로 풀어준 것과 같았다.전천행의 지도 아래 남지훈은 반드시 이 문제를 철저하게 조사할 방법을 찾아낼 것이다.생각에 잠겨 있을 때쯤, 흑포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부사령관님은 역시 저를 실망시키지 않으셨군요, 이제는 임 장군님이라고 불러야겠네요.”“흑포! 어딜 도망가려고? 너도 도망치지 못해!”그렇게 말한 후 그는 곧장 흑포를 향해 공격했다.그는 전부 장군 자리에 앉고 싶었을 뿐만 아니라 흑포를 무너뜨려 큰 공을 세워 만 천하에 자기 업적을 널리 알리고 싶었다.그때가 되면 전부 장군으로서의 그의 입지는 산처럼 굳건해질 것이다.쾅!흑포는 이미 전천행에 의해 이미 중상을 입은 상태였고 임성수도 전설급이니, 흑포는 단 한 방을 맞고 바로 뒷걸음질 쳤다.“어떻게 감히….”흑포가 얼굴을 찌푸린 채 연신 피를 토해냈다.그는 자기 모든 계획이 뜻밖에도 임성수를 위해 성사될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전천행이 전부 사람들의 통제를 받는 가운데 이 현장에서 가장 상태가 좋은 사람은 놀랍게도 임성수였다.“닥쳐!”임성수가 소리 지르면서 흑포를 향해 득달같이 달려들었다.흑포는 이 모든 계획을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흑포를 죽이면 그 증거도 자연스럽게 없어지게 될 것이다.전천행이 흑포에게 중상을 입히면서 그에게도 기회가 주어졌다.흑포가 화를 버럭버럭 내며 욕설을 퍼부었다.“젠장, 심만우! 얼른 와서 나를 도와줘, 지금 죽이지 않으면 우리 둘 다 죽어!”심만우는 중상을 입은 몸을 이끌고 전투에 가담했다.그는 이미 임성수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 뒤에는 전부 사람들까지 버티고 서 있었다.그런데도 심만우는 임성수를 향해 일격을 가했다.그러나 뜻밖에도 그의 등 뒤에서 흑포의 비웃는 소리가 들렸다.“임성수! 아무 때든 내가 너를 죽이는 날이 올 것이다!”그 말만 내뱉고 흑포도 서둘러 도망쳤다.같이 죽이자고 할 때는 언제고, 그는 놀랍게도
그중 한 명은 적국의 총사령관이었고, 나머지 사람은 놀랍게도 전천행이었고, 그리고 그 옆에는 남지훈이 서 있었다.화면의 음성이 매우 낮았지만 그래도 선명하게 들렸다.“그때 가서 국경 수비대가 100리 정도 퇴각할 때 당신들이 기회를 잡고 밀고 나가 기정사실로 하면 그 땅은 당신들 땅이 될 것입니다!”적군의 총사령관이 껄껄 웃으며 말했다.“그래요! 장군님, 부사령관님, 두 분, 정말 감사합니다, 두 분의 은혜를 꼭 잊지 않겠습니다! 여러분의 몫은 제가 한 푼도 빠짐없이 넉넉하게 챙겨드리겠습니다!”이러한 장면을 보고 이러한 말까지 들으니 전부 요원들은 모두 어안이 벙벙했다.그들 사이에서 벌써 작은 속삭임이 들려오기 시작했다.“이 사람들…. 정말 적과 내통해서 나라를 팔아먹은 거야?”이 말은 마치 메마른 풀밭에 불씨를 붙인 것처럼 삽시간에 활활 타올랐다.임성수가 의기양양해서 외쳤다.“이들을 잡아라! 그리고 백지, 백 부사령관도 잡아라! 백지는 전천행의 수제자로 이 작전의 총책임을 맡고 있다, 절대 용서해서는 안 된다!”그의 말에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다.어찌 됐든 전천행은 전부의 장군이었고, 제거해야 할 다른 두 사람 모두 전부의 부사령관이었다.전부 요원들도 모두 정의로운 사람들로 아무도 선뜻 나서지 못했다.그럼에도 눈에 띄는 누군가가 나서서 전천행과 남지훈을 향해 주먹을 불끈 쥐고 외쳤다.“장군님, 부사령관님, 움직이지 마세요, 비록 우리는 당신들이 결백하다고 믿지만, 증거가 이렇게 확실하니….”이내 다시 돌아서서 전부 요원들을 바라보며 외쳤다.“형제들, 얼른 장군님과 남 부사령관님, 백 부사령관님을 전부로 모셔라!”저벅저벅 저벅!마침내 전부 요원들이 한 걸음 내디뎠다.이런 장면은 남지훈도 당황스러워서 문득 전천행을 바라보았는데, 전천행 역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이때, 전천행이 입을 열었다.그는 아무 소리를 내지 않았지만, 남지훈은 전천행의 입을 통해 알아차렸다.전천행은 임성수의 계획을 알아차리고 그에게 백지를 데리고 먼저
“전설?”심만우는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크게 외쳤는데 그를 상대할 수 있는 건 역시 전설뿐이었다.그리고 임성수가 나서지 않는다는 것은 곧 전부에는 전설급이 세 명이라는 사실을 의미했다.“흑포님!”심만우가 전천행과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는 흑포를 향해 외쳤다.“큰일 났습니다!”흑포는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전천행의 무술 실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고 심지어 흑포보다 한 수 위였다.이 사람이 바로 전부의 최고 장군, 전천행이었다.아무리 상대가 레드 조직의 이인자와 맞붙어도 그는 이길 확률이 훨씬 더 높았다.쾅!강력한 펀치와 함께 흑포는 전천행에 의해 뒤로 물러났다.남지훈 또한 심만우와 서로 주먹을 주고받았다.이 전투가 끝난 후에야 심만우는 남지훈이 얼마나 강력한 솜씨인지 깨달았다.그는 남지훈의 주먹 한 방에 그대로 뒷걸음질을 쳤고 가슴에서 피 한 방울이라도 터져 나오지 않도록 꾹꾹 참고 있었다.“너…. 넌 또 뭔데?”그의 안색이 급격히 변했다.단 한 번의 펀치만으로 그는 남지훈의 강력함을 느끼고 본인이 남지훈의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바로 알아차렸다.남지훈이 심만우를 빤히 쳐다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저요? 전부 부사령관, 남지훈입니다!”뭐라고!순간, 흑포도 흠칫 놀라 시선을 돌렸다.그는 그동안 남지훈을 그저 전부의 조력자 정도로만 생각했지, 남지훈이 전부 부사령관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흑포가 곧바로 임성수를 사납게 노려보았다.이 순간 임성수도 자신의 정체를 들킬까 봐 숨죽이고 있었다.“누가 도망친다, 모두 잡아라! 반항하는 자는 그 자리에서 즉시 사살하라!”이 외침에도 흑포는 아무 말도 꺼내지 못했는데 그 이유는 전천행이 지금 그를 향해 돌진해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자신이 전천행과는 상대가 전혀 안 된다는 사실과 자신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또 다른 사람, 남지훈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흑포의 마음은 점점 더 초조해졌다.자칫 오늘 밤 심씨 가문에서 죽임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장군님, 전부에 스
심지어 심씨 가문은 비밀리에 레드 조직의 국내 작전을 쭉 도와 왔었다.“흑포님!”심만우가 소리쳤다.“심씨 가문이 지금 위급한 상황인데 왜 아직도 안 나타나? 이러다 내가 전부의 포로가 되겠어!”그는 패닉에 빠졌다.게다가 전부까지 나선 마당에 그를 구할 수 있는 사람은 흑포뿐이었다.“허허!”나지막한 목소리와 함께 흑포가 나타났다.그의 옆에는 몇몇 고수가 동행했지만 그들은 단지 무술 종사일 뿐 전설의 수준에는 아직 도달하지 못했다.흑포를 보자마자 전천행이 눈을 지끈 감았다.“레드 조직 이인자, 본명 만인적, 일명 흑포! 이제야 실물을 영접했군!”전천행이 흑포와 직접 대면한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전천행 역시 흑포를 나름 인물이라고 인정했는데 전부에서의 철통 포위 속에서도 흑포가 심씨 가문에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한 실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과찬입니다, 오히려 전부에 뛰어난 인재가 많아서 여기저기서 우리를 쫓아다니느라 정말 수고가 많네요. 하지만 그런 날은 오늘부로 이제 없을 겁니다.”그는 매우 자신만만했다.전부에는 남지훈이라는 용맹한 장수가 있었지만, 그에게도 비장의 카드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전천행의 이마에 잔뜩 힘이 들어갔다.그는 흑포라는 상대를 매우 높이 샀다. 흑포가 전부 각 부대의 포위망을 뚫고 무사히 도망칠 수 있다는 것은 그도 결국 실력이 어느정도 있다는것을 증명하는 셈이었다.흑포가 이제 그런 날은 이미 지나갔다고 호언장담하는 것은 그만큼 자신감이 있다는 것이었다.하지만 흑포의 그런 근자감은 대체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분명 자신이 남지훈의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감히 그런 말을 하다니, 그는 추측할 수 없었거니와 추측할 필요도 없었다.전천행이 씩 웃었다.“허세인가? 이 수법이 나한테는 통하지 않는 게 유감이군!”그러면서 고개를 돌려 백지를 바라보았다.“흑포는 나한테 맡기고 너는 심만우를 맡아, 성수 씨는 나머지 사람을 감시하고 누구든 도망치려 하면 즉시 사살하라!”임무를 배정한 후
심씨 가문.전천행의 예상대로 심씨 가문은 정말 텅텅 비어 있었다.무술 종사도 몇 명 남아 있지 않았다.30명 남짓한 무술 종사 중 30명을 잃은 것도 심씨 가문에는 큰 타격이었다.심만지가 흑포에게 속았다.작전이 시작되기 전, 흑포는 고작 두 일류 재벌 가문에 불과하다고 심씨 가문의 철권을 절대 막을 수 없다고 호언장담했다.심만지는 그제야 비로소 안심하고 부하들을 내보냈다.심씨 가문 무술 종사를 하나쯤을 잃는 것은 흑포에게는 아무런 타격이 없었다.전부 사람들이 쳐들어오는 것을 확인한 심만지의 안색은 끔찍하도록 어두워졌다.“전 장군님! 무슨 일로 우리 심씨 가문까지 찾아오셨어요? 곧바로 얼굴에 미소를 띠며 평정심을 되찾았다.“우리 심씨 가문은 항상 법을 준수해왔고 불법적인 일을 한 적이 없는데요. 우리 심씨 가문은 모두 선량한 시민이란 말입니다.”심만지가 전부 사람들 보자마자 그런 말을 할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전천행은 주위를 쓱 훑어보고는 심씨 가문이 이미 텅 비어 있는 것을 확인했다.그러고는 태연자약하게 자리에 앉더니 말을 꺼냈다.“가주님, 남들에게 알려지기 싫으면 애초에 그런 일을 하지 말았어야죠. 심씨 가문이 어떤 사람인지 굳이 제가 말 안 해도 본인이 더 잘 알지 않나요?”심만지의 안색이 살짝 변했다.그는 전부의 법 집행 방식에 대해서도 들은 적이 없었다.만약 전부에서 뭔가 파악하지 않았다면 전천행이 그 많은 전부 병력을 심씨 가문에 데려오지 않았을 것이다,전부 장군인 전천행이 왔고 두 부사령관인 백지와 임성수도 함께 동행했다.심만지는 이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일이 커졌음을 직감했다.‘젠장! 흑포가 분명 안전하다고 했는데 전부에서 어떻게 알고 온 거지?’심만지는 마음속으로 욕설을 퍼부었다.하지만 이내 옅은 미소를 띠며 말했다.“장군님, 잘못 아신 거 아니에요? 심씨 가문이 하는 일은 모두 합법적인 사업입니다.”“허! 가주님, 지금 저랑 장난하자는 겁니까? 심씨 가문이
하지만 그 20명의 무술 종사는 이 말을 듣고 초조해졌다.어디서 많이 들어본 듯했다.전부에서 공격하기 전에 종종 그런 말을 했던 것 같았다.그들이 정신을 차릴 새도 없이 남지훈은 이미 적을 물리쳤다.쾅!주먹이 날아가자, 무술 종사 하나가 응수하며 날아가더니, 바닥에 떨어진 후 바로 전투력을 상실했다.유씨 가문 경호원들은 남지훈이 직접 손을 쓰는 것을 본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이미 본 사람들도 단지 남지훈과 손 어르신이 스파링하는 모습을 본 것이 전부였다.그때 남지훈은 이미 손 어르신을 조금 앞지르고 있었고 지금은 더욱 강해져서 무술 종사도 그의 주먹을 막아낼 수 없었다.남지훈이 공격하는 동시에 유씨 가문의 경호원과 전부 요원도 함께 공격에 가세했다.윤호는 유씨 가문의 대문을 지키며 독 안에 든 쥐를 잡으려는 듯 아무도 도망치지 못하게 했다.남지훈은 속전속결로 끝내고 싶어서 거침없이 공격했고 그와 싸우던 무술 종사 중 그의 공격을 막아내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전부 요원은 그보다 훨씬 더 전투적이었다.그들은 날카로운 나이프를 손에 숨기고 있었고 그들과 맞서 싸웠던 대부분의 사람은 큰 패배를 겪어야 했다.남지훈과 전부의 합류로 전투는 일방적인 전부의 승리로 전개되었다.무술 종사 20명은 놀랍게도 10분도 채 되지 않아 모두 바닥에 힘없이 쓰러져 통곡하고 있었다.“데려가라!”전부 팀장이 손짓하자 그가 데려온 부하들이 일제히 뛰쳐나와 개를 끌고 가듯 20명의 무술 종사를 유씨 가문 저택 대문 밖으로 끌어냈다.“부사령관님, 전 장군님과 백 부사령관님, 임 부사령관님도 이미 심씨 가문으로 갔으니 일단 우리는 이 사람들을 전부로 데려다 놓고 다시 심씨 가문으로 가서 지원하겠습니다!”“그래, 그렇게 해!”남지훈이 고개를 끄덕이며 심씨 가문 쪽을 바라보았다.유씨 가문과 L 가문은 아직 정보를 전달받지 않은 상태였고 아마 전천행 측에서도 아직 움직이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았다.전천행은 먼저 남지훈이 도착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움직여야
남지훈은 먼저 유승조, 유지아, 소연, 그리고 나머지 유씨 가문 일가와 도우미들을 배치했다.20명의 무술 종사는 그다지 강력하지 않았지만 모든 일에는 항상 만일을 대비해야 했다.준비를 마치자 유씨 가문 전체가 불이 모두 켜지면서 저택은 갑자기 환하게 밝아졌다.유씨 가문의 대문도 활짝 열렸다. 이곳으로 달려오고 있는 무술 종사들에게는 유씨 가문의 문이 아니라 지옥의 문이었다.오늘 밤하늘이 뿌옇고 구름이 낮게 깔린 걸로 보아 큰비가 쏟아질 것 같았다.윤호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하늘도 우리 편이군, 30분 안에 폭우가 쏟아질 것 같은데 그때 모든 흔적이 빗물에 다 씻겨 내려가겠다!”폭우가 쏟아지는 것은 도로에 보행자가 적다는 것을 의미했다.보행자가 적다는 것은 오늘 밤의 충돌 현장을 목격할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게다가 전부가 배후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까지 더해져 지구는 여전히 그대로 돌고 태양은 여전히 떠오르며 서울 역시 그대로일 것이다.오늘 밤 20명의 무술 종사가 유씨 가문에 묻힐 줄은 그 아무도 상상하지 못할 것이다.그리고 L 가문까지 합치면 오늘 밤에 총 30명의 무술 종사가 사라지게 되는데 그것 또한 더더욱 모를 것이다.지하 밀실 안에는 유승조 일행이 숨어 있었다.밖에는 두꺼운 방폭 문이 있었는데 안에서 자발적으로 열지 않으면 폭탄으로도 문을 열 수 없었다.일류 재벌가인 만큼 반드시 방어 수단을 갖추고 있었을 것이다.소연은 안절부절못했다.무예에 능하지만 이제 겨우 무술 종사의 문턱에 들어선 그녀는 무술 종사의 위력을 잘 알고 있었다.그녀는 전설급이 아직 싸우는 것을 본 적이 없기에 전설이 과연 얼마나 많은 무술 종사와 싸울 수 있는지는 몰랐다.유지아가 소연의 손을 꼭 잡아주며 말했다.“너무 걱정하지 마! 지훈이와 유씨 가문 경호원, 전부 병력까지 합쳐서 우리도 쪽수는 20명 정도 되니까 분명 괜찮을 거야.”사실 그녀도 남지훈의 안위가 걱정되었다.하지만 남자라면 당연히 최전방에서 자기 여자와
”시작합시다!”그렇게 말하면서 흑포는 태블릿을 꺼내서 임성수에게 건넸다.“이것 좀 보세요. 이 정도면 충분히 쓰러뜨릴 수 있지 않을까요?”임성수의 얼굴이 상기되었다.한참을 바라보던 그의 얼굴에는 격동의 빛이 떠올랐다.“충분해! 충분하다마다!”흑포는 뿌듯한 표정을 드러내며 담담하게 말했다.“당신도 전설급이니까 뒤에 결전이 일어나면 당신이 남지훈이나 전천행을 막아줘야 해요. 안 그러면 그 전설급 두 명만으로 우리를 충분히 담그고 남을 수도 있어요.”그는 전천행보다는 남지훈을 걱정했다.오늘 밤 그들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서울 전체가 흔들릴 것이 분명했다.그때 전부가 출동하면 남지훈도 필연적으로 이 작전에 휘말릴 수밖에 없었다.흑포의 계획은 매우 간단했다. 임성수를 통해 기습 공격을 감행하여 단숨에 전천행, 백지와 남지훈을 쓰러뜨리는 것이었다.이 세 사람을 무너 뜨린 후 그의 손에 든 약점으로 임성수를 자기 꼭두각시로, 레드 조직의 꼭두각시로 만들려고 했다.그때가 되면 전 세계가 레드 조직의 세상이 될 것이다.만약 이 계획이 성공한다면 그 결과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끔찍했다.임성수가 영상을 다 확인한 후 흑포는 태블릿을 도로 가져와 임성수의 놀란 시선 속에서 태블릿을 마구 망가뜨렸다.“뭐 하는 거야?”임성수는 급한 마음에 흑포를 때려죽이고 싶었다. 그 안에 들어있는 것은 임성수가 더 높은 지위에 올라갈 수 있는 중요한 것이 담겨있었다.“왜 그렇게 당황해요?”흑포가 싸늘하게 웃으며 태블릿을 각을 뜯고 내부의 하드 디스크를 꺼내 임성수에게 건넸다.“항상 조심하는 것이 좋아요. 전천행이 전부의 장군인 건 다 이유가 있어요. 전천행이 당신이 이미 배신을 때렸다는 걸 알게 되면 그때는 어떻게 그들을 놀라게 해요?”임성수는 흑포가 정말 신중하다고 생각하며 뜨거운 입김을 내뱉었다.‘내가 이래 봬도 전부 부사령관인데 전천행이 뭐 내 몸을 수색하기라도 하겠어?’흑포가 말을 이어갔다.“오늘 밤에 작전을 시작할 거예요. 심씨 가문 사람들이 이
유씨 가문에 살면서 소연은 불편한 점이 전혀 없었다.다만 조금 걱정스러운 듯했다.“지훈아, L 가문이 힘이 좀 달리는데 별일 없겠지?”몇 년 전만 해도 이런 말을 하면 사람들이 조금 우스꽝스럽게 생각했을 것이다.L 가문이 어떻게 세력이 약하다고 여겼지는지는 모르겠지만 현재는 실제로 그런 상황이었다.결국 재벌 가문이었고 과거 L 가문 역시 고수들이 많았다. 비록 탑급 가문인 하씨 가문, 백씨 가문과는 비교할 수 없지만 나름 자기방어 면에서는 상당히 충분했다.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이러한 방어 세력은 모두 이선호에 의해 거의 소모되었고 이미 세력이 약해졌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었다.남지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와 이선우는 겨우 몇 번 만난 사이였고 제대로 된 말도 몇 마디 나눈 적이 없었다.부자간이 함께 보낸 시간이 없는데 부자간의 정은 얼토당토않은 말이었다.남지훈은 이선우가 죽든 말든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지금까지 이선우는 남지훈에게 걱정하는 말 한마디 한 적이 없었다.아무 감정이 없는 부자간의 정은 전부 공허한 말뿐이었다.남지훈이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소연이가 말을 계속 이어갔다.“다른 뜻은 없어. 난 단지 네가 후회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야. 어쨌든 이선우가 네 생부라는 건 변함이 없어.”소연은 이렇게 사려 깊었다.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부자 사이에도 반드시 유대 관계가 있기 마련이다.만약 이선우에게 무슨 문제라도 생기면 남지훈이 평생 후회할까 봐 걱정했다.남지훈은 여전히 입도 뻥긋하지 않았다.소연은 자기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면서 남지훈과 이선우 사이의 응어리가 영원히 풀리지 않을까 걱정했다.남지훈의 말에도 이선우에 대한 절대적인 반감이 드러나진 않았다.하지만 오늘날까지도 이선우는 먼저 남지훈과의 만남을 시도하지 않았다.이선우가 먼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니 소연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남지훈은 이선우뿐만 아니라 L 가문도 신경 쓰지 않았다.그는 전부에서 병력을 L 가문으로 보내 L 가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