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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0화 의심

배인호는 내 침대 옆에 앉으며 나를 한참 바라보더니 입을 열었다.

“부검 결과 나왔어. 기선우, 얼어 죽은 거래. 죽기 전에 너에게 전화했던 거고.”

나는 이미 눈물을 흘리고 있었지만, 배인호의 그 말을 듣고 아예 흐느끼며 울기 시작했다.

“거기 부근에 CCTV도 없고, 냉동창고 CCTV도 고장이 났었대. 현재 경찰 쪽 초기적인 판단은 기선우가 전화 한 통을 받고 거기에 갔었고, 냉동창고가 이미 폐기된 건 줄 알고 들어갔다가 문이 잠겨버린 거래.”

배인호의 말을 나는 단 하나도 믿을 수 없었다. 기선우가 멍청하게 혼자서 교외의 폐기된 냉동창고에 들어가 그 안에 갇혔다는 게 말도 안 되기 때문이다.

현재의 내 심정은 고통으로 가득 차 있었고,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나는 이 상황이 그렇게 호락호락 한 게 아니라, 이상하다는 걸 이미 눈치채고 있었다.

“이거 서란이 저지른 거예요!”

한참 뒤, 나도 평정심을 되찾은 뒤 배인호를 향해 말했다.

“예전부터 서란이 선우더러 서울을 떠나게 궁지로 몰았어요. 서란만이 이런 악독한 짓을 저지를 수 있는 거라고요!”

“현재 증거가 없잖아.”

배인호는 내 손을 잡으며 말했다.

“일단 진정 좀 해.”

“제가 진정하게 생겼어요? 인호 씨, 제가 선우를 해친 거라고요. 알아듣겠어요? 저야말로 이 사건의 발단이에요. 그렇게 착한 애가 이런 결과를 맞이했는데, 제가 진정할 수 있겠냐고요!”

나는 감정이 폭발한 상태에서 말했다.

내 감정이 점점 격해지는 걸 본 배인호는 바로 나를 자기 품에 끌어안으며 위로했다.

“일단 푹 쉬어. 만약 기선우의 죽음이 진짜로 서란과 연관이 있는 거라면 내가 너 대신 복수해줄게. 그렇게 해주면 될까?”

나는 끓어오르는 분노로 인해 머리가 터질 것만 같았다. 게다가 배인호의 그 말을 듣는 순간 그를 거세게 밀치며 날카롭게 되물었다.

“저 그만 속여요. 당신이 어떻게 절 도와줄건데요?”

“당신은 그냥 거짓 그 자체에요. 저랑 이혼하고 이 관계를 놓지 못하더니, 한쪽으로는 또 서란과 얽히고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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