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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7화 증거

배인호의 말은 내 등골을 서늘하게 만들었고 나는 극도로 불안했다.

“배인호 씨, 이렇게 저질스러운 행동할 필요 없잖아요? 내가 싫다고 해도 억지로 하려고요?”

나는 침착한척했다.

더 이상 서란이 해외로 가서 치료받은 일을 생각할 겨를도 없었고 양손으로 배인호의 가슴을 밀며 말을 이었다.

“저질스럽다고?”

배인호는 몸으로 나를 압박했다. 눈빛에 불타오르던 분노가 욕망으로 바뀌었다. 그는 손을 올려 나의 얼굴을 손가락으로 문질렀다.

그러다가 그는 내 옷깃의 단추를 열어 쇄골을 드러나게 했다.

그의 손길이 닿는 모든 피부에 소름이 돋는 것이 느껴져 숨을 참을 수밖에 없었다.

어젯밤이 얼마나 비참했는지 아직도 생생하게 떠올랐다. 배인호는 오랫동안 굶주린 짐승처럼 나를 갈기갈기 찢어 버릴 것 같았다.

나의 몸은 아직도 회복되지 못했고 오늘 밤도 그에게 시달린다면 나는 내일 제대로 걸을 수조차 없을 것 같았다.

“내가 샤인과 협력하는 게 기분이 나빴다면 나한테 얘기하면 되잖아. 바로 그만뒀을 거야. 왜 마음에 담아두고 나를 비난하는 거야?”

배인호의 손이 나의 가슴 앞에서 멈췄고 목소리가 들렸다.

“너 계속 마음속으로 이우범 생각하기만 해봐. 네 심장을 도려낼 거야.”

솔직히 말해서 배인호가 어느 날 미치면 정말 그런 짓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말을 마치자 한 손이 나의 옷 안으로 들어오는 것이 느껴졌다. 그의 손은 나의 체온보다 더 뜨거웠다.

나는 일어나려고 발버둥 쳤다.

“하지 마, 오늘 밤은 안 돼요.”

“노력하지 않고 어떻게 애를 가질 건데?”

배인호는 나를 잡았다.

“한 번 밀어내면 한 번 더 할 거야. 네가 선택해.”

“이렇게 뻔뻔할 수 있어요?”

나는 너무 충격을 받아 그를 밀어내는 것도 잊어버렸다.

배인호는 태연하게 말했다.

“그래, 뻔뻔해야지. 좋게 말하면 네가 듣기나 하고?”

나는 이를 악물었다. 손을 들어 배인호의 뺨을 때리려고 했지만, 그는 빠르게 나의 손을 막았다. 표정이 더 어두워지며 내게 말했다.

“내 말은 전혀 믿지 못하네. 난 한다면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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