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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9화 남자와 어울린 벌이야

온몸이 얼어붙었고 눈을 뜨자마자 목을 잡은 손이 천천히 조여오는 것이 느껴졌다. 숨이 쉬기 힘들었다.

배인호의 표정은 마치 지옥에서 온 악마 같았고 싸늘했고 눈빛은 칼날보다 더 날카로웠다.

“정아는 어디 있고 왜 인호 씨가 있어요?”

나는 배인호의 손을 밀고 겨우 입을 열었다.

“다른 사람에게 네가 어떻게 남자를 꼬시는지 보여주고 싶은 거야?”

배인호는 손가락의 힘을 풀며 이를 악물고 내게 물었다.

배인호가 감히 나를 찾아와서 물어?

나는 속에서 분노가 터져 나와 결국 폭발했다.

“이거 놔. 나쁜 새끼야. 당신이 뭔데 상관이야?”

“지금 내게 내 사람이니까. 그렇지 않으면 나와 재혼하겠다는 네 진심은 어디 있는데?”

배인호는 소유욕이 가득 찬 눈빛을 하고는 나를 놓아주었다.

나는 웃겨서 고개를 흔들었다. 그리고 일어나 앉아 테이블 위의 술잔을 들고 고개를 젖히며 삼켰다. 입술을 닦으며 고개를 돌려 배인호를 바라보았다.

“나한테 정말 관심이 있는 거예요? 날 사랑해요? 나와 함께 있을 때 민설아를 떠올린 적 없어요?”

“아, 그리고 태어나지 않은 당신들 아이도.”

나는 또 술 한 잔을 따르며 무표정하게 한마디 덧붙였다.

그 순간 주변 공기가 얼어붙는 것 같았고 코트를 가져와 입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배인호는 아마 내가 그 일에 대해 모를 것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그래서 지금 이렇게 큰 반응을 보였다.

우리는 두 조각상처럼 앉아서 오랫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잠시 후 배인호가 입을 열었다.

“누가 말했어?”

“누가 말했는지 당신이 알 필요 없어요. 어차피 사실인데. 민설아가 자살했을 때 당신 아이를 가졌다고. 아쉽게 됐네요.”

나는 술을 마시고 또 마셨다. 더 이상 몸 따윈 생각하지 않고 멈추지 않고 계속 마셨다.

계속 술을 마시려고 하는데 배인호가 내 손에서 술잔을 뺏어가 바로 쓰레기통에 던졌다.

“그만해.”

“그만하긴 뭘 그만 해요?”

나는 눈을 가늘게 뜨며 배인호를 바라보았다.

“배인호, 당신은 죽어서 지옥에 갈 거야. 하하하...”

배인호 이마의 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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